WLB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Fri, 13 Dec 2024 09:14:17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WLB – SK hynix Newsroom 32 32 인생도 탁구처럼, ‘핑퐁 커플’ 정명수 기정&장소연 TL이 사는 법 /jung-myung-soo-ki-jeong-jang-so-yeon-how-tls-live/ /jung-myung-soo-ki-jeong-jang-so-yeon-how-tls-live/#respond Fri, 23 Aug 2019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jung-myung-soo-ki-jeong-jang-so-yeon-how-tls-live/

오늘의 두 주인공, 20년 넘게 SK하이닉스에 근속한 잔뼈 굵은 하이지니어입니다. 이들은 17년 전 현장에서 동료로 만나 결혼에 골인한 ‘사내 커플’이기도 하죠. 동료에서 부부로, 그리고 요즘엔 탁구 코트 위 파트너로 어느 때보다 활기 넘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미 청주 캠퍼스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핑퐁 커플’, 정명수 기정과 장소연 TL입니다.

우리는 하이지니어, 그리고 17년 차 부부

“안녕하세요, 청주NAND Etch 기술팀 정명수 기정입니다. 현재 PM Commander로서 PM 고도화를 위한 불합리 개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술명장이 되고 난 이후로는 조직 난제 해결, 후배 양성을 목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청주Shared Service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소연 TL입니다. 3캠퍼스 구성원 서비스존에서 사무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구성원들의 근태부터 회계, 총무, 복리후생 등 전반적인 협업을 통해 사무지원 업무를 하죠.”

정명수 기정과 장소연 TL은 매일 아침 같은 회사로 출근해 같은 집으로 퇴근합니다. 그 어느 부부보다도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을 것 같지만, 이렇게 함께 출퇴근하게 된 지는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답니다. 기술명장이 되기 전까지 3교대 근무를 하던 정 기정은 아내와 늘 시간이 엇갈릴 수밖에 없었죠.

정명수 기정은 5년 전부터 업무를 병행하며 국가공인 기능장 시험에 도전했습니다. 3교대 근무 특성상 주말 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 휴가도 반납할 정도로 열성이었죠. 피나는 노력 끝에 정 기정은 1년에 하나씩 전기기능장, 전자기능장, 통신기능장 총 3개의 기능장 시험에 합격했고, 그 전문성을 인정 받아 2년 전 SK하이닉스 기술명장에 선정되었습니다.

출퇴근을 함께 한 이후로 두 사람 사이에는 한 가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탁구’라는 연결고리가 생긴 것인데요. 5년 전부터 사내 탁구 클럽 활동을 하던 정명수 기정을 따라 장소연 TL도 탁구를 시작했고, 이제 그녀 역시 어엿한 2년 차 탁구인입니다.

“모든 부부가 그렇겠지만 공통 관심사가 없으면 대화에도 한계가 있어요. 그런데 이제 저희 둘 사이에 회사 외에도 탁구라는 주제가 하나 더 생긴 거예요. 지금은 대화의 절반 이상이 탁구 이야기에요. 서로에게 코치도 해주고,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항상 화젯거리가 있다는 게 참 좋아요.” _ 정명수 기정

탁구에 ‘Holic’된 사람들, 티티홀릭

두 사람이 활동 중인 사내 탁구 클럽 ‘티티홀릭(Table Tennis Holic)’의 활동 무대는 하이누리관 내 탁구장. SK하이닉스 구성원이 아니더라도 클럽에 가입만 하면 외부인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저희 클럽에는 구성원과 청주 시민이 50:50으로 융합된 팀입니다. 그래서 경찰, 선생님 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구성원만 있으면 치는 사람들끼리만 치게 될 텐데, 여러 사람과 탁구 기술도 공유하고 상부상조하니까 너무 좋아요. 여러 가지 소식들을 들을 수 있어 재밌고요. (웃음) _ 장소연 TL

탁구는 진입 문턱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재미를 느끼려면 서로 랠리가 원활하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실력 차이가 나면 일방적인 플레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막상 탁구장에 발을 들여도 주눅 들어 겉돌거나 포기하는 이들이 많죠.

 

“탁구는 초기에 정착하기가 어려운 만큼 클럽의 분위기가 중요해요. 누군가가 옆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가르쳐주면 힘들어서 포기하려다가도 결국 하게 되거든요. 티티홀릭은 특히 ‘같이 가자’ 주의이기 때문에 서로 자기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초보자들을 가르쳐주려고 해요. 저 역시 초보 회원들을 위해 되도록 더 자주 오려고 해요.” _ 정명수 기정

2.7g의 작고 가벼운 탁구공은 어느 공보다도 통통 잘 튀고 움직임도 빠르기에 섬세한 기술이 요구됩니다. 강철체력은 물론 순발력과 유연성 등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지만 두 사람은 무엇보다 ‘관찰력’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언뜻 보기엔 다 똑같은 폼처럼 보이지만, 상대방이 공에 어떤 회전을 넣는냐에 따라 모두 달라요. 공에 역회전이 걸릴 수도 있고, 15도 회전이 걸릴 수도 있죠. 그 모든 게 자세에서 나오거든요. 순간적으로 상대의 행동을 포착해서 라켓을 갖다 대지 않으면 공이 떠버리거나 네트에 걸리고, 공격을 당하게 돼요.” _ 장소연 TL

탁구로 맺어지는 견고한 연결고리

정명수 기정과 장소연 TL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하루 평균 2~3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합니다. 티티홀릭에서는 매일 체계적인 레슨이 진행되고, 매주 월요일엔 회원들끼리 실력을 겨루며 친목을 다지는 월요리그가 열립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 올린 실력은 올해 충북도대회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매년 상•하반기에 청주시대회와 충북도대회에 출전하고 있어요. 그 전까지만 해도 매일 예선에서 탈락하기 일쑤였어요. 아무래도 사기가 떨어지고 재미도 덜했죠. 그런데 차차 실력을 쌓아 단체전에서 준우승까지 거두고 나니 회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면서 재미가 더 붙더라고요” _ 정명수 기정

3년 전부터는 SK하이닉스 청주-이천 캠퍼스 간 교류전에도 출전하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지만 근무지가 다르다 보니 교류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던 정명수 기정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 외 외부 동아리들과도 꾸준히 교류전을 갖고 있습니다.

매년 5월 열리는 뉴시스 직장인 탁구 대회에는 구성원들로만 팀을 꾸려 ‘SK하이닉스’라는 이름으로 출전합니다. 지난 17, 18년도에 단체전 준우승을 거둘 만큼 성적도 우수합니다. 특히 올해 열린 대회에서 두 사람은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고 하는데요.

이번 뉴시스 대회에서는 저희 부부가 선수대표로 선서를 했어요. 그 덕분에 탁구계 전설 유남규 선수와 함께 사진도 찍었죠. (웃음) 아무래도 부부가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 함께 탁구를 한다는 게 흔치 않다 보니 이런 기회까지 얻게 된 것 같아요. 이런 저희 모습을 좋게 봐주시고 부부끼리 탁구를 시작한 분들이 많아졌어요.” _ 장소연 TL

이렇듯 탁구를 하다 보면 만남의 기회가 많습니다. 지역, 연령 등에 따라 탁구 스타일도 가지각색이라 다양한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대회에 나가면 전혀 보지도 못했던 기술들을 접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 항상 설레는 거예요. 축구로 따지면 화려한 드리블 기술을 빼놓을 수 없는데, 탁구에서는 서브 기술이 포인트 중 하나거든요. 게임을 시작할 때, ‘아 이 사람은 서브를 과연 어떻게 넣을까?’ 조마조마하면서도 기대가 되죠” _ 정명수 기정

“라켓의 종류(쉐이크, 펜홀더, 중펜)에 따라 스타일이 모두 달라요. 오른손잡이냐 왼손잡이냐에 따라서 또 다르고요. 보통은 오른손잡이에 쉐이크 라켓을 많이 쓰는데, 만약 상대방이 중펜에 왼손잡이면 긴장을 하게 되죠. 펜홀더는 옛날 스타일이라 구력이 높으신 분들이 많고요. 치기 전부터 내공이 느껴져 긴장을 하게 되죠. (웃음)” _ 장소연 TL

핑퐁’이 될 때 워라밸도 따라온다

정명수 기정의 열정과 집념은 취미뿐 아니라 업무에서도 발휘됩니다. 앞서 언급했듯 그는 짧은 기간 내 기능장 시험을 3번이나 합격한 ‘능력자’입니다. 기능장을 취득한 이후 습득한 지식과 이론을 통해 장비 장악 능력을 높였고, 이슈가 발생하면 관습대로 대처하기 보단 기본 원리부터 파악하여 능숙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장 관리 감독으로서 후배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힘들기로 소문난 제조 기술 분야에서 들이 겪게 될 고충을 덜어주고 싶었던 그는,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손수 이슈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그를 끊임 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후배들에게 또 자식들에게, 선배로서 아빠로서 보여줘야 할 모습에 대한 책임감이 있고요. 지난 5년간 기능장에 합격하고, 탁구 대회에서도 입상하다 보니 그 성취감에 중독된 것 같아요. 줄기에 가지가 생성되듯 뭔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싶게 되고요. 지금도 현재 필기 시험에 합격해 실기를 준비 중이랍니다.” _ 정명수 기정

자타공인 ‘열정 부자’로 유명한 정명수 기정이지만, 장소연 TL은 “옛날에는 제가 더 유명했다”며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던 장 TL은 ‘주부가요열창’에서 3연승을 휩쓸 정도로 실력자입니다. 24시간이 모자란 정 기정 역시 한때는 그런 아내를 위해 방방곡곡으로 외조를 하느라 매우 바빴다고 하네요.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남편이 공부도 하고 싶어 하고, 취미도 즐기고 싶어 했어요. 그때부터 저도 적극적으로 내조를 하기 시작했어요. 오늘 인터뷰에 함께 나온 것도 사실 그 이유에서이죠. (웃음) 이제는 신랑을 도와주는 게 재밌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희를 ‘부창부수’라고 하나 봅니다.” _ 장소연 TL

마치 호흡이 아주 잘 맞는 탁구 경기를 보듯 ‘핑퐁’이 잘 되는 부부. 이렇듯 그들의 일과 삶에는 서로를 향한 사랑과 배려가 스며 있었는데요. 두 사람에게 각자의 워라밸 점수를 매겨달라고 부탁하자, 정명수 TL은 점수 대신 ‘그저 행복하다’고 답했고, 장소연 TL은 90점이라고 말합니다. 10%가 부족한 이유는 다름 아닌 ‘여백의 미’라고 하네요.

워라밸 만족도 120%인 두 사람에게 앞으로의 목표와 꿈에 대해 물었습니다.

“탁구의 실력은 1부부터 6부까지로 나뉘는데, 저와 남편은 각각 6부, 5부에요. 아직 초보자이죠. 꿈이 있다면, 꾸준히 탁구를 해서 둘 다 어느 정도 구력이 생기면 퇴직한 다음에는 여행을 다니면서 전국 탁구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요. 그 지역에 가서 탁구도 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여행도 하는 거죠.” _ 장소연 TL

“커리어로써의 목표는 기능장 5개를 취득하는 것입니다. 향후에는 소방설비관리사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아빠이자 남편으로서의 꿈은, 지금처럼 열심히 탁구를 하면서 가족들과 건강하고 화목한 삶을 꾸려나가는 거예요.” _ 정명수 기정

경쾌한 소리를 내며 리듬감 있게 랠리가 이어지는 탁구 게임을 보면, 절로 눈길이 가고 흥이 납니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방향을 캐치하는 정명수 기정과 장소연 TL은 마치 탁구 게임을 하듯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경쾌한 일상은 보는 이들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사합니다. 앞으로도 서로의 일과 삶을 응원하며 행복한 워라밸 라이프를 만들어갈 핑퐁 커플을 응원합니다!

]]> /jung-myung-soo-ki-jeong-jang-so-yeon-how-tls-live/feed/ 0 테니스 코트를 달군 ‘열정 만수르’! 김재현 TL & 지정아 기사의 워라밸 스토리 /ji-ahs-work-life-balance-story/ /ji-ahs-work-life-balance-story/#respond Fri, 19 Jul 2019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ji-ahs-work-life-balanc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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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캠퍼스 체육관 앞에 도착하자 내리쬐는 태양이 무색할 만큼 시원시원한 스윙을 뽐내며 코트 위를 달리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SK하이닉스 사내 테니스 클럽의 회장, 부회장을 나란히 맡고 있는 김재현 TL과 지정아 기사입니다. 마침 윔블던 결승전을 앞두고 테니스 열기가 한껏 고조된 7월의 어느 날, 열정만큼은 조코비치 못지 않은 두 사람을 만나 워라밸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테니스라는 공통분모로 코트 위에 모인 사람들

안녕하세요, 이천 DRAM MI팀 김재현 TL입니다. 제조기술 내 계측/검사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에 적용하여 웨이퍼 수율을 향상시키거나 공정사고를 예방하여 품질 문제를 원천 차단하는 업무를 맡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DRAM PKG 제조팀 지정아 기사입니다. 팹에서 완성된 웨이퍼의 back 면을 원하는 두께로 연삭하고 불량을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자세와 리드미컬한 랠리, 왠지 모를 프로페셔널함이 철철 흐르던 지정아 기사는 알고 보니 전직 테니스 선수였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테니스장에 들어가 본 이후로 쭉 테니스 인생을 살아왔다는 그녀. 공 던지고 땀 흘리는 게 너무 좋아 테니스 선수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런 그녀를 SK하이닉스와 이어준 것도 바로 테니스였습니다.

스물한 살 때 즈음, 운동을 그만두고 이천으로 이사 오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하이닉스 분들과 테니스를 치게 되었는데, 그때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며 입사를 권유를 받았습니다. 당시에 옆에 계신 TL님도 함께 계셨었죠. (웃음) _ 지정아기사

한편, 지정아 기사와 함께 선수 못지않은 실력으로 눈길을 끌었던 김재현 TL 역시 20년 이상 경력의 테니스인입니다. 인생의 반을 테니스와 함께해온 그는 자타공인 ‘테니스 덕후’랍니다.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시험 기간에 테니스를 치러 가는 거예요. ‘왜 치러 가니’ 물으니 스트레스를 받을 때 테니스를 치면 집중력이 더 높아진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테니스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말이 진짜더라고요. (웃음) _ 김재현 TL

테니스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김재현 TL과 지정아 기사는 현재 각각 사내 테니스 클럽의 회장,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테니스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사람과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코트 위 ‘인싸’들이 사는 법

사내 테니스 클럽은 일주일에 한 번 이천 캠퍼스 내 테니스 코트에 모입니다. 그 외 스케줄이 맞는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테니스를 즐기고 있죠. ‘테니스 사랑’은 회사 밖에서도 이어집니다. 최근에는 클럽 회원들끼리 제주도로 1박 2일 동안 테니스만 치다 왔답니다.

대회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이천시장배 테니스 대회가 있는데, 종종 단체전에서 입상할 정도로 성적이 좋다고 합니다. 선수 출신인 지정아 기사는 올해 경기도 도민체전에 이천시 대표로 나가 준우승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대회 때마다 선수 시절 선후배들과 만나는 즐거움도 쏠쏠합니다.

테니스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김재현 TL은 특히 소문난 ‘코트 위 인싸’입니다. 사내 클럽 회장뿐 아니라 이천시 테니스 협회에서 이사를 겸하고 있으며, 매주 일요일에는 서울 한남 테니스코트에서 17명의 회원들과, 매달 용띠 친구들과 모여 테니스를 칩니다. 모임이 너무 많아서 새벽 6시에 나가 밤 12시에 들어온 적도 있을 정도죠.

오랜 시간 다양한 사람들과 테니스를 쳐온 만큼, 코트에서의 추억도 많습니다. 김 TL은 테니스 관리병이었던 군 복무 시절, 대대장님과의 경기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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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할 때 즈음, 대대장님과 마지막 경기를 같이 한 적이 있어요. 경기가 끝나고 악수를 하는데, 그때 대대장님이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동안 수고 많았고, 나중에 사회인이 되어 결혼하게 되면 함께 부부 게임을 하자고요. 2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네요. (웃음) _ 김재현 TL

입사 전까지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던 지정아 기사에게는 어떠한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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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시합을 하는데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어요. 테니스는 해가 지면 경기가 중단되고 재경기를 치르는데, 그날은 저녁 무렵에 시작되었지만 여름이라 해가 길었죠. 이기고 싶은 마음에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거의 4시간을 쳤어요. 경기는 다음 날로 미뤄졌고, 컨디션을 끌어올려 결국 이기게 됐어요. 그때는 승부욕이 지금보다 강했거든요. (웃음) _ 지정아 기사

테니스는 반드시 두 명 이상 모여야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중요한 스포츠죠. 자연스레 소통하며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테니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자, 다른 운동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랍니다. 또한, “심리전이 테니스의 모든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테니스는 특히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자 동시에 강한 멘탈을 키울 수 있는 운동입니다.

경기를 하다 보면 날아오는 공에만 오롯이 집중해요.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힘껏 받아치다 보면 짜릿함과 함께 스트레스가 해소되죠. 특히 집중력과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한 만큼 테니스를 하다 보면 이러한 역량들이 점점 쌓이게 되고, 실제 업무를 할 때에도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_ 김재현 TL

운동 그 이상의 의미를 찾아서

지난해 정현 선수는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한국 테니스 선수 사상 최초였습니다. 무엇보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를 꺾었으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정현 열풍’이었습니다. 이러한 테니스 붐에도 여전히 ‘귀족 스포츠’라는 수식어와 함께 진입장벽이 높다는 인식이 남아 있는데요. 두 사람에게 테니스를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습니다.

테니스는 생각보다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관련 동호회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시작하기도 전에 ‘민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시며 잘 치는 분들이 많다고 모임에 오기를 주저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초보자는 당연히 배워야 하고, 못 치는 게 당연합니다. 두려움을 떨치고 도전해주세요! _ 지정아 기사

물론 입사 전부터 두 사람 모두 테니스를 꾸준히 해왔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면 취미생활을 즐기기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더욱 테니스는 게임의 특성상 규격을 갖춘 코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이 큰 편이죠. 그런 의미에서 사내 테니스 코트를 갖추고 있는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는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최적의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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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많은 분들이 부러워하는 부분이에요. 테니스 코트가 있는 회사들이 별로 없거든요. 장소에 대한 고민 없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테니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이 자체로 워라밸이 보장되죠” _ 김재현 TL

김재현 TL과 지정아 기사는 동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테니스를 권하고 있습니다. 김재현 TL은 미국 출장 당시 라켓을 챙겨 동료를 데리고 현지의 테니스 코트를 세 군데나 투어할 정도로 열성이죠. 지정아 기사는 테니스의 여러 가지 장점 중 ‘소통’을 1순위로 꼽으며 이야기합니다.

동료들과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싶은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요. 동호회에는 다양한 부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이거든요. 대부분의 운동이 그렇겠지만 테니스를 함께 치다 보면 자연스레 소통할 수 있고 쉽게 친해질 수 있어 금방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_ 지정아 기사

김재현 TL은 테니스 코트가 SK하이닉스를 넘어 SK그룹 관계사 구성원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전에는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관계사가 모두 참여하는 대회가 있었지만, 현재는 끊긴 상태라고 하는데요. 김 TL은 올해 안으로 이 대회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웁니다.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사내 클럽의 운영진으로서 미래의 회원이 될 수 있는 독자들께 ‘깨알’ 홍보도 잊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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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에 입사하게 될 이공계 학생들 그리고 취준생 여러분 미래의 저희의 동료이자 동호회 멤버가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저희 테니스 클럽은 언제든 열려있으니 많이 찾아주세요!

취미를 잘 즐기는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비결로 ‘시간 관리’를 1순위로 꼽습니다. 오늘 만나본 김재현 TL과 지정아 기사 역시 그렇고요. 워라밸을 위한 시간은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일과에 쉼표를 찍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워라밸을 잘 지키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지만, 역으로 내가 빠져들 수 있는 무언가를 먼저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 /ji-ahs-work-life-balance-story/feed/ 0 퇴근 후 깨어나는 질주 본능! 이지호 TL의 익스트림 워라밸 스토리 /the-sprint-instinct-to-wake-up-after-work/ /the-sprint-instinct-to-wake-up-after-work/#respond Fri, 31 May 2019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the-sprint-instinct-to-wake-up-after-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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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함과 세심함이 요구되는 DRAM OPC 팀에는 ‘질주 본능’을 숨기고 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질주 본능은 퇴근 후에 되살아나는데요. 오늘의 주인공이 푹~ 빠져 있는 취미는 바로 예측 불가능한 거친 산속을 빠른 스피드로 돌파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산악자전거’입니다. 본격적인 라이딩 시즌을 맞아 시간만 나면 산으로 향한다는 그를 만나기 위해 설봉산에 다녀왔습니다. DRAM OPC 이지호 TL의 짜릿한 워라밸 스토리,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꼼꼼한 그 남자의 반전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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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RAM OPC에서 근무 중인 이지호입니다. 동기의 추천으로 이렇게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을 한 번도 못 봤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처음 하는 인터뷰라 많이 낯설고 부끄럽네요”

이지호 TL이 속한 DRAM OPC는 설계에서 제작한 Layout이 노광을 거치면서 생기는 오차를 보정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TL은 팀 내 선배들을 도와 특정 공정의 OPC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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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이용해서 반도체 회로를 찍을 때, 큰 회로는 상관없지만 작은 회로는 빛의 성질로 인해 원하는 대로 안 찍히거든요. 그래서 그 오차를 보정해 실제로 우리가 원하는 회로가 제대로 찍힐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지호 TL의 업무는 0.1 나노 단위를 다루는 섬세한 작업인 만큼 꼼꼼함과 세심함,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조금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평소 중심과 균형을 맞추는 일을 좋아했다는 이 TL에게 OPC 업무는 그야말로 ‘천생연분’이었다고 하는데요. 대학 시절 SK하이닉스 인턴을 통해 반도체 직무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산학장학생 때 경험했던 OPC 업무에 흥미를 느꼈던 그는 결국 입사 후에도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답니다.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 다른 요소보다 ‘일의 흥미’를 중요시한다는 이지호 TL. 마냥 워커홀릭일 것만 같은 그에게는 한 가지 반전 취미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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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를 처음 접하게 된 건 17년도 여름이었어요. 당시 저는 도로에서 사이클을 탔었는데 동아리 선배들의 권유로 자전거를 빌려 산에 가게 되었죠. 사실 처음엔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에 크게 내키진 않았어요.”

익스트림 스포츠로 분류되는 산악자전거는 안 타본 사람들 눈에는 매우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평소 사이클, 스키 등 운동 꽤나 했던 이 TL 역시 두려움이 앞섰다고 합니다. 이지호 TL과 산악자전거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내 안에 숨은 ‘익스트림 DNA’

이지호 TL은 최소 한 주에 두 번은 꼭 산악자전거를 탑니다. 평일에는 근처 설봉산으로, 주말에는 강원도 용평의 MTB 파크로 떠나죠. 주로 함께하는 크루는 대학 시절 사이클을 함께 탔던 동아리 선후배, 동기들입니다. 조만간 이천에서도 동호회를 가입해 활동할 예정입니다. 이 TL이 이토록 산악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스릴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잘 다져진 내리막길에서는 속도감을, 험난한 코스에서는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거든요. 사실 타면서도 ‘넘어지진 않을까’ 걱정되고, 한 번씩 자전거가 통통 튀면 무서울 때도 있죠. 그런데 그 스릴을 잊지 못해서 계속 올라가는 것 같아요.”

내리막길의 스릴을 느끼려면 반드시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는 법! 이지호 TL은 단 3분의 스릴을 위해 30분을 올라간다고 하는데요. 고될 법도 하지만, 그에게 있어 오르막길은 과정의 일부이며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합니다. 앞만 보고 달릴 때는 몰랐던 자연의 풍경을 감상하고, 딱따구리 소리를 들으며 힐링을 하기도 하죠. 운이 좋으면 귀여운 다람쥐도 만날 수 있고요.

“산악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체력은 물론 정신력도 중요해요. 산에서 자전거를 타면 조그만 단차나 지형들도 경사 때문에 과장되게 느껴져 몸이 움츠러들기 마련이거든요. 겁을 먹을수록 더 몸이 굳어 내려오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두려움을 이기는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거친 산길을 돌파하는 능력과 순간적인 판단력, 지치지 않는 지구력, 장애물을 두려워 않는 담대함까지. 산악자전거를 타며 다져온 다양한 능력은 분명 업무를 수행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지호 TL이 이런 와일드한 취미에 빠지게 된 건 단지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 그에게는 또 다른 취미가 있는데요, 바로 설원 위를 질주하는 ‘스키’입니다. 이쯤 되면 그의 몸에 ‘익스트림 DNA’가 있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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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키를 오래 타서 산악자전거로 빠진 것 같기도 해요. 보통 스키랑 자전거를 같이 타는 경우가 많거든요. 쓰는 근육도 비슷하고, 내리막의 스릴을 느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사실 스키 시즌을 기다리며 즐길 요량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에요. (웃음)”

워라밸을 위한 시간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산악자전거는 자칫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1초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입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이지호 TL은 업무에서도 언제나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아직 배우는 단계여서이기도 하지만, 작은 실수로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업무이기 때문이죠.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실수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업무를 하다 보면 누구나 그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 TL은 그것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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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에는 비가 내려 자전거를 타지 않고 하루 종일 방에서 휴식을 취했는데요. 자전거를 타고 온 주말보다 월요일에 출근하기가 더 힘들었어요. 굉장히 활동적인 취미인 만큼 업무에도 활력이 되는 건 확실해요.”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취미 생활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습니다. 산악자전거는 특히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을 뿐 아니라 장소의 제약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죠. 일도 취미도 놓치지 않는 이지호 TL에게 워라밸을 잘 지킬 수 있는 노하우를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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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긴 하지만 ‘시간 관리’를 잘하는 것이에요. 워라밸을 위한 시간은 따로 있지 않아요. 취미를 즐기려면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야 하죠. 사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거리는 시간이 많아지는데, 하루로 따졌을 때 그런 시간이 모이면 굉장히 크거든요.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운동하는 데 쓰는 것이죠.”

이지호 TL은 시간 관리를 잘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로 SK하이닉스의 자율출퇴근제를 꼽습니다. 기존에는 8시 반에 출근해 5시 반에 퇴근했다면, 자율출퇴근제 도입 이후 하루 8시간을 근무하되 코어타임(10:30~12:00, 14:00~15:30)을 제외하고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율할 수 있게 되었죠. 요즘에는 해가 길어져 새벽에 출근해서 이른 오후에 퇴근하여 여유롭게 산악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출근 시간을 조정해 새벽에 타고 오기도 하고요.

하루 24시간을 빈틈없이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이지호 TL. 그런 그에게 먼 미래의 꿈을 물어보았습니다. 그의 최종 꿈은 지금 즐기고 있는 취미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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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지금처럼 일과 취미를 즐기며 건강한 삶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의 최종 꿈은 캐나다 휘슬러 파크 근처에 피자집을 차려놓고 매일 출퇴근하는 것이랍니다. 그곳이 스키와 산악자전거의 성지로 유명하거든요. 또, 제가 요리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생각만 해도 행복한데요? (웃음)”

워라밸의 정석처럼 보이는 이지호 TL에게 특별한 노하우는 없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건 개인의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생활 속 작은 목표들이 모여 생활 패턴을 이루고, 그것이 습관으로 정착되어 워라밸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일도 취미도,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은 그의 하루와 일주일 그리고 365일이 언제나 즐거운 에너지로 가득 찬 이유입니다.

]]> /the-sprint-instinct-to-wake-up-after-work/feed/ 0 매일 스타트라인에 서는 남자, 진성언 TL의 퇴근 후 라이프 /life-after-work/ /life-after-work/#respond Mon, 15 Apr 2019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life-after-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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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운동만 했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평생 체육인으로 사셨던 아버지의 뒤를 따라 평생 체육인으로 살 것을 의심한 적 없던 우직한 이 사람, 현재는 운동선수가 아닌 SK하이닉스에서 웨이퍼 모니터링을 책임지는 세상 꼼꼼한 반도체 전문가가 되어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E-PMA팀 진성언 TL의 이야기인데요. 피말리는 승부 속 0.01초를 잡기 위해 달리던 그가 0.01㎛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섬세함으로 무장하게 된 사연, 그리고 그가 만들어갈 일과 삶의 화끈한 밸런스. 궁금하지 않으세요?

촉망받던 운동선수에서 학구파 공대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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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PMA 팀 진성언입니다. SK하이닉스 블로그에서 제 이야기를 하려니 좀 낯설고 어색하네요. 초등학생 때 운동선수였고, 대학에선 재료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지금도 운동을 하면서 반도체를 다루는 일을 하죠. 이 두 가지가 저를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진성언TL은 촉망받는 수영선수였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3년간 선수로 활동하면서 대통령배 대회에서 1등까지 했다고 하니, 그의 인생은 누가 봐도 수영선수였을 것입니다.

그가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도, 선수 생활을 그만둔 것도 씨름선수로 활약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답니다. 스포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아는 아버지는 진성언TL이 평범한 학생이길 바라셨고, 수영이 아닌 생활체육으로 유도하며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운동이 좋았던 진TL은 고등학생이 되어선 체육교육학과 진학을 목표로만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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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순간이었어요. 대입 실기시험 보기 며칠 전 손가락이 골절되었어요. 그간 노력이 물거품이 된 순간이었죠. 하지만 재수할 만큼 사정이 좋진 않았어요. 그때 당시 간절한 마음으로 넣었던 지원서 한 장으로 제 인생의 방향이 바뀌게 되었죠. SK하이닉스와의 인연도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그렇게 진TL은 재료공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꿈꾸던 전공은 아니었지만, 시작해보니 재료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그야말로 그와 ‘착붙’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부가 재미있었습니다. 평생 운동만 바라보던 그가, 바라던 체육관련학과로 편입을 생각하던 그가 새로운 하나에 꽂히는 순간이었죠. 대학원까지 단숨에 진학한 진TL은 SK하이닉스 산학협력과제를 만나면서 반도체 연구에 흥미를 느꼈고, 그렇게 오늘의 하이지니어가 되었답니다.

수영은 일과 생활에 있어서 무조건 플러스 알파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내 청운 체육관엔 수영장이 있습니다. 진TL은 사무실과 5분 거리에 있는 수영장 덕에 출근 전후, 혹은 점심시간이라도 짬을 내 하루에 한 번은 꼭 수영을 한다고 하는데요. 머리가 복잡할수록 업무가 풀리지 않을수록 수영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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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물속에 들어갔을 땐 업무 중 실수도 생각나고 잡다한 걱정 고민들이 떠오르기도 해요. 그런데 수영을 하기 시작하면 아무 생각이 안 나요. 수영에만 집중할 뿐이죠. 그리곤 옷을 입고 체육관에 나오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아까의 문제를 다른 각도로 보게 됩니다.“

진TL은 사내 수영 동호회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3살 5살 두 아이를 둔 육아대디라 동호회 활동이 뜸하지만, 한땐 열혈 총무에 수영 코치 역할까지 도맡았습니다. 바쁜 와중에 동호회 활동까지 하게 된 이유는 워낙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기도 하지만, 다른 팀 구성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랍니다. 수영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것처럼 다른 분야 이야기를 들으면 업무도 다르게 접근할 수 있어 도움이 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건강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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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구성원들의 동호회 활동이나 문화 복지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요. 회사의 지원으로 동호회 분들과 매년 마스터즈 수영대회를 출전합니다. 선수 때의 긴장감도 유지하고 대회를 구실 삼아 강도 있는 훈련을 하며, 루즈해진 인생 시계를 조이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그만두었던 수영을 대학 때 다시 취미로 시작하면서 부산 아레나배 대회를 출전했어요. 기대치 않게 순위권에 들어 자신감이 생겼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 재미있게 즐기게 되었죠. 사실 지금도 대회에 나가면 늘 메달권이지만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어요. ^^”

일과 생활의 중심에 있는 우리 가족

진성언TL은 E-PMA팀에서 Device W/F EDGE의 In-Line Moni를 케어합니다. 좀 쉽게 이해하자면 웨이퍼 모니터링인데, 완성품이 나오기 전까지 하는 모든 비파괴검사 계측 방법입니다. 이슈가 발생했을 때 즉시 알 수 있고 더 큰 문제로 발전되기 전 interlock 역할을 하게 됩니다. 웨이퍼의 미세한 오류를 잡는 작업이기에 무한한 섬세함이 요구되는 업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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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처음 2~3년은 많이 헤맸습니다. 하지만 모르면 주저 없이 물어보고,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근성 덕에 오늘에 이르렀네요. 운동했다는 점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운동선수로서 길렀던 승부사 기질은 현재의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 부족함을 채워가는 데에도 주저함을 없앴습니다. 진TL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분야든 동호회 활동은 꼭 권합니다. 여럿이 같은 취미를 즐기면 해방감이 느껴짐은 물론이고, 특히 사내 동호회는 같은 회사 다른 분야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 객관적이며 통합적으로 업무를 바라볼 계기가 된다고 합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수영장 외에도 탁구, 헬스, 농구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사내에 있어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즐길 여건이 되기에 무조건 추천!이라네요.

입사 8년이 훌쩍 넘어 업무도 안정감이 찾아오고, 특기 같은 취미도 있는 그가 새롭게 집중하는 것은 육아입니다. 사내 커플인 진성언TL은 사내 어린이집에 두 아이를 맡기기에, 출퇴근을 함께 하며 가족과 하루를 함께 할 수 있으니 일에도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좋아하는 수영을 점심시간 때밖에 못하게 되었지만, 몇 년 후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운동할 날을 기대하니 입가에 절로 웃음이 번집니다.

그래서 그는 또 한 가지 꿈이 생겼습니다. 학창시절 인명구조자격증을 취득한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전국 수영장을 누렸던 것처럼, 아이들이 빨리 커서 전 세계 수영장을 경험하고 싶답니다. 그의 인생에서 운동과 일이 주요한 방향이었다면, 이젠 가족으로 포커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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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취미가 하나가 되면 재미가 없어져요. 일과 취미는 각각의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밸런스가 일도 취미도 모두 잡을 수 있는 노하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 가정이 소중하다고 생각하기에 일과 취미는 행복한 우리 가족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해요. ”

운동으로 점철되었던 10대와 공학도였던 20대, 그리고 이젠 일과 가정이 전부라고 말하는 그에게 주저함은 없어 보였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전환점이 있겠지만 그가 가진 일과 생활 그리고 가정에 대한 안정적 밸런스는 그를 분명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진성언TL은 일과 취미는 책상과 의자같다고 비유합니다. 꼭 맞는 짝은 아닐 순 있어도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고 이 둘이 맞물렸을 때 최고의 모습이 나오는 것처럼, 하나씩의 존재도 가치 있지만 둘이 함께했을 때 더 큰 시너지가 발휘한다는 의미겠지요. 하지만 마지막 말처럼 그 모든 것의 최상위에 있는 건 가족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하는 그를 보니 그는 그냥 행복한 사람인 듯싶습니다. 0.01초의 승부사에서 0.01㎛도 지나치지 못하는 섬세남이 되었지만, 그때도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의심할 필요는 없겠죠?

]]> /life-after-work/feed/ 0 “매일 기술 쌓는 비결요?” 반전매력 최가람 TL의 주짓수 찬가 /tls-jiu-jitsu-by-choi-ga-ram/ /tls-jiu-jitsu-by-choi-ga-ram/#respond Mon, 18 Feb 2019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tls-jiu-jitsu-by-choi-g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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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러 카페에 들어선 최가람 TL의 첫인상은 차분하고 수줍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반전은 주짓수 도장에 도복을 입고 섰을 때 일어났는데요. 딱 벌어진 어깨와 다부진 체격, 그리고 매트 위 진지하고 날카로운 모습으로 반전매력을 마구 뿜어냈죠. 주짓수는 흔히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 스포츠’ ‘휴먼 체스’ 등으로 불리며 다른 스포츠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닙니다. 이러한 주짓수에 푹~ 빠져 일도 취미도 승승장구 중인 오늘의 주인공! 청주NAND CVD기술팀 최가람 TL의 에너지 넘치는 워라밸 스토리를 함께 들어볼게요.

정교하게! 얇게! 가볍게! 기술에 기술력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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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D(Chemical Vapor Deposition)는 화학반응을 이용해 웨이퍼 표면에 단결정의 반도체막이나 절연막 등을 형성하는 기술입니다. 청주NAND CVD기술팀은 이 기술로 ARC, CARBON, THEO, HDP 등의 공정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입사 7년 차인 최가람 TL은 이 중에서도 3D 공정에서 스택(Stack)을 쌓는 ‘ON 공정’을 맡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적층’ 기술입니다. 반도체 특성에 맞게 원하는 두께를 평평하고 정교하게 쌓아올리는 것이 핵심이죠. 쉽게 예를 들자면, 기존에는 2D 공정에서 30층을 쌓아 2개를 넣었는데 3D 공정에서 60층을 쌓아 1개를 넣게 된 거예요. 동일한 성능을 지니면서 더 얇고 가벼워질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최가람 TL은 60층을 쌓는 ‘기술’ 자체보다 작업의 오차 범위와 변수를 줄여 더 정교하게 안정화시키는 ‘기술력’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실험을 거듭하면서 그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는 일을 하는 셈인데요.

그의 설명을 통해 기술과 기술력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정교함을 지니기 위한 과정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높은 정교함이 요구되는 만큼, 기술력의 발전 역시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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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이 전보다 정교하게 개선되면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껴요. 하지만 다음 기술이 추가되면 또다시 어려움을 맞이하죠. 저는 주변에 많이 묻고 대화하면서 돌파하는 스타일이에요. 선배든, 후배든, 장비 업체든 가리지 않고요.”

그의 업무 스타일대로라면, 묻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의견충돌은 없는지 궁금해집니다. 이러한 물음에 우문현답이 돌아옵니다. 최가람 TL은 서로가 같은 목표를 지녔고, 방향성이 다를 뿐이기에 ‘충돌이라기보다 접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단단한 내공이 느껴지는 대목인데요. 그의 남다른 내공의 바탕에는 주짓수가 한몫한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주짓수 예찬을 들어보시죠.

노력으로 체급을, 땀으로 힘을 넘다

“크로스핏을 1년 정도 하다가 체력이 늘고 자신감도 생겨서 다른 운동을 찾아봤어요. 그때 눈에 띈 게 주짓수였죠. 체육관 분위기나 운동하는 분들의 스타일이 세련되고 깔끔한 크로스핏과 달리 주짓수 도장에서 받은 첫 느낌은 강렬했어요. 허름한 지하 체육관도 왠지 으스스했지만 진한 땀 냄새가 많이 났거든요(하하). 온몸을 부딪치는 수련생들을 보며 조금 무서운 생각도 들었답니다.”

강렬한 느낌은 첫인상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첫날부터 스파링을 하게 됐는데 첫 상대는 주짓수를 전문적으로 하는 여자 선수였다고 합니다. 최가람 TL은 내심 ‘여자 선수인데 세게 해도 될까’ 걱정했다고 하는데요.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3분 경기의 스파링에서 그는 1분마다 ‘탭 아웃(Tap Out, 팔이 꺾기 거나 공격 불능이 됐을 경우 매트를 치는 것)’을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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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당연히 힘이 약하실 줄 알았는데, 온 힘을 다해도 안되더라고요. 그 경험이 정말 신선했죠. 기술로 성별이나 체급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 주짓수에 매력 같아요. 성격이 다혈질인 분들도 처음엔 씩씩대다가 결국은 차분해져요. 아무리 힘을 써도 안되니 저절로 자신을 내려놓고 겸손해지게 되죠.”

주짓수는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여성이 남성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무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날의 경기 이후 최가람 TL은 자존심이 상하기보다는 ‘왜 졌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합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배워가면서 70Kg 체급인 그는 이제 90~100kg 체급의 상대들도 거뜬히 제압할 수 있게 됐습니다.

키는 작지만 탄탄한 체구의 최가람 TL의 특기는 압박 기술입니다. 상대에게 찰싹 붙어 상대의 움직임을 막으면서 자신의 공격 기술을 쓰는 건데요. 주짓수를 시작한 지 2년 정도 된 최가람 TL은 전국 규모의 주짓수 대회에서 이미 3번의 경기를 치렀습니다. 첫 번째 시합은 1라운드에서 졌지만, 두 번째 시합에서 1라운드 판정승을, 세 번째 시합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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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있고 체급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상대를 눌러 제압하는 것은 아니에요. 상대 수준을 파악하면서 받아주고 받쳐주는 것도 중요하죠. 스파링의 목적은 이기는 게 아니라 다양한 상대와 기술에 따른 경험을 쌓는 것이거든요.”

타고난 능력이나 기술보다 매트 위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땀을 흘렸는지가 승패를 결정한다는 주짓수. 3,000 가지가 넘는 주짓수 기술 중 최가람 TL이 익힌 기술은 30 가지에 불과합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무조건 배우기 보다 잘하는 기술을 다양하게 익혀서 발전시키는 스타일이라고 하는데요. 최가람 TL의 말에서 그의 업무인 ‘ON 공정’이 오버랩 됐습니다.

업무에 주짓수를 더하다

반복되는 실험을 통해 궁극의 정교함을 찾아가는 최가람 TL의 일처럼, 상대와의 스파링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발전시켜가는 주짓수는 참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주짓수를 하면서 체력과 집중력도 높아졌지만, 상대방의 분위기나 태도를 파악하는 감각도 늘었다고 하는데요.

“스파링 상대가 계속 바뀌다 보니 상대를 파악하는 능력이 훨씬 빨라졌어요. 상대의 힘이 얼마나 있는지, 무게 중심이 어디를 향하는지 파악하면 공격 방향이나 스타일을 알 수 있거든요. 주짓수를 시작한 뒤로 업무에서도 상대방의 태도나 분위기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것 같아요. 저의 태도도 다시금 가다듬게 됐고요.”

최가람 TL은 성격이 내향적인 분들에게 주짓수를 추천하고 싶다고 전합니다. 독서나 영화 보기 등 혼자 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일수록 주짓수를 하게 되면 상대와의 부딪치는 경험에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최가람 TL 역시 스스로 외향적이기보다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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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를 통해 업무적으로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커뮤니케이션이에요. 내향적인 성격이었던 만큼 그 전에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다르거나 의견 조율이 안 되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제는 좀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최가람 TL은 체육관에서도 좋은 스파링 파트너로 손꼽힙니다. 내면의 승부욕은 강하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즐겁게 운동하고자 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할 때든 업무를 할 때든, 특유의 밝고 예의 바른 모습이 한결같아 주변의 칭찬도 자자하죠. 힘의 한계를 뛰어넘는 주짓수, 기술력의 한계를 돌파하는 반도체 업무. 그의 일과 취미는 참 많이 닮았습니다. 매트 위 카리스마 넘치는 최가람 TL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든든한 마음이 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tls-jiu-jitsu-by-choi-ga-ram/feed/ 0 일과 취미, 냉정과 열정 사이_ 정유진 기사의 퇴근 후 공감 라이프 /between-coolness-and-passion/ /between-coolness-and-passion/#respond Mon, 17 Dec 2018 00:30:00 +0000 http://localhost:8080/between-coolness-and-passion/

현대인 삶은 여백이 없습니다. 눈뜨자마자 출근을 해야 하고 직장에선 사람과 일 사이에 끼어 있죠. 인파에 떠밀리듯 퇴근까지 마치고 나면 게슴츠레 뜬 실눈으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하루의 마지막 기억이 됩니다. 유연근무제가 시작되고 퇴근 후 시간에 관심이 많지만, 막상 주어진 자유가 낯설기도 하고 누리기엔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기도 하죠. 여유는 많지만, 쉼이 온전히 내 것인 그 여백이 필요한 요즘. 그 누구보다 바쁘지만 그 하루가 온전히 본인의 것이라는 ‘단단한’ 분을 만나보았습니다. 일과 취미 그리고 봉사활동까지 바쁘지만 과하지 않게, 긍정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 만화 주인공처럼 큰 미소를 갖고 있어 긍정의 에너지가 듬뿍 느껴집니다.

불량제로를 지키는 SK하이닉스의 기사

“안녕하세요, 이천 P&T DRAM WT제조팀 PCM 정유진 입니다.”

 

SK하이닉스 입사 8년 차라는 정유진 기사는 WT(Wafer Test) 제조팀에서 Probe Card 분석과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Wafer Test란 반도체가 보는 종합능력시험이라고 하는데요. 마치 우리가 학교에서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며 실력을 평가받는 것처럼 웨이퍼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반도체는 다시 공부시켜 두 번째 테스트를 진행하거나, 계속된 테스트에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낙오시킴으로써 고객들에게 ‘Good Memory’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생산된 반도체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작업이기에 섬세함과 끈기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이 꼭 필요한 업무인데요. 정유진 기사는 여기에 한 가지 덧붙입니다.

“문제가 안 생기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문제는 생기고 같은 문제가 재발하기도 합니다. 이때 계속해서 원인을 파악하려는 집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에 같이 해결한다는 마음으로 소통해야 하죠.”

일은 냉정하게 하지만 소통은 화끈하게 한다는 정유진 기사는 긴 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했을 때 큰 만족감을 느낀답니다. 또, 오픈된 마음으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 출근길이 무겁지 않다며 큰 미소를 짓습니다.

사진, 캠퍼스 그리고 봉사, 자연스러운 취미생활들

업무 이야기를 하면서도 미소를 짓고 있는 정유진 기사를 보고 있자면 스트레스라곤 1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그녀에게 퇴근 후 사생활에 대해 물었습니다.

“여행, 사진, 그림 제 취미예요. 스트레스 풀기 위한 취미가 아니라 여행을 좋아해서 사진에 여행지를 담게 되었고, 사진 모임에서 우연히 드로잉하는 분과 친해져서 드로잉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냥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는 거죠.”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국내외 가리지 않고 여행을 다닌다는 정유진 기사는 이맘때 슬로시티로 지정된 담양에 가면 고즈넉하고 참 좋다고 권하기도 하는데요. 국내 드라이브하기 좋아하는 코스부터 열흘 일정으로 떠난 쿠바 여행이 폭우를 만나 20일짜리 여행이 된 이야기 등 여행 이야기가 나오자 정유진 기사는 어느새 15세 수다 모드 장착한 소녀가 되었습니다.

▶ 정유진 기사의 온라인 전시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Click!

세상을 향한 긍정적 호기심이 많은 딱 소녀 같은 정유진 기사는 자신이 다녀온 발자취를 사진으로 담아 놓습니다. 깔끔한 홈페이지를 구축해 나름의 전시도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이름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조곤조곤한 그녀의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예쁜 온라인 전시관입니다.

“거창하지 않은데 관심 가져주셔서 쑥스럽고 감사합니다. 말 그대로 온라인 전시회예요. 제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별해서 개시하고,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여행 사진을 주로 찍다가 최근엔 주변에 관심이 커져서 출퇴근길에도 사진을 많이 찍어요.”

많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으로 퇴근길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요. 딱히 제목이 정해진 것은 아니라지만 야간 근무 후 퇴근길에 찍었다는 이 사진은, 안개비 사이로 보이는 다른 누군가의 실루엣이 인상적입니다. 촬영 장소가 WT 건물이라고 하는데 외벽 조명이 스포트라이트처럼 한 사람을 비춰주고 있어 그림 같기도 하고 적막함까지 느껴집니다.

“사진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우연히 드로잉 하는 분을 알게 되어 여행 드로잉이라는 것을 시작했어요. 사진과 다른 매력이 있어 요즘 빠져 있죠. 쉬는 시간이 날 땐 좋아하는 카페에서 한가롭게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저 취미일 줄만 알았는데 작년 봄 그림 전시회도 했다고 합니다. 잘 그리는 그림은 아니라고 하지만 상당한 실력을 갖춘 정유진 기사는 찾아오는 분들에게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생각이 전환되었다’라는 피드백을 받을 때 에너지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는 당연한 시선

학창시절 댄스동아리에서 한 춤 했다는 정유진 기사는, 춤에서 여행으로, 여행에서 그림으로 조금씩 표현하는 방법을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치 않는 한 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주변을 돌아보는 당연한 시선’입니다.

“저는 항상 제가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찾아보는 편이에요. 최근에 제가 사는 동네에서 ‘마을계획단’이라는 모임에 가입해서 사진기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을계획단은 마을환경개선을 하기 위한 단체인데요. 어르신들이 많아서 놀랐고, 어르신들이 너무 좋은 피사체여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마을계획단 사진기사 활동 이전, 정유진 기사는 SK하이닉스 행복교복의 온라인 홍보담당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행복교복은 더이상 입지 않는 교복을 기증받아 지역 어르신들의 손길로 세탁과 수선을 거쳐 저렴하게 판매하는 사업인데요. 교복을 기증하는 학생들이 많아야 하기에 10대 눈높이에 맞는 홍보가 필요합니다.

처음엔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프로보노 봉사자’ 모집 글을 보고 신청을 했고, 이내 응답이 와서 행복교복 온라인 채널 담당자가 되었습니다.

“행복교복 채널 운영하는 것이 어렵거나 귀찮지 않아요. 그냥 잠시 짬을 내어 글을 올리고 질문에 답글을 달아주면 되니까요.”

행복교복 온라인 채널의 주 소통대상은 교복을 기부하는 10대들이지만, 가끔 성인들도 10대 시절을 추억하고자 구매를 문의하기도 합니다. 바로 얼마 전에도 HOT 콘서트에 갈 코스튬 용으로 구매해서 인증샷까지 올려준 성인 고객도 있어 재미있게 소통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여행, 사진, 그림 등의 취미생활과 연장선상에 놓인 듯한 그녀의 봉사활동은 의무감보다는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보였는데요. 때론 가만히 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만족감이 커서 계속하게 된다고 덧붙이기까지 합니다.

“앞으로도 제 손길이 필요하다면 꾸준히 봉사할 생각입니다. ‘봉사’라는 이름을 갖지만 제 다른 취미인 사진이나 그림처럼 자연스럽게 하는 거예요.”

사진이나 그림처럼 개인적 취미를 넘어 행복교복과 마을계획단처럼 ‘함께하는 취미’로 가득 찬 정유진 기사의 퇴근 후 일상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SK하이닉스에서 가장 냉정할 것 같은 그녀의 업무가 왜 따뜻하게 느껴졌는지 알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녀의 특유의 따뜻한 스타일로 흔들림 없이 일과 사람을 대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진과 그림 그리고 봉사라는 화려한 사전 지식으로 정유진 기사를 만났습니다. 만나보고 나니 이 세 가지로 그녀를 표현하기에는 얼마나 초라한 단어인지, 그녀가 얼마나 단단하고 큰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그녀와 대화하고 있으니 우린 너무 많은 미사여구로 살아가고 있지 않나 반성이 들기도 합니다. 하루가 지치기만 한다면, 쉼표 같은 여백이 필요하다면 그녀의 온라인 전시관을 한번 방문해 보세요. 그럼 여러분도 정유진 기사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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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남자, 지승탁 선임의 워라밸 스토리 /senior-seung-tak-jis-work-life-balance-story/ /senior-seung-tak-jis-work-life-balance-story/#respond Mon, 19 Nov 2018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senior-seung-tak-jis-work-life-balance-story/ 994344365BE5477B0E

금요일 업무가 끝나는 순간부터 일요일 잠들기 전까지 무조건 밖에 있다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업무 특성 상 주말에도 전화기를 꺼 놓을 수 없지만, 전화 건 사람이 민망할 만큼 전국 산천에서 전화를 받아 ‘지길동’이라 불리는 이 사람. ‘워라밸은 스위치다’는 독특한 이론을 펼치며 ‘매일 새로이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는 오늘의 주인공, 궁금하지 않으세요? 지금 바로 만나러 갑니다.

신규FAB 생산정보 시스템은 저로 비롯됩니다

전사의 신규FAB 생산정보 시스템 구축과 표준화 업무를 진행하는 신규 FAB PMO조직에서 M15 FAB 장비 시스템 구축 및 M16 생산정보 시스템 전략/기획 업무를 하고 있는 지승탁 선임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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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보화 생산 정보 신규FAB PMO팀 지승탁 선임입니다. 맡은 일 열심히 하고 잘 놀았을 뿐인데 이렇게 인터뷰를 오시다니 부끄럽네요.”

지난 9월 현재 업무로 신규FAB PMO에 발령받기 전까진 장비시스템에서 전사 가상계측 시스템인 smartVM, smartBIG 개발/운영, SK Siltron 공정제어 APC(A2PM)구축 업무를 진행하기도 했고, 현재 팀으로 옮기면서 신규 FAB 생산정보 시스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규모를 확장할수록 바빠지는 업무의 특성상 심리적 근무시간은 24시간입니다. 유연 근무로 출퇴근이 자유롭지만 시스템은 24시간 운영되어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늘 컴퓨터와 전화기를 옆에 ‘끼고’ 산다고 합니다.

업무 특성이긴 하지만 일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요.

“현장에서도 퇴근 후엔 되도록 연락을 안 하려고 해요. 그럼에도 연락이 오는 것이면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일입니다. 스트레스가 없다곤 할 수 없지만 그런 일을 안고 쉬는 것도 말이 안 되죠 지금은 시스템운영업무가 많이 안정화 되었지만, 예전에는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며 원격 접속으로 처리한적도 많습니다.”

일과 취미 7일, 24시간이 모자라

일과 쉽게 분리되기 힘든 환경의 지승탁 선임이 선택한 방법은 ‘밖에서 놀자’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어느 광고의 문구처럼 금요일 퇴근의 목적지는 집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5~6년 전부터 캠핑에 재미가 붙었어요. 오토캠핑 말고 백패킹이요.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산이나 섬 같은 곳에서 비박도 하며 하루를 보내면 몸도 정신도 맑아집니다. 못해도 한 달에 한 번은 가려고 하죠”

전국 산천 안 다녀본 곳이 없다는 지승탁 선임은 새 차 구입 후 6년 만에 18만 km를 주파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추천하는 곳마다 명소인데요. 요즘처럼 가을이 무르익었을 때는 억새가 가득한 정선 민둥산을 눈이 오는 겨울에는 선자령을 꼭 가보라고 하네요.

장비를 차에 싣고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멈춰 내리는 게 그만의 여행법입니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변화 무쌍한 자연 안에 있으면 그냥 ‘스트레스가 아웃’이랍니다.

캠핑을 다녀온 후 빠지지 않는 중요한 일정이 있습니다. 바로 주말에 하는 야구입니다. 무려 두 개의 사회인 야구팀 4개의 리그에서 활동합니다. 오전 오후 두 게임을 뛰는 날이 있을지언정 안 하고 건너뛰는 일요일은 없답니다.

“현재 Avengers와 KOM&S 이렇게 두 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부산 태생이라 롯데 자이언트를 응원하면서 좋아하기 시작했고, 2010년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갔을 때 팀을 만들어 시작했으니 본격적으로 야구를 한 지는 벌써 8년이 되었네요.”

이대호 선수를 좋아해서 등번호 10번을 고집할 만큼 야구의 광팬이면서도, 직접 게임을 즐긴다는 지선임은 주변에도 야구를 적극 권하고 있는데요. 현재 KOM&S팀에서 같이 활동하는 손성훈 선임 역시 지선임의 추천으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연중에 2박 3일 정도 해외로 나가 스킨 스쿠버를 즐기고, 겨울이면 스노보드를 탑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은 없습니다. 사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는가 하면, 최근에는 또 골프에도 맛이 들었거든요.

일, 사생활 그리고 한 개의 스위치

이야기만 들으면 주말 이틀로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오히려 ‘많은가요? 하며 답문하는 지승탁 선임. 이렇게 꽉 찬 휴일을 보내는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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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업무 만족도와 사생활 만족도가 높습니다. 일할 땐 이것저것 하지 않고 일만 해요. 쉴 땐 회사일 딱 잊고 쉬고요. 스위치가 명확한 편이죠. 대신 쉬는 개념이 다른 분들과 달리 저는 무조건 밖입니다.”

스위치를 켜듯 일과 사생활을 구분할 수 있는 이유는 털털해 보이는 모습 뒤에 숨겨진 완벽주의 성격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이 마무리가 안되면 퇴근길이 무겁고 집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데, 그러지 않기 위해 근무시간엔 업무만 집중합니다.

야구도 캠핑도 미련을 남기지 않을 만큼 순간에 최선을 다합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생각나는 것이 여운이 아닌, 눈앞의 프로젝트가 되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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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쉬지 않고 일주일을 보내면 피곤하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물론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죠. 잠깐 졸 때도 있고요. 그런데 일과 사생활을 구분할수록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고 삶의 질이 올라가는 기분입니다.”

지승탁 선임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취미생활을 적극 권합니다. 지선임처럼 스포츠도 좋고 책을 읽거나 차 한잔 마시는 것도 좋답니다. ‘온전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 이 작은 행동 만으로도 ‘삶의 질’을 논할 만큼 달라질 것이라 단언합니다.

생각해 보니 그렇습니다. 우리 퇴근 길이 무거운 것은 미처 마무리 못한 일 때문이고, 출근길이 지치는 것도 충분히 쉬었다고 생각하지 못해서니까요. 지선임처럼 다른 생각 없이 눈앞의 생활을 즐기는 것 이것이 진정한 워라밸은 아닐까요?

지승탁 선임의 다소 낯설어 보이는 ‘Working & Life 스위치’는 언젠간 소장하고 싶은 리스트로 저장해 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워라밸 스위치는 ON인가요, OFF인가요? 지승탁 선임의 휴일을 엿보니 워라밸 스위치를 자유자재로 켜고 끌 수 있는 것, 어쩌면 우리가 사회생활에서 배워야 하는 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 /senior-seung-tak-jis-work-life-balance-story/feed/ 0 “나무는 나만의 힐링템!” 이준호 선임의 특별한 덕밍아웃 /a-tree-is-my-own-healing-item/ /a-tree-is-my-own-healing-item/#respond Mon, 01 Oct 2018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a-tree-is-my-own-healing-item/ 1

“나무 감상 해보셨나요? 그림 못지않게 교양이 쌓여요. 아~ 오늘은 쭉쭉이를 못봤네요.” 취미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대화가 심상치 않게 흘러갑니다. 나무를 그저 바라만 보아도 행복하다는 이 남자, 나무에 대한 애정이 보통이 아닌듯 합니다. 그리고 또 ‘쭉쭉이’는 누구인지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오늘은 조경에 푹~ 빠졌다는 이준호 선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_ 나무 덕후 7년차 SK하이닉스 7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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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마트 워크팀 이준호 선임입니다. 7년 전 SK하이닉스 조경관리 업무로 입사했어요. 최근 스마트워크팀으로 자리를 옮겨 공유좌석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첫인상과는 달리 너무나 ‘정상’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 이준호 선임은 취미도 특기도 ‘나무 사랑’입니다. 사내 전체의 조경을 책임진 유일한 직원이었던 그는 조경 업무를 만나면서 나무에 대한 ‘덕질’도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가 맡은 첫 업무는 ‘운동장 주변 조경’ 이었습니다. 인테리어를 전공하면서 배운 조경 지식으로 SK하이닉스 전체를 관리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관찰하고 무조건 공부하며 맡은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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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조경이라면 간단해 보이지만 잘 다져진 운동장 토질에는 나무가 살 수 없어요. 나무도 숨을 쉬어야 하는데 운동장은 그렇지 않잖아요. 처음엔 나무가 죽어나가도 그 이유를 몰라 온갖 영양제도 주고 전문가도 모셨어요.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재에 이르게 되었죠.”

현재의 운동장 조경이 완성되기까지, 4~5번의 나무 교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 나무들이 늘 거기에 있었고, 그 나무에 관심을 가진 사람도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애증의 첫 프로젝트가 끝나고, 유난히 마음에 들었던 나무에게 ‘쭉쭉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병들지 않고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겠죠.

“그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제 나무사랑이요. 처음엔 일을 잘 해보고자 시작된 관심이 아침, 점심, 저녁 휴일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같이 있을수록 건강해 지니 이보다 더 좋은 취미가 있을까요?”

_ 덕후의 최고수는 덕업일치

나무에 이름 붙이는 정도로는 ‘나무 덕후’가 되긴 부족합니다. 그러나 이준호 선임의 하루일과를 살펴보면 나무에서 시작해서 나무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심지어 인터뷰 대화 역시 삼천포가 아닌 나무늪으로 빠져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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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근처 사는데, 출퇴근길엔 되도록 길을 따라 쭉~ 산책하듯 걸어와요. 예전엔 여기 이천 캠퍼스를 크게 한 바퀴 매일 돌았어요. 아, 그거 아세요? 여기 길 양쪽에 왜 이렇게 쭉쭉 뻗은 나무를 심어 놨는지? 늘 회색 벽으로 둘러싸인 건물 안에서 생활하는 직원들이 출퇴근할 때라도 건물을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어요.”

그와의 대화에 주변인들은 ‘정상이 아니다’ 손사래를 치기도 하지만 어느새 ‘그때 비올 때 어느 나무라고? 느티나무였나?’ ‘어떤 나무가 피톤치드가 많다고 했지?’ 등 이준호 선임에 동화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이렇듯 끊임없이 나무사랑을 전파하는 이준호 선임은 그동안 업무와 관심사가 같아 ‘덕후’임을 잘 숨기고 살았는데요. 최근 스마트워크팀으로 옮기면서 그의 덕력은 소문이 났고, 이렇게 SK하이라이트에 제보까지 들어왔습니다.

“제가요. 이 선임님이 싫어서 제보한 건 아닌데요.. 아니 해도 해도 너무 하잖아요. 사람을 가만히 안 둬요. 본인이 나무를 좋아하고 끌어안고 뽀뽀도 하고 그런 건 좋은데요. 저한테까지 그걸 시킬 필요가 없잖아요. 근데 이게 중독인지 어느새 저도 그러고 있어요.”
_ 제보자 김모양

근무시간에 당당히 나무 옆을 지킬 수 있었던 조경 업무를 떠날 땐 무척 슬펐다는 이준호 선임. 지금도 그는 짬이 나면 마음 닿는 나무 옆으로 달려가거나, 조경도면을 그리고 3D작업을 하면서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시작은 일이었지만 건전한 설렘을 갖게 되었고, 스트레스 해소도 힐링도 나무와 함께하는 그는 ‘덥업일치’를 이룬 진정한 ‘성덕’(성공한 덕후)이였습니다.

*덕업일치: 덕질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의미다. 덕후 중에서도 관심사를 자신의 직업으로 삼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편집자 주

_ 에코 커뮤니케이터 혹은 숲 박사님

안동, 그중에서도 시골에서 나고 자랐다는 이준호 선임은 정서상 빌딩숲보단 녹색숲이 당겼습니다. 학창시절에도 도시녹화사업등 푸르름을 만드는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운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 전공도 그렇지만 지금의 아내도 저와 같은 성향인 것도, 제가 SK하이닉스에 입사해서 조경 업무를 만난 것 모두 다요. 이렇게 푹~ 빠진 걸 보면 이건 운명이 틀림없어요.”

얌전한 성격의 이준호 선임은 활동적인 취미는 없습니다. 그저 조용히 앉아 업무를 마치고, 그날그날 마음에 드는 나무 아래를 퇴근길로 선택하면 그저 미소가 나와버린다고 합니다. 유일한 취미이자 유일한 특기인 나무사랑은 빡빡한 일상 속에서 웃음 짓게 하는 활력소입니다.

“나무는 저의 힐링템입니다. 그래서 언젠간 은퇴해서 다른 직업을 갖게 된다면 자연을 벗 삼는 일을 하고 싶어요. 마당 있는 주택에서 나무를 키우고 나눠주는 일도 하고 싶어요.”

이준호 선임은 꿈을 꿉니다. 만물 숲 박사님이라 불려도 좋고, 에코 커뮤니케이터로 불려도 좋습니다. 그저 오늘의 벅찬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자연과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 행복함을 말입니다.

‘나무 보고 있는 게 무슨 취미야’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죠. 그런 분께 되묻고 싶습니다. ‘당신을 몰두할 수 있게 하는 존재는 무엇인지’, ‘당신을 힐링시켜주는 것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흔한 취미는 아니지만 충분히 나무에게서 위로받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으니, 그에게는 최고의 취미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의 이준호 선임도 그의 내일도 언제나 응원합니다. 

]]> /a-tree-is-my-own-healing-item/feed/ 0 낮에는 회로설계 전문가, 밤에는 요리사! 궁금한 두 남자의 이중생활 /the-double-life-of-two-curious-men/ /the-double-life-of-two-curious-men/#respond Tue, 07 Aug 2018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the-double-life-of-two-curious-men/ 1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 이른바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두입니다. 비록 역사는 길지 않지만, 워라밸은 직장을 선택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삶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아직 정착 단계인 만큼 워라밸을 실현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다채로운 문화 강좌를 열어 직원들의 워라밸을 지원하는 기업과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직원의 만남도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요리 강좌 현장에서 만난 두 남자처럼 말이죠.

요리하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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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K하이닉스 DRAM 설계 VPD 그룹의 김경태 책임입니다.”
“안녕하세요. 같은 팀에서 근무하는 김홍득 선임입니다. 저희는 DRAM에 들어가는 Analog 회로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앙증맞은 앞치마를 두른 두 남자, 이들은 낮에 회로설계전문가로 일하는 SK하이닉스 직원입니다. 회로를 설계할 땐 꼼꼼하고 날카롭지만, 땅거미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영락 없는 초보 요리사로 변신합니다. 아직은 서툰 칼 솜씨임에도, 두 사람은 일주일에 두 번 찾아오는 이 시간이 일주일을 풍족하게 만들어 준다며 함박웃음 짓습니다.

사실 회사 업무를 마치고 나면 마냥 쉬고 싶을 터. 하지만 두 남자는 소중한 휴식 시간을 쪼개 이렇게 요리 삼매경입니다. 언젠가 있을 한식 조리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요리를 배우는데요.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지만 요리 배우는 재미에 두 사람은 완전히 매료됐습니다.

“기숙사에 살다 보니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느낌이었어요. 무언가 새로운 걸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 바로 이 한식 조리사 자격증반 강좌가 눈에 띄었습니다. 평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해, 직접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_ 김홍득 선임

요리 강좌에 먼저 관심을 두었던 이는 후배 김홍득 선임. 김경태 책임과는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같은 방에서 지내는 룸메이트입니다. 꽤 죽이 잘 맞는 사이인지라, 김홍득 선임의 권유로 함께하게 되었다는 김경태 책임. 그 역시 금세 요리의 매력을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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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쿡방, 먹방이나 봤지 제가 요리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기숙사에 살면서 뭘 해 먹을까 싶다가도, 어떻게 시작할지도 모르겠고 금세 귀찮아지더라고요. 그런데 최근 회사에 유연근무제가 도입되면서 개인시간이 예전보다 많아졌어요. 그 시간에 뭘할까 고민하다가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죠.” _ 김경태 책임

오늘 배울 요리는 계란찜과 생선전. 계란 노른자와 흰자를 곱게 풀고, 다시마를 우려 다시물을 준비하고, 밀가루 밑간을 하고 곱게 고명을 썹니다. 간단한 요리일지라도 초보자에겐 결코 쉬울 리 없기에, 두 남자의 손길은 마치 잔칫상을 준비하는 듯 부산스러운데요. 이래 봬도 김홍득 선임은 얼마 전 어머니 생신 때 요리를 만들어드렸을 만큼 꽤 그럴 듯한 실력을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설계하는 꼼꼼한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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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시간엔 다소 어설픈 칼질을 선보였더라도, 어엿한 5년 차, 8년 차 회로설계 전문가인 두 사람. 회로설계라 하면 고도의 세밀함과 집중력을 요하는 직업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꼼꼼함만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DRAM 설계가 같은 부서, 다른 부서 엔지니어들과 협업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협업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죠.” _ 김홍득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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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과 끈기도 중요합니다. 수십 명이 함께 일하는데 어느 한 명이라도 맡은 업무에서 실수를 하면 모든 사람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거든요. 그래서 맡은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결과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를 버티고 밀고 나갈 끈기도 빼놓을 수 없고요.” _ 김경태 책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업무다 보니, 책상 앞에선 빈틈 없는 모습만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설계 업무가 매력적인 이유는 상상한대로 설계가 이루어져 완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때문입니다. 컴퓨터, 노트북, 핸드폰 등에도 일반 소비자들은 모르는 그들만의 설계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많은 작업이 엮여 있는 업무다 보니 중압감이 커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라도 ‘즐겁게 살자’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청소 하나를 해도 즐겁게 하려는 편이에요.” _ 김경태 책임

일상에 맛이 생기다

요리를 시작한 후 두 사람은 생각과 경험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세상 모든 기계에 던졌던 이 질문을 이제 접시 속 작은 요리에도 던져봅니다. 찌개 한 그릇을 두고도 들어간 재료의 맛을 느끼려 노력하고 이를 자신의 요리에 응용해보기도 합니다. 가끔이지만 가족에게도 한 그릇씩 대접하며 ‘요리할 줄 아는 남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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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든 요리 사진을 보신 분들은 일단 저를 한번 다시 보시더라고요. 먹어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그 전보다 대화가 풍성해졌어요.” _ 김경태 책임
“저도 비슷해요. 일단 의아해하세요. ‘이게 말로만 듣던 워라밸이라는 거야?’ 하는 분도 계세요.” _ 김홍득 선임

이렇게 사적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유연한 근무형태 덕분입니다. 주당 40시간 근무제, 초과 근무를 해도 52시간 근무가 의무화되면서 자유로운 시간이 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제공하는 문화 강좌에 관심을 두는 동료들도 많아졌습니다. 필라테스, 방송 댄스, 제과제빵 등 수준 높은 사내 강좌를 저렴하게 수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무 시간이 짧아졌다고 노는 시간이 많아진 건 아닙니다. 저희가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오후 6시 반부터 9시까지 요리를 배우는데요. 이 강좌에 빠지지 않기 위해 근무 시간을 더 밀도 있게 쓰게 됐어요. 업무 집중도가 높아진 거죠.” _ 김경태 책임

사실 업무에선 하루 만에 결과물이 완성되진 않습니다. 이에 반해 요리는 하루에 두 접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노력이 빠르게 결과물로 탄생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두 사람. 이렇게 저녁 시간을 활용하며 워라밸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중입니다. 특히 수업 후 만든 요리를 갖고 기숙사로 돌아가 맥주 한 잔과 함께 즐기는 시간은 요즘처럼 더운 열대야도 잊게 할 만큼 큰 즐거움입니다.

 

“워라밸은 말 그대로 일과 생활을 균형 있게 유지한다는 거잖아요. 요리는 업무에 크게 영향을 주지도 않고 오히려 즐거움을 주죠. 어느새 다음 목표를 생각하며, 강좌를 기다리게 돼요. 그럼 자연스레 하루가 즐거워지고 업무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스트레스가 있어도 오늘 요리를 안주 삼아 맥주 한잔 하면 웃으면서 잠들 수 있어 좋습니다.” _ 김홍득 선임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삶의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이는 다시 업무 효율과 사생활로 이어져 무한 선순환이 되고 있어요.” _ 김경태 책임

김경태 책임, 김홍득 선임은 스스로의 워라밸 점수를 90점, 100점으로 후하게 매겼는데요. 다른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 정한 기준에 맞춰 삶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 이것이 바로 일과 생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노하우였습니다.

계란찜, 생선전, 김치찌개…. 어쩌면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간단한 요리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일상이 활기를 입고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 간단한 요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작은 것에서 찾는 행복이야말로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워라밸 아닐까요? 이것이 아직 서툰 이 두 남자의 맛있는 이중 생활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 /the-double-life-of-two-curious-men/feed/ 0 어제의 나를 목표로 오늘도 도전한다! 이힘찬 기사의 워라밸 스토리 /i-challenge-myself-today-with-the-goal-of-yesterdays-me/ /i-challenge-myself-today-with-the-goal-of-yesterdays-me/#respond Mon, 02 Jul 2018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i-challenge-myself-today-with-the-goal-of-yesterdays-me/ SKhynix0629_이힘찬_최종03

“프리다이빙은 제 업무와 닮은 점이 많아요. 반드시 함께 가야 하며,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죠.” 호흡 장치 없이 맨몸으로 하는 잠수, 프리다이빙. SK하이닉스 이힘찬 기사가 푹 빠져 있는 스포츠입니다. 3교대 근무를 하면서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프리다이빙을 즐긴다는 그는 취미가 있어 일이 더욱 즐겁다고 하는데요. 일과 사생활을 즐기는 그의 워라밸(Working-Life-Balance) 노하우가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이힘찬 기사가 프리다이빙을 즐기는 그 숨 막히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여름이 시작된 어느 날 청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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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 30도를 오르락 거리는 무더운 어느 날, 수상스포츠 메카 청평을 찾았습니다. 평일 낮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계셨는데요. 이곳에 오늘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SK하이닉스 M14 Phase2 ThinFilm기술팀 이힘찬입니다. 저의 특별한 취미를 소개해 드리려고 이곳으로 모셨습니다.”

이힘찬 기사는 SK하이닉스 8년 차 직원입니다. 3교대 근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오늘 만나는 이 취미, 바로 프리다이빙을 시작한 후부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여름이면 수영, 겨울엔 스노보드 등 스포츠를 좋아했어요. 아시겠지만 3교대 근무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쉽진 않아요. 그래서 평소에 틈틈이 운동하려고 노력했죠. 그러다 2년 전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간 곳에서 이 프리다이빙을 우연히 접하게 됐어요.”

‘이거다!’ 이힘찬 기사는 단 한 번의 시험 잠수로 알았습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바로 이 프리다이빙이 본인에게 딱 맞는다는 것을요. 그 길로 프리다이빙도 강사 코스도 시작했습니다. 취미로 즐길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붙어보고 싶었답니다.

“프리다이빙 강사 자격의 마지막은 40m 잠수를 해서 그 밑에 있는 표시 태그를 떼 와야 하는데요. 연습 땐 어렵지 않았지만, 막상 시험이니 떨리더라고요. 태그를 가지고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의 그 짜릿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잠영이 그리 어렵냐 반문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수직으로 내려가는 프리다이빙은 무산소와 수압뿐만 아니라 어두운 물속에서의 공포와도 싸워야 하는 극한의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욕심내기보다는 5m, 10m씩 천천히 단계를 밟으며 깊어져야 합니다.

나를 넘어서면 한층 깊어진 내가 보인다

국내에서는 1988년 영화 <그랑블루>를 통해 프리다이빙이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극 중 주인공이 물속으로 사라진 것처럼 극히 위험한 스포츠입니다. 만능 스포츠맨 김병만 씨도 <정글의 법칙>을 통해 이 프리다이빙 시범을 보였었는데, 그의 기록은 공인 22m 비공인 28m라고 합니다. 28m를 도전할 때 이퀄라이징(수압적응)에 실패해 수면 위로 올라오자마자 실신했다는 일화도 유명하죠.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더 깊이 들어가고자 하는 이 스포츠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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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경쟁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것 같아요. 욕심이 저를 넘어서면 바로 위험해질 수 있기에 무리한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평소 노력한 만큼만 욕심을 냅니다. 그래서 평소 술을 덜 마시고 운동을 하면서 늘 몸을 만들고 있죠.”

이힘찬 기사는 반도체 생산장비의 유지보수가 주 업무입니다. 창의력을 발휘하기보다는 매뉴얼을 따르는 비교적 보수적 업무인데요. 그렇기에 더 많은 집중력과 문제해결능력이 필요한 업무입니다.

그는 신공정인 M14 셋업 작업에 참여하면서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새로운 장비,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변수들이 속출하며 풀리지 않는 문제의 연속이었습니다.

“새로운 작업에 몰두하면서 집중력이 필요했어요. 서로 믿고 의지하는 팀워크도 중요했고요. 이러한 점에서 프리다이빙의 도움이 컸던 것 같아요. 집중력과 팀워크를 요하는 점이 제 업무와 많이 닮았거든요.”

워라밸은 ‘힘찬’하게

Working-Life Balance, 우리 사회는 최근 일과 사생활의 적절한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워라밸은 사치스러운 단어처럼 느껴집니다. 빡빡해 보이는 일주일을 사는 이힘찬 기사에게 ‘워라밸’을 물었더니 쿨하게 대답합니다.

“에이, 별거 있나요. 출근하면 열심히 일하고, 쉴 때 확실히 쉬는 것, 이게 워라밸이죠. 일이 힘들다고 피할 수는 없어요. 도피보단 정면돌파입니다, 그래야 쉴 때도 좋아요. 그게 제 워라밸 노하우입니다.”

일에 몰두하는 5일도, 취미를 즐기는 2일도 쉼 없어 보이는 그의 일상에 오히려 7일이 휴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만족스러운 일상을 동료들과 공유하고자 작은 모임을 만들어 전파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동료들과 함께 왔어요. 호기심을 보이는 동료들 한두 명에게 알려주다 보니 어느덧 스무 명 가까이 되었네요. 쉬는 날이 맞을 때마다 이렇게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하게 되면 정작 저는 물속에 몇 번 못 들어가요. 그래도 다들 만족해하니 저도 좋습니다.”

현재 여자친구도 이 모임을 통해 만났다는 이힘찬 기사는 취미가 같은 사람을 만나니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좋습니다. 가족이나 동료도 변화된 그의 모습에 걱정보다는 긍정적 응원을 해주고 있어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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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이힘찬 기사에게는 변하지 않을 미래의 목표가 있습니다.

“최고의 자리인 기성까지 간다는 것은 아마 SK하이닉스 테크니션이라면 누구나 갖는 꿈같은 목표입니다. 이건 제 일생을 통해 노력해야 하고요. 프리다이빙에서는 대회에 나가보고 싶어요. 세계대회도 경험해보고 싶고요. 체력적 재정적 시간적 한계는 많지만 이 역시 오랜 시간을 두고 해결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는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기적인 목표들도 세우고 있습니다. 이힘찬 기사의 잠영 기록은 40m인데, 다음 목표는 세계기록인 124m가 아닌 41m입니다. 단 1m 목표가 아닙니다. 프리다이빙은 언제나 시작은 0이기에 41m라는 새로운 도전 목표가 생긴 것입니다.

“프리다이빙에는 ‘No limit’라는 종목이 있어요. <그랑블루>에 나온 바로 그 종목이죠. 한계 없이 몸을 믿고 하강합니다. 현재는 위험해서 금지되어 있지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은 것은 모두의 본능일 것입니다. 저도 그래요, 다른 누가 아닌 온전히 저를 보며 어제의 나를 목표로 오늘 도전하고 있습니다. 저의 워라밸 노하우가 특별하진 않지만, 저를 만들어가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워라밸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힘찬 기사의 말처럼 워라밸은 특별한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그저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고 작은 행복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 사치라고 불릴 수 있는 이 단어를 그저 일상으로 끌어내려온 것은 비단 프리다이빙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가 가진 묵묵한 긍정이 그 수많은 변화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만드는 근본적 힘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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