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Thu, 27 Mar 2025 11:34:03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CES – SK hynix Newsroom 32 32 [CES 2025 스케치] SK하이닉스, CES 2025에서 AI 인프라 혁신 기술 공개… ‘지속 가능한 미래’ 선도 /ces-2025-sketch/ /ces-2025-sketch/#respond Wed, 08 Jan 2025 00:00:59 +0000 /?p=45605

SK하이닉스가 1월 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제품 전시회 ‘CES 2025(Consumer Electronics Show 2025)’에 참가했다.

올해 CES는 ‘연결하고, 해결하며, 발견하라: 뛰어들다(Connect, Solve, Discover: DIVE IN)’를 주제로 개최됐으며, 전 세계 글로벌 ICT 기업들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진행됐다.

SK하이닉스는 SK멤버사*와 함께 ‘혁신적인 AI 기술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다(Innovative AI, Sustainable tomorrow)’를 주제로 전시관을 꾸미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다양한 AI 메모리 기술력을 선보이며, SK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놀라운 기술력으로 CES 2025를 빛낸 SK 전시관(이하 SK관)을 함께 살펴보자.

*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C, SK엔무브 등

지속가능한 미래, AI로 그리다

‘AI’와 ‘지속가능성’을 핵심 테마로 590여 평 규모의 전시관을 꾸민 SK는 AI 기술력을 활용해 개인의 생활과 공공 분야 서비스를 혁신하는 인프라 구축 모델을 선보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전시에 담아냈다.

SK관은 크게 ▲AI 데이터센터(Data Center, DC) ▲AI 서비스(Service) ▲AI 생태계(Eco-system)로 파트를 구성했다. 각 파트에서는 SK멤버사들의 최신 AI 기술과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및 시스템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SK관 외부에는 데이터의 최소 단위인 비트(bit)를 파도(Wave)처럼 형상화한 그래픽을 구현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여기에는 데이터와 ICT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파도가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AI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데이터센터를 형상화한 전시관에는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더욱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AI 솔루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AI 서비스와 함께, AI 전문 회사인 가우스랩스[관련기사]를 비롯해, SK멤버사들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글로벌 AI 파트너사(SGH, 람다,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의 소식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SK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AI 구현을 위한 데이터센터 혁신 기술뿐만 아니라 AI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혁신적인 AI 기술력 선보인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이번 CES 2025에서 ▲AI 데이터센터와 ▲AI 서비스 파트에 최신 AI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전시했다. 회사는 이와 관련해 “AI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려는 SK의 비전에 적극 동참하며, 이번에 전시된 혁신적인 AI 메모리 반도체 제품들은 SK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 압도적 성능의 AI 메모리 반도체, 데이터센터를 혁신하다

AI 데이터센터 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제품은 기업용 SSD(Enterprise SSD, 이하 eSSD)다.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저장에 최적화된 eSSD는 데이터센터의 핵심 구성요소로 최근, 데이터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176단 4D 낸드플래시(NAND Flash, 이하 낸드) 기반의 데이터센터 eSSD인 ▲PS1010 E3.S를 비롯해 ▲PE9010 M.2, 238단 4D 낸드 기반의 ▲PEB110 E1.S, QLC* 기반 61TB(테라바이트) 제품인 ▲PS1012 U.2* 등 압도적인 성능의 eSSD 제품을 선보였다.

* 낸드플래시는 한 개의 셀(Cell)에 몇 개의 정보(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Single Level Cell, 1개)-MLC(Multi Level Cell, 2개)-TLC(Triple Level Cell, 3개)-QLC(Quadruple Level Cell, 4개)-PLC(Penta Level Cell, 5개) 등으로 규격이 나뉨. 정보 저장량이 늘어날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음
* U.2: SSD의 형태를 칭하는 폼팩터(FormFactor)의 일종으로 2.5인치 크기의 SSD로 주로 서버나 고성능 워크스테이션(Workstation)에서 사용됨. 대용량 저장과 높은 내구성이 특징

여기에는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이 작년 11월 개발한 ▲D5-P5336 122TB 제품도 포함됐다. 이 제품은 현존 최대 용량을 자랑하며, 높은 수준의 공간 및 전력 효율성까지 갖춰 AI 데이터센터 고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고도화된 AI 구현을 지원하는 대용량 메모리 제품도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AI 메모리 제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HBM*의 최신 제품인 ▲16단 HBM3E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1.2TB 이상의 대역폭과 48GB(기가바이트)의 용량을 갖춘 현존 최고 사양의 HBM으로 업계 관계자와 관람객으로부터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 HBM(High Bandwidth Memory):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됨. HBM3E는 HBM3의 확장(Extended) 버전

▲ GDDR6-AiM과 AiMX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용 DIMM* 제품군인 ▲DDR5 RDIMM과 ▲MRDIMM* 등도 선보였다. 2024년,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10nm 공정의 6세대 기술(1cnm)을 기반으로 한 DDR5를 개발했으며, 이 기술이 적용된 DDR5 RDIMM은 기존 제품 대비 동작 속도는 11%, 전력 효율은 9% 향상된 제품이다.

* DIMM(Dual In-line Memory Module): 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한 모듈
* MRDIMM(Multiplexer Ranks Dual In-line Memory Module): DIMM 제품 중에서도, 모듈의 기본 정보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Rank) 2개가 동시 작동되어 속도가 향상된 제품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주목받는 DDR5 기반의 CXL* 제품으로 최대 128GB의 개별 용량과 초당 35GB의 대역폭을 자랑하는 ▲CMM-DDR5* 역시 큰 관심을 받았다. 부스에서는 카드 형태의 CXL 메모리 제품인 ▲CMM-Ax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CMM-Ax는 내부에 NMP(Near Memory Processing) 장치를 탑재해 연산 기능을 더한 제품으로, 최대 512GB 용량과 초당 76.8GB 대역폭의 압도적인 성능을 보인다.

* CXL(Compute Express Link):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CPU/GPU, 메모리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대용량, 초고속 연산을 지원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존 메모리 모듈에 CXL을 적용하면 용량을 10배 이상 확장할 수 있음
* CMM-DDR5: CXL 기술을 적용한 DDR5 기반 메모리 모듈로, 기존 대비 대역폭을 50% 확장하고 메모리 용량을 두 배로 늘려 고성능 컴퓨팅(HPC)과 AI 응용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함. SK하이닉스의 CMM-DDR5는 AI 추론 및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환경에서 데이터 접근 속도와 자원 활용을 최적화해 데이터 처리 효율을 크게 높임

▲ GDDR6-AiM과 AiMX

부스에서는 PIM* 제품군 역시 찾아볼 수 있었다. 초당 16Gb(기가비트)의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GDDR6에 연산기능을 더한 ▲GDDR6-AiM은 CPU/GPU와 함께 사용할 경우, 특정 조건에서 연산 속도가 최대 16배 이상 빨라지는 제품이다. 또한 가속기 카드 제품인 ▲AiMX*를 전시하며, AI 데이터센터를 혁신하는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Full Stack AI Memory Provider)’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 PIM(Processing-In-Memory):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데이터 이동 정체 문제를 풀 수 있는 차세대 기술
* AiMX(AiM based Accelerator): GDDR6-AiM 칩을 사용해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으로 챗GPT가 이에 해당)에 특화된 SK하이닉스의 가속기 카드 제품

2. 일상 속 AI의 발견, ‘온디바이스 AI’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용 AI 메모리 제품에 이어 일상에서 사용하는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온디바이스 AI* 제품들도 선보였다. LPCAMM2, ZUFS 4.0, PCB01 등 혁신적인 제품들은 전시 내내 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 온디바이스(On-Device) AI: 물리적으로 떨어진 서버의 연산을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 스마트폰 기기가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하기 때문에 AI 기능의 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사용자 맞춤형 AI 서비스 기능도 강화되는 장점이 있음

먼저, 저전력, 고성능, 모듈 방식으로 구현한 ▲LPCAMM2*는 여러 개의 LPDDR5X*를 하나로 묶은 모듈로 기존 SODIMM* 두 개를 하나로 대체하는 성능을 제공한다. 저전력 특성에 더해, 공간 절약까지 가능해 최근 온디바이스 AI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 LPCAMM2(Low-Power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 데스크톱/노트북/태블릿용 메모리를 차세대 모듈 규격(CAMM)에 맞춰 개발한 제품. 기존 모듈 대비 단면 구성으로 두께가 반으로 줄고, 고용량 저전력의 특성을 지니고 있음
* LPDDR5X: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용 제품에 들어가는 D램 규격으로,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전압 동작 특성을 갖고 있음. 규격 명에 LP(Low Power)가 붙으며, 최신 규격은 LPDDR 7세대(5X)로 1-2-3-4-4X-5-5X 순으로 개발됨. LPDDR5T는 SK하이닉스가 최초 개발한 버전으로, 8세대 LPDDR6가 업계에 공식 출시되기 전 7세대인 LPDDR5X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
* SODIMM(Small Outline DIMM): PC에서 사용되는 초소형 모듈로 전체 길이가 짧음

함께 전시된 ▲ZUFS* 4.0은 스마트폰에서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는 데 최적화된 낸드 솔루션으로, 업계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기존 UFS와 달리, 데이터를 용도와 사용 빈도에 따라 다른 공간에 저장해 스마트폰 OS의 동작 속도와 저장 장치의 관리 효율성을 높인다는 특징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 사용 시, 장시간 사용 환경에서 기존 UFS 대비 앱 실행 시간이 약 45% 개선되며, 성능 저하에 따른 제품 수명이 40%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 ZUFS(Zoned Universal Flash Storage):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 제품인 UFS의 데이터 관리 효율이 향상된 제품

▲PCB01은 온디바이스 AI PC에 최적화된 고성능 PCIe 5세대 SSD 제품이다. 연속 읽기 속도는 초당 14GB, 연속 쓰기 속도는 초당 12GB로 업계 최고 수준의 속도를 자랑한다. 또한, 전력 효율 역시 이전 세대 대비 30% 이상 개선되며 대규모 AI 연산 작업의 안정성을 제공한다.

이처럼 SK하이닉스는 CES 2025를 통해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를 포괄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기술의 폭넓은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회사는 “CES 2025에서 선보인 압도적인 성능의 AI 메모리 제품들을 통해 명실공히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의 면모를 선보였으며, AI 분야의 리더십을 확고히 다졌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AI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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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8 반도체, 그 미래를 만나다 /ces2018-semiconductor/ /ces2018-semiconductor/#respond Mon, 15 Jan 2018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ces2018-semiconductor/ CES2018 메인.png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2018(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이 지난 1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스마트시티’라는 주제 아래 선보여진 신기술들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자율주행차는 모터쇼를 방불케 할 만큼 존재감을 뽐냈으며, 국내 수혜주로 기대를 샀던 TV 디스플레이 역시 현장에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과연 여기엔 어떠한 기술이 숨겨져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뜨거웠던 CES2018 현장으로 떠나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 그리고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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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EO(왼쪽)와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오른쪽)가 자율주행차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최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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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의 자율주행차량. 올해 자율주행 차량의 트렌드는 ‘티 나지 않는 것’이다. (출처: 최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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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가 됐던 중국의 콘셉트 전기차 ‘바이톤’. 양산 가능성 등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콘셉트 자체만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출처: 최호섭)

이번 CES2018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은 단연 자동차,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이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CES에 본격적으로 선보여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4년 전입니다. 사실 기술은 단 몇 년 뒤를 내다보더라도, 우리에게는 먼 미래의 일로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이제는 성큼 현실화된 기술입니다.

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기술은 여러 가지 요소를 필요로 합니다. 주변 환경을 읽어 들이는 카메라와 센서, 이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운전할지 결정하는 운전 정책, 그리고 자율 주행 차량이 안전하게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등이 필요하죠. 그런데 무엇보다 자율주행 기술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는 바로 이 모든 정보들을 바탕으로 사람을 대신해 운전대를 잡는 두뇌, 바로 프로세서 기술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12년 구글이 자율주행 차량을 실험했을 때만 해도 자율주행 차량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등 센서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내부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차량 뒷자리에는 사람이 앉을 수 없을 정도로 컴퓨터가 꽉꽉 눌러 담겨 있었습니다. 가장 강력한 프로세서로 꼽히는 인텔의 제온 프로세서가 수 십 개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당장 우리가 타는 차에 이것들을 집어넣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이 부분은 계속 나아지고 있었지만, 지난해 CES때만 해도 여전히 ‘주렁주렁’의 이미지를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올해 CES의 기조 연설은 인텔이 맡았습니다. 그리고 인텔과 합병한 모빌아이의 창업자, 암논 샤슈아 박사는 포드의 차량을 손본 자율주행 차량을 타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 차량에도 여전히 작은 카메라와 센서가 달려 있긴 하지만 특별히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대로 차량을 시중에 판매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센서의 크기가 작아진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차량에서 컴퓨터가 차지하는 공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거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게 된 것이죠.

성능만큼 중요한 것, ‘소형화’와 ‘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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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NVIDIA)의 ‘재비어(Xavier)’ 프로세서. (출처: 최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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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Intel)의 양자컴퓨터 프로세서. 49큐빗의 성능을 낸다. (출처: 최호섭)

자율주행 차량에 쓰이는 컴퓨터 성능을 판단하는 기준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초당 명령어 처리 수, ‘Ops’입니다. 현재 차량에 들어가는 레벨2 수준의 운전 보조장치에 쓰이는 프로세서는 보통 2~5T(Tera, 테라)OPs정도 됩니다. 1초에 2~5조 번의 명령어를 처리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올해 발표된 프로세서들은 이보다 10배 정도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합니다. 모빌아이의 5세대 아이큐(EyeQ) 프로세서는 23TOPs정도의 성능을 내며, 칩 하나로 23억번 연산할 수 있습니다. 또, 전력 소비량은 30W밖에 되지 않습니다. 모빌아이는 이 칩 두 개를 묶어 센서 정보와 운전 정책을 각각의 칩이 나누어 처리하도록 하고, 고성능 아톰 프로세서를 더해 강력한 자율주행 기술을 차량에 집어넣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엔비디아도 지난해 CES에서 콘셉트를 발표했던 ‘자비에(Xavier)’ 프로세서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프로세서는 30TOPs의 성능을 냅니다. 그리고 이 프로세서 2개와 외장 GPU 2개를 묶어 300TOPs의 성능을 내는 자동차용 수퍼컴퓨터인 드라이브 페가수스를 발표했습니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CES에서 공개해 주목받았던 드라이브PX2는 당시에 아주 작고 강력하다고 평가 받았는데, 1년새 10분의 1의 전력으로 같은 성능을 내는 프로세서를 발표했고, 더 작은 크기로 10배의 성능을 내는 컴퓨터가 등장했습니다. 반도체의 발전은 늘 놀라운데, 올해 등장한 프로세서들은 그 성장의 폭이 더 큽니다.

사람이 운전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완전한 자율 주행 수준인 ‘레벨5’를 구현하려면 100TOPs 이상의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차량이나 도로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이미 자율주행을 위한 프로세서 성능은 충분히 갖춰진 셈입니다. 그리고 그 크기와 전력 소비량 역시 자동차의 설계와 주행거리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 수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결국 그 동안 자동차 내부의 데이터 처리량을 감당하기 어려워 클라우드와 5G 네트워크 등이 중요한 가치가 되어 왔으나, 사실상 외부의 도움 없이 차량 스스로 현재 상황과 운전 정책을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반도체, 화질을 결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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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CL의 QLED(퀀텀닷 발광다이오드) TV. (출처: 최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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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모듈러 TV ‘더 월(The Wall)’. (출처: 최호섭)

TV 시장에서의 반도체 전쟁도 흥미롭습니다. LCD나 OLED 등 패널 디스플레이 역시 중요한 반도체 기술인데요. 올해 CES에서 주목 받은 것은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입니다. 마이크로LED는 말 그대로 아주 작은 크기의 LED를 이어 붙여 화면의 화소로 쓰는 기술입니다. 각 LED가 스스로 빨간색, 녹색, 파란색 등 3원색과 빛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표현력이 좋습니다. 물론 상용화까지 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았지만 여전히 반도체 기술이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하지만 CES의 TV 전시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화면 그 자체가 아니라 화면을 처리하는 ‘이미지 프로세서’였습니다. TV나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에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인 화면 정보로 바꾸어주는 작은 프로세서가 들어가 있는데요. 이는 대개 DSP(Digital Signal Processor)나 이미지 프로세서가 담당합니다. 프로세서라는 이름이 붙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우리가 생각하는 CPU 수준까지의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특정 신호 처리에 가까운 것이죠. 하지만 이 전용 프로세서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색과 선명도 등 화질을 결정하기도 하고 디스플레이에 입력되는 신호가 실제 화면에 뿌려지는 응답 속도까지 모두 이 칩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CES2018에서는 이 칩이 ‘프로세서’라는 이름을 달고 본격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도 프로세서라는 이름을 쓰는 제조사들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가 더 커지고, 4k를 넘어 8k와 색 표현력을 넓히는 HDR(High Dynamic Range)이 더해지면서 프로세서의 성능이 더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운드 역시 돌비 애트모스 등 이전과 비교해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고성능 프로세서가 필요하기 마련이지요.

소니는 기존 ‘X1 익스트림’을 업그레이드한 ‘X1 얼티밋’ 프로세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프로세서는 이미지를 아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데, 프로세서의 성능에 여유가 생기면서 120프레임으로 작동하는 화면도 잔상 없이 아주 빠르게 만들어냅니다. 소니는 전시장에 8k 해상도를 내는 LCD 디스플레이의 프로토타입을 전시했습니다. 흔히 고성능 디스플레이라고 하면 OLED를 꼽는데, X1 얼티밋 프로세서와 결합된 이 8k LCD 화면은 그 어떤 OLED 디스플레이보다 더 또렷하고 자연스러운 화면을 만들어냈습니다. 한동안 넋을 잃고 멍하니 쳐다볼 정도로 화질이 뛰어납니다.

LG전자 역시 ‘알파9’이라는 이름의 이미지 프로세서를 발표했습니다. 화면의 입력 신호를 최소 4번 이상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그에 맞춰 가장 선명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도록 처리합니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괴롭히는 노이즈도 처리합니다.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모든 TV에 들어가는 기술인데요. 다만 그 프로세서의 성능, 그리고 프로세서를 통해서 하는 일들의 차이가 화질을 결정하게 됩니다.

끊이지 않는 고성능 반도체의 활용

똑같은 패널이라도 TV의 화질이 더 나은 프로세서로 결정된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입니다. 이미 디스플레이 기술은 상향평준화 되어 있고, 패널 공급의 장벽이 흐릿해지면서 마음만 먹으면 삼성전자의 QLED, LG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를 구입해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물, 즉 ‘화질’은 조금씩 다르다고 느끼게 마련입니다.

해상도가 더 높아지고, 디스플레이가 커지는 데다가 HDR 등 이미지의 정보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은 화면에서는 화면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똑같이 따라서 움직이지 않거나 광원이 정밀하게 따라 붙지 않아도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70~80인치에서는 화면이 일렁이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분명 4k 해상도로 만든 영상인데 화면이 어딘가 흐릿해 보이는 제품도 있습니다.

CES를 통해 선보인 이미지 프로세서는 그 자체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TV의 화질을 결정하는 것이 LCD니, OLED니 하는 패널이 전부가 아니라 프로세서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가치관의 변화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IPS 디스플레이를 썼다’는 게 마케팅 요인이 되었다면, 이제는 ‘X1 얼티밋 프로세서를 넣었다’는 것이 좋은 화질의 기준이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CES2018을 뒤덮은 자율주행차와 가전제품은 새로운 기술로 꾸준히 혁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들은 갑자기 ‘툭’하고 튀어나온 것은 아닌, 오래전부터 계속해서 고민되어온 것들이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상상 속에 있던 이 기술들이 이제는 실제로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정보를 읽어 들이고 해석하는 것이 결국 우리의 상상력을 실현해주는 기본 기술일 겁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언제나 반도체 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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