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연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Fri, 13 Dec 2024 06:31:28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장준연 – SK hynix Newsroom 32 32 [미래 반도체 기술] 차세대 3D 이미지센서 소자 – 단광자눈사태다이오드(SPAD) /next-gen-3d/ /next-gen-3d/#respond Tue, 11 May 2021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next-gen-3d/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이미지로 구현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오늘날 카메라의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자,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등 미래 기술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전후방산업과의 연관 관계가 깊고 이를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반도체 산업의 핵심 카테고리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이미지센서의 최대 수요처는 스마트폰으로 전체 이미지센서 수요의 약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율주행자동차를 비롯한 미래 산업에서도 이미지 센서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 첨단 기술기업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앞으로는 현재 이미지센서 선도 그룹들의 시장 장악력이 크게 감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소니(Sony)와 같은 기존 선도 업체들은 차세대 이미지센서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차세대 이미지 센서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폼팩터 ‘3D 이미지 센서’

최근 차세대 이미지센서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로는 ‘3D 이미지센서’가 크게 각광받고 있다. 기존 이미지센서는 2D 이미지만 구현할 수 있는 데 반해, 3D 이미지센서는 사물까지의 거리(심도)를 측정함으로써 더 정밀하게 물체나 동작을 인식해 이를 3D 이미지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Yole Developpement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1), 3D 이미지센서 시장은 2019년 약 50억 달러에서 2025년 150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CAGR)이 약 20%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중 스마트폰 부문은 같은 기간 약 26.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5년에는 절반이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부문 역시 약 27%로 가장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1) ‘CMOS Camera Module Industry for Consumer & Automotive 2020’ by Yole Developpement(2020)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자동초점(Autofocus)2), 근접 감지(Proximity Sensing)3) 등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이미 2010년 초반부터 3D 이미지센서가 활용돼왔다. 또한 2017년 애플(Apple)이 아이폰(iPhone) 시리즈 10주년을 맞아 출시한 아이폰 X에서 3D 얼굴 인식 기능인 ‘Face ID’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이후에는 스마트폰의 혁신을 이끌 새로운 폼팩터 중 하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지금은 애플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Huawei), 오포(OPPO), 비보(Vivo)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도 자사 스마트폰에 경쟁사보다 더 우수한 3D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2) 자동초점(Autofocus): 피사체에 초점이 자동으로 맞춰지도록 하는 카메라의 기능.
3) 근접 감지(Proximity Sensing): 빛을 쏘아 반사되는 광파를 감지해 물체나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는 센서의 기능. 스마트폰에서는 통화할 때 화면에 닿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화면을 꺼 불필요한 터치를 방지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자율주행, 로봇 기술 등에서는 자동차 또는 로봇과 물체의 거리를 측정해 물체의 위치나 접근 여부를 알려주는 데 주로 사용됨.

3D 이미지센서의 동작 원리는?

3D 이미지센서가 3D 이미지를 얻는 방식은 크게 양안 시각(Stereo Vision)4) 방식, 구조 광(Structured Light)5) 방식, 비행시간(Time of Flight, 이하 ToF) 방식으로 분류된다. 이중 ToF 방식은 거리 측정 방식에 따라 위상 차이를 이용하는 ‘간접 ToF(Indirect ToF, 이하 I-ToF)’와 시간 차이를 직접 측정하는 방식인 ‘직접 ToF(Direct ToF, 이하 D-ToF)’로 구분된다.

4) 양안 시각(Stereo Vision): 사람이 두 눈으로 원근감을 인지하는 것과 유사하게 두 개의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사물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활용해 3D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 소형화가 어렵다는 근본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음.
5) 구조 광(Structured Light): 특정한 패턴의 빛을 물체에 조사한 뒤 입체적인 물체로부터 반사돼 이미지 센서로 돌아온 빛의 패턴이 왜곡된 정도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분석해 3D 이미지를 획득하는 방식. 실외와 같이 외부의 빛이 강한 조건에서는 정확한 동작이 어렵고, 소프트웨어의 부담이 비교적 높다는 단점이 있음.

I-ToF 방식은 특정 주파수로 변조된 레이저를 이용해 물체로부터 반사돼 되돌아온 신호와의 위상 차이를 측정함으로써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기존 포토다이오드(Photodiode, PD) 소자를 이용해 비교적 수월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광검출 소자의 낮은 효율로 인해 수 미터 이상 떨어진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D-ToF 방식은 펄스 레이저를 사물에 조사해 반사된 펄스 신호들이 이미지센서에 도착하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물체까지의 거리를 탐지하는 방식이다. 수십 혹은 수백 미터 이상 떨어진 물체와의 거리도 측정할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초고효율 특성을 제공하는 소자인 단광자눈사태다이오드(Single-Photon Avalanche Diode, SPAD)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차세대 3D 이미지 센서 핵심 기술은 ‘D-ToF’

초창기 애플 아이폰 X의 전면부 카메라에 사용된 3D 이미지센서에는 구조 광 방식이 활용됐으나, 이후 I-ToF 방식의 초소형 이미지센서가 개발돼 다양한 스마트폰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이미지센서 시장의 강자 소니가 2015년 소프트키네틱 시스템즈(Softkinetic Systems S.A.) 인수를 통해 관련 기술력을 조기 확보한 뒤, I-ToF 방식 3D 이미지센서(이하 I-ToF 센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점은 분명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D-ToF 방식 3D 이미지센서(이하 D-ToF 센서)의 중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3D 이미지센서의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면부보다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후면부에 더 많은 3D 이미지센서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후면부에 탑재되는 3D 이미지센서의 경우 5~10미터 이상의 비교적 긴 거리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해, 이를 위해 최근 SPAD 기반의 D-ToF 기술이 경쟁적으로 연구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Markets and Markets는 2020년 ToF 센서 시장에 대해 발표한 조사자료6)에서 I-ToF 센서가 2025년까지 약 11%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는 동안 D-ToF 센서는 그 3배가 넘는 약 37.3%의 연평균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6) ‘Time-of-Flight (ToF) Sensor Market – Global Forecast to 2025’ by Markets and Markets(2020)

지난해 애플은 스마트폰 업체 중 가장 먼저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폰 12 프로 후면부에 D-ToF 센서를 탑재했다. 애플은 이를 개발하기 위해 소니의 SPAD 소자·공정 기술을 사용했고, 기존 I-ToF 센서와의 차별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를 D-ToF가 아닌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Scanner’라고 명명했다.

애플의 LiDAR Scanner는 5미터의 측정 거리를 제공하며 I-ToF 센서보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애플은 이 같은 강점을 활용, 아이폰 12 출시 당시 3D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기반 앱과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Yole Developpement는 애플이 LiDAR Scanner 기반 스마트폰을 출시함에 따라 2021년 3D 이미지센서 시장은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Yole Developpement는 2024년부터는 자율주행자동차용 LiDAR 센서가 3D 이미지센서 시장 성장의 주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7)

7) ‘CMOS Camera Module Industry for Consumer & Automotive 2020’ by Yole Developpement(2020)

실제로 자율주행자동차용 LiDAR 센서는 우수한 분해능(Resolution)8) 특성과 함께 정밀한 3D 이미지를 제공해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요소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개발된 차량용 LiDAR 센서는 대부분 모터를 사용한 기계식 스캔(Mechanical Scanning) 방식으로 크기가 매우 크고 가격이 비싸 양산 및 상용화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중장거리 측정이 가능하고 △센서 크기를 소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는 D-ToF 기반 LiDAR 센서 개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8) 분해능(Resolution): 서로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나아가 로봇, 드론 등 차세대 자율형 이동체 응용 분야에서도 D-ToF 센서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아마존(Amazon)이 추진 중인 창고용 물류 로봇 상용화, 드론 배달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D-ToF 센서는 공장 자동화(Automation) 분야에서도 필수 기술로써 평가되고 있다.

‘D-ToF 센서의 필수 요소’ SPAD 기술의 현주소는?

단광자눈사태다이오드(Single-Photon Avalanche Diode, SPAD)는 소자의 매우 높은 이득(Gain) 특성으로 단광자(Single Photon)9)를 검출할 정도로 효율이 극도로 높은 차세대 반도체 광 소자다.

SPAD에서는 소자의 항복 전압(Breakdown Voltage)10)보다 높은 전압을 걸어주었을 때 매우 큰 전기장(Electric Field)에 따라 자유전자(Carrier)가 가속돼 원자와 강한 충돌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원자에 구속돼 있는 전자가 방출돼 자유전자의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충격 이온화(Impact Ionization)’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을 눈사태 증폭(Avalanche Multiplication)이라 하며, 이 효과로 인해 외부에서 이미지 센서로 조사된 광자(Photon)로 인해 생성되는 자유전자의 수가 매우 크게 증가한다. 즉, 주변 환경이 매우 어둡거나 아주 멀리서 빛이 조사돼, 이미지 센서에 아주 미세한 수준의 광자만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이 광자를 증폭해 아주 많은 광자가 들어온 것처럼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SPAD 소자는 광자가 소자로 들어왔을 때 출력으로 디지털 펄스(Digital Pulse)를 내보내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비행시간 측정이 용이하다. 이뿐만 아니라, 아주 미세한 시간차를 잡아낼 수 있는 특성도 갖고 있어 ㎜~㎝ 범위에서도 ‘심도 분해능(Depth Resolution)’11)을 얻을 수가 있다.

9) 단광자(Single Photon): 고전적 전자파에 대비되는 양자화된 전자파인 빛의 단일 입자를 의미함.
10) 항복 전압(Breakdown Voltage): PN 접합에 가하는 역방향 전압의 크기가 어느 한계를 넘으면 전자 사태(Avalanche)를 일으켜 큰 전류가 흐르게 되는데, 이때의 전압을 항복 전압이라고 함.
11) 심도 분해능(Depth Resolution): 아주 밀접한 차이로 서로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SPAD 기반 D-ToF 센서의 경우 스위스의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영국의 에든버러대학교(University of Edinburgh) 등에서 선도적으로 연구개발을 하며 성공적으로 그 성능을 검증해왔다. 또한 이러한 기술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에서 발 빠르게 채택해 근접 센서(Proximity Sensor)를 출시하고, 다양한 스마트폰에 그 제품을 탑재해왔다.

이미지센서에서 성능 향상을 위해 후면조사(Backside Illumination, BSI) 방식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돼 왔듯이, SPAD 기반 D-ToF 센서 분야에서도 선도 그룹들을 위주로 3D-stacked BSI SPAD array 연구가 진행돼 왔다.12)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애플과 소니가 협업해 더 우수한 성능의 3D-stacked BSI SPAD 기반 D-ToF 센서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애플의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에 탑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연구진이 D-ToF 센서의 필수 요소인 SPAD 기술을 선도적으로 연구해오며 관련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차세대 3D-stacked BSI D-ToF 센서에 대한 연구개발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소니는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던 소프트키네틱 시스템즈를 인수했기에 I-ToF 센서 시장을 조기에 장악할 수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와 같이 우수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국내 이미지센서 및 반도체 기업들이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연구진들과 적극적으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면, 추후 D-ToF 센서 및 LiDAR 센서 시장을 선도하며 전세계적으로 매우 큰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2) 관련 레퍼런스
https://doi.org/10.1109/IEDM.2016.7838372
https://doi.org/10.1109/IEDM.2017.8268405
https://doi.org/10.1109/ISSCC.2018.8310201
https://doi.org/10.1109/ISSCC.2019.8662355
https://doi.org/10.1109/JSSC.2019.2938412
https://doi.org/10.1109/IEDM13553.2020.9371944
https://doi.org/10.1109/ISSCC42613.2021.9365961
https://doi.org/10.1109/ISSCC42613.2021.9366010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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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반도체 기술] 초저전력 차세대 자기메모리 기술의 현주소 /ultra-low-power-next-generation/ /ultra-low-power-next-generation/#respond Thu, 03 Dec 2020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ultra-low-power-next-generation/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류가 지난 30년간 축적한 정보는 지난 5,000년간 만들어 온 지식의 양보다 훨씬 많으며, 이 정보량은 3개월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다. 2020년 현재 인류가 생성한 총 정보의 양은 40제타바이트(Zetabyte)1)로 추산되고 있으며, 향후 빅데이터(Big Data), 소셜네트워크(SNS),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등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2) 으로 생성되는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 Zeta는 10해(10의 21승)를 의미하는 수의 단위이고, Byte는 데이터의 크기를 표현하는 단위다. 킬로바이트(KB), 메가바이트(MB), 기가바이트(GB), 테라바이트(TB), 페타바이트(PB), 엑사바이트(EB), 제타바이트(ZB) 순으로 단위가 점점 커지며, 단위가 바뀔 때마다 데이터의 크기가 1,000배씩 증가한다.

2) 컴퓨터와 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을 의미한다. 이때 유비쿼터스는 ‘어디나 존재한다’는 라틴어 ‘ubique’에서 유래한 용어다.

이에 따라 모바일 기기 등 각종 전자 제품들은 작아지고(초소형), 전력 소모가 줄고(초전력), 속도가 빨라지는(초고속)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이나 IoT와 결합해 지능형 기기로 발전하고 있다.

정보를 저장하거나 처리하는 반도체 소자 역시 작은 크기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축적하기 위해 그 크기가 수 나노미터(nm) 수준으로 미세해지고 밀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제조 공정이 복잡해졌고, 발열 등으로 인한 전력 소모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에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전자의 전하(Charge)3) 를 이용한 기존 반도체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이를 위해 많은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지금까지 개발된 차세대 저전력 반도체 기술 중에서는 전자의 스핀(Spin)4) 을 이용한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기술5)이 초저전력을 실현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3) 전기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의 물리적 성질 또는 물리량(물질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양). 모든 입자는 양성(+), 음성(-), 중성 중 하나의 성질을 띈다.

4) Spin은 입자의 기본성질을 나타내는 물리량 중 하나다. 입자의 고유한 각운동량(회전하는 물체의 회전운동의 세기 또는 운동량)으로, 크기와 방향을 갖는다. 전자가 핵 주위를 도는 운동 외에 자기 무게중심을 지나는 축을 중심으로 회전운동을 하는데, 이때 이 자전(自轉)운동을 ‘스핀’이라고 한다.

5) 전자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는 현상을 0과 1의 디지털 신호로 구분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의 전자공학 기술.

전자가 가지는 두 가지 물리량(Physical Quantity)6)인 전하와 스핀을 동시에 이용하는 이 기술은 스핀의 방향에 따라 소자의 저항이 변화하는 방식으로 구현돼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류가 흐를 때 소자 내에서 열이 발생하지 않아 전력 소모가 매우 적다. 따라서 스핀을 이용한 자기메모리(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MRAM)는 향후 반도체 기술과 결합해 초저전력 차세대 정보저장 소자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6) 길이, 무게, 점성, 질량, 온도, 용량 등으로 설명되는 물질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양.

초기 자기메모리(MRAM)의 원리와 한계

MRAM의 핵심적인 부분은 메모리 회로의 디지트 라인(digit line)7)과 비트 라인(bit line)8)의 교차점에 위치한 자기터널접합(magnetic tunnel junction, 이하 MTJ)이다. MTJ는 기본적으로 (자성)고정층, 절연막, (자성)자유층으로 이뤄지는 삼층 구조다. 이때 자화(Magnetiztion)9)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는 자성층을 자유층, 쉽게 바꾸지 못하도록 고정돼 있는 자성층을 고정층이라고 한다.

7) 정보를 입력하기 위한 전기 회로.

8) 저장된 정보를 읽어내기 위한 전기 회로.

9) 자성을 띄지 않는 물체가 자성을 갖게 되는 것. 자성체는 N극에서 S극으로 자화 방향이 결정된다.

MTJ의 핵심 특징은 두 자성층의 상대적인 자화 방향에 따라 소자의 저항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소자는 MTJ를 구성하는 두 자성층의 자화 방향이 서로 평행한(parallel) 방향으로 정렬되면 낮은 전기 저항값을, 서로 평행하지 않은(anti-parallel) 방향으로 정렬되면 높은 저항값을 가진다.

평행하지 않을 때의 높은 저항값을 RAP, 평행할 때의 낮은 저항값을 RP, 두 값의 차이를 ΔR(ΔR=RAP–RP)이라고 하면, 자기저항비(magneto-resistance, MR ratio)는 일반적으로 ΔR/RP로 정의된다. 어떤 자성 물질과 절연막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자기저항비가 결정되며, 보통 수십에서 수백 %의 값으로 나눈다.

장준연자기메모리-02.jpg

▲ MRAM에서 외부 자기장 변화에 따른 자기터널접합(MTJ)의 저항 변화

MRAM은 자기장이 0인 상태에서 RAP와 RP가 서로 다른 상태를 이용해 이진법의 ‘1’과 ‘0’으로 정보를 저장한다. 위 그래프에서 x축은 외부에서 인가하는 자기장(Oersted field)을, y축은 전기저항 수준을 각각 의미하는데, x=0에서 RP는 650ohm10), RAP는 1,400ohm의 서로 다른 두 개의 전기 저항을 가진다. 이를 이용해 RP는 0으로, RAP는 1로 인식시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반대로 MTJ에 기록된 정보를 읽기 위해서는 MTJ의 저항 상태를 측정하면 된다.

10) 전기의 저항을 표시하는 단위. 1ohm은 횡단면이 1㎟이고 길이가 106㎝인 수은주의 전기저항값을 의미한다.

이때 정보를 저장하려면 MTJ 내 자유층의 자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초기 MRAM은 디지트 라인에 전류를 흘려 여기에서 유발되는 자기장으로 자유층의 자화 방향을 전환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집적도가 점점 증가하면서 인접 셀(Cell)의 정보가 읽히는 간섭 현상이 발생하고 방향 전환에 필요한 요구 에너지가 높아져, 64킬로바이트(KB)급을 한계로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스핀전달토크 메모리(STT-MRAM)의 원리와 장단점

이러한 MRAM의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한 것이 바로 스핀전달토크 자기메모리(Spin Transfer Torque 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이하 STT-MRAM)다. STT-MRAM은 디지트 라인에 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발생시켜 자유층의 자화 방향을 전환하는 기존 MRAM의 방식과 달리, MTJ에 직접 전류를 흘려 자유층의 자화 방향을 전환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스핀전달토크(spin transfer torque, STT)이다.

고정층에서 자유층 방향으로 MTJ에 전류를 흘리면 전도전자(Conduction Electron)11)가 고정층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자기교환결합에너지(Magnetic exchange coupling energy)12)의 영향으로 전도전자의 스핀 방향이 고정층의 스핀 방향(화살표 방향)으로 정렬된다. 이렇게 스핀이 한 방향으로 정렬한 전류를 스핀분극전류(Spin-Polarized Current)라고 부른다.

11) 어느 특정 원자에 속박되어 있지 않고 공간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

12) 인접 스핀 사이의 자기상호작용을 기술하는 에너지. 인접 스핀과 같은 방향의 스핀을 가질 때 낮은 에너지를 가진다.

이 스핀분극전류가 자유층에 들어가면, 자유층의 자화 방향(위 그림에서 비스듬하게 표현돼 있는 화살표)으로 정렬된 자유층 내부의 스핀 전자와 고정층의 자화 방향(위 그림에서 수직으로 표현돼 있는 화살표)으로 정렬된 상태로 유입된 전도전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자유층 통과 직전과 직후 전도전자의 스핀 방향이 달라진다.

이처럼 스핀 방향이 변화할 때 걸린 시간이 ‘토크(torque)’인데, 스핀분극된 전도전자가 충분히 자유층에 유입돼 일정 수준 이상의 토크를 가하면 자유층의 자화 방향을 고정층과 동일한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고, 이런 방식으로 정보를 저장하게 된다. 이렇게 두 자성층의 자화 방향이 서로 평행한(parallel) 방향으로 정렬되면 소자는 낮은 저항값을 갖게 된다.

저장한 정보를 지우기 위해서는 자화 방향을 평행한 상태에서 다시 평행하지 않은 상태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전과 반대로 전자를 자유층에서 고정층으로 흘려주면 된다. 위 그림 오른쪽에서 볼 수 있듯이 전도전자가 자유층에서 고정층으로 이동할 경우, 고정층과 같은 자화 방향의 스핀을 가진 전자는 고정층으로 통과하고, 그렇지 않은 전자는 반사돼 자유층으로 되돌아온다. 이 전자들이 자유층의 자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토크를 작용함으로써 자유층의 자화 방향을 역전시켜, 두 자성층의 자화 방향을 평행하지 않은 상태로 정렬할 수 있다. 이때 소자는 반대로 높은 저항값을 갖게 된다.

▲ STT-MRAM에서 전류를 인가(Application, 전기회로의 단자 사이에 전원 전압을 가하는 행위)할 때 자기터널접합(MTJ)의 저항 변화

위 그림은 STT-MRAM의 MTJ에 전류를 흘려 자유층의 자화 방향을 바꾸면서 측정한 자기저항값이다. RP는 650ohm, RAP는 1,400ohm으로 디지트 라인에 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기존 MRAM 방식과 측정값이 동일함을 확인할 수 있다.

STT-MRAM에서 저장된 정보를 읽어내려면 MRAM과 마찬가지로 MTJ의 저항값을 측정하면 된다. STT-MRAM과 MRAM의 차이점은 전류를 인가해 정보를 기록하는 방식뿐이지만, 이를 통해 MRAM의 단점으로 지목됐던 집적도 한계와 인접 셀 간섭현상을 완전히 극복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를 구현할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스핀-궤도토크 메모리(SOT-MRAM)의 원리와 장단점

전류가 흐르는 도체에 자기장을 인가하면 전류와 자기장의 방향과 수직이 되는 방향으로 전압이 유발되는데 이를 ‘홀 효과(Hall effect)’라고 한다. 또한 ‘스핀 홀 효과(spin Hall effect)’는 외부 자기장을 인가하지 않아도 강한 스핀-궤도 상호작용(Spin-orbit Interaction, 이하 SOI)을 갖는 물질에서 홀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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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탈럼(Ta), 텅스텐(W), 백금(Pt) 등 SOI가 큰 물질에 상하 방향으로 전류를 인가하면 전도전자는 위 그림처럼 왼쪽에서 스핀 업(spin up, 스핀 방향이 위쪽으로 형성된) 전자, 오른쪽에서 스핀 다운(spin down, 스핀 방향이 아래쪽으로 형성된) 전자로 각각 분리되고, 스핀 업 전자 쪽에서 스핀 다운 전자 쪽으로 수평 방향의 스핀 전류가 발생한다. 이때 이 스핀 전류로 MTJ 자유층의 자화 방향이 전환되도록 유도할 수 있는데, 이를 스핀-궤도토크 메모리(Spin-orbit Torque 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SOT-MRAM)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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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RAM, STT-MRAM, SOT-MRAM의 회로 구조 비교

자기터널접합에 수직으로 전류가 직접 인가되는 STT-MRAM과 달리, SOT-MRAM은 MTJ 셀 하부의 SOI가 큰 물질층에 수평 방향으로 전류를 주입하면 스핀 홀 효과에 의해 수직 방향으로 분극된 스핀 전류가 자유층의 자화 방향을 전환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특히 SOT-MRAM은 STT-MRAM 대비 같은 스핀을 갖는 전도전자를 더 많이 생성해 자성층으로 주입할 수 있다. 그만큼 토크가 강하고 자유층의 자화 방향을 더 쉽게 전환할 수 있어, 처리 속도가 더 빠르고 전력 소모도 훨씬 더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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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메모리 반도체에서 1개의 비트(bit)를 프로그램하는 데 드는 에너지 소모량을 비교한 표

90nm 공정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일반적인 MRAM에서는 120pJ13)의 큰 에너지가 사용되는 데 반해, STT-MRAM에서는 0.4pJ의 에너지만 소모된다. 90nm보다 더 좁은 선폭의 공정을 사용할 경우 두 기술 사이의 격차는 더 커진다. 이 같은 STT-MRAM의 저전력 특성은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SOT-MRAM의 전력 소모량은 STT-MRAM 대비 약 10분의 1로, 전력 소모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3)  J(Joule)은 에너지의 단위로 1J은 물체에 1N의 힘을 가해 물체가 힘의 방향으로 1m 이동했을 때의 에너지량을 의미한다. pJ은 1조분의 1J을 의미하는 단위로 pico Joule의 약자다.

현대 폰노이만(Von Neumann) 컴퓨터 기술 체계에서는 프로세서(0.1ns)14)의 동작 속도와 메인 메모리(10-100ns) 및 스토리지 메모리(0.1-10ms)15)의 동작 속도 사이에 격차가 있다.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 캐시(Cache)16)부터 메인 메모리에 이르는 넓은 영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1-10ns의 동작 속도가 필요한데, 현재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후보군 중 이를 만족하는 기술은 STT-MRAM(10ns)과 SOT-MRAM(1-10ns)뿐이다. 그 중에서도 SOT-MRAM의 전력 소모 수준이 가장 낮아, 차세대 메모리에 가장 가까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14) nano second. 10억분의 1초를 나타내는 단위.

15) micro second. 100만분의 1초를 나타내는 단위.

16) 주기억장치와 중앙처리장치 사이에 설치돼, 주기억장치에 읽어들인 명령이나 프로그램을 임시로 보관하는 버퍼 형태의 고속 기억 장치.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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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반도체 기술] 스커미온 기반 차세대 컴퓨팅 뉴로모픽 소자 개발 /skirmion-based/ /skirmion-based/#respond Sun, 09 Aug 2020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skirmion-based/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을 대신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물을 인지하거나 행동을 결정하는 초저전력 AI 전용 반도체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의 컴퓨팅 방식은 한정된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데에는 적합하지만, 막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처리하고 알아서 판단하는 AI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폰-노이만(Von-Neumann) 컴퓨팅은 정보를 처리하는 프로세서와 처리된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가 분리된 구조로,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생기는 지연 시간과 높은 에너지 소모로 인해 AI에 적용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컴퓨팅 방식이 인간 두뇌의 신경망을 모사한 뉴로모픽(Neuromorphic) 컴퓨팅이다. 이 방식은 프로세서 역할을 하는 뉴런(Neuron)을 모방한 소자와 메모리 역할을 하는 시냅스(Synapse)를 모방한 소자가 병렬 구조로 형성돼 있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지연 시간 없이 매우 낮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에 AI 기술 개발을 위해 뉴로모픽 구조를 구현한 하드웨어 시스템의 개발이 매우 절실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기술의 발전으로 뉴로모픽 시스템 개발 박차

뉴로모픽 소자(Neuromorphic Chip)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지만, 뇌에서 일어나는 신호전달 과정을 기존의 반도체 소자로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 뚜렷한 발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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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 신경계에서는 자극이 뉴런*의 수상돌기에 전달되면 뉴런은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고, 축색돌기 말단에서 자극의 크기(신호의 세기)에 비례해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시냅스*를 거쳐 다른 뉴런의 수상돌기에 존재하는 수용기(Receptor, 인체가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기관과 세포의 총칭)에서 받아들여지고, 이때 전기 신호는 화학적 신호로 바뀌어 신경전달물질에 저장됐다가 수용기에서 다시 전기 신호로 변환된다.

* 뉴런 : 전기를 발생시켜 다른 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계의 단위. 핵이 있는 신경세포체, 다른 뉴런으로부터 신호를 받는 수상돌기, 다른 뉴런에 신호를 주는 축색돌기로 구성돼 있다.
* 신경전달물질 :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분비되는 물질이다
* 시냅스 : 한 뉴런의 축색돌기 말단과 다음 뉴런의 수상돌기가 만나는 부분으로, 뉴런과 뉴런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신경전달물질을 보관하고 있다가 자극이 전달되면 세포막과 융합해 시냅스 공간으로 신경전달물질을 내보내는 ‘시냅스 소포(소낭)’, 축색돌기와 수상돌기 사이의 공간을 의미하는 ‘시냅스 공간’, 각 돌기의 말단을 의미하는 ‘시냅스 전/후 막’이 시냅스로 구분된다.

뉴로모픽 소자를 구성하는 요소 중 시냅스를 모방한 소자는 정보가 소멸하지 않는 비휘발성 특성을 가지면서 여러 단계의 시냅스 신호 강도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시냅스가 실제 수행하는 학습방식을 쉽게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소자에 요구되는 특성은 두 가지로, 인가되는 전압에 따라 저항값이 변화하는 트랜지스터의 특성과 동시에 일정 시간 이를 저장하는 메모리 특성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이런 특성을 갖는 소자를 메모리(Memory)와 트랜지스터(Transistor)의 합성어인 ‘멤리스터(Memristor)’라고 부른다.

전자의 회전(Spin)을 이용한 자기 메모리(Magnetic Memory) 소자는 뇌의 핵심 구성요소인 시냅스와 뉴런의 기능을 소자 레벨에서 구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멤리스터 소자로 평가받고 있다. 자기 메모리 소자는 비휘발성이고 초고속으로 정보를 입출력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높은 집적도를 가지고 있고, 뉴로모픽 소자에 요구되는 신호의 가소성(고체가 외부에서 탄성 한계 이상의 힘을 받아 형태가 바뀐 뒤 그 힘이 없어져도 본래의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는 성질), 선형성(어떤 양의 변화가 다른 양의 변화에 비례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성질), 대칭성(각 신호가 대칭을 이루는 성질)등을 용이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최근 이러한 자기 메모리 소자가 가지는 장점을 바탕으로 뉴로모픽 연구가 시작됐다. 그 핵심이 바로 스커미온(Skyrmion, 소용돌이 모양으로 스핀들이 배열되어 형성되는 스핀 구조체)을 이용한 시냅스 소자다.

스커미온 기반 자기 메모리 소자, 핵심은 ‘자유로운 스커미온 생성과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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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미온을 정보 저장 단위로 사용하는 스커미온 기반 자기 메모리 소자(아래)와 소용돌이 모양으로 회전하는 스커미온(위)의 모식도

스커미온은 축(Spindle)이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형으로 배열된 입자 형태의 독특한 스핀 구조체다. 스커미온은 외부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형태나 구조를 유지해 구조적 안정성이 뛰어나고, 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크기와 전기적으로 생성한 스커미온의 개수 조절 및 소멸이 용이한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특성은 메모리, 논리 소자(계산기의 중앙처리 장치 속에 펄스 전압의 높은 레벨을 1, 낮은 레벨을 0로 설정한 디지털 부호에 대응시켜 논리 연산을 하는 기능을 갖춘 반도체 소자), 통신 소자 등 차세대 전자 소자에 적용하기에 매우 유용하다. 특히 스커미온은 펨토줄(fJ)*수준의 낮은 전력으로 스커미온 생성 개수 조절이 가능해, 초저전력 뉴로모픽 소자로서 주목받고 있다.

* 펨토줄(fJ): 펨토(femto)는 10-15을 나타내는 접두어 이며, 줄(Joule)은 1J은 물체에 1N의 힘을 가해 물체가 힘의 방향으로 1m 이동했을 때 힘이 물체에 해준 일(work)의 양으로 J로 표기한다

스커미온을 메모리 소자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보 저장의 기본단위(bit)인 각각의 스커미온을 원하는 위치에 생성하고 소멸시킬 수 있어야 하며, 생성된 스커미온을 매우 높은 효율로 이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스커미온 자기 메모리 소자는 자성체(FM, Ferromagnetic Material)와 중금속(HM, Heavy Metal)의 다층박막으로 이루어진 채널 양쪽에 금(Au) 전극이 연결된 형태를 갖고 있다. 이 소자는 자성체에 인접한 도체 속 전자의 공전 궤도가 자성체의 회전 방향을 바꾸는 현상을 이용해 중금속에 전류를 인가함으로써, 인접한 자성체에 스커미온을 원하는 만큼 생성하고(Writing) 이동시키고(Jmoving) 지우면서(Erasing) 스커미온의 전기적 정보를 읽을(Reading)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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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전류 펄스(Pules,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큰 진폭을 내는 전압이나 전류 또는 파동)를 인가해 스커미온을 생성하고, 왼쪽으로 전류 펄스를 가할 때 스커미온이 왼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방사광가속기의 주사X-선 현미경*을 이용해 연속적으로 관찰한 것이다.

* 방사광가속기의 주사X-선 현미경: 가속기에서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태양 빛 밝기의 100억 배에 달하는 밝은 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인 방사광가속기에서 방사되는 빛은 적외선에서 X-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그중 X선을 주사해 물질의 표면 정보를 관찰하는 측정장비이다.

(a)에서는 전류펄스를 인가하자 파란 원과 노란 원으로 표시한 스커미온이 생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에서는 펄스를 가해 두 스커미온이 왼쪽으로 이동하자 (a)에서 볼 수 없었던 빨간 원으로 표시한 스커미온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c)와 (d)에서는 3개의 스커미온이 계속 왼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스커미온의 이동속도는 인가한 전류 펄스 크기에 따라 달라지나 대략 50m/sec로 측정됐다.

KIST, 새로운 인간의 신경계 모사 방식 ‘스커미온 기반 인공 시냅스 소자’ 개발 성공

한국과학기술원(KIST, 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과 IBM 공동연구팀은 스커미온의 개수에 따라 시냅스 가중치를 조절할 수 있는 ‘스커미온 기반 인공 시냅스 소자(이하 스커미온 시냅스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시냅스 가중치란 전기적인 신호를 인접한 뉴런으로 전달하는 신호 전달 능력을 의미한다. 각 스커미온은 고유한 전기 저항을 가져, 스커미온 개수에 따른 저항 변화를 아날로그적으로 조절하고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뉴로모픽 반도체와 완전 다른 작동 구조를 갖는 시냅스 소자를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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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신경계의 신호 전달 물질 분비에 따른 시냅스 강도의 변화를 스커미온의 생성 개수로 모방을 한 스커미온 시냅스 소자 모식도

인간의 신경계에서는 감각신경 등을 통해 입력된 신호가 누적돼 막전위(Membrane potential, 세포막 안쪽과 바깥쪽의 전위차)가 일정 임계값 이상이 되면 뉴런에서 수십 mV(전력 단위. 1,000분의 1V)의 전기신호가 스파이크 형태로 발생한다. 이 신호의 크기에 따라 시냅스 내 신경전달물질인 나트륨(Na+), 칼슘(Ca+) 등의 이온이 다음 뉴런으로 이동하며 전기신호를 전송한다.

이때, 다음 뉴런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받는 수용기의 농도가 변화하면서 시냅스 가중치도 변화한다. 중요한 정보일 경우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분비되고, 이는 시냅스 가중치를 증가시켜 전기신호의 크기를 증가시킨다. 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할 때는 신경전달물질이 적게 분비되고 시냅스 가중치도 적어, 기억이 오래가지 못한다. 연구진은 인간 두뇌의 신경전달 물질과 동일한 원리로 스커미온의 수를 조절함으로써 시냅스 가중치를 변화시킬 수 있음에 착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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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커미온 생성 개수 조절을 통한 인공 시냅스 소자의 가중치 변화 모습(왼쪽)과 인공 시냅스 소자의 전체 시냅스 가중치 특성을 나타내는 결과(오른쪽)

실제로 연구진은 스커미온 시냅스 소자에서 시냅스 가중치가 증가해 전달된 신호가 장시간 유지되는 신호 특성(Potentiation)과 시냅스 가중치가 감소해 신호전달 능력이 감소하는 신호 특성(Depression)을 각각 측정한 결과, 생성되는 스커미온의 숫자에 따라 전기 저항이 연속적으로 변화함을 확인했다.

이 소자는 시냅스 소자의 AI 인식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손글씨 숫자 패턴(MNIST, Modified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손으로 쓴 숫자들로 이루어진 대형 데이터베이스로 다양한 화상 처리 시스템과 기계 학습 분야의 트레이닝 및 테스트에 사용) 인식 학습을 진행했을 때도 90%의 높은 인식률이 측정됐다. MNIST 인식 학습이란 각각 28×28 픽셀 크기를 갖는 0~9 사이의 숫자 이미지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하는 시각 정보 인식 학습이다. 기존 인공 시냅스 소자는 이와 유사한 수준의 인식률을 얻기 위해 수십만 번의 반복 학습이 필요했지만, 이번에 개발한 스커미온 기반 인공 시냅스 소자는 1만 5,000회의 학습만으로 숫자 인식이 가능했다. 인식에 필요한 소자의 전력 소모가 기존 시냅스 소자 대비 10배 이상 감소한 것.

스커미온 시냅스 소자의 등장, 초저전력 뉴로모픽 소자 개발 앞당길 듯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소자가 전기적으로 제어되는 스커미온의 개수에 따라 시냅스 가중치를 제어함으로써 신경전달물질의 양으로 시냅스 가중치를 조절하는 인간의 뇌를 가장 밀접하게 모방했음을 의미한다. 기존 저항메모리(RRAM)*나 상변화메모리(PRAM)* 기반 시냅스 소자와 비교했을 때, 낮은 동작 전압, 높은 인식 정확도 등 우수한 특성들을 확인했다.

* RRAM(Resistive RAM):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의 한 종류. 부도체 물질에 충분히 높은 전압을 가하면 전류가 흐르는 통로가 생성되어 저항이 낮아지는 현상을 이용해 1과 0을 인식시키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메모리 반도체이다.
* PRAM(Phase-change RAM): 상 연화 물질이 결정질 상태로 변화될 때 그 전기적 특성의 차이를 활용해 1과 0을 인식시키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메모리 반도체. 빠른 동작 특성과 비휘발성 등 장점을 두루 갖춰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인간 뇌 신호전달 과정을 그대로 모사한 유일한 스커미온 시냅스 소자는 기존 소자들과는 다른 작동원리로 인하여 매우 낮은 전압으로도 작동하며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을 가진다. 이러한 연구성과는 뉴로모픽 소자 개발 연구 분야를 선도함과 동시에, 초저전력 뉴로모픽 소자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실험실 수준에서 스커미온의 작동과 시냅스 소자로 사용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향후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류의 높은 On/Off 비율(1,000% 이상) △100나노미터 이하의 작은 비트 셀(bit cell, 하나의 단일 비트가 기록되는 자기 테이프의 길이, 디스크의 면적 또는 직접 회로의 일부) 면적 구현 △대량 생산을 위한 자성박막(Magnetic thin-film, 강자성체를 진공 증착이나 전기도금에 의해 형성한 얇은 막) 및 소자 공정 최적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하지만 스커미온 생성과 이동 등 제어가 용이한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고 자기 터널 접합(Magnetic Tunnel Junction, 2개의 자성체 판이 부도체 판으로 분리돼 샌드위치 구조를 가지는 접합 방식) 소자와의 접목을 통해 전류의 On/Off 비율 개선과 공정 최적화에 집중한다면, 5년 안에 스커미온 기반 시냅스 소자를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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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반도체 기술] 질화갈륨을 대체할 청색광 반도체 소자기술 개발 /to-replace-gallium-nitride/ /to-replace-gallium-nitride/#respond Sun, 10 May 2020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o-replace-gallium-nitride/ 반도체를 이용한 LED가 모든 색(full color)을 표시하고 백색광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빛의 3원색인 적색, 녹색, 청색 LED가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1950~1960년대 개발된 적색, 녹색 LED와 달리 청색 LED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졌음에도 1990년대까지 개발에 난항을 겪었다. 청색 LED를 구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질화갈륨(GaN)의 품질이 낮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

그럼에도 학계와 업계가 청색 LED 개발에 매달린 이유는 적색, 녹색, 청색 LED로 만든 백색 LED가 기존 전등보다 4~10배 밝아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최대 사용기간 역시 10만 시간으로 기존 전등보다 10~100배 길기 때문이다.

청색 LED와 관련된 오랜 연구에 마침표를 찍은 건 메이조대학교 아카사키 이사무 종신교수 등 3명의 일본 과학자이다. 이들은 1992년 질화갈륨 박막을 고품질로 만드는 기법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P형 도핑 기술을 개발해 처음으로 청색 LED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들은 이 연구 성과로 201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고, 이후 일본은 청색 LED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중 최근 국내 KIST(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한국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청색 LED 반도체에 사용했던 질화갈륨을 대체하는 새로운 소자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구리(Cu)와 요오드(I) 등으로 이뤄진 요오드화 구리(CuI) 반도체를 주 소재로 구리할로겐 화합물 반도체 기술 개발에 성공해, 고효율로 청색광을 발광할 수 있는 소자 기술을 확보한 것. 국내 학계와 업계에선 이 기술을 통해 대한민국이 청색 LED 시장을 주도하는 밝은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 받던 ‘질화갈륨’, 대체재가 필요했던 이유는?

실리콘 대신 질화갈륨을 기반으로 전자소자를 만들면 전력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초저전력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또한, 질화갈륨은 청색 영역뿐만 아니라 이보다 파장이 더 짧은 자외선 영역도 발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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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질화갈륨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자제품 및 고주파장치에 핵심소재로 우리 실생활에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신호 변환(switching) 속도가 빠르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율도 적어, 고주파용 고출력 통신 시스템, 자동차용 전력 시스템, 극한환경용 반도체로 그 활용 범위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질화갈륨 웨이퍼 가격이 떨어지고 실리콘 기판 위에도 질화갈륨 박막을 성형해 성장하는 기술들이 개발됨에 따라 관련 시장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실리콘과 질화갈륨의 원자간 거리가 멀어 사파이어 기판 위에 질화갈륨 박막을 성장시켜야 했지만, 최근 실리콘과 질화갈륨의 원자간 거리를 좁혀 실리콘 위에도 깨지지 않게 질화갈륨 박막을 성장하는 기술이 개발된 것. 이를 통해 기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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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질화갈륨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0년 이후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이며 현재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Semiconductor today는 2023년까지 글로벌 시장이 55%의 가파른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질화갈륨도 단점이 있다. 질화갈륨은 가격이 비싸고 집적도가 높은 IC회로(Integrated Circuit, 하나 이상의 트랜지스터와 다른 전자 요소를 포함하는 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질화갈륨을 구성하는 갈륨(Ga)과 질소(N) 원자간 내부 전기장(electrostatic field)이 높고 전자(electron)와 정공(hole, 반도체 내 전자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의 결합 에너지(exciton-binding energy)가 낮아, 양자효율(전기를 빛으로 변환할 때의 효율)도 떨어진다. 또한, 사파이어(Al₂O₃)나 탄화규소(SiC) 기판과 원자간 거리 차이가 커 박막 제조 시 결함이 많이 발생하고, 이것이 소자의 수명과 특성을 저해한다.

이에 더해 질화갈륨은 청색 LED에 필요한 p형 반도체로의 도핑(doping)도 어렵다. 반도체 결정에 불순물을 첨가해 저항을 감소시키는 것을 도핑이라고 하는데, 이때 결합에 기여하고 남은 정공 수가 많은 것이 p형 반도체, 전자 수가 많은 것이 n형 반도체다. 질화갈륨은 과잉 전자가 많은 n형 반도체 특성을 보이며, 이런 이유로 p형 반도체로 도핑하는 과정이 까다롭다.

* ‘GaN semiconductor devices market size, share & trends analysis reports’ by Grand view research(2018)

질화갈륨 대신 요오드화 구리 사용한 국내 원천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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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연구진은 질화갈륨의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개발을 위해 요오드화 구리에 주목했다. 그동안 요오드를 비롯한 원소주기율표 1-7족 물질들은 강한 전기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원자간 결합 강도가 높아, 반도체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다. 원자간 결합 강도가 낮아야 전자가 이동하며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반도체 소재 기술 연구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요오드화 구리는 질화갈륨과는 달리 내부전기장이 작고 결합에너지가 높아 광전변환(명암이나 채도 등의 정보를 전기적 신호로 바꾸는 것) 효율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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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 기판 위에 성장한 요오드화 구리 박막 단면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결함밀도가 적고, 단결정 실리콘과 단결정 요오드화 구리의 결정대칭성이 뚜렷하다.

또한, 요오드화 구리의 결정구조는 실리콘과 동일하고 원자간 거리도 유사해 저렴한 실리콘 기판에 적은 결함으로 박막 성장이 가능하다. 요오드화 구리 박막 성장 온도도 실리콘 소자 공정에 사용되는 온도(300도 이하)와 유사해 열화 없이 실리콘 반도체 공정에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요오드화 구리 박막은 특이하게도 p형 반도체 특성을 갖고 있다. 질화갈륨이 n형 반도체로, p형 도핑이 어려운 점과 비교하면 매우 큰 장점이다. 연구진은 여기에 착안해 n형 알루미늄질화갈륨(AlGaN)과 p형 요오드화 구리를 접합한 하이브리드 LED를 제작, 청색을 발광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요오드화 구리는 높은 양자효율을 가져 신뢰성 높은 고성능 청색 발광 소자를 제작할 수 있으므로 향후 질화물 반도체를 대체해 고효율 광소자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대면적 실리콘(Si) 기판에 직접 성장 가능하고 고온의 박막성장공정 및 장치가 필요 없어, 질화갈륨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도 사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발광 파장 확대 등 효율 증대를 위해 요오드화 구리와 염화구리로 이뤄진 LED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상용화를 위해서는 요오드화 구리 박막의 고품질화,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 최적화, 관련 장비 개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

이 기술은 무엇보다 순수 국내연구진이 구리할로겐계 반도체의 우수성에 대한 이론적 예측을 최초로 보고하고 실증함으로써 원천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술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새로운 청색 및 자외선 광원으로 수년 내 상업적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질화갈륨을 대체하는 새로운 발광반도체용 소재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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