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Mon, 17 Feb 2025 07:08:54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스마트폰 – SK hynix Newsroom 32 32 [All Around AI 5편] 스마트폰과 온디바이스(on-device) AI의 미래 /all-around-ai-5/ /all-around-ai-5/#respond Tue, 24 Sep 2024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all-around-ai-5/

우리 삶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AI를 알고, 이해하고 또 활용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AAA – All Around AI>에서 AI 기술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앞선 두 회차에서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계 학습)과 딥러닝(Deep Learning, 심층 학습)의 개념 및 주요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AI 시대에 스마트폰과 온디바이스 AI의 결합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시리즈 순서>
① AI의 시작과 발전 과정, 미래 전망
② AI 알고리즘의 기본 개념과 작동 원리
③ 머신러닝의 이해
④ 딥러닝의 이해
⑤ 스마트폰과 온디바이스(on-device) AI의 미래
⑥ 생성형 AI의 개념과 모델

휴대전화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단순히 ‘통화 기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발전했고, 이제는 삶의 모든 영역을 관리하는 개인 비서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AI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폰의 기능을 한층 더 향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디바이스 AI는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자체에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실시간에 가까운 처리 속도, 높은 수준의 개인 정보 보호,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 같은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온디바이스 AI란 무엇일까?

온디바이스 AI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 반대 개념인 클라우드 기반 AI를 알아야 한다. 대다수 일반적인 AI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GPT-4, 클로드(Claude) 3.5, 코파일럿(Copilot) 같은 AI 서비스는 모두 대규모 데이터 센터에서 운영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터넷 연결이 끊기거나 클라우드 자체가 마비되면 AI를 사용할 수 없다는 큰 단점이 존재한다. 또한, 클라우드 AI는 사용자의 질문과 데이터가 모두 클라우드로 전송되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데이터 전송에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온디바이스 AI는 규모가 작아 기능이 다소 제한적일 수 있지만, 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고도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앞서 언급한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All Around AI 5편] 스마트폰과 온디바이스(on-device) AI의 미래_이미지_AI_기타_2024_01

▲ 그림 1. 온디바이스 AI의 구성요소

온디바이스 AI는 크게 세 가지 구성 요소로 이뤄진다[그림 1 참고]. 첫 번째 구성 요소는 디바이스로, 이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디바이스는 스마트폰, PC/노트북, 자동차, 공장 자동화 기기 안의 IoT 디바이스, 그리고 신호등이나 주차장에 설치된 센서 등 다양한 시스템이다.

두 번째 구성 요소는 디바이스 내장 AI다. AI는 크게 전통적인 AI와 생성형 AI로 구분된다. 전통적인 AI는 주로 이미지나 영상 인식 같은 간단한 분류 작업을 수행하며, 한 가지 일만 처리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반면, 생성형 AI는 하나의 AI가 번역, 통역, 이미지 인식, 음성 대화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 기술 중 하나인 거대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은 기존 AI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여 많은 관심을 끌었다. 생성형 AI는 점점 소형화되어 이제는 스마트폰에도 탑재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 구성 요소는 온디바이스 AI의 용도다. 모든 AI는 크게 두 가지 작업 단계를 가진다.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단계인 ‘학습(training)’과 학습이 완료된 모델에 실데이터를 입력해 결과를 도출하는 ‘추론(inference)’이다. 그런데 온디바이스 AI는 추론과 학습 가능성에 따라 두 가지 용도로 나뉜다. 현재까지 온디바이스 AI는 하드웨어 제약 때문에 추론만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 하드웨어가 발전하면, 학습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마트폰용 생성형 AI의 크기는 작지만, 거대한 클라우드 컴퓨터에서 학습한 결과물을 활용할 수 있다. 만약 디바이스 내 반도체에서 직접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온디바이스 AI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한 단계 더 높은 혁신적 차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온디바이스 AI의 세 가지 구성 요소는 서로 결합하면서 각각 독립적인 온디바이스 AI 영역을 형성한다. 이러한 조합의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했을 때, 5가지 디바이스, 2가지 AI, 2가지 용도로 총 20가지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1 참고]. 예를 들어, ‘스마트폰 – 생성형 AI – 추론형’이라는 프로세스를 구성했다면, 다음으로는 ‘스마트폰 – 생성형 AI – 학습형’과 같은 방식으로 다양한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선택지의 다양성은 실제 비즈니스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앞으로도 반도체를 포함한 AI 기술이 다양한 분야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온디바이스 AI 기능의 다변화

온디바이스 AI의 등장으로, 기존 스마트폰과 전통적인 AI의 기능에 국한되었던 사용 범위가 크게 확장되고 있다. 전통적인 AI가 주로 이미지 및 영상 인식과 편집 기능을 수행했다면, 온디바이스 AI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시간 통역, 다양한 언어 번역, 문장 요약, 음성을 글로 변환하는 STT(Speech to Text), 글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Text to Speech), 음성 및 영상 대화 등 수많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의 확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은 통화, 메시지 전송, 인터넷 검색, 파일 탐색, 위치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에는 사진, SNS 메시지, 문서, 이메일, 위치 정보 등 수많은 사용자 정보가 축적되어 있다. AI는 이러한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과 내부 정보를 결합해 무수히 많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이메일 전송, 카메라 사진 촬영, 번역 기능이 각각 별도로 존재했다면, 이제는 그런 기본 기능과 스마트폰의 내부 정보(수신 이메일, 갤러리 내 사진)를 이용하여 이메일을 자동으로 번역하고, 스마트폰 갤러리 사진을 선택 및 편집해 특정인에게 전송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놀랍게도, 스마트폰의 기능이 점점 다양해지면서 사용자가 일일이 새로운 기능을 익히지 않아도, 질문만으로 필요한 기능을 사용하고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2011년 무렵 음성 AI 비서의 등장과 함께 대중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어시스턴트, 삼성전자의 빅스비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불과 몇 년 후, 간단한 명령어를 실행하는 AI 비서를 넘어, 더욱 복잡한 질문에도 고차원적인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Chat GPT 등의 AI 챗봇이 빠르게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는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최근에는 생성형 AI의 고유한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했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AI 에이전트가 이를 분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도출해 보여준다. 예를 들어, “부산 가는 KTX 시간표를 알아봐 줘”라고 요청하면, AI가 KTX 웹 페이지와 연동하여 부산행 KTX 시간표를 보여준다. 물론 정확한 답변을 얻기 위해서는 KTX 웹페이지와 연동하여 요청된 열차 시간표 정보를 가져오는 프로그램이 미리 구축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연결 프로그램을 API*라고 한다.

*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의 줄임말. 이때 애플리케이션이란 고유한 기능을 가진 모든 소프트웨어를 뜻하며 인터페이스는 두 애플리케이션 간의 서비스 계약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는 수백 개의 앱이 설치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필요할 때마다 사용법을 익혀가며 활용한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이 수백 개의 앱과 모두 연동된다면, 사용법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어진다. 전자상거래, 중고품 판매, 주식 시황, 부동산 현황, 카카오 택시 등 자주 사용하는 앱이 없어도,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기능을 대신 수행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식 거래 앱이 없어도 스마트폰에 “지금 삼성전자 주가가 얼마야?”라고 물어보면 주가를 알려주는 식이다. 실제로 이러한 개념을 스마트폰에 적용한 사례가 이미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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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래빗 R1 스마트폰

2024년 CES에서 출시되어 큰 화제를 모은 스마트폰 ‘래빗(Rabbit) R1’은 혁신적인 기능과 저렴한 가격(199달러)으로 주목받았다. 별도의 구독료가 없고, 사용법도 간단하여 오른쪽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고 음성으로 명령만 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출시 당시 우버 기사를 부르는 시연을 통해 많은 이에게 혁신성을 인정받았고, 초기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어서 10만 대가 판매되었다. 그러나 큰 관심에도 ‘래빗(Rabbit) R1’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스마트폰을 대체한다’는 대대적인 마케팅과는 달리, 실제로는 제한된 기능(우버, 스포티파이, 미드저니, 도어대시 앱 기능만 지원), 빈번한 버그 발생, 복잡한 요구를 처리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래빗(Rabbit) R1’은 실패했어도, 그에 적용된 아이디어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무리 뛰어난 기능을 갖추고 있어도, 복잡한 메뉴를 배우고 일일이 클릭해 사용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다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사용자들은 이제 스마트폰이 자신의 행동과 사용 패턴,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똑똑한” 어드바이스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도이치 텔레콤’은 ‘래빗(Rabbit) R1’ 스마트폰과 유사한 ‘콘셉트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이 스마트폰은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AI 에이전트에 음성 명령을 내리는 것만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통신 회사에서 개발하는 제품인 만큼, 온디바이스 AI 개념보다는 철저히 클라우드 기반 AI 단말기로 설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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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MWC2024에서 선보인 도이치 텔레콤의 콘셉트 스마트폰(출처: 유튜브 @counterpointresearch)[관련영상]

온디바이스 AI 모델의 트렌드: 경량화와 하이브리드화

온디바이스 AI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첫째, 성능이며, 둘째로는 AI 모델의 크기다. AI 모델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연산 속도가 향상되고, 메모리 사용량이 줄어들며, 에너지 효율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량화는 온디바이스 AI 개발에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얼마나 경량화해야 할까?

AI 모델의 크기는 ‘모델 파라미터(Parameter)*’ 라는 단위로 구분된다. 이는 AI 모델이 보유한 지식을 저장하는 단위를 말하며, GPT-4, 클로드, 코파일럿 등의 모델은 보통 2,000억 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AI 모델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려면, 모델 파라미터의 크기를 40억 개 이하로 줄여야 한다. 스마트폰에서 원활히 구동되려면 필요한 메모리의 크기가 4GB를 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개발사는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사이즈를 줄이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파라미터(Parameter): AI 모델이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조정되는 변수로, 학습 과정에서 입력값이 결괏값으로 변환될 수 있도록 조정한다. 파라미터의 개수는 AI 모델의 성능을 좌우하며, GPT-3의 파라미터 개수는 1,750억 개로 알려졌다.

GPT-4, 클로드, 코파일럿 등과 같은 클라우드 기반 AI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는 방법은 아직 개발이 더 필요해 보인다. 현재로서는 온디바이스 AI가 하드웨어 제약을 극복하기 어렵고, 스마트폰에서 생성형 AI를 완전히 구동하는 것도 역부족이다. 예를 들어, ‘실시간 통역’ 기능조차도 실제 사용할 때 약간의 시간차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 온디바이스 AI로 처리 불가능한 기능을 클라우드 AI에 맡기는 하이브리드 방식도 모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의 결합을 목표로 하는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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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 애플 인텔리전스

그림 4에서 왼쪽은 디바이스(스마트폰, 노트북, PC)를, 오른쪽은 애플 전용 클라우드를 나타낸다.

왼쪽은 기존 앱에 AI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스템 구조를 나타낸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디바이스 부분은 의미 인덱스*와 애플 인텐트 툴박스*, 그리고 앱 사용자의 AI 요구 사항을 디바이스에서 처리해야 하는지, 클라우드 서버로 보내야 하는지 처리 방식을 결정하는 라우팅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의미 인덱스는 새로운 메시지를 받거나 사진을 촬영할 때 데이터를 벡터 DB에 수집하여 사용자 활동과 행동에 대해서 검색하고 의미를 분석한다. “내가 작년에 제주도에서 OO과 찍은 사진을 골라줘”라는 질문을 던지면 이를 의미 인덱스를 통해서 검색해서 보내줄 수 있다. 인텐트 툴박스는 AI 에이전트의 인터페이스로, 앱 개발자가 앱의 핵심 기능을 알리고, 생성형 AI가 AI 에이전트를 통해서 쉽게 호출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예를 들면 “아까 찾은 사진들을 OO에게 이메일로 보내줘”라고 하면, 이메일 앱을 통해서 자동으로 보내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 자연어 명령을 기존 앱과 쉽게 연동할 수 있다.

* 의미 인덱스(Semantic Index): 각 앱의 요구를 개인 컨텍스트에 연결해 준다.
* 애플 인텐트 툴박스(Apple Intents Toolbox): 인텐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리를 비롯한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을 활용하게 해준다.
* 라우팅 모듈: 어떤 네트워크 안에서 통신 데이터를 보낼 때 최적의 경로를 관리하고 결정한다.

반면, 오른쪽의 애플 전용 클라우드는 보안을 강화한 서버 모델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면, 그 명령을 스마트폰 자체적으로 처리할지, 서버의 클라우드 AI에서 처리할지를 결정한다. 만약 스마트폰 내에서 수행하기로 결정되면, 온디바이스 AI 모델이 해당 작업을 처리하며, 필요에 따라 인텐트 툴박스를 통해 앱을 실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온디바이스 AI와 하드웨어의 발전 방향

온디바이스 AI는 현재 포화 상태에 이른 스마트폰과 PC 하드웨어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온디바이스에서 생성형 AI를 실행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메모리, CPU, GPU 성능을 향상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생성형 AI를 스마트폰과 PC에서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면, 물리적인 용량과 성능을 뛰어넘어 아래와 같은 온디바이스 AI의 특수한 실행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통적인 AI 언어 모델은 주로 RNN*과 LSTM*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이 알고리즘들은 문장의 단어를 순차적으로 입력받아 연산하기 때문에 병렬화가 어려웠다. 그러나 Chat-GPT와 같은 LLM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LLM은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반으로, 거대한 벡터(Vector)를 반복해서 연산하며 높은 수준의 병렬화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연산 방식은 수천 개의 코어를 가진 GPU에 매우 적합하다. 하지만 벡터 연산은 메모리 사용이 빈번해지므로, GPU와 RAM 간 초고속 데이터 전송 기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트랜스포머 기반 LLM을 효과적으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HBM*과 PIM* 기술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 RNN(Recurrent Neural Network): 순차적으로 입력되는 데이터를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하는 방식의 순환신경망. 이전 단계의 출력을 현재 단계의 입력으로 사용해 시퀀스 정보를 기억해 과거 정보가 현재 연산에 영향을 주지만, 병렬 처리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 LSTM(Long Short-Term Memory): RNN의 한 종류로, 긴 시퀀스 데이터를 다룰 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중요한 정보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불필요한 정보는 버릴 수 있어 긴 문맥을 더 잘 처리할 수 있다.
* HBM(High Bandwidth Memory): 고성능 컴퓨팅에 필요한 매우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제공하는 메모리 기술. 주로 GPU와 같은 고성능 프로세서에 사용되며 대규모 데이터 처리 작업 시 성능을 높여준다.
* PIM(Processor in Memory):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자체에서 일부 연산을 수행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고 데이터 전송의 병목 현상을 줄여준다.

현재 온디바이스 AI는 주로 추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추론은 병렬적인 벡터 계산으로 이루어지지만, 학습 과정에서처럼 엄청난 계산 능력이 필요하지는 않다. 또한, 추론 서비스를 항상 사용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만 추론을 활용하면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NPU(Neural Processing Unit)다. 기존 스마트폰 AP(Application Processor)에는 이미 NPU가 SoC* 형태로 구현되어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계산 속도가 훨씬 더 빠르면서 전력 소모가 적은 더 강력한 NPU 기능을 가진 AP가 필요하며, 이 NPU와 연결된 좀 더 빠른 램(RAM)도 요구될 것이다.

* SoC(System on Chip):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기술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에서 SoC는 CPU, GPU, 메모리, NPU 등 다양한 구성 요소를 하나의 칩에 포함해, 디바이스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발전함에 따라, 사용자별 맞춤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가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행동과 관련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참고하여, 개인 어드바이저(Personal Advisor)로서 점점 더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역시 AP가 발전하면서,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어드바이저 역할이 강화된 스마트폰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곧 시장의 엄청난 확장을 예고하며, 이에 따라 더 큰 용량, 더 빠른 속도, 더 적은 전력 소모를 자랑하는 메모리 반도체, NPU, GPU, HBM, PIM과 같은 맞춤형 기술들이 생성형 AI 모델의 구조와 연산에 밀접하게 연관되며 더욱 발전할 것이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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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 Future Technology] 미래 인재야, 너도 반도체 전문가 될 수 있어! – UFS 편 (5/5, 완결편) /we-do-future-technology-ufs/ /we-do-future-technology-ufs/#respond Sun, 26 Feb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we-do-future-technology-ufs/ “We Do Future Technology”
미래 인재를 위한 반도체 기술 해설 시리즈
어려운 반도체 최첨단 기술 용어, SK하이닉스 실무진이 핵심만 쏙쏙 뽑아서 알려드립니다.

64GB, 128GB, 256GB…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살펴보게 되는 이 용량은 바로 플래시 메모리의 용량을 뜻한다. 우리가 자그마한 스마트폰에 고화질 영상을 저장하고 빠르게 재생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플래시 메모리 덕이다.

UFS(Universal Flash Storage)는 플래시 메모리의 최신 국제 규격으로,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인터페이스다.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바꿨길래 우리가 스마트폰에서 고해상도의 영상을 빠르게 볼 수 있게 된 걸까? 알고 보면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UFS의 작동 원리부터 SK하이닉스의 초박형 4D낸드 이야기까지, 지금 바로 아래 영상에서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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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With 최재붕 교수] 포노 사피엔스와 폰 그리고 반도체 EP.2 (2/2) /thirds-eyes-choijaeboong-2/ /thirds-eyes-choijaeboong-2/#respond Wed, 12 Oct 2022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choijaeboong-2/

제3시선

전문가 X 전문가. 전문가들이 만나 나누는 대담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만들겠습니다. ‘제3시선’은 보다 넓고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한 대담 콘텐츠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SK하이닉스 구성원이 만나 특정 주제에 대해 나누는 심도 있는 대담에 집중해 보세요. 단순한 인터뷰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3시선의 첫 번째 문을 여는 전문가로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의 저자로도 유명한 최재붕 교수님은 스마트폰이 인류에 끼친 영향에 대해 그 누구보다 뛰어난 식견을 보유하고 계신데요. SK하이닉스 구성원과 최재붕 교수님은 ‘인류를 변화시킨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변화시킨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뉴스룸은 총 2편의 콘텐츠를 통해 최재붕 교수님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대담을 여러분께 전할 계획입니다. 오늘은 최재붕 교수님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눈 두 번째 이야기, 스마트폰과 포노 사피엔스, 그리고 반도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교수와 SK하이닉스의 만남, 두 번째 이야기

‘스마트폰(Smartphone)’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 생각하는 사람)’의 합성어인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인류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스마트폰은 어떻게 신체 일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스마트폰이 인류에 끼친 영향과 이런 스마트폰을 만든 반도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의 저자 최재붕 교수와의 대담을 마련했다.

인류의 소통 수단 발전 과정과 스마트폰 이전 휴대폰의 발전 과정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지난 콘텐츠에 이어 이번 콘텐츠에서는 본격적으로 스마트폰과 포노 사피엔스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한다. 단순한 ‘전화기’를 넘어 신체 일부가 된 스마트폰, 지금의 스마트폰을 이루고 있는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와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최재붕, 최재붕교수, 제3시선, SK하이닉스

스마트폰이 바꿔놓은 우리의 일상, ‘포노 사피엔스’

최재붕 교수 앞서 문자, 그림, 사진, 동영상 등 인류의 소통 수단으로 사용됐던 것들이 요즘엔 스마트폰에서 모두 활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사실 현대 인류는 이것보다 더 많은 분야에서 스마트폰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람의 생활 방식조차 바꾸고 있죠.

최근에는 초등학생 같은 어린아이들조차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잖아요.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 덕분에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렸을 땐 어른들한테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선생님이나 부모님한테 모르는 것을 물어보곤 했죠. 하지만 요즘 친구들을 물어보지 않습니다. 검색 한 번에 다 나오니까요.

이가은 TL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요즘에는 간단한 요리뿐만 아니라 운동방법, 다양한 지식들까지 모두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배우곤 하잖아요.

최재붕 교수 네, 맞습니다. 결국은 스마트폰을 통해 지식을 얻는 방법과 지식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검색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 다시 말해 수많은 누리꾼들의 집단지성이 지식의 표준이 되는 거죠. 이런 지식을 습득해온 세대들은 더 이상 어른들한테 무엇인가를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요.

어른들은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배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겠지만, 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상당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을 통해 얻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도 능숙하죠.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지금, 많은 분야에서 이런 ‘디지털 리터러시*’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기성세대와 스마트폰이 익숙한 새로운 세대의 역량이 역전될 수 있는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디지털 문해력): 디지털 상의 다양한 정보를 접하며, 이를 분석, 평가,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 최재붕, 포노사피엔스

▲ 최재붕 교수와 이가은 TL이 인류의 소통 방법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원재 TL 우리가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 역시 이동 통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덕분입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이동 통신 환경은 3세대 이동 통신 기술(3G, WCDMA* 등)을 넘어 4세대 이동 통신 기술(4G, LTE*) 그리고 더 나아가 5G까지 개발되면서 형성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각광받게 된 계기 역시 더욱 진화한 이동 통신 기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데이터 전송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면서 과거 음성과 문자메시지만 전달할 수 있던 이동 통신이 고화질 동영상까지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초기 스마트폰 시절을 떠올려보면 몇 분짜리 짧은 동영상 하나 보면서도 끊임없는 버퍼링 때문에 짜증 났던 기억들이 있을 텐데요. 요즘은 고화질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버퍼링과 같은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잖아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 WCDMA(Wideband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광대역 코드 분할 다중 접속. 기존의 2세대 이동 통신 기술인 CDMA와 비교해 더 넓은 대역폭을 활용해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였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한 3세대(3G) 이동 통신 규격에 적합한 3세대 이동 통신 기술. 이때부터 본격적인 영상통화와 자동 로밍 서비스가 시작됐다.

* LTE(Long Term Evolution) : 오랜 기간(Long Term)동안 진화(Evolution) 시키며 이동 통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어진 명칭. 초기 LTE는 ITU가 정한 4세대(4G) 이동통신 규격에는 충족하지 못했지만, 3G 이동 통신 기술 대비 크게 발전 된 기술이라는 것을 인정 받으며 4G로 구분됐다. 이후 LTE-A, 광대역 LTE-A 등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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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 통신 기술의 변화 과정(자료 : SKT)

이가은 TL 최근 유행하고 있는 OTT* 플랫폼 역시 이러한 이동 통신 기술의 발전 때문인 것이겠죠?

* OTT(Over The Top) : 인터넷을 활용해 방송 프로그램을 비롯해 영화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국내에 서비스하는 대표적인 OTT로는 넷플릭스(Netflix), 유튜브(Youtube), 웨이브(wave), 티빙(Tving), 왓챠(Watcha) 등이 있다.

최재붕 교수 그렇죠. 더 빨라진 이동 통신 기술 덕분에 OTT와 같은 플랫폼들이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OTT의 성장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 놓았는데요.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좋아하는 드라마나 예능을 ‘본방사수’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잖아요? 하지만 요즘엔 본방사수라는 말 자체를 듣기 어렵습니다. 굳이 본방송을 보지 않더라도 보고 싶은 방송은 다 찾아서 볼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삶의 변화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로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등장 이후 국내 지상파 방송국들의 광고 매출은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요. 당연히 방송국의 파워도 약해지고 있고요. 과거 몇몇 소수의 방송국들이 독점해온 미디어 파워는 이제 불특정 다수의 콘텐츠 제작자에게 이동했습니다.

결국, 정보와 지식을 얻는 방법에서부터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까지, 스마트폰 등장 이후 정말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만든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반도체가 영향을 끼쳤는지 한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스마트폰을 구성하고 있는 반도체는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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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가은 TL은 대담에서 LPDDR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가은 TL 다양한 반도체의 발전과 개발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디스플레이의 변화도 있을 것이고, 수많은 데이터를 연산할 수 있는 컴퓨팅 반도체의 소형화도 한 몫 했겠죠. 하지만 제가 스마트폰 반도체를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LPDDR(Low Power Double Data Rate)이 떠오르고, 이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LPDDR은 파워를 극도로 적게 사용하면서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든 D램입니다. LPDDR은 스마트폰 전용 D램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이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LPDDR의 핵심은 최대한 적은 전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배터리의 전력량은 한정돼 있잖아요. 물론 중간에 충전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한정된 전력으로 최대한 오랜 시간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적은 전력을 필요로 하게 만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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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LPDDR 개발 히스토리

최재붕 교수 요즘 스마트폰의 사양을 살펴보면 메모리 부문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LPDDR이 이것이군요.

이가은 TL 네, 맞습니다. LPDDR은 저희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이기도 한데요. LPDDR이 자랑하는 저전력, 고성능 덕분에 요즘에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서버용 디바이스에도 LPDDR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LPDDR이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곳에 적용되는 움직임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전자제품에 LPDDR이 도입될 것으로 생각해요. 최근 전자제품의 트렌드는 아무래도 무선과 스마트함이잖아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D램이 필요하면서도 한정된 전력량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LPDDR은 이런 전자 제품에 필수적인 존재가 될 것입니다.

최원재 TL LPDDR 시장 확대의 흐름에 대해선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요. 최근 LPDDR의 기술이 아주 빠르게 발전해 왔는데요. 이런 발전은 사실 스마트폰의 경쟁이 워낙 치열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더 빠른 처리 속도의 스마트폰을 원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도체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 보니까 LPDDR이 너무 좋은 거죠. 전력은 조금 필요한데, 처리 속도는 더 빠르니까요. 스마트폰을 위해서 만들어진 LPDDR이지만 이제는 그 가성비, 전성비* 덕분에 더 많은 디바이스에 도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성비 : 일정 전력당 얼마만큼의 연산을 하는가에 대한 상대적 지표이다.

최재붕 교수 저도 새로운 스마트폰이나 새롭게 출시되는 이런 전자 기기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요. 특별히 오늘 SK하이닉스 구성원분들과 대담을 나누고 있으니 평소 궁금했던 낸드(NAND)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최근에 SK하이닉스에서 238단 4D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는데요. 스마트폰에도 낸드 메모리가 적용되잖아요? 스마트폰에 낸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고 SK하이닉스의 238단 4D TLC 낸드 개발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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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붕 교수에게 낸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원재 TL

최원재 TL 먼저 낸드에 관해 설명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낸드라고 부르는 것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NAND Flash Memory)를 칭하는 것입니다. 플래시 메모리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는 메모리입니다. 낸드는 이런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 중 하나이고요.

흔히 알고 있는 데이터 저장을 위한 반도체 중 상당수가 낸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단계에 따라 낸드 중에서도 종류를 나눌 수 있지만, 큰 범위로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USB 저장 장치부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사용되는 SSD(Solid State Drive) 모두가 낸드에 속하는 것이죠.

최근 저희 SK하이닉스가 샘플 개발에 성공한 238단 4D TLC 낸드는 세계 최고층 낸드로 기록됐습니다. 더 작아진 크기에 더 높아진 적층을 쌓음으로써 더 커진 용량, 더 빨라진 속도(입출력, 셀 기록 속도 등), 더 개선된 전력효율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최재붕 교수 그렇다면, 앞으로 출시될 스마트폰의 용량도 많이 늘어나겠네요. 스마트폰에 적용된 낸드의 트렌드에 대해서 조금 궁금한데요. SK하이닉스가 낸드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낸드 시장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최원재 TL 지금까지 낸드는 아주 빠르게 발전해 왔습니다. 수천, 수만 장에 이르는 사진을 저장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수준까지 발전했죠. 하지만 아직도 낸드는 더욱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마트폰에 적용된 카메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고도화된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용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특히 다가오는 미래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지금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 순간들이 올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전 세계 데이터 소비량이 꾸준히 늘어나 오는 2025년에는 181제타바이트(ZB, 1ZB=1조 1000억 GB)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0년 정보 소비량인 64제타바이트와 비교하면 3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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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데이터 및 정보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자료:스태티스타(2022)

최재붕 교수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정보와 데이터의 양이 많이 늘어나는 만큼 더 발전된 낸드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최원재 TL 네, 맞습니다. 낸드의 개발은 꾸준히 이어져야 하죠. 최근 샘플 개발에 성공한 238단 4D TLC 낸드 역시 이런 미래지향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용량, 처리속도, 필요전력* 등이 모두 개선됐고, 238단 낸드 개발에 성공하면서 크기까지 작아져 생산성까지 높아졌습니다.

* SK하이닉스는 2022년 7월, 238단 512Gb 4D TLC 낸드플래시의 샘플 개발에 성공했다. 238단 낸드플래시는 2020년 12월 개발한 176층 4D 낸드플래시 대비 생산성 34%, 데이터 전송 속도 50% 상승했으며, 전력 필요량은 2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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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가은 TL, 최재붕 교수, 최원재 TL(좌측부터)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발전이 변화시킬 미래

최재붕 교수 지금까지 이야기를 나눈 이동 통신 기술이나 LPDDR, 낸드플래시 등의 발전은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일 것 같아요. 전화만 가능했던 과거의 휴대폰에서 어느 순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고, 영상통화와 인터넷 사용까지 가능해졌는데요. 결국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발전하고 인류는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포노 사피엔스’라는 개념까지 만들었잖아요.

이 모든 과정은 반도체의 발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더 발전된 반도체가 만들어갈 미래의 스마트폰 모습이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데이터라는 것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고 다가올 미래에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연히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공지능(AI)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고요. 두 분은 다가올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원재 TL 저 역시 인공지능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 SK하이닉스 역시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비한 많은 반도체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처리에 연산 기능이 더해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고성능 컴퓨팅, 빅 데이터의 연산과 저장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메모리 ‘PIM(Processing-In-Memory)’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또, 대용량 데이터 학습과 처리가 가능해 슈퍼컴퓨터에 사용가능한 초고성능 D램 제품인 ‘HBM3(High Bandwidth Memory)’ 등의 개발을 이어가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가은 TL 인공지능 역시 중요하지만 저는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의 발전을 생각해 봤는데요. 과거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컴퓨터의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점점 크기가 작아지고 있어요. 데스크톱이 일반적인 컴퓨터였다가 어느 순간부턴 랩톱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게 됐죠. 이후엔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이 일반적인 컴퓨터가 됐고요.

이러한 흐름을 생각해 본다면 결국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스마트폰 역시 언젠가는 굳이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해요. 이미 여러 제품이 출시되고 있긴 하지만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글라스 등 웨어러블 제품을 활용한 컴퓨팅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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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교수 지금도 사실 AR 글라스나 VR 글라스, 스마트 워치 등이 큰 관심을 받고 있기는 한데요. 이런 웨어러블 제품의 경우, 이미 일정 수준의 시장이 형성돼 있기도 하잖아요. 이것보다 더 진보된 수준, 그러니까 우리가 상상으로만 하던 수준의 컴퓨팅이 가능한 웨어러블 제품이 등장할 것이라는 말씀인가요?

이가은 TL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아요. 기술적인 측면에서 봐도 우리가 직접 착용하고 다닐 시계나 안경이라고 생각하면 일반적인 컴퓨터나 스마트폰보다 고려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착용에 있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준의 무게와 크기여야 한다는 것이에요. 적어도 하루 8시간을 착용한다고 했을 때 부담이 될 만큼 무겁거나 크면 안 되니까요. 그러면서 최소 8시간은 작동할 수 있는 전력을 유지해야 해요. 배터리 크기는 최소화하고, 사용시간은 최대로 늘려야 하죠. 이에 대해선 앞서 설명해 드린 LPDDR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이런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사실 규제라는 큰 산이 또 남아있습니다. 사람의 몸에 직접 닿는 웨어러블 제품의 경우 일반적인 제품 대비 규제가 상당히 심해요. 갑자기 뜨거워지는 발열 문제도 철저하게 보완해야 하고, 글라스의 경우 시력에 해가 될만한 요소들을 사전에 모두 제거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기술 발전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인데요.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반도체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재붕 교수 그렇게 된다면 정말 인류는 스마트폰이 새로운 신체의 일부가 된 진정한 ‘포노 사피엔스’가 될 수 있겠네요. 이러한 모든 발전을 이끌어 가는 반도체의 발전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인류의 소통 방법의 발전, 스마트폰과 포노 사피엔스, 다가올 미래의 스마트폰에 해 이야기해봤습니다. SK하이닉스의 최원재 TL, 이가은 TL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지금의 스마트폰 발전에 반도체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됐는데요. 삶의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그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반도체. 다가올 미래를 변화시킬 기술 역시 반도체임을 체감하며, 이번 대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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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With 최재붕 교수] 포노 사피엔스와 폰 그리고 반도체 EP.1 (1/2) /thirds-eyes-choijaeboong-1/ /thirds-eyes-choijaeboong-1/#respond Thu, 22 Sep 2022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choijaeboong-1/ 제3시선
전문가 X 전문가. 전문가들이 만나 나누는 대담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만들겠습니다. ‘제3시선’은 보다 넓고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한 대담 콘텐츠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SK하이닉스 구성원이 만나 특정 주제에 대해 나누는 심도 있는 대담에 집중해 보세요. 단순한 인터뷰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제3시선의 첫 번째 문을 여는 전문가로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의 저자로도 유명한 최재붕 교수님은 스마트폰이 인류에 끼친 영향에 대해 그 누구보다 뛰어난 식견을 보유하고 계신데요. SK하이닉스 구성원과 최재붕 교수님은 ‘인류를 변화시킨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변화시킨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뉴스룸은 총 2편의 콘텐츠를 통해 최재붕 교수님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대담을 여러분께 전할 계획입니다. 오늘은 최재붕 교수님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눈 첫 번째 이야기, 인류의 소통 수단과 휴대폰 발전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교수와 SK하이닉스가 만났다

‘스마트폰(Smartphone)’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 생각하는 사람)’의 합성어인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새롭게 등장한 포노 사피엔스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가 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의 저자 최재붕 교수는 현대인들에 대해 스마트폰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소통한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은 어떻게 우리의 신체의 일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SK하이닉스 뉴스룸은 신체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들이 있었으며,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재붕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NAND 설계 최원재 TL, DRAM 상품기획 이가은 TL)의 대담을 마련했다. 이번 대담을 통해 스마트폰이 인류에 끼치고 있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어떤 과정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자 한다. 아! 스마트폰의 근간이 되는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폰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여주시립 ‘폰박물관’에서 나눈 흥미로운 이야기, 함께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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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교수오늘은 SK하이닉스 구성원분들과 인류 문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사회적 소통을 위한 기술과 도구를 주제로 휴대폰과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요. 정말 흥미로운 대담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와 함께 대담을 나눌 SK하이닉스의 구성원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최원재 TL 안녕하세요. 저는 10년 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NAND 메모리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근무해왔습니다. 최재붕 교수님의 저서 포노 사피엔스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오늘 대담이 큰 기대가 됩니다.

이가은 TL DRAM 상품획의 이가은 TL입니다. LPDDR과 같은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반도체 제품을 획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바일 기기’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사회적 동물, 인류의 소통 수단 ‘폰’

최재붕 교수  폰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니 인류 문명이 서로 소통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선 결국 언어가 발전하게 됐잖아요. 언어가 발전하면서 이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후세에 지식을 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필요성 때문이죠. 이러한 과정에서 문자, 그리고 종이가 발전하게 된 것이고요. 그리고 더 많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발전하게 된 것이 그림입니다. 말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정보나 생각을 그림을 통해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런 그림은 이후에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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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붕 교수와 이가은 TL이 인류의 소통 방법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가은 TL 사진으로 발전하지 않을까요?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보다 자세하고 확실히 보여주고 알려주기 위해 사진을 많이 사용하고 있잖아요. 저도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글이나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것들을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제3시선_인터뷰A_dr02_220916

최재붕 교수 네, 맞습니다. 사진은 아주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 됐습니다. 사진에 대해 살펴보면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더 확실히 현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사진과 함께 요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또 있는데요. 동영상입니다. 사진 한 장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장면이나 상황들을 전달하는데 동영상은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사진과 영상, 즉 SNS를 비롯해 유튜브와 같은 뉴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인류의 가장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된 것이죠. 이것이 현재까지의 인류 문명이 사회적 교류를 위해 사용해온 도구와 기술들입니다.

추후 미래에는 단순히 볼거리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메타버스까지 발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해요. 이렇게 발전하는 형태는 인간이 오감으로 소통하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찾는 과정입니다. 언어에서 문자, 문자에서 그림, 그림에서 사진, 사진에서 동영상, 그리고 경험, 이렇게 발전하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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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가 발전시켜온 소통을 위한 수단

최원재 TL 저는 현대 인류가 스마트폰이라는 하나의 디바이스를 통해 이러한 모든 방법을 동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에 조금 놀랐습니다. 다른 사람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다거나 여기서 이모티콘 등을 사용해 감정을 표현하고, 사진이나 영상 등을 SNS에서 공유하면서 서로 소통을 하는 것도 모두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지고 있잖아요.

최재붕 교수 그게 바로 제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현재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축적해온 소통 방법을 스마트폰 하나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미래에 새로운 소통 수단이 될 메타버스 역시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요. 제가 ‘포노 사피엔스’라는 책을 쓰게 된 이유도 이런 인류의 변화에 기인한 것입니다. 스마트폰은 언젠간 우리에게 눈이 됐다가 귀가 될 수도 있고, 뇌가 될 수도 있어요. 결국 스마트폰이 만들고 있는 혁신은 인류에게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이런 스마트폰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재 TL 교수님의 말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사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적용되는 반도체를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면 첫 시작은 교수님이 말씀하신 소통을 위해 발명된 것이거든요. 세계 최초의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의 이름을 딴 벨연구소에서 1947년,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를 발명했습니다. 트랜지스터는 전화 시스템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신호를 증폭할 수도 있고,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신 기술인 트랜지스터! 노벨상 받을만한 혁신적인 기술이거든요. 엄청난 발명이었죠. 이후 1959년에는 벨연구소의 강대원 박사가 새로운 형태의 트랜지스터 모스펫(MOSFET)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반도체의 초기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요.

1980년대에 이르면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1세대 휴대전화 기업들을 중심으로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전화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1983년 모토로라에서 세계 최초의 상업용 휴대폰이 출시되기도 했는데요. 우리가 흔히 벽돌폰이라고 부르는 ‘다이나택 8000X’가 출시된 것이죠. 당시 이 휴대폰에는 서른 개의 전화번호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가 탑재되기도 했습니다. 다이나택의 등장 이후 휴대폰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했고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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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혁신적인 사건들

최재붕 교수  휴대폰의 등장은 인류가 상호 간의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한 결과이기도 할 텐데요. 특히 공간의 제약이 크게 줄어든 이동 통신 기술은 정말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이동 통신 기술에도 당연히 반도체가 사용됐겠죠?

최원재 TL 네, 이동 통신 기술에도 반도체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셀룰러 시스템 기반의 1세대 이동 통신 이후 획기적인 발전이라 부를 수 있는 퀄컴(Qualcomm) 사의 2세대(2G) 이동 통신 기술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휴대폰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코드 분할 다중 접속)라 불린 2세대 이동 통신 기술이 도입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파수를 이용한 이동 통신이 가능해졌습니다.

CDMA 방식을 잠시 살펴보면, 여러 사람이 주파수 대역을 같이 사용하기 위해 각자의 코드(Code)를 신호에 섞어 연산해 주고받는데요. 여기서 각 사용자들의 이동 통신을 위한 코드와 신호를 연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모든 과정은 반도체를 통해서 이뤄지는 것이고요. 결국, 반도체의 발전으로 인해 이동 통신 기술 역시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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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박물관에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한 ‘폰’을 보다

이가은 TL 오늘 폰박물관을 함께 살펴봤잖아요. 저는 처음 보는 폰도 있었고, 제가 처음으로 썼던 폰도 있어서 반가웠거든요. 다들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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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은 빠르게 발전해 왔다.

최재붕 교수 저 역시 벽돌 휴대폰부터 시작해서 과거의 모든 휴대폰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어요. 특히 과거 휴대폰들을 보니 옛날 생각에 잠시 잠기기도 했는데요. 노키아나 모토로라 등 당시에 휴대폰 시장을 선도하던 기업의 제품을 보니 유학시절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제가 유학 생활을 했던 90년대에 미국에서는 정말 빠르게 휴대폰이 발전했었거든요. 당시 미국에서 이런 발전을 모두 직접 목격했어요. 지금 생각해 봐도 당시 기업들은 요즘 기업들 못지않게 혁신적인 도전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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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시립 폰박물관에 전시 중인 초기 상업용 휴대폰 (모토로라 ‘다이나택’)

최원재 TL 맞습니다. 당시 그런 도전 중 하나로 본격적인 경량화가 시작됐는데요. 이로 인해 벽돌폰에서 벗어나 주머니에 휴대하고 다닐 수 있을만한 크기의 휴대폰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더 적은 전력을 필요로 하면서 크기도 작아진 반도체가 개발되면서 가능해진 것이죠.

최재붕 교수  휴대폰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휴대폰에는 단순한 이동 통화 수단 이상의 가치가 생기기도 했어요. 모토로라의 스타택이 출시되면서 많은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휴대폰의 경량화와 디자인적인 시도를 하게 됐죠. 휴대폰의 디자인이 더욱 중요해진 계기가 된 것입니다. 벽돌처럼 커다란 휴대폰에서 버튼 부분의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플립 형태로도 발전했고 이윽고 폴더 형태의 휴대폰까지 등장했잖아요. 이동 통신이라는 기능을 넘어 디자인적인 요소가 아주 중요해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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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폴더폰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가은 TL, 최원재 TL, 최재붕 교수 (촤측부터)

이가은 TL  맞아요. 2000년대 이후 휴대폰들은 많은 변화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디자인적으로도 많은 시도들이 있었는데요. 한동안 폴더 형태의 휴대폰이 유행을 하기도 하고 이후엔 슬라이드 형태의 휴대폰이 유행하기도 했죠.

최원재 TL 반도체 기술의 발전은 휴대폰이 더 작아지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휴대폰에 더욱 많은 기능들을 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최초의 휴대폰인 다이나택에 전화번호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가 도입된 이후 휴대폰에 적용되는 메모리의 역할은 아주 중요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더욱 많은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싶다는 수요가 있었고, 이에 메모리 반도체 역시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지속적인 발전 끝에 지금은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수천, 수만 장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고 동영상, 음악 등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휴대폰과 반도체가 발전한 것이죠.

우리 SK하이닉스의 주력 시장이기도 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보자면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재미도 있으면서 뿌듯하기도 한데요. 메모리 반도체 역시 사실은 미국의 기업들이 개발해* 선도했던 시장이거든요. 물론 일본 역시 잠시 시장을 선도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우리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잖아요. 오늘 폰박물관을 둘러보며 휴대폰의 발전을 이끌어온 다양한 반도체의 개발과 생산에 SK하이닉스가 기여했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 메모리 반도체인 DRAM은 1966년, 미국의 컴퓨터 기업인 IBM의 왓슨 연구소에서 처음 개발됐으며, 미국의 인텔이 1968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만들었던 것도 DRAM이었다.

최재붕 교수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의 도전 정신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 기업들을 중심으로 반도체와 휴대폰의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빨랐는데,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요?

이가은 TL  많은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소비자들의 수요 역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스마트폰 이전의 휴대폰을 살펴보니 단순히 이동 통신만 가능했던 휴대폰에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잖아요. MP3, 카메라 등 휴대폰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열광했고, 더욱더 다양한 기능들이 휴대폰에 도입되면서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재붕 교수  아무래도 그렇죠. 사람들은 이 작은 휴대폰에 정말 많은 것들을 도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처음 메모리 반도체를 기반으로 MP3 플레이어가 개발되고 유행하니 MP3 기능을 휴대폰에 넣고자 하는 노력들이 끊임없이 이어졌죠. 카메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전환되는 시기,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당시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카메라가 도입된 휴대폰을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외에도 빔프로젝터폰,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폰, 게임 패드가 적용된 게임폰, 손목시계 형태의 손목시계폰 등 정말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가장 핵심적인 기능으로 남아 있는 것은 결국 음악(MP3)과 사진(카메라)의 영역입니다. 사실 음악과 사진은 인류가 가장 좋아하는 영역이기도 하거든요. 휴대폰이라는 것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음악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향유해오던 문화이니까요.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 기술이 등장한 이후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사진을 통해 이어지고 있거든요. 개개인은 지금 행복한 이 순간을 남기기 위한 욕구를 사진을 통해 해소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사진에 대한 욕구는 이미 수백, 수천 년에 걸쳐 검증된 것들이죠. 이러한 사람들의 욕구를 가장 손쉽게 해소해 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인데요. 우리가 휴대폰을 통해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모두 반도체의 발전 덕분에 가능한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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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P3와 TV 등 다양한 기능을 휴대폰에 탑재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최원재 TL 네, 맞습니다. 데이터의 저장이 핵심인 MP3 기능과 관련해서는 당연히 메모리 반도체의 발전이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 기능도 사실 반도체의 발전이 아주 큰 영향을 끼쳤는데요. 과거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전환되는 과정에는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CCD*와 CIS*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90년대 이후, 대부분의 휴대폰에는 카메라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했는데요.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CIS의 기술력이 향상되며 실용화된 90년대 이후의 일입니다. 최근 스마트폰의 카메라에도 사용되고 있는 CIS 덕분에 우리는 이미 수년 전부터 개인용 카메라를 하나씩 모두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디스플레이의 변화 역시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숫자 표기만 가능했던 벽돌 휴대폰의 디스플레이가 발전해 글자를 표기할 수 있게 됐고, 이후엔 LCD(Liquid Crystal Display)가 도입되면서 정말 많은 정보들을 휴대폰에서 다룰 수 있게 됐잖아요. 사실 앞서 말씀하신 DMB나 카메라 역시 디스플레이의 발전이 없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기능들이라고 생각해요. 디스플레이의 경우 반도체만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지만, 결국 디스플레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반도체는 필수적이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저는 지금까지 폰의 발전에 있어 반도체가 아주 중요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CCD(Charge Coupled Device Image Sensor): 전하결합소자라고 불리며 빛을 전하로 변환시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센서. 이미지의 화질이 좋고 노이즈나 잔상 처리 효과가 뛰어나다.

* CIS(CMOS Image Sensor): 상보성 금속 산화물 반도체(CMOS) 구조를 가진 저소비 전력형의 이미지 센서. CCD에 비해 약 10분의 1의 소비 전력을 자랑한다. 3.3V 단일 전원, 주변 회로와의 일체화도 가능하다. CCD보다 감도는 떨어지지만 최근에는 화질이 많이 개선돼 휴대폰은 물론 고해상도 디지털카메라나 자동차 후방 감시 카메라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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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폰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는 최재붕 교수, 이가은 TL, 최원재 TL (왼쪽부터)

최재붕 교수 좋습니다. 오늘 폰박물관에서 폰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함께 살펴봤는데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동안 휴대폰의 발전에는 반도체가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했구나’라는 점이 새삼스레 느껴지네요. 지금 우리에게 떼어 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 역시 이러한 모든 과정들의 결과이자 어떻게 보면 연장선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스마트폰이 인류에게 끼친 영향은 무엇이며, 스마트폰을 구성하는 필수 반도체는 무엇이 있는지도 살펴보도록 하죠.

 

최재붕 교수와 최원재, 이가은 TL은 대담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소통 방법과 휴대폰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발전해 왔는지 살펴봤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인류와 이런 스마트폰에 적용된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해주는 NAND를 비롯해, 성능 대비 적은 필요 전력으로 압도적인 가성비를 보여주는 LPDDR과 같은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SK하이닉스 X 최재붕 교수의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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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반도체를 읽다 /semiconductors-in-smartphones/ /semiconductors-in-smartphones/#respond Tue, 07 Mar 2017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semiconductors-in-smartphones/ 정우영_메인.png

“애플이 전화기를 재발명하다”는 문구는 지나쳐보였습니다. 이미 윈도우 모바일이 산업용 PDA폰/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후였고, 심비안이 스마트폰 OS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으며, 블랙베리가 지금처럼 몰락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때니까요. 하지만 알다시피 애플은 전화기를 바꿨으며 어쩌면 세상도 바꿨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정의하자면, 스마트폰은 첨단의 반도체들을 하나의 기기에 통합한 것인데요. 애플의 업적은 이 통합을 통해 새로운 물건이 아닌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한 데 있을 겁니다. 오늘은 스마트폰이라는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반도체와 그것의 진화를 증명하는 앱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AP, GPS, 이미지 센서, LCD 디스플레이, SIM 카드, 플래시 메모리 등 첨단 반도체 기술을 대번에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나. 모바일 AP / 플래시 메모리 – We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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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애플 앱스토어 WeDJ

모바일 AP는 컴퓨터의 CPU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기술집약적인 반도체로서 연산/계산을 담당한다는 점도, ‘코어’라는 단위를 사용한다는 점도 같습니다. 플래시 메모리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나 SSD처럼 저장 장치라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 ‘플래시 메모리’ 바로 가기)

컴퓨터와 한 번 더 비교하자면, 모든 컴퓨터 교본의 1장에 나와 있는 컴퓨터의 4대 구성 요소 중 중앙처리장치와 보조기억장치가 각각 모바일 AP와 플래시 메모리에 가깝습니다. 주요할 뿐만 아니라 긴밀히 연결되어있기도 합니다. 연산/계산 능력이 없다면 데이터가 무의미하고 데이터가 없다면 연산/계산 능력은 필요 없을 테니까요.

아이폰이 아이팟이라는 MP3 플레이어에서 비롯됐다는 것에서 착안해 ‘WeDJ’를 추천합니다. 디제이 믹서의 표준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파이오니어에서 제작한 앱입니다. 흔해 빠진 게 디제이 앱입니다만 ‘WeDJ’에는 특별한 기능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모바일 AP와 플래시 메모리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예이기도 한데요. 자동 믹스가 가능합니다.

한쪽 데크에 아무 음악이나 걸고 이 버튼을 누르면 리듬, 화성, 분위기를 분석해 가장 잘 어울리는 다음 곡을 자동으로 겁니다. 자동 추천한 곡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버튼을 눌러 다른 곡을 추천받을 수도 있습니다. 페이더(채널 A와 B를 바꿔주는 슬라이드 바)를 조작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여러 가지 디제이들의 테크닉을 동원해 다음 곡으로 이어줍니다. 꽤 감탄스러울 정도의 정확도라서, 플래시 메모리에 좋아하는 곡을 가득 저장해놓기만 한다면 세계적인 디제이가 부럽지 않습니다.

둘. 심 카드 – 토스

▲출처: 토스 사이트

전화번호, 주소록, 이용자 ID 등이 내장된 IC 메모리. 스마트폰의 세계에서 신분증처럼 통용되는 심 카드에 대해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겁니다. 실제로는 스마트폰 보다 심카드가 자기자신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토스는 모바일 뱅킹의 신분증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인인증서를 심카드로 대신하는 앱입니다. 점심을 먹고 한 명이 카드로 결제한 뒤 함께 식사한 사람들이 각각의 금액을 그에게 줘야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죠.

공인인증서 복사가 완료된 은행 앱, 그 친구의 계좌번호가 필요하며, OTP 카드 혹은 자물쇠 카드가 필요할 겁니다. 하지만 토스에서는 전화번호면 충분합니다. 친구라면 대개 전화번호는 저장되어 있을 테니 사실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것이죠. 토스를 통해 송금하면 친구가 문자로 링크를 받게 되는데, 이 링크를 타고 들어가 그가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끝입니다.

친구도 토스를 이용 중이라면 토스에 쌓아둔 돈을 바로 송금할 수도 있고, 친구에게 토스로 돈을 입금하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 간단한 송금이 가능해진 배경에 심 카드가 있습니다. 독자적이고 복잡한 암호화 과정을 거쳐서 송금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그에 앞선 기본은 스마트폰 명의자와 실 소유자, 토스에 등록된 계좌의 예금주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알뜰폰’의 경우 “이통사를 통한 스마트폰 소유자 실명 확인이 가능한 경우에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이유죠.

셋. 디스플레이 패널 – VSCO 캠

▲출처: VSCO 사이트

아몰레드든 IPS든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반도체로 만들어졌다는 것, 고해상, 고화질의 TFT LCD 기반이라는 점은 공통적입니다. 하지만 표현력이 높아진 만큼 정밀하게 보정할만한 조건은 갖추지 못한 게 스마트폰이기도 하죠. 아마도 그래서 스마트폰 카메라 앱 중 ‘필터’가 풍부한 제품이 각광받고 있을 겁니다.

VSCO 캠은 가장 널리 알려진 카메라 앱이자 그 다양하고 아름다운 필터에 관한 한 이견이 없는 앱입니다. 워낙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 카메라 앱으로 시작해 전 세계적인 SNS로 발전한 인스타그램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 양상은 좀 다를 것 같네요. VSCO 캠이 제휴 혹은 개발을 거쳐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필름 팩들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라는 한정적인 범주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똑똑히 보여주고 있거든요. 보다 사진가 중심의 SNS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넷. GPS – 스카이가이드

▲출처: 애플 앱스토어 Sky Guide

스마트폰에 GPS가 포함되었기에 지도, SNS, 음식 배달, 여행 등 보다 구체적인 범위에서 생활을 바꿔나갈 수 있었고, ‘포켓몬 고’처럼 뜻밖의 재미도 탄생했습니다. 스카이가이드도 포켓몬 고처럼 증강현실을 이용합니다. 책과 하늘을 나란히 놓고 봐도 망원경을 들여다봐도 좀처럼 파악하기 어려웠던 별자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밤에 홀로 집에 앉아 창밖에 대고 스카이 가이드를 켜니 ‘쌍어궁 자리’가 떴습니다.

비록 2월 20일과 3월 20일 사이에 태어난 물고기자리는 아니지만, 지금 그 시기를 살고 있는 건 어떤 계시일지 알 수도 짐작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별자리도 스마트폰도 만들어낸, 인간의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밤이 있습니다.

여전히 스마트폰이 그저 전화기인 분들도 있겠습니다.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애초에 스마트폰에 포함된 다양한 반도체, 그것을 이용한 앱 대부분은 마치 구경거리처럼 일회적인 흥미에 그치는 제품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만큼이나 사람들의 감식안도 진화하면서 한번 눈길을 끄는 것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졌습니다. “한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해본 사람은 없도록” 만드는 게 지금의 제작자와 개발자의 목표랄까요. 한번 제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해보시길 권합니다. 쉽게 습관을 떨쳐내지 못하는 게 인간이지만,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든 적응하는 것도 인간이니까요.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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