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시장동향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Wed, 26 Feb 2025 07:15:21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반도체시장동향 – SK hynix Newsroom 32 32 반도체 겨울, 그럼에도 우려스럽지 않은 이유… 반등 요인을 분석하다 /hyunwoo-do-semiconductor-prediction/ /hyunwoo-do-semiconductor-prediction/#respond Thu, 26 Jan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hyunwoo-do-semiconductor-prediction/ 지난 2021년 4분기에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여섯 분기째 계속되는 ‘반도체 겨울’이다. 올해도 반도체 수요 감소로 상반기까지는 찬바람이 매서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의 관점에서는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겠다. 새로운 시장의 도래와 수급 조정으로 다운턴의 끝이 보이기 때문. 이처럼 눈에 띄는 반등 시그널이 명확해지고 있어 올 3분기부터는 긴긴 겨울의 끝을 기대하게 만든다.

혹독한 겨울 동안 기업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적 성숙도를 높여 왔다. 미래 ICT 시장과 발맞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높여 온 것. 이를 통해 기술 선도 기업들은 시장 반등 이후에 다운턴 기간의 손실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지금의 반도체 겨울이 우려스럽지만은 않은 이유다.

이번 글에서는 주요 기업의 다운턴 대응과 함께 하반기 반등 요인에 주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긍정적 지표를 발견해 보고자 한다.

계속되는 수요 부진… 기업은 ‘공급 감소’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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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하반기부터 우하향 추세인 DRAM 가격은 22년 하반기 저점을 찍은 데 이어 23년 1분기에도 지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올해 2분기 업황 저점 예측은 수요보다는 공급에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3~4주 정도 유지하는 DRAM · NAND 재고가 현재 15주를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정 재고 시점 이전까지는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3분기 -20% 수준을 기록한 DRAM ASP는 지난해 4분기, 올해 1분기에도 하락이 예측된다. 하락률은 -25% 정도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대비 60% 수준이며, 올해 1분기에는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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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하반기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던 NAND 가격도 22년 하반기부터 현물가격 및 고정거래가격 모두 하락하는 추세다.

NAND의 경우 이미 플레이어들이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업이익은 대부분 적자전환 상태다. 23년 1분기에는 상당수 NAND 업체가 -6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Micron), 키옥시아(Kioxia)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둔화된 업황을 개선하고자 공급을 크게 줄이는 전략을 수립했다. 먼저 웨이퍼 생산능력(Capa)* 투자 축소에 나섰다. 기업별 최소 50%에서 80%(전년 대비) 가까이 신규 Capa 관련 자본적지출(CAPEX)*을 줄일 계획이다.

* 생산능력(Capa): Capacity의 약자로, 설비 또는 공정의 생산 능력을 의미
* 자본적지출(CAPEX): Capital expenditures의 약자로, 미래의 이윤 창출 및 가치 취득을 위해 지출된 투자 과정에서의 비용을 의미

올해 SK하이닉스는 투자를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DRAM과 NAND 부문 투자를 모두 줄이고, 공정 전환을 위한 투자도 축소한다. 재고가 많은 레거시(Legacy) 제품 위주로 감산 또한 진행한다.

마이크론도 올해 Capex를 30% 줄이고, 장비 투자도 50% 축소한다. 극자외선(EUV) 도입과 하반기 팹(Fab) 건설을 제외한 실 Capex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투자 축소에 따라 1βnm(1베타나노미터) DRAM, 232단 NAND의 램프업*이 늦어질 것으로 보고, DRAM과 NAND 모두 재고가 많은 제품 위주로 가동률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 램프업(Ramp-up): 장비 설치 이후 대량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생산 능력 증가를 의미

키옥시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요카이치와 기타카미 팹의 NAND 웨이퍼 투입량을 30%가량 줄였다. 보통 기업이 공급을 줄이기 시작하면, 6개월 이후 실제 수급에 반영된다. 그 시점이 올해 2분기다.

주요 기업들 신규 Capa도 줄인다… DRAM은 45K 수준

지난해 글로벌 DRAM 신규 Capa는 전년 대비 100K(월 10만 장) 증가했다. 2021년의 경우 135K(월 13.5만 장) 증가한 수준이었다. 올해는 기업들의 투자 축소로 Capa 증가량이 45K(월 4.5만 장)에 불과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30K, SK하이닉스 10K, 마이크론 5K로 예상된다. 지난해 판매되지 않고 넘어온 재고를 합하면 올해 DRAM 출하량 증가는 약 7%에 불과하다.

NAND 신규 Capa도 증설이 제한적이다. 2022년 글로벌 NAND 신규 Capa는 2021년 대비 110K(월 11만 장) 증가했다. 2021년의 경우 전년 대비 180K(월 18만 장) 증가했다. 올해는 기업들의 투자 축소에 따라 50K(월 5만 장)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 10K, SK하이닉스 0K, 키옥시아/WD 10K, 마이크론 0K, YMTC 30K로 예상된다. 일부 NAND 기업은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전환했으며, 투자 축소와 감산은 DRAM보다 더욱 큰 폭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장비 투자와 소재 사용량도 업황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겠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양호했던 장비 업체 실적과 수주는 3분기부터 크게 줄었다. 메모리 출하량이 감소하며 소재와 부품 사용량도 감소할 전망이다. 장비 수주와 출하량은 메모리 수급이 개선되기 시작하는 올해 3분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 데이터센터 서버 주목… 3분기 ‘기대’ 모인다

업황이 녹록지 않지만, 수요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 지표도 보인다. 반도체 수요는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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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아이폰 36개월, 안드로이드 33개월)가 다가옴에 따라 출하량은 23년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요인은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수요는 12.6억 대로 전년 대비 9.3% 감소가 예상된다. 스마트폰 수요는 최근 4년 동안 계속 줄어왔던 이유로 교체 수요가 상당해졌다. 혁신 기술 부재로 새로운 특장점이 소비자를 자극하지 못하더라도, 배터리 노후화 등이 교체 수요로 이어지겠다. 지난해 스마트폰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준 러-우 전쟁, 중국 코로나19 락다운 등은 올해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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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상반기 정점을 찍은 이후 보합세를 보인 서버 DRAM 출하량은 23년 3분기 기점으로 빠른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요인은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 투자 동향은 하이퍼스케일러(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의 서버 피크(peak) 가동률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투자를 많이 해 서버 가동률이 떨어지면 투자가 둔화된다. 반대의 경우는 투자가 증가한다.

과거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이 주기는 보통 1년 내외다. 데이터센터 투자는 2021년 3분기부터 증가했고, 2022년 3분기부터 감소했다. 사이클을 감안했을 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은 올해 3분기다.

현재 주요 데이터센터 가동률은 월평균 피크(peak) 기준 82% 정도다. 2021년 3분기에는 90%까지 증가했다. 보통 피크 가동률이 90%에 근접하면 투자가 늘어난다. 투자 증가는 곧 DRAM 수요로 이어지므로, 이 흐름에 따라 올해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기술력 집약 ‘고부가가치 제품’ 준비 완료… 수익성 개선에 ‘한몫’

한편,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이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기술 개발에 주력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한 해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발맞출 PIM*, HBM3*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속도를 냈다. CPU 및 GPU와 함께 특정 연산에서 높은 속도를 내는 GDDR6-AiM(PIM)을 개발[관련기사]하고, 고대역폭으로 AI 및 빅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HBM3를 양산[관련기사]하기 시작했다.

가트너가 추산한 올해 AI 반도체 시장은 363억 달러(약 44조 원) 규모*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차세대 반도체는 AI 시장 성장에 발맞춰 공급이 확대될 계획이다.

* PIM(Processing-In-Memory):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데이터 이동 정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
* HBM(High Bandwidth Memory): 여러 개의 DRAM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
* Forecast: AI Neural Network Processing Semiconductor Revenue, Worldwide, 2019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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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선보인 서버용 DRAM DDR5 MCR DIMM

DDR5 수요 증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DDR5 교체 수요에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내놓은 서버용 DRAM인 MCR DIMM*이 핵심 키(key)다[관련기사]. 이 제품은 초당 4.8Gb인 기존 서버용 DDR5보다 속도가 80% 이상 빠르다. 회사는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를 시작으로 폭발하는 DDR5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MCR DIMM(Multiplexer Combined Ranks Dual In-line Memory Module): 여러 개의 DRAM이 기판에 결합된 모듈 제품으로, 모듈의 기본 정보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Rank) 2개가 동시 작동되어 속도가 향상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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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기적으로는 Capa가 감소하겠으나, 23년 하반기 시장 반등에 따라 23년 연간 Capa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도화된 기술을 접목한 고부가가치 제품은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주기 마련이다. 주요 기업들은 다가올 3분기에 대비해 이미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꾸려 놓았다.

반도체 겨울 동안 겨울잠 대신 기술 개발에 주력한 기업들. 앞서 언급한 반등 지표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업턴 전환’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 본 칼럼은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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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하반기 SK하이닉스 반등… 반도체 주식에 투자할 적기 다가온다 /semiconductor-stock-predictions-2023/ /semiconductor-stock-predictions-2023/#respond Mon, 19 Dec 2022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semiconductor-stock-predictions-2023/ 2022년은 글로벌 경제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던 한 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반도체 산업 역시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을 겪었다. SK하이닉스도 경영실적 하락 등 올해 어려운 하반기를 보내야 했다.

반도체 다운턴(Down-Turn) 위기 속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는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반등을 기대해도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2023년,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어 갈 SK하이닉스의 저력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반도체 섹터 선임연구위원 김영건 애널리스트와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대(大)전환점, 2023년 하반기

2023 SK하이닉스 애널리스트 인터뷰_01

“현재의 전반적인 업황 악화는 내년에도 일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3년 하반기에는 반등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을 예상한다.”

김영건 선임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요 감소 및 재고 증가, 가격 하락의 연쇄효과를 겪은 반도체 업계의 다운턴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현 상황을 인식하고 공급을 조절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50% 이상 투자 규모 축소, 저수익 제품 중심 감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반도체 다운턴에 맞서 재고 소진의 시간을 헤쳐 나가며 시장 수급이 정상화 되도록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이러한 전략 기조로 볼 때 현재의 공급 과잉은 어느 정도 시간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고 문제가 해결된다면, 반등은 더욱 가까워진다.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의 DDR5 교체 수요와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탈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반등 시점을 2023년 하반기로 예측했다.

2023 SK하이닉스 애널리스트 인터뷰_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 추이

그는 “현재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어떤 부분에서 수요가 갑자기 반등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하지만,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 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락다운이 지속되며 올해 중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역사상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며 “내년에는 락다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도 조금씩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히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이 승부처

역시 관건은 수요다. 그중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은 반도체 업계의 부진을 만회할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2023 SK하이닉스 애널리스트 인터뷰_데이터센터용 D램 시장 규모 전망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처음으로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수요가 모바일용 D램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OTT 및 클라우드 사용량의 급증 때문이다. 또 데이터센터 산업의 꾸준한 성장으로 서버용 D램 시장 자체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은 “대표적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인 메타(Meta)를 예로 들면, 공격적인 메타버스 산업 투자 계획을 지속해서 발표하고 있고 데이터 트래픽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서버 보유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투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23 SK하이닉스 애널리스트 인터뷰_인텔 사파이어 래피즈

▲ 인텔이 공개한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의 세부 스펙 (출처 : 인텔)

특히, 2023년 1월 출시 예정인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PCIe Gen5 및 차세대 DDR5 램을 지원하는 프로세서로, 성능은 크게 개선되고 전력 소비는 낮아져 운영비 절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김 위원은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를 ‘DDR5 수요 촉진의 신호탄’이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3 SK하이닉스 애널리스트 인터뷰_02

김 위원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넘쳐나는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를 원한다”며 “이는 하드웨어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기술 고도화가 근본적인 반도체 수요 촉진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어, 그는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를 시작으로 엔비디아나 애플 등 로직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개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메모리 반도체의 고도화도 이에 뒤따를 것이며, 이는 업계 최고 DDR5 기술력을 갖춘 SK하이닉스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결국, 기술이 답이다

2023 SK하이닉스 애널리스트 인터뷰_DDR5 점유율 성장 전망

시장의 흐름에 따라 차세대 D램 표준 DDR5 시대의 개막은 필연적이다. 옴디아는 전체 D램 생산 중 DDR5가 2023년 점유율 20.1%를 차지하며 DDR4 점유율을 역전, 2025년에는 40.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탄탄한 기술 포트폴리오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장기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서버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술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MCR DIMM’ 개발에 성공하며, 서버용 D램 시장의 강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MCR DIMM’은 모듈을 통해 DDR5의 동작 속도를 개선할 수 있는 신개념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고객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회사는 서버용 D램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서버에 탑재되는 Enterprise SSD(기업용 대용량 저장장치, 이하 eSSD)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 SK하이닉스는 현존 최고층인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며 기술 우위를 공고히 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eSSD ‘PE8110E1.S’ 제품 양산을 시작, 자체 개발한 컨트롤러와 펌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김 위원은 “주식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가치평가 지표를 감안했을 때 현재의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상당수 반도체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머지않아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봄날은 다시 찾아올 것이며, SK하이닉스 역시 결국 고지에 입성할 것”이라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전망을 희망적으로 예측했다.

항상 위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냈던 SK하이닉스의 저력이 새해에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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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 업황, 올 2분기부터 상승세로 전환할 듯…반도체 산업 회복 ‘청신호’될까? /dram-business-moves-upward-from-q2/ /dram-business-moves-upward-from-q2/#respond Thu, 07 Apr 2022 14:55:00 +0000 http://localhost:8080/dram-business-moves-upward-from-q2/ 비메모리 공급 부족 해소, 경기 개선에 따라 반도체 업황 회복 가능성 상승

지난해 말, 비메모리 반도체와 인쇄회로기판(Printed Circuit Board, PCB) 기판의 공급 부족이 서버 수요의 상승을 제한해, 단기적으로 수요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실제 서버의 수요는 지난해 4분기부터 급락해, 올해 1분기에는 반년 전인 지난해 3분기보다 15% 줄었다. 노트북 판매량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로 반도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등 대외 여건마저 어려워졌다.

다만 서버의 실질적인 수요로 볼 수 있는 주문량은 여전히 공급량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2022년 1분기 서버 공급이 수요의 50~60%밖에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노트북의 수요량도 비메모리 반도체와 부품의 공급 부족으로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공급 부족 이슈를 제외하면, 반도체 전방의 실질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은 올해 2분기부터 완화돼 연말까지 수급 균형이 상당 부분 맞춰질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말 비메모리 반도체의 유통 재고가 소폭 증가했고, 올해 2분기에는 공급이 부족한 일부 칩(Chip)들의 생산 공정이 12인치 웨이퍼(Wafer)로 전환되면서 8인치 생산으로는 부족했던 물량(Capacity)에 여유가 생길 예정이다. 또한 올 하반기부터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와 온 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 대만의 반도체 생산 기업 UMC(United Microelectronics Corporation),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oration), 대만의 전문 IC 파운드리 기업 VIS(Vanguard International Semiconductor Corporation) 등의 8인치 생산 물량 증설이 완료된다. 이에 전방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높여도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기 지표 역시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실질 수요를 선행하는 미국의 ISM(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제조업 재고순환 지표가 상승세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전년 동기 대비 미국 ISM 제조업 지수의 증감률은 2012년과 2015년의 저점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또한 미국 경기 선행 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높은 수준에서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비메모리 반도체 및 부품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의 전방 수요가 크게 줄었고, 이는 한국 IT 재고 순환지표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의 ISM 제조업 재고 순환 지표가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 반도체를 둘러싼 경기 지표들이 회복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반도체 산업 내 핵심 기업들인 TSMC와 엔비디아(NVIDIA), AMD, 퀄컴(Qualcomm),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등은 여전히 전방 수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 플랫폼(Meta Platform, 이하 메타) 등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Cloud Service Providers, 이하 CSPs)는 올해 강도 높은 자본 지출(CapEx, 미래 이윤 창출을 위해 지불한 비용) 집행을 앞두고 있다. 비수기인 1분기를 지나 성수기인 2분기부터는 글로벌 경기 심리지수가 반등하고 한국 IT 재고순환 지표가 상승세로 전환되며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신규 CPU 출시 효과, 서버 DRAM 수요 회복 기대…DRAM 업황 개선 흐름 이어질 듯

올해 DRAM 산업의 공급 과잉률은 0.8%을 기록할 전망이다. DRAM 총 수요는 서버를 포함한 주요 응용 프로그램(Application)의 용량(GB/System)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공급(Real Capacity)은 자본지출 축소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부진을 이유로 DRAM 산업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공급의 증가 폭이 예상보다 적어 오히려 업황은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1분기까지는 공급 업체들이 신규 생산 물량을 높여 악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2분기 중반부터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해소되고 신규 CPU인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와 AMD의 제노아(Genoa) 출시 효과가 수요에 반영되면서 수급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DRAM 유통 재고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증가세를 보였던 PC-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고객들의 DRAM 보유 재고가 다시 감소하기 시작한 것. PC-OEM 업체들의 DRAM 평균 재고는 지난해 말 10~12주 수준이었으나 최근 5~6주까지 크게 낮아졌다. 이는 평년 수준인 4~5주에 근접한 수치다.

북미와 중국의 클라우드 고객들이 보유한 서버 DRAM의 재고는 각각 8~9주와 7~8주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소폭 증가했다. 서버의 공급량이 고객들의 실질 수요에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건전한 재고 흐름으로 보인다. 해당 재고 역시 부품의 공급난이 완화될 올해 2분기 중반을 지나며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보여, 향후 DRAM 산업의 업황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중화권 고객들의 DRAM 재고가 10~12주까지 늘었다. 그러나 올해 2분기는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는 시기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직후에는 DRAM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과거와 같은 대규모의 구매 축소(Order Cut)가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모바일 DRAM의 가격은 자체적인 수급 상황보다는 서버 DRAM의 수급 여건에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공급 업체들의 DRAM 평균 재고는 올해 1분기 말 5~6주 수준까지 증가해, 평년 수치인 4~5주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주요 반도체 기업의 증설 물량 Ramp-up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의 공정 수율 개선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올해 2분기에서 3분기로 이어지는 성수기에는 신규 증설 물량보다는 보유 재고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이다. 즉, 공급 업체들의 늘어난 DRAM 재고가 현시점에서는 크게 부담되지 않아, 향후 DRAM 고정 가격 협상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 하반기 DRAM 산업은 ‘공급 주도형(Supply-Driven) 공급 부족’ 국면으로 다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나타날 업 사이클(Up-Cycle)의 기간 역시 DRAM 공급 업체들의 증설 의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 증가율이 과거보다 낮아진 만큼, DRAM의 업 사이클은 공급 증가율에 더욱 민감해질 것이다. 지금은 주요 DRAM 제조기업들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투자 기조로 돌아서면 DRAM 산업은 시차를 두고 다시 공급 과잉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올해 수요 측면에서 핵심 역할을 할 서버 DRAM은 오는 2분기부터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DRAM의 전방 시장인 서버 하드웨어의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4분기부터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실질 수요의 감소보다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부품의 공급 부족으로 서버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들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서버의 공급이 저조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버의 출하량은 부품의 공급 부족이 완화되는 올해 2분기부터 빠르게 회복된 뒤, 인텔과 AMD의 신규 CPU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3분기에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버 DRAM 수요는 마이그레이션(Migration, 데이터의 저장 공간과 형태를 조정하는 일)과 서버 교체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CSPs를 중심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북미 CSPs는 서버 수요 비중의 70~80%를 차지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Google), 아마존(Amazon)의 서버 수요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19%, 15%, 8%, 1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신규 오픈을 앞둔 지역(Region)이 대부분 유럽에 집중되어 있어, 최근 발생한 전쟁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래 지속될 경우 전망치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 CSPs는 IT 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를 제외하면, 올 한 해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트댄스는 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Enterprise Cloud Platform)인 ‘Volcengine’의 Ramp-up을 진행하고 있어, 올해 전년 대비 14%의 서버 수요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알리바바(Alibaba)와 텐센트(Tencent)의 올해 서버 수요는 각각 전년 대비 1%, 4% 하락하는 등 저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키옥시아 생산 차질로 공급 과잉 해소…NAND 고정가격, 2분기 중 상승세로 전환할 듯

공급 과잉에 시달려온 NAND 산업은 키옥시아(Kioxia)의 생산 차질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중 고정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생된 Fab 오염 사건으로, 일본 요카이치와 키타카미 지역에 있는 키옥시아 Y2~Y6 공장 가동에 차질이 발생한 것. 오염의 원인은 프론트엔드(Front-end) 공정 중 습식(Wet) 세정용 소재의 배합 불량으로 추정된다. FAB Out 이후에 오염 여부가 확인된 것으로 보여, 수율이 다시 정상화되고 신뢰성이 복구되기까지 약 3~4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객사의 품질 인증(Qual) 진행 경과에 따라 오염 영향이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14. NAND 연간 공급과 수요

올해 NAND 산업의 공급 과잉률은 0.3%를 기록할 전망이다. NAND의 총 수요는 서버를 포함한 주요 스마트폰과 SSD의 호조로 전년 대비 28% 증가하고, 공급(Real Capacity)은 키옥시아의 생산 차질 영향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다. 당초 수요 증가율을 상회하는 공급 증가가 예상됐었지만, 기존 물량(Capacity)의 생산 차질 영향이 신규 증설 영향을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

분기별 수급 상황은 키옥시아의 생산 차질 영향이 큰 올해 1분기에 빠르게 개선된 후, 2분기부터 공급의 증가와 성수기 수요 효과가 맞물리며 수급 균형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의 경우 키옥시아 공장의 정상화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들의 신규 증설 분의 양산도 예정돼 있다. 다만 NAND 가격 상승을 걱정하는 고객들이 재고 확보(Build-up)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컨트롤러(Controller) 공급 부족이 해소되며 SSD를 중심으로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늘어난 공급량 대부분을 상쇄할 것으로 판단된다.

※ 이 기고문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의 신뢰할 만한 자료와 정보를 활용해 기고자가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참고 자료이며,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유가 증권 매매에 관한 의사 결정은 전적으로 투자자의 판단과 책임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본 기고문 내용에 따른 일체의 투자 행위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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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도 성장한 반도체 시장…SK하이닉스, 역대 최초 분기 12조 원 매출 달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2021년의 실적, 매출, 성장률, 시장 점유율을 정리한 표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2조 9,97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0년 대비 35%에 달하는 매출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전체 성장률인 25.1%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3년 만에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정상을 탈환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전년 대비 29% 성장한 94조 1,7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인텔(Intel)의 지난해 매출인 759억 5,000만 달러(약 90조 9,500억 원,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 추산 기준)를 넘어섰다. 성장률과 함께 시장 점유율도 두드러졌는데,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 반도체 시장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12.5%의 인텔을 제쳤다.

이처럼 지난해에는 한국의 양대 반도체 기업들이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 이 같은 성장세를 견인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의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했고, 더불어 신형 PC, 태블릿 PC와 같은 홈 디바이스의 수요도 늘어났다. 이에 따른 데이터 양의 폭증은 서버 증설로 이어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반면 인텔은 전년 대비 0.4% 성장에 그쳤다. CPU 공급 부족 현상을 타개하지 못했고, AMD 등 경쟁사와의 기술 경쟁에서도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시장의 성장세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 낮은 성장률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선전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SK하이닉스는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2조 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4% 오른 12조 3,766억 원, 영업이익은 340% 오른 4조 2,195억 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처음으로 연간 기준 흑자를 낸 점이 고무적이다. 분기 기준으로도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는 128단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성장률을 훨씬 뛰어넘는 60% 성장을 기록했다”며 “D램도 PC, 그래픽, 중국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적극 확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매출 26조 2,000억 원, 영업이익 8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공급망 이슈 등으로 인해 우려가 제기됐던 상황에 비하면 상당히 선전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서버 중심으로 수요가 견조했지만,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으로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고성능 컴퓨팅(HPC, High Performance Computing) 고객사 덕분에 향후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했고,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Limited) 역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157억 4,000만 달러(약 18조 8,55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41.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65억 달러(약 7조 7,86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지난해 7나노 이하 고성능 제품군에서 매출의 50%를 벌어들이며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사용처별로 분석해 보면 자동차 전체 부품 중 전자장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가 반영돼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51% 늘었고, 클라우드(Cloud), AI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PC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HPC용 반도체 매출이 34% 성장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도 시장의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하반기부터는 공급망 이슈가 점진적으로 해소되면서 수급이 좋아질 것”이라며 “지난해 수준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구축된 비대면 인프라의 확대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에 확산되기 시작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위축되고 있고 암호화폐 시장의 조정으로 인해 채굴용 반도체의 수요도 줄 수 있어, 이를 시장의 불안 요소로 꼽는 분석도 나온다.

‘멈추지 않는 성장세’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 기대되는 세계 반도체 시장

2020년, 2021년에 이어 올해도 세계 반도체 시장이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어, 벌써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반도체 시장이 3년 연속으로 1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는 것은 무려 25년만의 일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4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사상 최초로 5,000억 달러를 넘겨 5,098억 달러(610조 6,384억 원)를 기록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IC Insights Semiconductor Market Research)는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5,651억 달러(약 676조 8,768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년 대비 26% 성장했던 지난해보다는 낮은 성장률이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것.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증가하는 원인을 정리한 이미지

일반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세계 경제 상황과 반도체 수급 등에 따라 불황과 호황이 번갈아 나타난다. 이런 특성은 D램,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가 폭증할 때 가격이 올랐다가, 공급이 확대되고 재고가 확보되면 다시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

하지만 최근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 원격교육이 확산되고 AI, 클라우드 등이 적용되는 분야가 늘면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IC인사이츠는 “2019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 줄었지만, 그 이후 수요 증가와 공급망 이슈 등에 따른 가격 상승에 힘입어 반도체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기존에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졌던 업무, 교육 등 일상적인 활동들이 온라인 환경에서 원격으로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PC 교체 수요가 확대됐고, 늘어난 데이터 처리를 위해 서버도 지속적으로 증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반도체의 경우 수급 이슈로 인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이로 인해 메모리부터 비메모리까지 모두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되고, 시장 규모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역시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갱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D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신기록을 달성했던 지난해 수준을 넘어 올해 50조 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가 마무리돼,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 매출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아서,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 좋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279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삼성전자도 올해 300조 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 사상 최초로 반도체 매출만 100조 원 이상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홍콩계 증권사 크레디리요네증권(CLSA Emerging Markets, 이하 CLSA)은 D램 평균 판매가격이 올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PC와 서버를 중심으로 강한 수요가 형성돼 있어 시장이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CLSA는 “이미 현물 가격이 지난해 11월 저점으로부터 지난 1월 기준 19% 상승하는 등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고객사들이 발 빠르게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어 2분기 이후 가격이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엔비디아, ARM 인수 포기… ‘전략산업’ 반도체 분야 M&A 향후 전망은?

2020년 8월 엔비디아의 ARM 인수 계획 발표부터 2022년 2월 인수 무산까지의 과정을 정리한 이미지

세계 반도체 역사에 남을 뻔했던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미국 엔비디아(NVIDIA)가 각국 정부의 반대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영국 ARM 인수를 포기한 것. 모바일용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와 GPU 분야에서 각각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두 회사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결국 미국, 영국 등 정부의 경쟁력 저하 우려가 M&A를 막았다.

ARM은 주로 비메모리 반도체의 원천 설계를 개발하고, 이를 엔비디아, 퀄컴, 애플,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에게 공급하는 반도체 설계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업체다. 특히 세계 모바일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ARM이 설계한 자산 비중이 95%에 달할 정도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퀄컴(Qualcomm)의 스냅드래곤(Snapdragon), 삼성전자의 엑시노스(Exynos), 애플(Apple)의 A시리즈 모두 개발 과정에서 ARM의 설계 IP가 기반이 됐다.

엔비디아는 타 반도체 기업들과 달리 GPU 개발에 집중해왔다. GPU는 수년 전만 해도 고성능 게임용 PC에 주로 사용되던 반도체였지만, 최근 들어 AI, 클라우드 등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신기술 분야가 성장하면서 수요가 폭증했다. 특히 AI 개발과 운영에 필수적인 반도체로 꼽힌다. 이런 업황 변화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해온 엔비디아는 성장세를 가속하기 위해 비메모리 분야의 핵심 기술을 갖춘 ARM 인수를 추진해왔고, 이를 통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절대 강자로 등극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GPU 시장의 지배자인 엔비디아가 전 세계 모바일칩 설계 IP의 90%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ARM을 인수하면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특정 기업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면, IT부터 자율주행, AI, 클라우드 등 차세대 첨단 산업 전체가 그 기업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였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ARM의 본사가 있는 미국과 영국 정부에서 먼저 해당 M&A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the Federal Trade Commission, FTC)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할 경우, 반도체 산업의 혁신과 경쟁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인수 반대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는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인텔, AMD, 퀄컴 등 걸출한 비메모리 기업이 많다. ARM을 인수한 엔비디아의 성장을 기대하기보다 자국 내 반도체 기업들이 위축될 것을 걱정한 것이다.

영국 경쟁시장청(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 CMA) 역시 지난해 7월 이번 인수에 대한 1단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고, 삼성전자, 인텔, AMD,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모두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엔비디아는 결국 ARM 인수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ARM 인수 포기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협력사 측에 이번 인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M&A 무산으로 향후 대형 M&A의 등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각국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이 갖는 전략적인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대기업들 사이의 합종연횡(合從連衡)을 막고 자국 기업 육성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계 사모펀드(PE)인 와이즈로드캐피탈(Wiseroad Capital)에 매각을 시도했던 매그나칩(Magnachip)은 미국 정부의 반대에 부딪혔고, 대만 글로벌웨이퍼스(GlobalWafers)의 독일 실트로닉(Siltronic) 인수도 독일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 ‘AI 반도체’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AI 반도체 GDDR6-AIM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해 AI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돼 있던 반도체 산업 구조를 바꾸고, 차세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AI 반도체 시장은 2030년까지 1,179억 달러(약 141조 2,4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사내 AI 반도체 사업부를 분리해 사피온(SAPEON)이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사피온 설립 과정에서는 SK텔레콤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SK스퀘어도 출자했다. SK그룹의 IT 계열사들이 손을 잡고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선 것. 이를 기반으로 향후 글로벌 고객사들을 대거 확보해 사업을 빠르게 키워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피온에서 SK텔레콤은 그동안 5G와 AI 분야에서 쌓아왔던 연구개발(R&D) 역량과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개발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와 AI 반도체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SK하이닉스를 축으로 세웠던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사업 전략에 AI 반도체를 추가해,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최근 연산 기능을 갖춘 차세대 메모리 PIM(Processing-In-Memory, 지능형 메모리) 기술을 개발, 이를 적용한 GDDR6-AiM(Accelerator in Memory) 제품을 공개하고 향후 사피온과의 기술 협력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AI 반도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AI 프로세서를 합한 인공지능 반도체 ‘HBM-PIM’ 개발 소식을 알린 바 있다. PIM은 메모리 반도체 내부에 연산 작업이 가능한 프로세서를 결합하는 기술이다.

이에 더해 AI 엔진을 추가한 제품을 연이어 공개하며 기술 선점에도 나섰다. 스마트폰에 해당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를 장착하면, 서버와의 통신 없이도 기기 자체에서 고성능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음성인식, 챗봇, 이미지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스마트폰에 장착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도 앞다투어 AI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Rebellions)은 지난해 금융 거래에 특화된 AI 반도체 ‘아이온(ION)’을 공개했다. 아이온은 기존 시장의 주류 제품보다 빠른 처리 속도와 두 배 이상 개선된 전력 소비 효율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창업한 지 1년 남짓 된 한국 반도체 스타트업이 대형 기업에 버금가는 AI 반도체를 개발한 것. 리벨리온은 우선 금융 시장을 1차 타깃으로 공략한 뒤 서버용 AI 반도체를 개발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 반도체 선두 기업으로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한국의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오픈엣지테크놀로지(OPENEDGES Technology)도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처리장치)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용 AI 반도체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딥엑스(Deepx), 모빌린트(Mobilint) 등 다른 스타트업 기업들도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향후 전체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가트너는 2030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이 전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세가 무서운 만큼, 각국 대표 반도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텔은 2016년 AI 반도체 기술 기업인 너바나시스템즈(Nervana Systems)를 인수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이스라엘의 AI 기업 하바나랩스(Habana Labs)를 인수해 역량을 강화했다. 중국 역시 AI 반도체 기술 기업인 디핑셴(地平線, Horizon Robotics) 등을 필두로 정부 차원에서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다.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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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2 심층분석] ‘환경 그리고 영역파괴’…가능성에서 실천으로 바뀐 미래 /ces-2022-analysis/ /ces-2022-analysis/#respond Wed, 12 Jan 2022 14:55:00 +0000 http://localhost:8080/ces-2022-analysis/ 올 한 해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보여준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22’가 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의 짧지만 화려한 여정을 마쳤다.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을 이겨내고 2년 만에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이 행사는 참가 기업이 예년(4,400여 개)의 절반 수준(2,300여 개)에 그쳤지만, 가능성을 현실로 바꿔주는 기술 혁신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선 SK그룹, 세계 시장에 친환경·혁신 이미지 심다

올해 행사의 키워드를 꼽자면 ‘지속가능성’과 ‘미래를 위한 과감한 영역 파괴’를 들 수 있다. 반도체와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는 혁신의 모든 공간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SK그룹 6개사(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가 함께 마련한 전시였다.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강자인 하이닉스가 더 익숙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SK의 브랜드가 더해지면서 친환경·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메모리 반도체를 기대하고 왔던 관람객들은 전시장의 모습을 보고 생각보다 넓은 SK하이닉스의 사업 영역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SK그룹 6개사는 이번 전시에서 ‘숲’을 모티브로 한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Green Forest Pavilion)’으로 조성하고, ‘탄소 중립’을 메인 테마로 내세웠다. 전시 관계자는 “미디어 아트와 함께 마치 식물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며 “제일 한산한 전시 마지막 날까지도 대기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ES 개막일인 5일 3,000명 수준이던 SK그룹 전시관 관람객은 6일 5,000명, 7일 7,000명 수준으로 계속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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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SK스퀘어, SK텔레콤 경영진들이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박정호 SK스퀘어 ·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류수정 SK텔레콤 AI Accelerator 담당,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출처: SK텔레콤 뉴스룸)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SK텔레콤은 전시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ICT 연합체’ 구성을 선언했다.

먼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공동 투자하기로 했고,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 Solid State + Paradigm)’ 신설 등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서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을 실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주 사업조직을 신설하고 미주 R&D 센터도 건립한다.

또한 SK텔레콤은 향후 10년을 이끌어 갈 미래 기기(Device)인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이하 UAM), 자율주행차, 로봇에 진화된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를 더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를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라고만 생각했던 관람객들에게는 모두 생각지도 못했던 놀라운 메시지였을 것이다. 여기에 SK온의 전기차용 배터리와 SK㈜의 바이오·푸드테크 투자내용 등이 더해지면서 관람객들은 이 회사의 한계를 새삼 궁금해했을 것이다.

가전과 완성차의 영역 파괴…반도체 기업에게는 ‘기회의 땅’

SK와 함께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또 다른 주인공은 소니(SONY)였다. 소니는 전격적으로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우리가 알던 소니와 완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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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들이 소니가 이번 CES 2022에서 공개한 SUV형 전기차 콘셉트카 ‘Vision-S 02’를 살펴보고 있다.(이미지 출처: ces.tech)

소니 전시부스에서는 가전제품 대신 SUV형 전기차 콘셉트카 ‘Vision-S 02’가 전시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다. 애플카에 이은 소니의 완성차 시장 진출 소식은 차량용 반도체, 배터리, 통신 기반 빅데이터 등 SK의 모빌리티 솔루션(Mobility Solution) 영역 확대를 기대하게 했다.

완성차 기업들도 가만있지는 않았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현장에 직접 참석해, 로보틱스(Robotics, 로봇의 물리적인 모습을 구성하는 기계적이고 전기적인 장치)와 메타버스(Metaverse,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결합한 ‘메타 모빌리티(Meta Mobility)’ 개념을 소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경량 항공기인 UAM 등 미래 이동수단을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인터페이스(Interface)로 삼는 동시에 로봇을 이용해 체험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SK가 선도한 탄소중립, 글로벌 트렌드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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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CES 2022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이미지 출처: ces.tech)

SK가 선도한 탄소중립 트렌드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를 굳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회사의 친환경 활동 소개에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는 제품 개발부터 유통, 사용, 폐기까지 사이클 전반에 있어 친환경적 요소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LG전자는 재활용 자재를 사용해 2,000㎡ 규모의 전시 부스를 구축했고, 부스 디자인을 간소화해 전시 종료 이후에도 재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일본 가전기업 파나소닉(Panasonic)은 지난 4일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소를 위한 약속인 ‘파나소닉 그린 임팩트(Panasonic Green Impact)’를 발표했다.

미래 주도권 강화 위한 ‘합종연횡’ 무한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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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스퀘어 ·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은 6일 오전(현지시각) CES 2022가 열린 라스베이거스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퀄컴(Qualcomm) 사장 겸 CEO(왼쪽)와 만나 반도체와 메타버스, 스마트팩토리 등 B2B, B2C 사업에서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출처: SK텔레콤 뉴스룸)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CES 2022는 글로벌 이종산업 간 협력의 장 역할도 했다. SK하이닉스 등 ICT 3사 대표는 이번 CES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퀄컴(Qualcomm) 사장 겸 CEO와 만나 5G를 넘어 반도체, 메타버스까지 ICT 전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아마존(Amazon)의 AI를 이용해 소프트웨어 플랫폼(Software Platform)인 ‘STLA SmartCockpit’을 개발하겠다”고 밝혔고,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배송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월마트(Walmart), 페덱스(FedEx)와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인텔(Intel)의 자회사 모빌아이(Mobileye)는 “폭스바겐(Volkswagen)과 포드(Ford)에 플랫폼을 탑재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고, 퀄컴은 “르노(Renault), 혼다(Honda), 볼보(Volvo)에 자사의 스냅드래곤 콕핏(Snapdragon Automotive Cockpit)을 장착한다”고 밝히는 등 반도체 기업과 완성차 기업 간의 합종연횡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 밖에도 이번 CES 2022에서는 공상과학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우주여행의 현실화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는 실제 우주비행선을 모형으로 구현한 ‘드림 체이서(Dream Chaser)’를 전시했다. 드림 체이서는 기존 우주왕복선의 4분의 1 크기에 불과하며, 최대 30회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다.

소니는 나노 위성 ‘스타스피어(STARSPHERE)’를 공개했는데, 날개를 제외한 몸체가 방송용 카메라보다 작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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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반기 DRAM 시장, 수요 줄고 공급 늘어_올 하반기부터는 개선 전망 /prospect-of-dram-industry-in-2022/ /prospect-of-dram-industry-in-2022/#respond Tue, 11 Jan 2022 14:55:00 +0000 http://localhost:8080/prospect-of-dram-industry-in-2022/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운용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PMIC(Power management integrated circuit), NAND 컨트롤러, Analog IC (Analog integrated circuit), PCB(Printed Circuit Board), Lead frame 등의 공급 부족이 다시 모바일과 서버 등 반도체 전방 수요를 제한하기 시작했고, 반도체 장비의 생산 기간(Lead Time)을 늘려 공급 부족 해결을 위한 증설도 제한하고 있다. 즉,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메모리 반도체의 전방 수요와 공급의 증가를 모두 제한하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2022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올바르게 전망하기 위해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및 PCB 기판의 증설 현황과 이에 따른 공급 부족의 해소 시점을 가늠하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할 것이다.

파운드리 업체들, 공급 부족 해소 위해 생산 시설 증설에 박차…올 하반기 회복세 기대

공급이 부족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기간은 현재 20주 이상까지 급증했고(평년 수준은 9~12주), 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의 판가도 전년 대비 최대 35% 급등했다. 이로 인해 최종 제품인 반도체 제품의 판가도 인상되고 있다.

파운드리 가격의 경우 해당 제품들을 생산하는 40~90nm 공정의 판가 인상률이 가장 가파르다. 공급망에 속한 업체 입장에서는 이러한 가격 상승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산업 전반적으로는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상된 비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수요처들의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구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TSMC와 UMC 등 해외 파운드리 업체들은 생산 물량(Capacity)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중 TSMC와 삼성전자는 12인치 파운드리 생산 시설 증설에 집중하고 있다. TSMC의 경우 난징 공장 신규 증설과 미국 애리조나 신규 공장 완공을 통해 순차적으로 추가 생산 물량을 확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2022년 P3 공장에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2024년에는 미국 테일러 시에 설립 중인 신규 공장을 완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이 크게 부족한 8인치 파운드리의 경우 UMC가 순차적으로 생산 시설을 증설할 것으로 예상되고, SMIC와 VIS 역시 증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IDM 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의 경우 2022년 연말과 2023년 연초에 2개의 신규 공장이 완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부분의 증설 시점이 올해 하반기 이후로,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해소되는 시점도 그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올해 상반기까지는 현재와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파운드리의 생산 물량 계획이 차질없이 실행되려면, ASML, Lam Research, AMAT 등에서 생산한 장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도 장비 제조에 필요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PMIC와 Analog IC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반도체 장비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는데 사용되는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 모듈의 공급 부족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반도체 장비의 대당 생산 기간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장비 제작 후 테스트 단계를 건너뛰면서까지 공급 시기를 단축하려 노력 중이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파운드리 업체들의 생산물량 확보 예상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물량은 2022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 뒤 2023년 상반기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부품 공급 부족으로 인해서 제한되고 있는 스마트폰과 서버의 수요도 2022년 상반기까지는 상승 폭이 제한되고, 2022년 하반기에 들어서야 회복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2분기 예정된 인텔의 신규 CPU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 출시 효과도 기대보다 뒤로 밀린 올해 3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여, 올해 상반기 서버 수요 증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패키지 기판 공급도 부족…올해 상반기 서버 수요 상승 제한하는 또 하나의 요인

비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패키지 기판의 공급도 여유롭지 않은 상황으로, 이 역시 모바일, 서버 등 반도체 전방 수요를 제한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스마크(Prismark)에 따르면 패키지 기판 시장은 매출액 기준 2020년 25% 성장한 데 이어 2021년에도 27% 성장하면서 주요 부품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성능 서버 및 GPU 등에 활용되는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 이 같은 성장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패키지 기판 시장은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며 2025년까지 연평균 10%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PCB 업체들은 최근 고부가 제품인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지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투자 역시 FC-BGA, FC-CSP(Flip Chip-Chip Scale Package), SiP(System in Package) 등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CPU, GPU 등에 주로 쓰이는 FC-BGA의 고부가 서버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넓은 면적을 확보하고 고층 구조를 갖추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패키지 기판 업체들의 생산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21년 패키지 기판 시장에서 FC-BGA가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절반에 육박하며, 성장성도 가장 가파르다. 2020년 39% 성장한 데 이어 2021년에도 31% 성장이 예상되며, 고성능 연산 및 AI 응용기기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5년간 연평균 11%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점에서 공급 물량이 양산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인텔(Intel), AMD 외 애플(Apple)과 같은 칩셋 업체들의 FC-BGA 채택이 늘어나면서 수요 증가 폭이 더 큰 상황이다. 또한 넓은 면적과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는 패키지 기판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생산 능력 잠식 효과가 커졌고, 부품 생산기간이 길어지면서 올해 주요 고객사로 패키지 기판이 공급되기까지 12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패키지 기판 시장이 구조적 호황을 맞이함에 따라 주요 공급 업체들은 2019년부터 생산물량 확보를 위한 증설 투자를 진행해왔다. 주요 업체 중 이비덴(Ibiden)이 12억 달러 투자를 통해 증설한 공장이 2020년 말부터 생산을 시작했고, 2023년까지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코(Shinko)도 FC-BGA 생산라인을 증설해 2021년부터 가동했고, 난야 PCB(NanYa PCB)와 킨서스(Kinsus)도 FC-BGA 생산라인을 증설해 내년부터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형 업체들까지 FC-BGA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사업 진출 및 증설도 대부분 내년 하반기에는 마무리돼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FC-BGA 물량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패키지 기판 공급 업체에 장기 공급 계약을 요청하며 투자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공급 부족 상황은 일부 증설 물량이 나오는 올해 하반기부터 풀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서버의 수요 증대를 위해 필요한 패키지 기판의 수급난도 올해 상반기 서버 수요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올해 DRAM 공급 과잉률 2.4% 전망…하반기 서버 DRAM 중심으로 수요 개선 기대

이에 따라 2022년 DRAM 산업의 공급 과잉률은 올해보다 증가한 2.4%를 기록할 전망이다. 2022년 DRAM의 총 수요는 서버를 포함한 주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의 집적도(GB/System)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Real Capacity)은 국내 업체들의 장비 증설과 마이크론(Micron)의 공정 전환 효율 증대로 인해 전년 대비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수급은 올해 상반기까지 악화된 후, 하반기부터는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신규 생산능력 확보 움직임이 연말·연초 공급 과잉률 확대(Oversupply Ratio: 2021년 3분기 +1.4% → 2021년 4분기 +2.3% → 2022년 1분기 +3.5%)로 이어지고, 주요 기업이 신규 생산능력을 확보함에 따라 올해 2분기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난 역시 수요의 증가를 제한할 것이다.

올해 유일하게 전체 시장 수요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버 DRAM은 연말·연초 비수기를 거친 뒤, 올해 2분기부터 성장세로 다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DRAM의 전방 시장인 서버 하드웨어의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3분기에도 이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부품 및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서버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들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판매량이 다시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버 DRAM의 수요 성장세도 다소 주춤해질 것이다.

다만 서버의 실질 수요가 여전히 강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부품의 공급 부족이 해소되기 시작하는 2022년 하반기부터는 직전 고점을 넘어서는 성장세에 다시 진입할 것이다.

올해 2분기와 3분기 사이에 서버 수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인텔과 AMD의 신규 CPU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부품의 충분한 수급이 이뤄지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서버 시장 내 DDR5와 5세대 PCIe(PCI Express)의 본격적인 확산 시점도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인텔의 서버용 CPU인 사파이어 레피즈는 자사의 10nm(나노미터) SuperFin 공정에서 양산될 예정이며, 업계 최초로 DDR5와 5세대 PCIe를 지원한다. 제품 양산은 올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및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메모리 대역폭(Memory Bandwidth)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HBM(High Bandwidth Memory)을 내장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AMD 역시 TSMC의 5nm 공정을 적용한 신규 CPU 제노아(Genoa)를 2022년 중순에 선보일 전망이다. 제노아는 현재의 밀란(Milan) 제품보다 40%의 성능 향상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와 같이 DDR5와 5세대 PCIe를 지원한다.

고성능 신규 CPU의 출시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보유한 업체)들의 플랫폼 업그레이드 및 신규 서버 투자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며,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서버 DRAM의 수요 성장과 DDR5 시장 확대를 이끌 것이다.

DDR5 채택률은 가파른 성장세 예상돼, DRAM 업체들의 CapEx 상향으로 이어질 전망


DDR5는 현재의 DDR4 대비 동일한 클럭 속도(CPU의 동작 속도)에서 1.4배, DDR5 최대 클럭 속도에서 2.2배의 처리속도를 보인다. 또한 DDR4보다 약 10% 낮은 전력 소모량을 감안하면, 서버 고객들의 채택률이 빠르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DDR5의 제품 가격이 DDR4 보다 약 40% 높게 형성돼 있기는 하지만, 위에 언급된 장점이 초기 탑재에 대한 고객 니즈를 높일 것이다. 또한 이후 DDR5의 가격 프리미엄이 낮아지면서 시장 침투 속도는 더 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버 시장 내 DDR5의 침투율은 올해 4분기에는 20~2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DRAM의 자본지출(CapEx, 미래 이윤 창출을 위해 지불한 비용)의 경우 전년 대비 12% 증가한 총 260억 달러로, 기존 전망치인 201억 달러를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과거 3년치 평균인 204억 달러 대비 27% 증가한 규모로, EUV 적용을 위한 CapEx 지출과 주요 DRAM 제조업체들의 신규 공장 인프라 투자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이처럼 자본지출이 늘어난 것은 DDR5 양산을 위해 신규 생산능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쟁사의 증설을 방관하다가 시장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배경에 깔려 있다. 이에 연말·연초 동안 신규 증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DRAM 산업의 총 웨이퍼 투입 생산량(wafer input capacity)도 지난해 4분기 1,461K/월 수준에서 올해 2분기 1,505K/월, 4분기 1,533K/월 수준으로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주력 공정이 현재의 1znm에서 1anm로 전환되는 것만으로도 ‘동일 Wafer Capacity에서 생산되는 DRAM의 공급 증가율(bit growth)’이 21~28% 정도 기록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올해의 수요 증가율 예상치인 15~20%를 웃도는 수준이다. 즉 DDR5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업체들의 자본지출 증가(공급의 증가 요인)’로 이어지고 있고, ‘기존 장비의 1anm 공정 전환(공급의 증가 요인)’까지 더해지며, DRAM의 공급 증가율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 DRAM의 수급 개선의 강도를 제한하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요와 공급 상황을 종합해보면, 2022년 상반기는 비메모리 반도체 및 PCB 공급 부족으로 인한 수요의 제한과 DRAM의 공급 증가 영향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로 갈수록 눌려있던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공급의 증가율은 둔화되면서 빠르게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이 기고문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의 신뢰할 만한 자료와 정보를 활용해 기고자가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참고 자료이며,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유가 증권 매매에 관한 의사 결정은 전적으로 투자자의 판단과 책임에 따라 이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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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 수급, 내년에는 개선될 듯… 고정가격은 내년 2분기부터 상승 전환 기대 /prospect-of-dram-industry-in-2021/ /prospect-of-dram-industry-in-2021/#respond Thu, 04 Nov 2021 14:55:00 +0000 http://localhost:8080/prospect-of-dram-industry-in-2021/ DRAM 공급업체의 재고 수준에 따라 변화하는 수급 균형

올해 3분기를 지나면서 DRAM의 단기 업황 변동성이 확대되고 현물(Spot)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PC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재고를 조정했고, DRAM 현물 시장에 공급량이 증가했기 때문. 재고를 조정하기 이전에는 PC OEM 업체들의 DRAM 재고 수준이 평균 8~10주, 일부 업체의 경우엔 10~12주 수준이었다. 현재 업황을 고려하면 올 연말쯤 DRAM 재고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서버 DRAM의 수요는 예상한 것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수요 증가치가 예상을 넘어서고 동남아 지역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서버 부품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수요도 제약됐다. 공급업체의 DRAM 재고 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DRAM 수급은 부품의 공급 부족 이슈 해소, 인텔(Intel)의 서버용 신규 CPU 출시, DDR5 양산에 따른 공급 감소 효과 등이 맞물릴 2022년 2분기를 기점으로 다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DRAM 고정가격, 내년 2분기부터 상승세로 전환 기대

DRAM 산업의 수요 증가치와 공급 증가치가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균형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DRAM의 총 수요는 서버를 포함한 주요 응용 프로그램(Application)의 용량(GB/System)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급(Real Capacity)은 공정 전환 효율이 낮아지고 DDR5 공정 전환에 따라 넷 다이(Net Die, 웨이퍼당 생산 가능한 칩 수)가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DRAM의 수급 상황이 일시적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 서버(Cloud, Enterprise)와 스마트폰 수요가 강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그동안 전방 수요를 억제해왔던 비메모리 반도체와 일부 부품의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아울러 서버 DRAM 수요를 자극할 인텔(Intel)의 신규 CPU ‘Sapphire Rapids’가 출시되고 DDR5의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DRAM의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분기별로 보면 주요 기업의 공급이 늘고 수요의 비수기 영향이 집중될 내년 1분기까지는 수급이 악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개선세를 보인 뒤 3분기부터 공급이 다시 부족해질 것이다.

‘일상 회복’ 기대되는 내년 DRAM 수요, 모바일 뜨고 서버는 급감 후 반등할 듯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내년 DRAM의 총 수요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254억 7,000만 GB(기가바이트)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 서버, 그래픽 DRAM이 수요 성장을 이끌 핵심축이다. 다만, 그동안 큰 폭으로 성장해온 PC DRAM의 수요는 판매 부진으로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모바일 DRAM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유닛(Unit)이 전년 대비 6% 늘고, 집적도(Density)는 전년 대비 12%를 늘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서버 분야에서는 유닛과 집적도가 각각 전년 대비 3%, 17%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인텔의 ‘Sapphire Rapids’ 출시가 예정된 내년 2분기에는 클라우드(Cloud) 서비스를 운영하는 고객들의 하드웨어 교체 욕구가 자극돼, 서버 분야에서도 유닛 판매량과 집적도 증가율을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 규제에 따라 클라우드 이동에 따른 추가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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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산업(어떤 소재를 이용해 특정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산업을 통틀어 이르는 말) 중 스마트폰은 2020년, IT 디바이스 중에서도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제품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일상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의 관심이 가전제품에서 모바일 제품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특히 올 4분기에는 중국 모바일 시장의 성수기가 다시 찾아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스마트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모바일 DRAM의 수요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86억 4,000만 GB 수준을 기록하고, DRAM 시장 내 수요 비중이 34%로 유지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고객사별 수요 비중은 삼성전자 20%, 애플(Apple) 16%, 오포(Oppo) 13%, 비보(Vivo) 12%, 샤오미(Xiaomi) 18% 등으로, 중국 상위 3개 업체의 비중이 올해 39%에서 내년 42%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Android)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업체 간 점유율 경쟁이 진행 중이고 모바일 DRAM의 수익성도 여타 제품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모바일 DRAM 공급 업체들은 내년 제품 가격 협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판단된다.

서버 DRAM은 2021년 2분기 북미 클라우드, 3분기 기업(Enterprise) 분야 고객들을 중심으로 수요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 2분기 서버의 하드웨어 판매량이 지난 3년간의 분기 최대 판매량을 넘어섰고, 3분기에는 역대 최대 출하량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서버 DRAM의 수요 전망에 있어 다소 아쉬운 점은 내년 수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텔의 신규 CPU(Sapphire Rapids) 출시가 또다시 지연돼, 내년 2분기에나 출시된다는 것이다.

또한 급격한 서버 수요의 증가가 일부 부품들의 공급 부족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서버 수요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 및 신규 CPU에 대한 대기 수요가 더해져, 서버 출하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한편, 인텔의 ‘Sapphire Rapids’는 업계 최초로 DDR5와 PCIe 5.0을 지원하는 서버용 CPU로, 10nm(나노미터) SuperFin(인텔 11세대 모바일 프로세서에 적용된 신기술) 공정을 활용해 양산될 예정이다. 초도 물량은 내년 1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해 2분기에 생산량이 램프 업(Ramp-Up)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고성능 컴퓨팅)와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메모리 대역폭(Memory Bandwidth) 확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HBM(High Bandwidth Memory)을 내장한 제품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AMD도 내년 중 TSMC의 5nm 공정을 적용한 서버 CPU인 ‘Epyc Genoa’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Epyc Genoa는 현재의 Epyc Milan보다 성능이 40%가량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텔의 Sapphire Rapids와 마찬가지로 이 제품 역시 DDR5와 PCIe 5.0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성능 신규 CPU의 출시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보유한 업체)들의 플랫폼 업그레이드 및 신규 서버 투자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며,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서버 DRAM의 수요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 이 기고문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의 신뢰할 만한 자료와 정보를 활용해 기고자가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참고 자료이며,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유가 증권 매매에 관한 의사 결정은 전적으로 투자자의 판단과 책임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본 기고문 내용에 따른 일체의 투자 행위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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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포트] 미국, 중국에 이어 유럽도 참전_더 치열해진 반도체 패권 경쟁 /semiconductor-hegemony-competition/ /semiconductor-hegemony-competition/#respond Tue, 12 Oct 2021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semiconductor-hegemony-competition/ 반도체 시장 경쟁의 축은 기업에서 정부로 넘어가는 것일까. 세계 반도체 패권을 두고 미국, 중국뿐 아니라 유럽까지 경쟁에 참전해 규제와 유인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각국 정부는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거대 반도체 인수합병(M&A)도 매번 막아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는 세계 고지에 올랐지만, 메모리 가격 변동에 따른 그 위상은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반도체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M&A…거대 기업 간 합종연횡으로 확산

작년부터 반도체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M&A였다. 당초 군소 반도체 기업이나 반도체 기술 스타트업 위주로 진행됐던 M&A가 이제는 시장을 주도하는 거대 기업 간의 합종연횡(合從連衡)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는 국가 기술 패권의 중추 역할을 하는 산업 분야이다 보니, 각국 정부와 각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에 기업과 기업 간의 결합 수준을 넘어 국가 핵심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M&A 시장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일본 키옥시아(KIOXIA)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 간의 합병 이슈로 뜨거웠다. 트렌드포스(TrednForce) 리포트가 발표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키옥시아는 세계 2위, 웨스턴디지털은 3위의 낸드플래시 업체다. 양사가 합병할 시 시장점유율은 약 33%로,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에서도 양강 체제가 탄생할 가능성이 생긴 상황. 웨스턴디지털은 키옥시아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고, 현재 협상 중인 인수금액은 약 20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간의 합병은 일본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일본 정부는 유일하게 남은 자국 반도체 기업을 미국 기업에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고, 반도체 핵심 기술 유출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키옥시아의 낸드플래시 기술력이 웨스턴디지털을 앞선다는 시각이 우세한데, 웨스턴디지털 주도로 두 기업이 합병하면 일본의 반도체 핵심 기술이 고스란히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일본 경제산업성이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또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반도체 기업의 특성상 양사 간 M&A는 미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이중 중국은 양사의 합병을 불허할 것이라는 예측도 지배적이다. 이에 최근에는 키옥시아가 M&A가 아닌 일본 증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격변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엔비디아(NVIDIA)와 영국 ARM의 M&A도 각국 정부와 고객사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ARM의 본사가 있는 영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빌미로 반대 입장을 내비쳤고, M&A를 통해 엔비디아가 반도체 시장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되는 상황을 경계한 글로벌 기술 기업들 역시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ARM은 세계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95%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엔비디아도 GPU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두 회사가 합칠 경우 시스템 반도체 설계부터 GPU까지 아우르게 되면서 차세대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 분야의 반도체 권력을 쥐게 된다.

엔비디아가 ARM의 설계도를 손에 쥐고 각국 반도체 기업 및 IT 기업들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재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대부분 ARM의 원천 설계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어, 엔비디아가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이하 IP) 이용료를 대폭 인상할 경우 기업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삼성전자, 아마존, 테슬라 등은 이미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도 미국 FTC(Federal Trade Commission, 연방거래위원회)에 해당 M&A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렇다 보니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제 대형 M&A가 성사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브로드컴이 퀄컴을 1,300억 달러에 인수하고자 했던 시도가 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고, 퀄컴의 NXP 인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일본 코쿠사이일렉트릭 인수 등은 중국 정부가 불허해 무산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는 순조롭다는 점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중국을 제외한 7개국(한국, 미국, EU,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정부의 승인을 얻어냈다. 마지막으로 중국 정부의 승인만 받는다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승부수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미 다른 국가 정부에서 다 승인한 만큼, 중국이 반대의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국의 반도체 주권 확보 움직임 가속화… EU “단순한 기술 경쟁 아닌 주권 문제”

각국 정부 차원에서의 반도체 주권을 강화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의 변방으로 불리던 EU에서 반도체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유럽 반도체 법’ 제정에 나선 것.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작년 세계 주요 권역별 반도체 생산능력 점유율에서 유럽은 9%에 그쳤다. 이는 한국(21%)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유럽의회 연설에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주권 문제”라며 “최첨단 유럽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R&D부터 생산 체계 구축까지 나서겠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까지 늘리겠다는 ‘2030 디지털 캠퍼스’ 계획도 발표했다.

EU가 이처럼 반도체 주권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산업 가치사슬(Value Chain)의 붕괴가 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유럽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유럽 경제 성장률에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이에 반도체 공급을 미국, 중국, 한국 등에 계속 의존할 경우 유럽의 경제 패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EU는 영내로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공장을 유치하는 한편, 주요 국가의 대학에 반도체 전공 과정을 신설하는 등 관련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정권부터 반도체 주권 확보에 여념이 없는 미국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압박하면서 패권 장악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백악관은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면서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에 “반도체 재고, 주문, 판매 현황 자료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영업 비밀을 공개하라고 주장한 것. 미국 정부는 이들이 자료 공개를 거부할 경우, 특정 제품 생산과 공급에 대한 협조를 강제할 수 있는 DPA(Defense Production Act, 국방물자생산법) 발동까지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TSMC는 미국 내 공장을 갖고 있어 해당 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럽, 미국 등에서 정부 차원의 압박이 지속될수록 각 기업이 정부에 더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TSMC 등의 판매, 주문, 재고 현황을 파악할 경우, 향후 자국 기업에 해당 정보를 제공하거나 추가적인 기술 정보 제공까지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다.

주요국 정부들이 반도체 기업에 대한 러브콜과 압박을 동시에 진행함에 따라 우리나라 주요 기업이 해외로 공장이나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메모리 호황에 잘나가는 K-반도체… 삼성전자, 3분기에도 인텔에 앞서

K팝, K드라마도 잘나가지만, K-반도체도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가 3분기에도 인텔을 꺾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IC Insights Semiconductor Market Research)는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이 223억 2,000만 달러(약 26조 6,000억 원)로 전 분기 대비 10% 늘어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텔은 전 분기보다 3% 줄어든 187억 8,500만 달러(약 22조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의 수요 증가로 인해 매출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인텔의 경우 마땅한 신성장동력이 없어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텔은 상위 15개 반도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역성장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호황기가 이어지던 2018년 3분기 인텔을 꺾고 분기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후 D램, 낸드플래시 등 주력 품목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인텔에 약 3년여간 1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하지만 올해 들어 메모리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1위 자리를 다시 거머쥐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력 반도체인 D램에서 지난 2분기 매출이 1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2018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 고지를 다시 넘어섰다. 1분기 대비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무려 30.2%나 늘어나면서 시장점유율 43.6%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난야 등 주요 D램 업체들의 매출 역시 모두 상승세를 탔지만, 삼성전자가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67억2,000만 달러(약 7조 5,300억 원)의 D램 매출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20.8% 늘었고, 3위인 마이크론은 54억4,800만 달러(약 6조 1,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 분기보다 22.6% 늘었다.

이처럼 D램 업체들의 실적이 나란히 상승세를 보인 배경에는 급성장세를 보인 D램 가격 흐름이 있다. 실제로 2분기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는 전 분기 대비 18~23%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에는 PC용 D램의 ASP 상승분이 23~28%로 가장 높았고, 서버 및 그래픽용 D램도 20~25%가량 ASP가 올랐다. 서버, 스마트폰 등 주요 완제품 고객사들이 다시 메모리 반도체 재고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원격근무, 화상 교육 등 비대면 경제가 지속 성장하며 수요가 성장한 영향도 크다.

하지만 K-반도체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가격 하락 흐름이 시작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아 주요 기업들은 비교적 실적을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IP 신흥강자’ 리스크파이브(RISC-V), 점유율 95% ARM에 도전장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기업은 어디일까.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인텔, TSMC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겠지만, 반도체 IP 분야의 강자인 영국의 ARM도 빼놓을 순 없다.

반도체 IP는 특정 반도체 회로를 반복 구성할 수 있는 설계도를 뜻한다. 스마트폰, 서버, PC, 자율주행차 등 각종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대부분의 반도체는 이 반도체 IP를 활용해 각 기업이 추가로 개발된 제품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반도체 IP 시장 규모는 작년 52억 달러에서 2025년 86억 달러 수준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ARM은 스마트폰용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95%에 달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 퀄컴, 애플 등 스마트폰용 칩셋을 개발∙생산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ARM의 원천 기술을 활용한다.

하지만 최근 ARM의 경쟁자로 리스크파이브(RISC-V) 진영이 주목받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개방성과 간편함이 있다. x86이나 ARM의 경우 정해진 구조대로만 아키텍처를 활용할 수 있고 설계도를 이용할 때마다 개당 책정된 로열티를 내야 한다. 하지만 리스크파이브는 기본적으로 ‘재단’ 형태로 운영돼, 마치 오픈소스처럼 누구나 원하는 대로 설계도를 가져가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 또한 개발자들이 더 나은 구조를 구현할 경우 자유롭게 설계도를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 세계 반도체 아키텍처 개발자들이 모두 참여해 기술 개발에 공헌할 수 있다는 의미다.

편의성과 전력 효율성도 리스크파이브의 경쟁력이다. 일반적으로 x86의 경우 성능은 좋으나 전력 효율은 비교적 떨어진다. ARM은 전력 효율성을 개선해 모바일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지만, 사물인터넷(IoT) 등 저전력 기기에 쓰이기에는 여전히 전력 소비량이 많다.

이에 반해 리스크파이브 기반 반도체는 소비전력이 매우 낮아 IoT 시대의 핵심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5년까지 리스크파이브가 IoT 분야에서 2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며 “산업용 전자제품, 자동차, HPC 등 다른 영역에서도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다 보니 리스크파이브 진영에서도 주목받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미국 사이파이브(SiFive)가 대표적이다. 사이파이브는 리스크파이브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설계도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한국에도 세미파이브라는 한국 법인을 운영 중이다.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 주요 IT 기업들이 모두 리스크파이브 진영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그동안 인텔, ARM 등이 장악해왔던 반도체 원천 설계 분야에 리스크파이브라는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해 시장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기술 발전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저전력이라는 경쟁력에 기반해 성능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다면 향후 도래할 IoT 시장에서는 ARM보다 리스크파이브 진영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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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DRAM 시장, 변동성 확대_내년 상반기 중 개선될 전망 /expanded-dram-market/ /expanded-dram-market/#respond Mon, 27 Sep 2021 21:38:00 +0000 http://localhost:8080/expanded-dram-market/ 하반기에 들어서며 PC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들의 부품 재고 조정이 나타나면서 DRAM 현물(Spot) 시장 참여자들의 구매 심리(Sentiment)가 악화하고, DRAM 현물의 가격까지 하락하고 있다. 주요 PC OEM 업체들의 DRAM 재고는 지난 3월 이후 평균 8~10주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고, 일부 업체들의 경우 10~12주로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PC OEM들의 DRAM 재고 조정으로 단기적 변동성 확대

PC의 완제품(Set) 수요 측면에서 봤을 때, 올 3분기 크롬북(Chromebook, 크롬 OS를 운영 체제로 사용하는 휴대용 컴퓨터)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15%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트북 총 판매량도 비수기인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각각 3%,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PC OEM들은 이러한 수요 전망치의 변화와 부품 간 재고 수준 격차가 줄어드는 등의 이유로 DRAM 재고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DRAM 업황의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로 인해 8Gb(Gigabit) DDR4 제품의 현물 가격이 고정 가격 이하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2004년 이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던 적은 총 10번 정도로, 시차를 두고 고정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구매 심리 악화로도 나타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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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간과해선 안 될 점은 PC DRAM이 DRAM 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 수준에 불과하고, 수요 회복이 나타나고 있는 서버와 모바일이 총 71%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즉 PC DRAM의 재고 축소가 내년 1분기까지의 단기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내년 전체 업황의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서버와 모바일 DRAM의 수요 회복과 DDR5 양산에 따른 공급 감소 등이 내년 DRAM 업황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그 시기는 내년 2분기 중반으로 예상된다. DRAM 현물 가격 하락에 따른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 연말을 지나면서 DRAM 업황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구매 심리도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다.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DRAM 업황에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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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 총 수요의 34%를 차지하는 모바일 시장, 즉 스마트폰 시장은 IT 디바이스 중 지난해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모바일 DRAM 업황은 긍정적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리오프닝(Reopening)’으로 변화하면서 소비자 지출이 TV, PC, 백색가전 등 가전에서 모바일 제품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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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와 애플(Apple) 등 주요 업체들의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출시 예정돼 있다. 인도 지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부진했던 중저가 스마트폰의 생산 재개도 이뤄지는 만큼, 리오프닝 수요를 겨냥한 스마트폰 업체들의 경쟁적 제품 생산·판매로 이어지며 모바일 DRAM 업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마트폰 업체들의 전략적 움직임은 서버 DRAM의 수요 회복과 더불어 DRAM의 유통 재고를 감소시켜, 올 연말과 내년 초에 DRAM 업황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평가도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

서버 DRAM 수요 강세, 전체 DRAM 수요 상승세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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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DRAM 시장은 지난 2분기를 시작으로 확연한 개선세에 접어들었다. 2분기부터 북미 클라우드(Cloud) 업체들의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실적 컨퍼런스 콜(Conference Call)을 진행한 ASML, IBM, 인텔(Intel),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알파벳(Alphabet) 등 상당수 IT 기업 역시 클라우드 수요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3분기부터는 오랜 기간 약세를 보였던 기업(Enterprise)향 DRAM의 수요도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따라서 올 하반기 PC 수요의 약세 전환을 스마트폰 수요 회복이 상쇄시킬 전망이며, 서버 수요가 전반적인 DRAM 수요 상승세를 유지시킬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은 중국의 반독점 규제 강화로 인해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와 같은 중화권 선두 기업들의 수요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를 기회로 삼는 중국의 후발주자들이 클라우드 투자 확대에 나설 가능성은 있지만, 이들 기업의 수요 부진에 아쉬움이 있다.

인텔의 차세대 서버 CPU인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 출시가 내년 2분기로 미뤄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단기 업황에는 부정적이다. 원래는 내년 초 출시돼 비수기인 올 연말과 내년 초의 서버 DRAM 수요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출시 지연이 신제품에 대한 대기 수요를 발생시켜, 내년 1분기 수요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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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 공급은 올 4분기 초반까지 상승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거 투자됐던 DRAM의 전 공정 장비로 인한 공급 증가가 올 4분기 초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돼, 이후부터는 유통 재고 정상화와 서버·모바일 수요 상황에 따른 업황 변동이 나타날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DDR5 양산을 위한 DRAM 공급의 감소(Wafer Loss)와 서버·모바일의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며, DRAM 업황의 상승 사이클 재진입도 기대된다. 최근 들어 혼란을 겪고 있는 DRAM 산업은 제한된 공급 여건 속에서 서버와 모바일 DRAM의 수요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는 다시 한번 상승 탄력이 강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 이 기고문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의 신뢰할 만한 자료와 정보를 활용해 기고자가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참고 자료이며,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유가 증권 매매에 관한 의사 결정은 전적으로 투자자의 판단과 책임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본 기고문 내용에 따른 일체의 투자 행위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expanded-dram-market/feed/ 0 [트렌드 리포트] 상반기 세계 반도체 시장은 ‘호황’_슈퍼사이클 언제까지 갈까? /first-half-world/ /first-half-world/#respond Tue, 10 Aug 2021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first-half-world/ 올 상반기 세계 반도체 시장은 호황이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경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변곡점도 맞이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신성장동력인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미국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한 M&A 경쟁에 불이 붙었고, 중국은 반도체 굴기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처럼 점점 복잡해지는 반도체 산업의 이해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풀릴까?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주춤, 지금이 반도체 슈퍼사이클 정점일까?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한국 양대 반도체 기업들은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시장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출, 영업이익이 폭증한 영향이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이와 반대로 움직였다. 한때 ‘십만전자’(주당 10만원)를 부르짖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8만원 선이 위태로워졌고, SK하이닉스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에만 매출 10조 3,217억 원, 영업이익 2조 6,946억 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한 것은 가장 최근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수요가 급증하고 10나노급 2~3세대 D램, 128단 낸드플래시 등 첨단 공정 제품의 판매 비중이 올라가면서 원가경쟁력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올 2분기 반도체 사업 분야에서만 매출 22조 7,400억 원, 영업이익 6조 9,300억 원의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 역시 2018년 하반기 수준에 육박하는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30.5% 수준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한국 주요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 배경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있다고 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4월에만 PC용 D램 가격이 전월 대비 26.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하락세에서 벗어나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델타 변이 등으로 계속 이어지면서 원격근무용 PC 수요가 급증하고, 비대면 경제 확산에 따라 서버 수요가 폭증한 영향이다. 이에 더해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래픽용 메모리 수요도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한파로 가동 중단 사태를 겪었던 미국의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이 조기에 가동을 재개한 것도 실적 상승에 한몫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올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양사의 실적발표 이후 주가 흐름은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인 27일 11만 6,000원으로 전일 대비 하락세를 보였고, 삼성전자 주가 역시 실적 발표 당일인 29일 7만 9,000원으로 전일 대비 소폭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업계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것은 곧 실적의 정점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한다. 또한 “4분기부터는 반도체 시장 약세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코로나19 상황 완화 및 고객사 재고 증가 등으로 올 4분기부터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고객사들이 경쟁적으로 재고를 쌓던 상황에서 벗어나 재고를 바탕으로 가격 협상에 나설 경우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잃지 않고 있다. 점점 고성능을 요구하는 스마트폰과 서버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수량이 기본적으로 늘어난 데다가, 제조기술의 발전으로 원가경쟁력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의 변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재택근무를 비롯한 비대면 환경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하락세에서 벗어나 지난 4일에는 각각 0.83%, 1.84% 상승한 12만 1,000원, 8만 2,900원을 기록했다. 각각 11만원, 7만원의 박스권에 묶여 있던 주가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텔, 글로벌파운드리·사이파이브 인수 추진…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예고

올 2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긴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하며 사업영역 확장에 나선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최근 “인텔이 300억 달러(약 34조 2,660억 원)로 세계 파운드리 4위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oundries)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작년 4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 6.6%로 4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TSMC나 삼성전자처럼 7나노급 이하 파운드리 기술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10나노대 이상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고객사의 면면도 화려하다. 미국의 AMD, 퀄컴 등 CPU와 스마트폰용 AP(Application Processor) 분야 선두 기업의 제품을 위탁생산한다. 현재 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무바달라 인베스트(Mubadala Investment)’는 그간 글로벌파운드리의 상장을 추진해왔지만, 인텔이 인수할 경우 매각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인텔은 종합반도체기업(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IDM)을 표방하며, 파운드리 사업은 별도로 하지 않는 전략을 취해왔다. 이에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대만의 TSMC가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그 뒤를 이어 삼성전자, 대만 UM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경쟁해왔다.

하지만 팻 겔싱어(Pat Gelsinger)가 신임 CEO로 부임한 이후,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려왔다. 앞서서는 200억 달러(약 22조 8,440억 원)를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용 공장 2개를 신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파운드리까지 인수할 경우 단숨에 세계 3위 파운드리 기업이 된다. 이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난다는 의미다.

그동안 인텔이 파운드리 진출을 고민한 데에는 ‘경쟁사인 인텔에 기업 기밀을 빼앗길 수 있다’는 는 고객사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이 마땅치 않았던 영향도 컸다. 하지만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와 분리 경영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할 경우 고객사 확보도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또한 인텔 입장에서는 현재 주력 제품인 10나노대 CPU를 글로벌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하면서 7나노 이하 공정 기술 개발에 주력할 수도 있다. 기술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인텔은 미국의 반도체 스타트업 사이파이브 인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파이브는 엔비디아가 인수한 영국의 ARM과 같이 반도체 아키텍처 전문 기업으로, 반도체 설계도를 개발하고 이에 대한 로열티를 부과하는 형태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인텔이 이처럼 글로벌파운드리, 사이파이브 등의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인텔의 DNA를 바꾸겠다는 목적이 있다. 그동안 인텔은 설계와 제조 모두 100% 내재화하면서 타 업체와의 연결 자체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그간 독보적인 지위에 있던 인텔의 기술력은 점차 퇴색하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지만, 인텔은 스마트폰용 반도체 시장에는 아예 진입하지 못했다. 이 시장은 ARM과 ARM을 등에 업은 퀄컴이 장악했다. 서버용 반도체, NPU 등 새로운 반도체 기술은 ARM, 사이파이브 등 신진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인텔은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 독자적으로 활로를 모색하다가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파운드리 시장 진출과 반도체 설계 기업 인수를 통해 외연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타 업체와의 연결을 거부하던 기존 전략을 폐기하고, 타 업체와의 공존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

이는 다른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 시장에서 최대 경쟁자인 TSMC에 더해 압도적인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인텔과도 경쟁하게 됐다. 엔비디아 역시 ARM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가며 차세대 반도체 아키텍처 확보에 나섰지만, 인텔이 사이파이브를 인수하면 예상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야 할지도 모른다.

칭화유니 파산 신청…중국의 반도체 굴기, 결국 흔들리나

과연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가능할까. 그동안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의 상징이라고 불렸던 칭화유니그룹(紫光集团有限公司)이 결국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절차에 돌입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지만, 칭화유니그룹의 파산 돌입은 중국이 얼마나 어려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휘상은행(徽商银行)으로부터 빌린 채무를 갚지 못해 파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미 작년 11월 13억 위안(약 2,297억 원)의 회사채를 갚지 못했던 칭화유니그룹은 현재 채무 규모만 2,029억 위안(약 35조 8,58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988년 창업한 칭화유니는 중국 최고 명문대인 칭화대학교의 기술지주회사인 칭화홀딩스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다. 계열사로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창장춘추(長江存儲, 이하 YMTC), 팹리스 기업인 쯔광궈웨이(紫光國微) 등이 있다. 칭화유니는 내년 D램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원천기술 확보 없이 투자만으로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어려운 길이었다. 칭화유니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막대한 채무를 졌고,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자회사인 YMTC 역시 낸드플래시 제품 일부를 양산 중이지만,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차이신(財新)은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10년간 대규모 해외 M&A에 나서면서 반도체 사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수익(Fee)을 만들어낼 능력은 부족했다”며 “2019년 이후로는 채권 발행이 중단되면서 채무를 갚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칭화유니가 파산으로 직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기업인 만큼, 쉽게 망하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칭화유니는 전략적 투자 유치를 통해 회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저장성, 항저우시 국부펀드와 알리바바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칭화유니가 어려움에 빠지면서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전략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가해졌다. 당초 중국은 2020년 반도체 자급률 40%, 2025년 70%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실제 자급률은 15.9%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상당 부분은 해외 반도체 기업이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물량으로, 실제 중국 기업의 반도체 생산 규모는 전체 중국 내 소비량 대비 5.8%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미국 트럼프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까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네덜란드 측에 “중국에 극자외선 노광장비(Extreme Ultra Violet, 이하 EUV)를 판매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의 ASML이 생산하는 EUV는 10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에 핵심적인 장비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행정부는 네덜란드 측에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어 대중(對中) 수출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며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에 대한 ASML의 EUV 수출 허가를 보류 중”이라고 보도했다.

화웨이를 벼랑 끝으로 내몬 미국 상무부의 규제에 칭화유니와 YMTC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개발과 양산에 필요한 핵심 장비 중 상당수가 미국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규제가 더해지면 칭화유니그룹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반도체 생산시설 증설 경쟁 여전히 치열…투자 확대에 장비업체는 ‘방긋’

세계 반도체 시장의 생산시설 증설 경쟁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역량(Capacity) 확보에 여념이 없고, 인텔이 시장 진출을 가시화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반도체 증설 경쟁이 치열해지면 웃는 쪽은 단연 반도체 장비업체들이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장비 확보에 나선 만큼, 실적 향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말까지 19개의 신규 공장이 착공되고, 내년에는 10개의 공장이 추가로 착공된다”며 “2022년까지 중국과 대만에 각각 8개, 북미에 6개, 유럽과 중동에 3개, 일본과 한국에 각각 2개의 공장이 새로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중 300㎜ 웨이퍼를 생산하는 공장이 22곳이나 된다. 웨이퍼 크기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반도체 생산량이 많은 공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2022년까지 착공하는 공장의 전체 생산량은 월간 260만 장(200㎜ 웨이퍼 기준)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투자금액 역시 압도적이다. SEMI는 “29개 공장에 투입되는 장비 투자금액만 1,400억 달러(약 159조 9,22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장 증설 이후 지속적으로 장비를 반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수년간은 반도체 장비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ASML은 올 2분기에만 40억 유로(약 5조 4,0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의 증가율은 38%에 달한다. ASML은 EUV를 만드는 유일한 업체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초미세공정의 수요가 커졌고, 이에 따라 EUV에 대한 공급 요청이 폭증한 것. 2분기 ASML의 EUV 판매량은 9대로,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했다. 국가별 매출 비중을 보면 삼성전자가 주문을 집중한 덕분에 한국 매출이 가장 많았고, TSMC의 대만, 중국, 미국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향후 전망도 밝다. ASML은 2분기에만 장비 주문 물량(수주잔고)이 83억 유로(11조 2,095억 원)에 달해 1분기보다 75% 늘었다고 밝혔다. 이중 EUV 주문 물량이 49억 유로(약 6조 6,176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3분기 매출은 2분기보다 25% 이상 늘어난 52억~55억 유로(7조 207억~7조 4,257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몇 년간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ASML은 현재 40대 수준의 EUV 생산량을 2022년에 55대, 2023년에는 60대로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파운드리에서 주로 쓰이는 EUV가 D램 생산에도 쓰이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SK하이닉스도 D램 생산에 EUV 도입을 검토 중이다. 마이크론 역시 2024년부터 D램 양산에 EUV를 투입할 계획이다.

ASML의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CEO는 “생산량을 늘려 장비 공급 리드타임(Lead Time, 상품 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초 기준 2022년 2분기까지 예약이 끝난 상황이지만, 생산량이 늘어나면 현재 1년 반에서 2년이 소요되는 리드타임을 1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반도체 업체들의 공장 증설 경쟁에 더욱 불을 붙일 가능성이 높다. 핵심 장비가 수월하게 확보될수록 더 빠르게 공장을 늘려 생산량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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