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Wed, 11 Dec 2024 07:56:21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뉴트로 – SK hynix Newsroom 32 32 뉴트로 트렌드에 편승한 고전게임 리마스터 열풍, 성공방정식은? /classic-game-remaster-craze/ /classic-game-remaster-craze/#respond Thu, 11 Mar 2021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classic-game-remaster-craze/ 비에르쥬_도비라.jpg

2020년은 코로나 19가 모든 이슈를 잠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기업들은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다양한 마케팅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덕분에 사람들은 어려운 일상 속에서도 소소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던 해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마케팅은 MZ세대를 겨냥한 ‘뉴트로(New-tro)’ 마케팅이 아니었나 싶다.

뉴트로, 과거의 향수에 현대적 재해석을 더해 인기를 끌다

뉴트로와 레트로(Retro)의 차이점은 뭘까? 레트로는 과거에 유행했던 것을 다시 되새기며 추억을 꺼내어 그때의 향수를 불러오는 것을 의미한다. 뉴트로는 레트로와 마찬가지로 과거의 트렌드를 근간으로 삼으면서도 마치 새로운 상품을 접하는 것처럼 아이디어를 더해 과거에 대한 향수와 새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을 뜻한다. 쉽게 요약하면 레트로가 과거를 재현한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재해석한 것이다.

뉴트로와 레트로는 소비층에서도 차이가 난다. 레트로의 소비층은 주로 20~50대 중장년층이지만 뉴트로의 소비층은 주로 10~30대다. 특히 1980~2004년에 태어난 MZ세대가 뉴트로 열풍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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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 밀맥주(사진제공 : 곰표)

뉴트로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지난해 5월 편의점 브랜드 CU가 대한제분,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출시한 ‘곰표 밀맥주’를 꼽을 수 있다. 곰표 밀가루의 백곰 마스코트를 캔에 그려 넣어 복고 느낌을 살린 이 맥주는 출시 3일 만에 첫 생산물량 10만 개를 ‘완판’하며 전체 국산 맥주 판매량 10위권 안에 진입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오래된 밀가루 브랜드의 마스코트인 귀여운 백곰이 왼손에는 주재료인 밀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모습이 MZ세대에게 ‘신선함’과 ‘독특함’으로 다가가며 인기를 끌었다.

경기 불황기에는 복고가 유행하곤 한다. 익숙함에서 심리적인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뉴트로 마케팅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이색적인 경험을 원하는 젊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 위기였던 코로나 19 시대를 겨냥한 뉴트로 마케팅은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 할 만하다.

게임업계 리마스터 열풍, 성공 사례와 기대작

게임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올라탄 모양새다. 과거 인기 게임을 현대 기술로 다시 출시하는 리마스터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가장 성공적인 리마스터 사례로는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 리마스터드(Call of Duty Modern Warfare Remastered)’를 꼽을 수 있다. 미국 게임사 인피니티 워드는 2016년 자사 대표 IP(지식재산권)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리마스터해 유저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인칭 슈팅 게임((FPS, Frist-Person Shooter)으로 만들어준 명작 ‘콜 오브 듀티 4: 모던워페어(Call of Duty 4 Modern Warfare)’를 리마스터해, 유저들의 향수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한 것. 본연의 게임성을 살리면서 그래픽은 대폭 업그레이드해, 가장 모범적인 리마스터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의 성공 사례로는 넥슨의 중국 자회사인 세기천성에서 개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꼽을 수 있다. 이 게임은 고전 명작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를 리마스터한 제품으로, 모바일 기기에 맞춰 물리엔진을 바꾸고 완전히 새로 개발됐다. 지난해 5월 한국 출시 이후 기존 유저와 MZ세대를 아우르며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지난해 신규 다운로드 횟수(안드로이드 기준)는 약 920만회로 786만회를 기록한 2위 ‘어몽어스’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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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2 레저렉션 공식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처

최근에는 게임 팬들로부터 오랜 사랑을 받아온 대작 게임 시리즈의 리마스터 버전 출시 계획이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디아블로2 레저렉션(Diablo2 Resurrected)’.

디아블로(Diablo) 시리즈는 국민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Craft)에 견줄 만한 블리자드(Blizzard)의 대표 IP다.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지옥의 악마들과 전투를 벌이는 게임 시리즈로, ARPG(Action Role Playing Game)1) 장르를 새롭게 정의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후 출시된 수많은 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미국 타임스가 디아블로2를 향해 “역대 최고의 PC 게임”이라는 찬사를 보냈을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 Action Role Playing Game: 유저가 가상의 세계관 속 캐릭터가 돼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RPG(Role Playing Game)의 세부 장르 중 하나로, 액션(Action)을 강조하거나 주요 특징으로 내세우면서 스토리를 따라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하며 적과 전투를 수행하는 어드벤처(Adventure) 게임의 요소를 일부 반영한 게임을 의미.

무려 20년의 세월을 관통해 다시 등장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이러한 추억을 밑자락에 깔고 있다. 특히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PC방을 돌면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WarCraft)의 전성기를 모두 함께한 소위 ‘블리자드 세대’들은 전설의 게임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탄생한다는 사실에 벅찬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다.

블리자드가 20년의 세월을 넘어 클래식 서비스를 재개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디아블로 시리즈가 여전히 상당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흥행 가능성이 높은 만큼, 뉴트로에 대한 니즈가 높은 시점이 리마스터 게임을 내놓을 적기라는 판단을 한 것.

더구나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단순히 리마스터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리자드는 리마스터 과정에서 4K 고해상도와 수준 높은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PC와 콘솔 간의 연동, 공유 보관함 등 유저를 위한 기능도 더할 계획이다.

리마스터 게임의 성공 방정식은?

많은 리마스터 게임이 성공했지만, 단순히 과거의 추억에 기대 비즈니스를 전개하면 오히려 원작의 가치마저 훼손될 수 있다. 실제로 게임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게임도 있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추억팔이’라는 평가를 받은 게임도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포함한 리마스터 게임들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 블리자드를 포함한 주요 게임사들이 언제나 게임 완성도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온 만큼, 리마스터 과정에서도 게임성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단순히 추억 앨범을 만드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 고전 게임이 갖고 있는 추억 보정을 고려하면,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경우 다채로운 즐길거리로 가득한 지금 시대에서는 흥행할 수 없다.

또한 유행에 기대지 않고 롱런할 수 있는 차세대 고전 게임이 돼야 한다. 고유한 클래식 가치는 보존하되, 새로운 콘텐츠와 최신 기술은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인 수익 확보보다는 팬덤 확보를 최우선으로 해 기존 팬들의 신뢰를 다져야 한다. 여기에 MZ 세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의 감성 마케팅이 병행되면 진부한 ‘추억팔이’가 아닌,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뉴트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classic-game-remaster-craze/feed/ 0 뉴트로가 대세! ‘커맨드 앤 컨커’ 리마스터로 돌아오다 /command-and-conquer/ /command-and-conquer/#respond Sun, 05 Jul 2020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command-and-conquer/ 25년 전 출시된 ‘커맨드 앤 컨커(Command & Conquer)’ 의 리마스터판이 등장하며 게임시장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커맨드 앤 컨커는 실시간 전략게임(RTS, Real-Time Strategy) 장르를 만든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는 명작이지만, 너무 오래 전 게임이라 리마스터 성공에는 의문부호가 달렸던 것이 사실. 하지만 실제로 출시된 이후에는 평단의 평가도 좋고 판매 추이도 그럴듯한 모양새다.

리마스터는 원래 ‘레코딩 마스터(Recording Master)’, 즉 공장으로 보내 음반을 대량으로 찍어낼 마스터 주형을 다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런 일을 다시 하는 이유는 하나, 음질이든 취향이든 오리지널에 새로운 상품성을 부여해 새로운 기분으로 팔기 위해서다.

디지털 시대의 개막과 함께 리마스터의 의미도 달라져, 오리지널 음원으로부터 최고 음질로 뽑아내 재구성하는 일을 의미하게 됐다. 음반에서 나온 말이지만 영화 분야에서도 널리 정착된 관행이 됐고, 요즈음에는 게임 분야에서도 애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마스터는 원화나 원본 필름처럼 아날로그로 만들어진 원천 소스가 남아 있을 때나 쉬운 일이다. 진보된 기술로 창고의 아날로그를 디지털화하면 고해상도 신작 디지털판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게임이란 원래부터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다. 디지털은 0과 1의 배열로 수렴하게 하는 일인 만큼 기본적으로 만들어지는 순간 정보의 취사선택과 누락을 피해갈 수 없다.

디지털은 세월의 열화는 비켜갈 수 있지만, 그 시점의 기술적 한계에는 그대로 노출된다. 그 한계는 곧 용량과 속도. 모두 반도체가 극복하려고 애써 온 분야들. 게임에게 반도체는 곧 매체였다. 다른 엔터테인먼트처럼 플라스틱판으로 유통돼도 게임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결국 반도체 위에 올라가야 했다.

‘반도체’의 진보로 가능해진 대작 게임… 그만큼 치솟은 제작비는 부담

아무리 예전이 좋았다고 이야기해도 절대 그 시절이 좋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반도체가 만드는 디지털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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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게임 콘솔인 소니(Sony)의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이하 PS)을 예로 들어 보자. 초기 버전은 메모리 2MB에 그래픽 메모리 1MB에 불과했다. PS2에서는 각각 32MB, 4MB로 16배나 늘어났고, PS3이 되자 256MB, 256MB로 8배 증가했다.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에 따라 용량과 성능이 파죽지세로 향상됐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PS4의 경우 8GB(통합)가 됐으니 반도체의 진보는 실로 놀랍다.

게임은 메모리라는 매체 위에 대량의 ‘어셋(Asset, 3D 모델이나 풍경화, 사운드 효과나 음악 등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실시간으로 풀어 놓고 처리하는 식으로 실현된다. 게임이란 내 시선과 손끝에 따라 전혀 다른 전개를 보여줘야 하고, 0.1초 뒤에 벌어질 그 모든 가능성의 조합이 모두 메모리 위에 있어야 한다. 보통 게임 PC의 사양이 사무용보다 좋은 이유다.

메모리 공간이 점점 확장되며 표현력의 제약이 사라져갔다. 화면 크기도 커졌다. 초대 플레이스테이션의 해상도는 320×240였지만 요즈음은 4K(3840×2160) 게임의 시대. 4K로 단순히 영상을 재생하는 것만 해도 벅찬 일인데, 게임은 플레이어의 행동이 만들어낼 가능성을 미리 모두 준비하고 있어야 하니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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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의 실사 같은 AAA(Triple-A, 대작을 의미하는 업계 용어로 영화의 블록버스터에 해당) 게임이 만들어내는 몰입감은 메모리가 2MB이던 시절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메모리만큼 제작비도 치솟았다.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대충 구현할 수 없고, 모든 순간을 영화 같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양에 힘이 너무 들어간 채 정작 게임성은 고전만 못 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엎어진 프로젝트도 있었다. 요즘 게임 개발 프로젝트들은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싹수가 노랗다면 매몰 비용에 연연하지 않고 손절하는 편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2013년 판도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팀이 해산되며 묻히고 말았다.

‘리마스터링’, 부담스러운 제작비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재조명 받다

AAA 대작 예산의 하한선이 이제 올라도 너무 올라 버렸다. 과거의 성공 체험을 되살려 리스크를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다. 익숙한 것에 의존하게 되는 마음이란 생산자도 소비자도 모두 버리기가 쉽지 않다.

게임 업계에서는 리메이크나 리부트가 종종 유행되곤 했는데, 리메이크나 리부트는 보통 그 느낌 그대로 아예 새롭게 만드는 게임을 뜻한다. 파이널 판타지 7도 최근 리메이크돼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 역시 제작비가 만만치 않다. 조금 더 저렴하게 과거를 소환할 수는 없을까?

그냥 옛날 걸 다시 내다 팔면 어떨까? 역시 옛날이 좋았다며 모두 향수에 바로 빠져주면 좋겠지만, 주말의 명화 틀 듯 25년 전 게임을 4K 스크린에서 돈 받고 틀 수는 없는 일이다. 감동에 앞서 위화감이 먼저 든다.

1996년의 퀘이크. 최초의 3D 1인칭 슈팅 게임(FPS, Frist-Person Shooter)으로 칭송 받은 이 게임은 약 200폴리곤(Polygon, 주로 3D 컴퓨터 그래픽에서 면의 조합으로 물체를 표현할 때의 각 요소)을 화면에 뿌렸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자 캐릭터 하나가 수천 폴리곤으로 구성되기에 이른다. 다시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의 게임에 사용되는 폴리곤 수는 십만을 거뜬히 넘기곤 한다. 그리고 이제는 폴리곤을 세는 일의 의미가 퇴색돼 간다. 일러스트에서 픽셀을 헤아리는 것이 무의미해진 것처럼, 기술이 보편화된 시대다. 이제 중요한 것은 작화와 표현력, 그리고 재미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 게임의 원점으로 돌아가 그 게임의 작화력과 표현력, 그리고 게임성을 그대로 살려 보자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리마스터란 조금 더 노골적으로 사골을 우리는 일, 게임의 로직이나 스토리, 즉 코드는 거의 건드리지 않고 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어셋만 손보는 일을 말한다.

가장 직접적인 리마스터링은 시청각의 해상도를 높이는 일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사운드와 달리 그림은 억지로 해상도만 키우면 번지고 만다. 깔끔하게 도트가 떨어지게 해 레트로 감성을 살릴 수도 있지만, 이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게임의 풍경이나 배경화면 등의 비트맵 텍스처(Texture, 질감 또는 색상이나 명암과는 독립적으로 객체의 표면에 대해 육안으로 보이는 모습을 특성 짓는 속성들의 집합)는 해상도 차이를 여실히 드러내, 낡은 느낌의 주범이 된다.

게임 풍경의 벽지나 인물의 스킨만이라도 새로 그려서 섬세한 고해상도로 바꿔줘도 게임 인테리어는 달라져 보인다. 3D 그래픽의 경우 폴리곤 밀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리마스터링이 이뤄지기도 한다. 하지만 12면체를 구체로 만드는 정도나 쉽지, 결국은 모델링이 다시 필요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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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어설픈 3D 얼굴은 애초에 섬세하게 그려 놓은 좌표 없이는 아무리 ‘풀옵션’을 적용해도 갑자기 미남미녀가 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 폴리곤 수는 적은데 텍스처만 고해상도라면 어딘가 약간 언밸런스해 보일 수 있다. 목각 인형 같은 정육면체에 정밀 텍스처를 가면처럼 입혀 놓는 셈이다. 하지만 텍스처만 개선해도 확실한 효과가 나오니 텍스처 단순 교체는 손쉽게 애용되는 리마스터링 기법이다.

리마스터링의 3가지 최신 트렌드 ‘참여형 개선, AI 업스케일, 실시간 리마스터링’

텍스처를 개선하는 건 의외로 손쉽기에 팬들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인기 고전 게임을 중심으로 팬들이 만드는 ‘업스케일 모드(MOD, 이미 출시된 게임의 내부 데이터를 사용자가 수정해서 새롭게 만들어낸 게임)’가 자생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 커맨드 앤 컨커도 이번 리마스터판에서 사용자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중요 성과로 꼽았으며 관련 모듈을 오픈소스(Open source)로 공개하기로 했다. 이처럼 게임회사와 팬 모두가 함께 하는 ‘참여형 개선’은 리마스터링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최근 리마스터링의 또 다른 트렌드는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를 활용한 ‘AI 업스케일’이다. 토파즈 랩스(Topaz Labs)에서 개발한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인 ‘Gigapixel AI’ 같은 도구들도 상용화 됐는데, 원리는 기계학습이다. 뭉개진 이미지들이 ‘본 모습은 대부분 이렇게 생겼다’는 것을 패턴으로 학습시켜 두면, 새로운 저해상도 이미지를 접하더라도 고해상으로 그려낼 수 있다. 이젠 어셋을 사람이 하나하나 새로 그릴 필요 없이, 학습한 기계의 기억에 통째로 외주를 준다. 많은 팬들의 업스케일 모드도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실시간 리마스터링’도 최근 떠오른 기법이다. 저해상도 이미지로부터 고해상도 이미지를 뽑아내는 일이 디자이너가 아닌 칩에 의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 기존의 어셋을 한 땀 한 땀 다시 깁는 것이 아니라 기계로 일괄 변환하되, 이것조차 실시간으로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4K TV는 패널의 질뿐만 아니라 칩에 따라 화질이 꽤 달라진다. 4K는 의외로 영상 소스가 부족한데, 최신 TV는 각종 인공지능 칩으로 저해상도 영상을 실시간 업스케일해 4K에 뿌려주기 때문. 이와 같은 일이 이제 게임에서도 벌어진다.

▲ 사진제공 : 엔비디아

최신 비디오 카드 기능 중 DLSS(Deep Learning Super Sampling, 딥 러닝을 사용하여 원본 저해상도 이미지의 고해상도 이미지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가 대표적인 사례.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X-box, 가정용 PC에 준하는 성능과 그래픽 표현력을 가진 가정용 비디오 게임) 시리즈의 차세대 콘솔 X에서 구형 게임을 작동할 때, 자동으로 HDR(High Dynamic Range, 가장 밝은 곳부터 가장 어두운 곳까지 사람이 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하게 밝기 범위를 확장하는 기술)과 120fps(Frame Per Second, 초당 프레임 수)를 지원하는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시간 리마스터링 중 가장 흥미로운 기술은 실시간 3차원화다. 2D 고전 게임을 분석해서 3D로 만들어주는 기술로, 닌텐도 패미컴용 고전 게임을 롬(ROM, Read Only Memory 컴퓨터의 읽기 전용 기억장치)에서 그대로 읽어 들이면 어셋을 적절히 3차원화해 즐길 수 있게 하고, 이를 다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용으로 업스케일하기도 한다.

이런 일을 제작사나 유통사가 아닌 재야의 독지가가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다. 바야흐로 참여형, AI 업스케일링, 실시간 리마스터링의 시대가 오고 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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