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열매 에디터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Fri, 20 Dec 2024 00:58:48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양열매 에디터 – SK hynix Newsroom 32 32 반도체, 집순이의 겨울을 부탁해 /semiconductor-house-soon/ /semiconductor-house-soon/#respond Sun, 17 Dec 2017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semiconductor-house-soon/ 1.png

매서운 추위가 유난히 빨리 찾아온 듯한 이번 겨울. ‘이불 밖은 위험해’를 외치며 최대한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와 반대로 혼자서도 잘 노는 집돌이, 집순이들은 겨울이 오히려 반갑습니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정말 많거든요. 저 역시 자타공인 집순이인 만큼, 겨울을 즐겁게 나는 방법들을 많이 알고 있는데요. 오늘은 추운 겨울을 스마트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이불밖은 위험해~ 집순이가 겨울을 나는 법

“띠리리리”

시계 알람이 울린 지 한 시간이 넘었지만 아직 이불 안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년 그렇듯 올해도 이른 추위가 찾아왔고, 추워도 너무 추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럴 땐 주말만이라도 그저 방안에 콕 박혀 나오지 않는 게 최고라는 건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몸이 먼저 알고는 이불 밖으로 단 한 걸음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죠.

추위를 좋아하지 않는 저에겐 겨울에 집 앞 편의점을 다녀오는 일조차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엄동설한에 그 어딘가를 가는 건 정말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을 절로 외칠 수 밖에 없기에, 겨울만 되면 집순이가 되는 걸 자처하게 되네요. 그렇다고 세월아 네월아 침대와 물아일체 되어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이 겨울날 집순이는 집에서 하고 싶고, 또 할 수 있는 게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집안에 따뜻함을 더해줄 음악을 트는 일입니다. 굳이 음악 리스트를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음성인식 스피커에 말만 하면 되는 세상이니깐요. “겨울에 어울리는 음악 틀어줘”나 “이불과 한 몸일 때 듣기 좋은 음악” 등의 심오한(?) 주문을 걸기도 하지만 똑똑한 음성인식 스피커는 당황하는 일이 없습니다.

이렇게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이불 안에서 한껏 무드를 잡을 수 있는 세상에 다시 한번 놀란 후, 드디어 투두리스트(To Do List)를 하나씩 해결할 시간이 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밀린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보는 일인데요. 몸을 일으켜 책상까지 갈 이유 역시 없습니다. 그저 침대 위에서 태블릿으로 이 모든 걸 할 수 있으니 말이죠. 혹자는 게으르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논스톱으로 영화 2편과 주중에 보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3편이나 끝낸 후에 느끼는 뿌듯함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오히려 한 걸음도 내딛지 않고 이뤄낸 쾌거(?)에 만족감은 아주 충만해집니다.

그렇다고 혼자 ‘방콕’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친구들을 만나는 일 역시 집에서 해결하면 되는 일이니까요. 겨울이 되면 굳이 강남이나 홍대 번잡스러운 곳에서 약속을 잡지 않습니다. 약속 장소는 바로 우리 집. 각자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와서 빔프로젝터로 함께 영화를 보는데요. 거기에 귤만 손에 쥐어지면 ‘행복이 뭐 별거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보일러로 따뜻하게 데운 방바닥에서 한 손엔 귤과 한 손엔 프로젝터 리모컨만 있으면 모든 준비는 끝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수다 한 판까지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하루가 됩니다.

반도체와 함께하는 따뜻한 겨울

그러고 보니 집순이로서 겨울을 즐길 수 있는 이유는 진일보된 기술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공지능 스피커부터 태블릿과 빔프로젝터 거기다 침대에 누워 본 거 또 보면서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기술로 점철된 기기 덕분에 쉴 틈 없이 집에서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것을 움직이는 건 손톱만 한 반도체라는 사실 역시 깜빡할 뻔 했네요.

이 겨울날 집에서 집순이로서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어느새 기술이라는 것이 더 이상 휘황찬란하거나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내 삶 속에 어느새 스며들어 삶을 더욱 여유롭고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기술의 새로운 정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집약된 기술이 담긴 반도체 하나로 우리의 삶은 알게 모르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건 아닐까요?

이제 기술은 발전의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삶에 얼마나 녹아드느냐, 그리고 얼마나 한결 풍요롭게 해주느냐의 차이에서 시작됩니다. 손톱만 한 반도체는 그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고요. 그 덕분에 올 겨울은 따뜻한 집에서 집순이로서 재미와 여유를 더욱 만끽할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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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수놓은 크리스마스 장식, 울려 퍼지는 캐롤, 북적이는 사람들. 2017년도 어느덧 끝자락에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풍경들입니다. 그리고, 매해 그랬듯 우리는 길고 긴 겨울을 나야 할 텐데요. 매서운 바람에 잔뜩 웅크리게 되지만, 훈훈한 공기가 감도는 집 안에 가만히만 있어도 소소한 행복을 주는 계절입니다. 어느새 우리 삶에 녹아든 수많은 반도체와 함께 따뜻한 기억만으로 가득한 겨울을 만끽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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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을날의 독서를 부탁해 /semiconductor-autumn/ /semiconductor-autumn/#respond Sun, 12 Nov 2017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semiconductor-autumn/ 1.png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을 보니 가을이 더욱 깊어졌음을 실감합니다. 코끝을 스치는 차가운 공기는 왠지 감성적인 무드를 자아내고요. 10년 전 가을날을 떠올려보면, 독서의 계절답게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날로그 감성도 함께 사라진 걸까요? 요즘엔 책 읽는 사람들이 오히려 낯설게만 느껴지는 세상입니다. 항상 책을 끼고. 다니던 저 역시도 많이 변했으니까요. 독서에 대한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새로운 독서 방법으로 가을의 낭만을 되찾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독서에 얽힌 저의 가을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책으로 기억되는 나의 지난 가을날

“이것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의 시작입니다.

당신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

다음엔 이 책을 빌려보세요.”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메모로부터 시작됩니다. 실제로 연애엔 ‘젬병’인, 그래서 ‘곰탱이’라고 불리는 주인공 현채(배두나 분)는 이 메모를 보자마자 운명적인 사랑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메모가 시키는 대로 책을 빌리고, 거기에 또 이어지는 메모를 통해 책을 찾아 나서면서 말이죠.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법한, 도서관을 배경으로 운명적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사랑스럽게 전하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일러두자면, 영화의 제목은 봄날이지만 사실 영화 속 계절은 낙엽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는 가을이랍니다. 감독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독서와 잘 어울리는 건 가을이라는, 떼래야 뗄 수 없는 둘의 관계를 두고 봄을 배경으로 삼을 순 없었던 모양입니다.

이맘때만 되면 저도 모르게 이 영화가 생각납니다. 도서관을 배경으로 가을을 마주하며 책을 읽는 장면이 유독 많이 등장해서일까요? 대학교 1, 2학년 때 도서관을 뻔질나게 드나들며 책을 빌리러 다녔던 제 모습이 오버랩 되곤 합니다. ‘나도 이런 쪽지를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혹은 ‘책장에서 책을 빼 들었는데 멋진 남자가 날 바라보고 있다’는 식의, 지금 생각해보면 턱도 없는 막연한 판타지를 꿈꿨던 시절이죠. 현실은 영화 같진 않았지만 도서관에서 맞이하는 가을 풍경만큼은 엇비슷합니다. 책을 펼쳐 놓은 채, 조금은 차갑지만 그 자체로 기분 좋은 바람이 스치는, 알록달록 가을 물이 든 창밖을 바라보던 시간. 그러다 떨어지는 낙엽을 잡기 위해 나도 모르게 손을 뻗게 되던 기억들은 지금 보면 닭살이 돋지만 여전히 기분 좋은 추억의 한 페이지입니다.

나에겐 옛말이 되어버린 ‘독서의 계절’

그러나 아이러니한 건 지금은 10년 전 그때보다 책을 덜 읽는다는 사실입니다. 덜 읽는다는 표현도 후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아예 읽지 않는다고 해도 대꾸할 말이 없습니다. 심지어 글을 쓰는 에디터라는 직업을 지녔음에도 말이죠. 스스로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는 자부심 아닌 자부심도 있었는데, 어느덧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구글링을 하고, 책을 보더라도 필요한 것만 쏙 찾아내는 제 모습에 스스로 불만이 쌓인 지 꽤 오래됐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건 현대인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책을 읽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요. 책을 챙겨 나가도 핸드폰 하나 들고 있기 힘든 출퇴근 지하철에선 민폐가 되기 일쑤고, 빡빡한 일상에서 책을 읽기 위해 5~10분 짬을 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 대신 스마트폰 속 연예인들의 사사로운 이야기를 읽고, 사지도 않을 제품을 검색하는 건 왜 이다지도 쉬운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모습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무렵, 아는 지인이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눈의 피로도 덜하고 오히려 예전보다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있다는 그의 말을 다 믿지는 않았습니다. 책이 전해주는 아날로그 감성과 그 충만감을 전자책 ‘따위’가(!) 감히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은 확고했으니까요. 제 돈 주고 살 일이 없는 제품이었습니다, 적어도 그때까지는요.

‘태블릿’으로 다시 시작된 독서의 낭만

그러나 결국 사고 말았습니다. 저의 못난 독서 행태는 스스로 부끄러움의 대상이었고, 지인의 이야기는 저의 아킬레스건을 제대로 찔렀던 것이죠. 그렇게 제 손바닥보다 조금 큰 태블릿이 제 손안에 들어와 있게 됐습니다. 이 가을날, 10년 전 옆구리에 책을 끼고 마냥 행복해하던 학생은 이제는 또 다른 책인 태블릿을 손에 쥐고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잠깐 틈이 날 때면 태블릿을 꺼내 책을 읽곤 합니다. 제주도로 다녀온 지난 휴가 역시 전자책과 함께했습니다. 가져가서 읽지는 않지만 안 가져가면 또 아쉬운 휴가용 책들을 모두 태블릿에 담았습니다. 짐 무게 때문에 한두 권 정도만 챙겼던 책을 이제는 몇십 권을 가져갈 수 있게 됐습니다. 조그만 단말기에 저장만 했을 뿐인데, 이미 책장 하나를 들고 다닐 수 있는 전자책의 위엄을 확인하는 순간이죠.

지난 시절, 책을 이고 지고 도서관을 오르던 나에게 미안해질 정도로, 이렇게 독서가 쉬워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태블릿은 제 독서 습관을 확 바꿔놓았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늘 지난 과거를 추억하고 그리워하게끔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적어도 태블릿 전자책 앞에서는 무색한 말이 돼버렸습니다. 이 태블릿 속 작은 반도체 덕분에 펼칠 수 있는 새로운 독서는 보다 특별한 의미를 전해줍니다. 아날로그의 소장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되, 언제 어디서든 스스럼없이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쌓이고 쌓여 내 삶을 풍요롭게 꾸려나갈 수 있다는 기대 역시 지금의 나를 윤택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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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데 필요한 것은 이제 용기나 시간적 여유가 아닙니다. 손톱만 한 작은 반도체로 구성된 이 태블릿은 당신만의 거대한 도서관이 될 수 있습니다. 그저 내 삶의 일부로 함께할 수 있을 테니 말이죠. 독서의 문을 가볍게 열어젖힐 수 있게 만든 태블릿 속 전자책 덕분에 올해는 더 많은 가을의 페이지를 넘기며 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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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우리 가족의 여름휴가를 부탁해 /semiconductors-our-family/ /semiconductors-our-family/#respond Wed, 19 Jul 2017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semiconductors-our-family/ 20170720_144918_379.jpg

오랜만에 쏟아진 빗줄기에 시원했던 것도 잠시, 그 동안 장마 때문에 흐렸던 하늘을 보상이라도 하듯 연일 찌는 듯한 폭염이 계속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여름휴가가 더욱 간절해지는 때가 지금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름휴가 계획은 모두 짜셨나요? 사실 여름휴가를 가는 것보다 준비하는 순간이 더욱 설레고 즐거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요. 우리 가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마다 떠나는 여름휴가를 준비하느라 바쁘지만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챙기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올 여름 블록버스터보다 즐거운 이야기로 꾸려질 우리 가족의 여름휴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우리 가족이 여름휴가를 마주하는 자세

“여름 휴가 준비 끝!”

새로 산 카메라를 받아 들자마자 동생이 자랑스럽게 외칩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구매한 DSLR 카메라 덕분에 요즘 무척 들떠 있습니다. 직장인이 된 후 첫 여름휴가를 맞이한 동생은 친구들과 강릉으로 떠난다고 합니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지 않냐며 거금을 들여 카메라를 산 것이지요.

한껏 들뜬 기분을 만끽하는 건 비단 동생뿐만은 아닙니다. 올 여름휴가로 중국 장가계를 가기로 한 부모님은 하루하루가 부산스럽습니다.

“딸, 여기 앉아 봐. 핸드폰으로 길~~게 찍는 사진 있잖아, 그게 뭐야?” “이거 한번 해봐. 셀카봉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거 맞니?”

장가계의 멋진 풍경에 취할 생각에 벌써 설레어 계신 부모님은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마치 공부하듯 진지하게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법을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이죠.

사실 저도 다른 가족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일 때문에 멀리 나가지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 달에 친구들과 워터파크를 가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요즘 고프로 등 간단한 영상기기를 알아보는 데 한창입니다. 워터파크에서 놀이기구 타는 것도 재미있는데, 우리가 즐기는 그 순간을 담아 나중에 다시 본다면 얼마나 더 재미있을지는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추억을 기록하는 힘, 반도체

이렇게 보니 저마다 준비하는 여름휴가 풍경이 꽤 다채롭습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가 발전하기 전, 휴가의 즐거움을 기록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사진에서는 필름 카메라, 영상에서는 6mm 비디오 카메라가 다였습니다. 사실 이것도 휴가나 가야 들춰보는 기기들이었죠. 지금은 스마트폰은 물론 DSLR 카메라 거기다 고프로까지, 그때와 비교하면 기술의 발전이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디지털 기기가 다양해진 걸 보니 좀 거창하긴 하지만 상전벽해가 괜한 말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처럼 불과 10년도 채 안 돼 우리의 여름휴가 풍경은 확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여름휴가가 전해주는 청명한 기운과 설레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게 되면서 여름휴가를 향한 즐거움이 더욱 커진 것 같지 않나요?

이렇게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통해 우리가 추억을 기록할 수 있게 된 데는 손톱만 한 반도체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찰칵 한 번에 아름다운 풍경과 찰칵 두 번에 휴가의 즐거움이 아로새겨질 수 있는 이유는 각 디지털기기 속에서 반도체가 우리의 추억을 담아내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이죠. 인간의 추억을 담아내기 위해 반도체는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즐거웠던 찰나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기술의 발전을 이뤄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커밍쑨! 우리 가족의 올 여름 블록버스터

오늘따라 온 가족이 무척 분주합니다. 각자 캐리어를 거실에 펼쳐놓고 짐을 싸는 중이네요. 혹시 몰라 똑딱이 카메라까지 챙기는 동생은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부모님께 파노라마 사진 촬영 방법을 알려드렸더니 어느새 뒷산을 찍어 왔습니다. 사진을 보여주며 제대로 한 게 맞냐고 물으시네요. 거실에 앉아 테스트 삼아 셀카봉으로 가족사진을 찍어보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가족과 공통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모여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서로의 종착지는 다르지만 그 과정을 함께 공유하며 각자 담아올 또 다른 추억에 모두 한껏 들떠 있습니다.

어느 때 보다 열정적인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랜만에 다 함께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바쁘다,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재미있다는 핑계로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지 않은 지 꽤 됐습니다. 거실에는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낙산사에서 가족들과 찍은 사진이 한 장 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우리 가족이 다 함께 한 마지막 여름휴가였더라고요. 기억보다 강한 건 기록이라 했던가요? 까맣게 잊고 있었던 우리 가족의 여름휴가 풍경이 그 사진을 보니 스멀스멀 떠오릅니다.

짐 싸느라 바쁜 와중이지만 한번 말이라도 꺼내봐야겠습니다. 각자 여름휴가를 다녀와서 우리끼리 한 번 더 놀러 갔다 오자고 말입니다.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근교 계곡에 가거나 당일치기 드라이브도 괜찮을 것 같고요. 어디를 가느냐보다 함께 추억을 공유하고 기록하면서 우리 가족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 갈 수 있다는 게 더욱 의미 있는 일일테니까요. 벌써 괜스레 기대됩니다. 올 여름 우리 가족만의 사진전과 흥행 100%를 자랑하는 영화 한 편 만들어질 걸 생각하니 말이죠. 그 뒤에는 디지털기기 속 숨은 조력자, 반도체가 감초 역할을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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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된 반도체 기술 덕분에 우리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인간의 행위인 추억을 더욱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늘 짧은 휴가 때문에 아쉬워만 하고 있다면 이번에는 기억이 아닌 기록으로 남겨 오랜 시간 동안 여름휴가의 즐거움을 마주해보는 건 어떨까요? 올해 떠나는 여름휴가는 좀 더 오래, 멋지게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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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만 한 반도체에 담긴 추억 하나 /in-a-semiconductor-the-size-of-a-fingernail/ /in-a-semiconductor-the-size-of-a-fingernail/#respond Wed, 26 Apr 2017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in-a-semiconductor-the-size-of-a-fingernail/ 메인 수정_1_1.png

따뜻한 햇살에 괜스레 기분 좋아지는 봄이 성큼 찾아왔습니다. 봄의 생기를 닮은 듯 활력 넘치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봄의 전령사 벚꽃일 겁니다. 올해 여러분의 벚꽃놀이는 어떠셨나요? 벚꽃놀이의 하이라이트는 벚꽃 구경뿐만 아니라 벚꽃을 보며 봄을 맞이하는 이들의 모습일 텐데요. 이처럼 벚꽃 아래의 모습을 서로 담아주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는 일은 이제 무척 익숙한 풍경 중 하나입니다. 비단 찍는 것은 벚꽃만은 아닙니다. 즐거운 지금 이 순간과 봄처럼 젊은 나날을 기록하는 것이죠. 오늘은 이처럼 봄을 기록하면서 특별한 일상과 추억을 남기게 된 저와 제 친구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봄날의 추억이 흩날리는 교정

아마 2013년 4월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정기적으로 만나던 우리는 봄날의 설렘을 안고 만나게 되었는데요. 4월부터 새로운 곳으로 일자리를 옮기게 된 친구는 아직은 낯설지만, 앞으로 펼쳐질 일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얼마 전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저마다의 봄을 나누던 중이었죠. 그러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꽃은 벚꽃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누구나 벚꽃과 관련된 추억이 있을 테지만 저와 친구들에게 벚꽃은 조금 더 특별합니다.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벚나무길이 쫙 펼쳐져 있어 봄이면 벚꽃이 흩날리는 것을 마주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매년 4월 학생들끼리 즐기는 벚꽃놀이가 펼쳐지곤 했는데요. 급식을 먹으러 나올 때 저마다 휴대폰을 챙겨 짧은 점심시간 동안 사진을 찍기도 했고 마음씨 좋은 선생님은 아예 수업을 빼고 벚꽃을 만끽할 시간을 주셨을 정도로 고등학교 3년 내내 벚꽃놀이는 우리의 연례행사와도 같았습니다.

벚꽃의 기억을 들춰낸 것은 우연히 발견한 스마트폰 속 사진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다른 대학교에 가고 일을 시작하며 각자의 삶에 바빠졌을 무렵, 벚꽃이 휘날리는 교정에서 교복을 입고 있던 우리를 마주하게 된 것이죠. 맨 처음엔 그 사진을 어디서 난 거냐며, 그 못생긴 사진을 어서 지워버리자며 흥분하기도 했지만, 지난 시절 우리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풋풋했던 우정을 오롯이 전해주는 사진을 보면서 추억으로만 남겨놓기에는 무척 아쉬웠습니다. 그 때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 순간, 사진은 더 이상 과거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매년 벚꽃이 필 때마다 사진을 남기자고 결심했습니다.

2006년 고등학교 졸업 후 8년만인 2013년, 다시 학교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매년 고등학교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2013년만 하더라도 셀카봉에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지나가는 후배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곤 했는데요. 처음엔 ‘저 사람들은 뭐지?’라고 생각했던 후배들도 우리의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면 모두 감탄하곤 했습니다.

그러한 반응에 괜스레 뿌듯해지더라고요. 1년에 한 번, 무슨 일이 있어도 벚꽃이 피는 이때 꼭 만나야 하기에 한번은 아침 7시에 만난 적도 있습니다. 주말에 출근을 해야 했던 저 때문에 내려진 특단의 조치였던 것이죠. 다들 비몽사몽한 채로 만나 어떻게 사진을 찍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찍겠다는 우리의 열정 덕분에 사진을 보면 소소하지만 즐거웠던 그 순간이 자연스레 떠오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그 사이 누군가는 결혼해서 한 가정을 꾸리고 더 나아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친구도 있습니다. 다 같이 교복을 입고 벚꽃 아래서 V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었던 친구들이었는데 말이죠. 4명이 아니라 배 속의 아이까지 5명이 함께 찍으며 괜스레 감격스러워했던 순간도 있었고, 결혼한 친구의 남편이 우리의 포토그래퍼가 되어 사진을 찍어주면서 또 다른 벚꽃 멤버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손톱만 한 반도체, 추억에 날개를 달다

이 모든 게 스마트폰을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사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필름 카메라가 당연하던 시절, 사진은 중요한 날에만 찍어야 하는 귀한 것이었습니다. 진중하게 찍은 사진은 사진첩에 박제하듯 넣어놓고 그 언젠가 볼 날을 기약하지만 결국 들여다보는 날은 이사 갈 때 짐을 싸면서 떠들어보는 정도에서 끝나곤 했죠.

그러나 이제 이 모든 추억과 기록이 스마트폰에 들어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마트폰 속 손톱만 한 반도체 안에 모두 기억되는 것이지요. 사진첩을 꺼내 추억을 되새김질하던 시대가 가고 모든 순간을 바로 담아내는 시대이자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순간의 감정과 풍경을 스마트폰의 자그마한 반도체에 담아내면서 우리의 사진은 기억을 추억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감정을 담아내고 보다 자연스럽고 흥미로운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이 기록은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벚꽃과 친구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5년째 사진을 찍고 있지만 봄은 언제나 사람을 설레게 하는 건 매한가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난 몇 년간 찍었던 사진들을 스마트폰으로 다시 꺼내봅니다. 사진 속의 우리는 여전히 같으면서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뭐 저리 즐거웠는지 목젖이 보일 만큼 웃고 있는 사진부터 여전히 그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 나는 사진들까지, 과거의 사진이 지금 이 순간 다시 더해집니다.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는 또다시 덧입혀지고 추억 하나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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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면 다시 오지 않을 우리의 봄은 이렇게 기록되었습니다. 잊혀져 버릴 수도 있었던 이 순간을 이제 가을에도, 또 겨울에도 언제든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올 봄, 친구들과 봄날의 한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벚꽃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추억을 더 오래 간직하게 해주는 스마트폰 속 반도체 덕분에 우리는 변치 않는 봄날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우리의 청춘을 언제나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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