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르쥬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Fri, 13 Dec 2024 05:48:14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비에르쥬 – SK hynix Newsroom 32 32 MZ세대를 겨냥한 뉴미디어 마케팅 ‘메타버스 & 버추얼 인플루언서’ /mz-newmidea-marketing-metaverse/ /mz-newmidea-marketing-metaverse/#respond Thu, 30 Sep 2021 20:29:00 +0000 http://localhost:8080/mz-newmidea-marketing-metaverse/ MZ세대는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접해 디지털 환경이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1)이기도 하다.

이들은 소비 주체로서 현재의 시장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창출 가능한 소비 가치가 큰 잠재적인 우량 고객이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최근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뉴미디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MZ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로 부상한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세계)’다.

메타버스에는 언뜻 봐서는 인간과 구분되지 않는 미묘한 존재도 살고 있다. 바로 사이버 세상에서 인간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3차원 가상인간(Virtual Human),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2)다.

1)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뜻하는 말.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원어민(Native speaker)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음.
2)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 소셜 네트워크(SNS)에서 마치 실제 사람처럼 일상을 전하고 다른 유저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가상의 존재.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메타버스’, 그곳에서 활약하는 ‘가상인간’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 소설 ‘스노크래시’(이미지 제공: 문학세계사)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1992년에 출간한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소설 속 주인공은 낮에 피자배달부로 일하지만, 밤에는 고글을 쓰고 메타버스라는 온라인 세계에 접속해 그곳에서 슈퍼히어로로 산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온라인에 구축돼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현실의 인간과 메타버스를 잇는 매개체가 바로 ‘가상인간’이다. 가상인간은 게임 속 캐릭터나 가상현실의 아바타의 연장선에 있다. 하지만 만들어진 가상의 존재라는 느낌 대신, 언젠가 주변에서 한 번쯤 본 것 같은 실제 사람과 매우 흡사한 외형을 갖고 있다. 이 같은 ‘현실성(Reality)’이 기존 아바타와 가상인간을 구분 짓는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이들이 ‘현실성’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실제 촬영한 이미지에 가상의 얼굴을 합성하는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3) 모델링(Modeling)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하면 피부의 솜털까지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외형 디자인이 가능하다. 가상인간을 만들기 위해 적용된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딥페이크(Deepfake)4)와는 다른 개념이다. 딥페이크는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실존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몸에 합성하는 기술이지만, 기업이 만든 가상인간인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기업이 주체가 돼 자체적으로 개발한 가상 모델이다.

3)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 실사와 애니메이션 합성을 구분할 수 없는 고난도 특수효과를 만들어내는 컴퓨터그래픽 기술.
4) 딥페이크(Deepfake):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특정 영상에 합성한 편집물. 유해 영상에 유명인이나 일반인의 얼굴을 합성해 디지털 성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논란의 여지가 있음.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등장 배경은?

기업 입장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현실 세계뿐만 아니라 가상 세계에서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사업의 범위도 훨씬 더 넓힐 수 있다. 이처럼 현실과 가상세계의 상호 연동이 가능한 메타버스의 특징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를 정착할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O2O(Online to Offline)5)를 뛰어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미래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다.

5)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이 결합하는 현상. 최근에는 전자상거래나 마케팅 분야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는 현상을 말하는 데 주로 사용됨.

또한 기업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 뉴미디어 마케팅을 시도하는 모습 자체로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이미지를 남길 수 있고,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기업의 이미지를 젊게 바꿀 수 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열정적인 기업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쉽다.

메타버스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글로벌 빅 테크

메타버스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글로벌 빅 테크(Big Tech)6)들은 메타버스 시장 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CEO는 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와의 인터뷰에서 “5년 안에 페이스북을 SNS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7) 페이스북은 2014년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기기 업체인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하며 VR HMD(Head Mount Display)8) 오큘러스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메타버스와 관련된 기술에 집중투자 하고 있다. 2019년에는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이용자들끼리 어울리고 채팅하는 VR앱인 ‘페이스북 호라이즌(Facebook horizon)’을 선보였고, VR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업무를 보는 가상 사무실인 ‘인피니트 오피스(Infinite Office)’를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orporation)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2015년부터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반 EGD(Eye Glassed-type Display)9) 홀로렌즈(HoloLens) 시리즈를 선보여왔고, 최근에는 VR/AR 플랫폼 ‘MS메시(Mesh)’를 공개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Azure)를 기반으로 구축된 MS메시는 VR과 AR을 적절히 융합해, 홀로렌즈를 착용한 이용자는 다른 이용자와 같은 장소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다 폭넓은 조직 내 협업 시나리오 구현이 가능하다.

구글(Google) 역시 2014년 AR EGD ‘구글 글래스(Google Glasses)’를 개발했고, 2016년부터는 VR HMD 기업 HTC와의 협업을 통해 구글 어스(Google Earth) VR 버전도 서비스하고 있다. 앞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는 상태다.

6) 빅 테크(Big Tech):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Amazon), 애플(Apple) 같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총칭하는 말.
7) 출처: Facebook’s CEO on why the social network is becoming ‘a metaverse company’ (https://www.theverge.com/22588022/mark-zuckerberg-facebook-ceo-metaverse-interview)
8) HMD(Head Mount Display): 머리에 착용하는 고글 형태의 디스플레이 장치.
9) EGD(Eye Glassed-type Display): 안경 형태로 귀에 걸어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장치.

기업 SNS 모델부터 가상 아이돌까지…‘버추얼 인플루언서’ 활용에 적극적인 기업들

기업이 가상인간을 활용하면 자체 지적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을 활용해 충성도 높은 팬덤(Fandom)을 확보할 수 있고, 기존 셀러브리티(Celebrity)나 인플루언서(Influencer)에 비해 모델 비용도 덜 든다. 무엇보다 가상인간은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불미스러운 사생활 스캔들로 마케팅이 중단되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코로나19 시대에 지켜야 할 방역 지침에서도 자유롭다.

기업은 이런 가상인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가상인간을 가장

▲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인스타그램(이미지 제공: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기업은 이런 가상인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가상인간을 가장 잘 활용한 사례가 바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는 인스타그램에서 일반인처럼 활동하다가 지난해 12월 자신이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로지가 출연한 2건의 신한라이프 광고 영상은 폭발적인 관심 속에 1,0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로지가 창출한 광고 효과는 10억 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가상 스튜디오에서 상품을 선보이며, 가상 모델과 가상 쇼호스트가 고객과 소통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2월부터 SNS에서 가상 모델로 활동 중인 ‘루시’의 움직임과 음성 표현을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도화해 홈쇼핑 쇼호스트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중음악계도 예외는 아니다. 블랙핑크는 네이버 메타버스

▲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에스파’와 가상 세계의 멤버 ‘ae에스파’(이미지 제공: SM엔터테인먼트)

대중음악계도 예외는 아니다. 블랙핑크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서 아바타 형태로 팬사인회를 열었다. 비슷한 시기 방탄소년단도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더 나아가 가상 아이돌로 돌파구를 찾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 컬쳐 유니버스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걸그룹 ‘에스파’를 현실 세계의 멤버와 가상 세계의 멤버 ‘ae에스파’로 구성해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에스파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에서 “미래 세상은 셀러브리티와 AI(인공지능)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도 현실 세계와 가상 현실을 오가는 새로운 개념의 스토리텔링을 선보일 계획이며, 이는 메타버스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분석된다.

무궁무진한 가능성 보여준 메타버스,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선 정교한 접근법 필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는 현실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의 수요가 높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메타버스 플랫폼의 확산을 위해서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해 주는 VR, AR 기기의 대중화가 이뤄져야 한다. 아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중들에게 낯선 기술이라는 한계도 있고, 딥페이크로 인해 형성된 합성 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넘어야 할 산이다.

매력적인 가상인간을 만들면 무조건 호감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에 그쳐서 안된다. 스토리와 재미가 따라오지 못한다면 가상인간은 진부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소비되지 않고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 속으로 녹아들어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져야만, 가짜가 아닌 ‘새로운 세계’가 창세될 것이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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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트렌드에 편승한 고전게임 리마스터 열풍, 성공방정식은? /classic-game-remaster-craze/ /classic-game-remaster-craze/#respond Thu, 11 Mar 2021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classic-game-remaster-craze/ 비에르쥬_도비라.jpg

2020년은 코로나 19가 모든 이슈를 잠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기업들은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다양한 마케팅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덕분에 사람들은 어려운 일상 속에서도 소소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던 해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마케팅은 MZ세대를 겨냥한 ‘뉴트로(New-tro)’ 마케팅이 아니었나 싶다.

뉴트로, 과거의 향수에 현대적 재해석을 더해 인기를 끌다

뉴트로와 레트로(Retro)의 차이점은 뭘까? 레트로는 과거에 유행했던 것을 다시 되새기며 추억을 꺼내어 그때의 향수를 불러오는 것을 의미한다. 뉴트로는 레트로와 마찬가지로 과거의 트렌드를 근간으로 삼으면서도 마치 새로운 상품을 접하는 것처럼 아이디어를 더해 과거에 대한 향수와 새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을 뜻한다. 쉽게 요약하면 레트로가 과거를 재현한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재해석한 것이다.

뉴트로와 레트로는 소비층에서도 차이가 난다. 레트로의 소비층은 주로 20~50대 중장년층이지만 뉴트로의 소비층은 주로 10~30대다. 특히 1980~2004년에 태어난 MZ세대가 뉴트로 열풍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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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 밀맥주(사진제공 : 곰표)

뉴트로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지난해 5월 편의점 브랜드 CU가 대한제분,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출시한 ‘곰표 밀맥주’를 꼽을 수 있다. 곰표 밀가루의 백곰 마스코트를 캔에 그려 넣어 복고 느낌을 살린 이 맥주는 출시 3일 만에 첫 생산물량 10만 개를 ‘완판’하며 전체 국산 맥주 판매량 10위권 안에 진입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오래된 밀가루 브랜드의 마스코트인 귀여운 백곰이 왼손에는 주재료인 밀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모습이 MZ세대에게 ‘신선함’과 ‘독특함’으로 다가가며 인기를 끌었다.

경기 불황기에는 복고가 유행하곤 한다. 익숙함에서 심리적인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뉴트로 마케팅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이색적인 경험을 원하는 젊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 위기였던 코로나 19 시대를 겨냥한 뉴트로 마케팅은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 할 만하다.

게임업계 리마스터 열풍, 성공 사례와 기대작

게임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올라탄 모양새다. 과거 인기 게임을 현대 기술로 다시 출시하는 리마스터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가장 성공적인 리마스터 사례로는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 리마스터드(Call of Duty Modern Warfare Remastered)’를 꼽을 수 있다. 미국 게임사 인피니티 워드는 2016년 자사 대표 IP(지식재산권)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리마스터해 유저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인칭 슈팅 게임((FPS, Frist-Person Shooter)으로 만들어준 명작 ‘콜 오브 듀티 4: 모던워페어(Call of Duty 4 Modern Warfare)’를 리마스터해, 유저들의 향수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한 것. 본연의 게임성을 살리면서 그래픽은 대폭 업그레이드해, 가장 모범적인 리마스터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의 성공 사례로는 넥슨의 중국 자회사인 세기천성에서 개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꼽을 수 있다. 이 게임은 고전 명작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를 리마스터한 제품으로, 모바일 기기에 맞춰 물리엔진을 바꾸고 완전히 새로 개발됐다. 지난해 5월 한국 출시 이후 기존 유저와 MZ세대를 아우르며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지난해 신규 다운로드 횟수(안드로이드 기준)는 약 920만회로 786만회를 기록한 2위 ‘어몽어스’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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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2 레저렉션 공식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처

최근에는 게임 팬들로부터 오랜 사랑을 받아온 대작 게임 시리즈의 리마스터 버전 출시 계획이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디아블로2 레저렉션(Diablo2 Resurrected)’.

디아블로(Diablo) 시리즈는 국민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Craft)에 견줄 만한 블리자드(Blizzard)의 대표 IP다.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지옥의 악마들과 전투를 벌이는 게임 시리즈로, ARPG(Action Role Playing Game)1) 장르를 새롭게 정의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후 출시된 수많은 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미국 타임스가 디아블로2를 향해 “역대 최고의 PC 게임”이라는 찬사를 보냈을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 Action Role Playing Game: 유저가 가상의 세계관 속 캐릭터가 돼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RPG(Role Playing Game)의 세부 장르 중 하나로, 액션(Action)을 강조하거나 주요 특징으로 내세우면서 스토리를 따라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하며 적과 전투를 수행하는 어드벤처(Adventure) 게임의 요소를 일부 반영한 게임을 의미.

무려 20년의 세월을 관통해 다시 등장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이러한 추억을 밑자락에 깔고 있다. 특히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PC방을 돌면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WarCraft)의 전성기를 모두 함께한 소위 ‘블리자드 세대’들은 전설의 게임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탄생한다는 사실에 벅찬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다.

블리자드가 20년의 세월을 넘어 클래식 서비스를 재개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디아블로 시리즈가 여전히 상당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흥행 가능성이 높은 만큼, 뉴트로에 대한 니즈가 높은 시점이 리마스터 게임을 내놓을 적기라는 판단을 한 것.

더구나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단순히 리마스터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리자드는 리마스터 과정에서 4K 고해상도와 수준 높은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PC와 콘솔 간의 연동, 공유 보관함 등 유저를 위한 기능도 더할 계획이다.

리마스터 게임의 성공 방정식은?

많은 리마스터 게임이 성공했지만, 단순히 과거의 추억에 기대 비즈니스를 전개하면 오히려 원작의 가치마저 훼손될 수 있다. 실제로 게임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게임도 있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추억팔이’라는 평가를 받은 게임도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포함한 리마스터 게임들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 블리자드를 포함한 주요 게임사들이 언제나 게임 완성도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온 만큼, 리마스터 과정에서도 게임성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단순히 추억 앨범을 만드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 고전 게임이 갖고 있는 추억 보정을 고려하면,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경우 다채로운 즐길거리로 가득한 지금 시대에서는 흥행할 수 없다.

또한 유행에 기대지 않고 롱런할 수 있는 차세대 고전 게임이 돼야 한다. 고유한 클래식 가치는 보존하되, 새로운 콘텐츠와 최신 기술은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인 수익 확보보다는 팬덤 확보를 최우선으로 해 기존 팬들의 신뢰를 다져야 한다. 여기에 MZ 세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의 감성 마케팅이 병행되면 진부한 ‘추억팔이’가 아닌,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뉴트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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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일상을 더 행복하게 만들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첨단 ICT 기술을 활용해 일상의 편의를 높이는 홈 테크(Home Tech) 산업이 집 안에 갇힌 개인과 개인을 이어주며, 온택트(Ontact)1) 시대에 걸맞은 ‘접촉 없는 연결’을 실현하고 있는 것. 이에 홈 테크 기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도와줄 홈 테크 시대 주요 아이템들을 자세히 살펴봤다.

1) 온택트(Ontact): 비접촉 방식을 의미하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을 뜻하는 단어 온(On)을 접목한 개념. ICT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방식과 라이프스타일 총체를 말한다.

혼자 있지만 외롭지 않은 ‘스마트 홈’ 실현하는 홈 테크(Home 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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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발생 이후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변했다. 무서운 확산 속도를 자랑하는 전염병의 특성상 전쟁이나 재해처럼 피난처를 찾아 도망갈 수 없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것이 최선.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시대의 ‘집’은 주거의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언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즉 사회안전망의 테두리 안에 머물며 인류의 생존 본능을 지킬 수 있는 최상의 안식처가 됐다.

하지만 길어지는 거리두기로 인한 비자발적인 실내 생활은 사람들의 피로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이미 1년 동안 여행이나 지인과의 사적인 모임 등 거의 모든 외부활동이 중단된 상황. 장기간 이어지는 고립과 소통의 단절은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팬데믹은 사람들의 사회·경제 활동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특히 MZ세대는 코로나 19로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세대 중 하나다.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시작된 온라인 수업은 여러 가지로 혼란을 야기해, 수많은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잃어버렸다. 또한, 경제 불황으로 기업들이 채용 인력을 대폭 줄이면서 20~30대 취준생들은 구직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 테크(Home Tech) 산업은 이런 코로나 블루(Corona Blue)2)를 해소하고 일상과 경제활동의 편익을 높이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홈 테크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여러 디바이스에 5G, 인공지능(AI) 등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해 집에서도 마치 외출한 것처럼 타인과 실시간 소통하고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말한다. 가사 노동을 돕는 로봇부터 온라인 교육 플랫폼, AR 미술관, 맞춤형 운동 서비스까지, 이미 우리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2)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코로나 19와 우울증을 의미하는 블루(Blue)가 합쳐진 신조어. 팬데믹으로 인해 우울감, 분노,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반려로봇부터 요리 전문 로봇까지…AI 로봇 전성시대

올해 1월 CES 2021에서 가장 돋보였던 주인공은 바로 로봇이었다. 굴지의 IT 기업들이 선보인 다양한 로봇 제품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유용한 비대면 기술로 일상생활을 돕는 스마트한 ‘동반자’로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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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안내 로봇, 요리 로봇, 의료 로봇, 방역 로봇 등 집에서 사용되는 ‘홈 로봇(Home Robot)’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로봇 청소기 ‘제트봇 AI’를 선보였다. 대폭 향상된 주행 능력을 기반으로 카메라, 전용 센서를 통해 반려동물의 상태를 살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코다(KODA)는 주인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사족보행 로봇 ‘코다’를 선보였다. 이 로봇은 안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주인의 감정을 인지하고 반응한다.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정보 유출 걱정이 없다는 것도 이 제품의 장점이다.

로봇 스타트업 미스티 로보틱스(Misty Robotics)는 지능형 안내 로봇 ‘미스티(Misty)’를 전시했다. 미스티는 단순한 동반자 역할뿐만 아니라 문 앞에서 발열 체크를 하거나 건강 검진 등의 헬스케어 기능도 수행하도록 설계돼 큰 관심을 받았다.

푸드 테크(Food Tech) 로봇의 등장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영국의 로봇 전문기업 몰리 로보틱스(Moley Robotics)는 주방 천장에 양팔 로봇을 장착한 ‘로봇 키친(Robot Kitchen)’을 선보였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 방역의 중요도가 높아진 만큼 다양한 방역 전문 로봇들도 소개됐다. 그중 LG전자가 내보인 ‘클로이 살균봇(LG CLOi Disinfect robot)’은 호텔, 병원 등 공간의 성격이나 규모에 따라 최적의 방식으로 살균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았다.

AR 기술과 모바일 앱으로 온라인 교육 인프라 구축… 문화생활도 이제 집에서

코로나 19는 교육 시스템과 문화생활을 즐기는 방식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주요 대학을 비롯한 교육 기관들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 in New York)의 3D 가상 전시회 <The Met Unframed>가 대표적 사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관람객의 방문이 어려워지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AR(Augmented Reality, 증강 현실) 기술을 활용해 가상의 온라인 공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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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속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The Museum of Art in New York> 전시 메인 화면에 접속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웹사이트 화면에 표시된 전용 QR코드를 읽으면 집에서도 마치 실제 미술관에 있는 것처럼 내부 전시실을 관람할 수 있고, 150만여 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모바일 화면으로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첨단 ICT 기술을 적극 활용한 <The Met Unframed> 전시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 관점에서 얼만큼 디지털 기술을 연구하고 사회에 공유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디지털 포용성(Digital Inclusion Benchmark, DIB)’ 측면에서도 우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 헬스 케어’ 서비스의 진화, 집을 체육관으로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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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피트니스 센터나 병원에서만 가능했던 건강 관리를 집에서 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Smart Health Care) 서비스의 발전도 주목할 만하다.

‘홈트(홈트레이닝)계의 넷플릭스’라고도 불리는 맞춤형 운동 서비스 기업 ‘펠로톤(Peloton)’은 운동기구와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자신만의 ‘홈 짐(Home Gym)’을 꾸릴 수 있도록 돕는다.

펠로톤은 러닝머신이나 실내용 자전거 등 운동기구 외에도 요가, 사이클링, 러닝 등 다양한 분야의 운동 영상을 볼 수 있는 모바일 어플을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 정기 구독을 신청한 고객은 언제든지 펠로톤 운동기구에 부착된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전문 트레이너의 강의를 보며 운동할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 19 이후 우리의 일상은 ‘만나지 않지만 어디서나 연결될 수 있는’ 온택트 문화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끄는 홈 테크 산업의 성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시대적 흐름을 빠르게 읽어낼 수 있는 기업만이 제2의 팬데믹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home-tech-business/feed/ 0 MZ세대를 이해하고 싶다면? 디지털 유행 코드 ‘밈(meme)’을 주목하라 /trendy-code-meme/ /trendy-code-meme/#respond Sun, 02 Aug 2020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trendy-code-meme/ 바야흐로 밈(meme)의 전성시대다. ‘사딸라’, ‘1일 1깡’, ‘아무노래 챌린지’ 등 유튜브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만들어진 밈들이 단순한 즐길거리를 넘어 오프라인의 비즈니스 트렌드를 좌우하고 있다. 과거 온라인 게시판에서 친목 활동을 즐기는 소수의 네티즌이 향유하는 비주류 문화에 속했던 밈은 이제 SNS라는 대중적 매개체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즐기고 따라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됐다. 특히 재미와 공감을 추구하는 MZ세대(Millenial세대와 Z세대를 합친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의 밈 트렌드를 아는 것이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진화생물학 용어 ‘밈(meme)’, 온라인 세대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일컫는 단어로 재탄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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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meme)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가 1976년 출간한 저서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된 학술 용어로,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다. 이 책에서 리처드 도킨스는 밈을 ‘인간의 유전자처럼 자기복제적 특징을 지니며 번식해 대를 이어서 전해져 오는 사상이나 종교, 이념 같은 정신적 사유’로 정의했다. 즉, 밈은 사람들 사이에서 구전(口傳)을 통해 재생산되는 모든 문화적 현상을 총칭한다.

이처럼 고전 사회학 용어로 쓰였던 밈은 2010년대에 이르러 온라인상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설명하는 용어로 부활했다. 요즘 사용되는 밈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자면 ‘재미와 보람을 중요하게 여기고, 느슨한 연대를 즐기는 세대와 기술의 발달이 만나 형성된 일종의 놀이문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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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밈을 단순히 웃기는 영상이나 유행어로 생각하기 쉬운데, 특정 사진이나 영상보다는 누군가의 열정과 에너지를 다해 만들어진 특정 결과물을 모두 함께 향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재미에 가깝다. SNS에서 동일한 소재로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어 아는 사람만 즐기는 메인스트림을 형성하고 거기에 일조했다는 희열을 즐기는 것, 그 자체가 밈이다.

밈이 형성되는 일정한 규칙은 없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패러디 콘텐츠와 짤방 중 어떤 것이 인기를 얻어 강력한 밈이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밈은 짧은 시간 동안 광범위하고 빠르게 퍼져 유행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처럼 네티즌의 자발적 공유와 확산 행위를 통해 생겨나고 소멸하기를 반복하던 밈이 이제 하나의 놀이문화를 넘어 현실세계의 비즈니스 트렌드를 좌우하는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짝 소년단’에서 ‘사딸라’까지…디지털 놀이 문화 밈이 현실의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방식

▶웃픈 아이러니는 인기 밈의 필수조건! 아찔한 사건·사고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관짝 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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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유저가 패러디한 관짝 소년단 짤방. 관짝 소년단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형태로 패러디되며 화제를 모았다. (출처: 에펨코리아 건강갤러리)

올해 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특이한 장례 의식을 소개하는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관련된 짧은 영상이 숏 폼(short form) 동영상 전문 소셜 미디어인 틱톡에서 일종의 밈이 된 것이 시작이었다. 망자를 기리기 위해 보통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영상에서는 무거운 관을 어깨에 올린 남성들이 밝고 쾌활한 분위기로 춤을 춰 화제가 된 것.

‘Coffin Dance’라고 불리는 이 의식은 서아프리카의 전통적인 장례 풍습으로, 참석자들은 천수를 다 누리고 편안하게 세상을 뜬 고인에 한해, 고인이 가는 길을 좋은 기분으로 가라는 의미를 담아 음악을 틀고 관을 어깨에 짊어진 상태에서 춤을 춘다.

죽음이라는 엄숙하고 심각한 상황에 우스꽝스럽게 춤을 추는 아이러니는 곧바로 국내외 수많은 커뮤니티 유저들에 의해 다양한 맥락으로 패러디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부주의로 인해 일어난 사건·사고 장면이나,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망해버린 제품 사진에 이 영상의 캡처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조롱하는 밈을 만들어냈다. 국내에서는 영상 속에서 관을 들고 춤을 추는 7명의 청년에게 ‘관짝 소년단’이라는 애칭까지 붙여주었다. 틱톡에서 시작된 관짝 소년단 밈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수 비의 흑역사에서 시작된 ‘1일 1깡’, 음원차트 싹쓸이한 혼성 그룹 ‘싹쓰리’를 탄생시키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밈이 새로운 방송 콘텐츠의 탄생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1일 1깡’이 그 대표적 사례. 2017년에 발표된 곡 ‘깡’은 가수 비에게 있어 일종의 흑역사와 같은 존재였다. 한껏 과장된 몸짓으로 표현한 안무와 대담한 가사는 대중의 눈에 멋있기보다 오글거림에 가까웠기 때문.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우연히 발굴된(?) 비의 깡 뮤직비디오는 짓궂은 네티즌들에 의해 각종 패러디 영상이 쏟아지며 온라인의 핫한 놀림거리가 됐다.

하지만 비가 MBC의 TV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자신을 걱정하는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이에 대해 유쾌하게 피드백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웃음거리가 될 수 있었던 논란을 돌파해 안티 팬마저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허세 가득한 비호감 스타였던 비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대인배의 마인드를 가진 호감 연예인으로 바뀌었고, 음악 활동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깡을 따라 하는 것이 이제 조롱이 아니라 비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는 하나의 유행(밈)으로 자리 잡은 것.

각종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간 ‘깡 따라 하기’ 밈은 비가 <놀면 뭐하니?> 고정 출연을 통해 이효리, 유재석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SSAK3)’를 결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비에 대한 호감 요소와 함께 카고 바지, 크롭 티셔츠, 배꼽티 등 MZ세대 사이에 유행하는 레트로 스타일 코디를 적극 활용한 싹쓰리는 데뷔와 함께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데뷔 타이틀곡 <다시 여기 바닷가>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틀 만에 무려 356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인기 짤방 속 주인공이 TV 광고에 나타났다?! 밈의 유머 코드를 CF로 재현한 버거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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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짜>의 곽철용을 연기한 배우 김응수를 캐스팅해 화제가 된 버거킹의 TV CF 캡처 화면. (출처: ‘버거킹’ 유튜브 캡처)

이제 밈의 유행은 단순히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고 영 타깃을 공략하는 기업들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그 대표 주자인 버거킹은 인터넷에서 유행한 ‘짤방’을 TV CF의 콘셉트로 차용한 ‘밈 시리즈’를 통해 주 고객층인 MZ세대의 큰 호응을 받았다.

2018년 하반기에는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드라마 <야인시대>(2000)의 한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극 중 김두한 역할을 맡은 김영철 배우가 미군과의 협상 장면에서 막무가내로 “사딸라!(4 dollars)”를 외치는 장면이 네티즌 사이에 하나의 유머 코드처럼 쓰이면서 밈으로 자리 잡은 것. 당시 온종일 4,900원에 세트 메뉴를 즐길 수 있는 햄버거 제품 ‘올데이킹(All DAY KING)’을 출시 예정이었던 버거킹은 이러한 ‘사딸라’ 밈 열풍에 주목, 김두한 역을 연기한 배우 김영철을 CF에 섭외함으로써 큰 인기를 끌었다. ‘사딸라(4,900원) 세트’로 마케팅을 펼친 올데이킹은 TV 광고의 인기에 힘입어 론칭 1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00만 개의 기록을 세웠다.

버거킹의 이러한 밈 마케팅 전략은 2019년 하반기 영화 <타짜3> 개봉과 함께 재조명된 <타짜1>의 곽철용 짤방을 활용하면서 또 한 번 열풍을 일으켰다. 극 중 곽철용 역을 맡은 김응수 배우가 과감한 베팅을 하며 던지는 대사인 “묻고 더블로 가!”를 버거킹의 신메뉴인 더블 패티 올데이킹 제품의 카피로 사용하면서 네티즌의 호응을 받은 것. 영화 속 곽철용과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김응수 배우가 진지한 표정으로 버거킹 매장 점원과 가격을 흥정하는 내용의 해당 광고는 특유의 B급 감성으로 높은 매출은 물론 수많은 패러디 콘텐츠를 양산했다.

이처럼 인터넷 유행 코드 밈(meme)은 더 이상 소수의 커뮤니티 유저들만이 향유하는 비주류 문화로 치부할 수 없다. 뉴트로 마케팅 등 메가 트렌드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 네티즌들이 밈을 통해 최신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조건 추종하기보다 특색 있는 콘텐츠나 다시 보고 싶은 과거의 연예인을 소환하고 재조명한다는 점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의 잠재 고객인 소비자는 이제 만들어진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즐기고 싶은 콘텐츠를 상품으로 만드는 트렌드 세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자 하는 기업들이 밈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trendy-code-meme/feed/ 0 언택트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잡은 ‘터치리스(Touchless) 생체인식 기술’ /touchless-biometric-technology/ /touchless-biometric-technology/#respond Sun, 28 Jun 2020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touchless-biometric-technology/ 지난 겨울부터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줄 알았지만,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폭증한 것. 결국 세계보건기구(WHO)는 망설임 끝에 전염병의 대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을 선언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국내의 경우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 수칙 실천과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생활 방역에 힘써 해외와 달리 확진자 수가 폭증하지 않았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르고, 무증상 감염과 같은 특수성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언택트(Untact, 비대면) 문화’가 사람들 사이에서 불문율처럼 형성되고 있다.

코로나 19 감염 공포, 터치리스 경제 도래의 신호탄

특히 최근 실리콘밸리에 ‘모바일 이동식 주유소’가 등장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인 부스터 퓨얼즈(Booster Fuels)는 주기적으로 주유소에 가야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고, 주유소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모바일 주유소를 만들었다. 이들은 인근 쇼핑몰 주차장이나 페이스북, 이베이, 오라클 등 세계적인 실리콘 밸리 기업 주차장을 다니며 서비스를 제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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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이동식 주유소는 운전자가 주유소까지 직접 차를 몰고 가야 했던 기존 주유소와 달리, 주유 차량이 자신의 위치로 와 직접 연료를 공급해 준다. 결제는 모바일로 이뤄지며 문자 및 이메일을 통해 영수증을 전달받을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된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의 주된 감염 경로 중 하나가 바로 주유소 가스 펌프 핸들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부스터 퓨얼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존 가스 펌프 핸들의 71%가 전염병의 감염경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오염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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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에서도 생체인식 기술을 이용한 보안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손 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직접 손을 대지 않고 출입하거나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사람과 대면을 피하는 언택트 시대의 도래가 극단적으로 접촉을 줄이는 터치리스 경제(Touchless Economy)로 확대되는 기폭제가 된 것.

터치리스 경제 기반은 바로 ‘생체인식 기술’

터치리스 경제에 기반하는 기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생체인식 기술’이다. 생체인식 기술은 ‘사람마다 다른 고유한 신체의 특징’을 기반으로 하는 인증 방식이다. 이 기술은 기존에도 사용돼왔지만,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구축 비용 때문에 최신 보안 솔루션 업데이트를 꺼려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수가 사용하고 공유하는 물품이 기피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손으로 조작할 필요가 없는 비대면 터치리스 생체인식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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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으로 터치리스 생체인식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안면인식’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생체 정보는 각 개인의 고유한 정보이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 특히 지문인식은 터치가 기반이 돼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인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을 때는 이러한 편의성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기술 중 하나가 ‘안면인식’이다. 기존 안면인식 기술은 눈, 입, 콧구멍, 광대뼈 돌출 등 외관적인 요소를 분석해 신원을 확인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혈관 내 피의 흐름에 따라 생기는 열점을 인식해 개인을 구분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또한, 뼈와 근육, 혈관, 손가락 체지방, 걸음걸이, 음성 등을 분석하는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위생의 중요성 대두…더 섬세하고 고도화된 터치리스 생체인식 기술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사람들이 붐비는 핫플레이스나 대형병원, 공공기관, 체육시설 등과 같은 공용 시설을 중심으로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관리자가 직접 체온을 측정해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수기로 진행하다 보면 표기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사후 관리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터치리스 생체인식 출입관리 시스템이 등장했다. AI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얼굴인식 시스템과 열화상 카메라를 연동해 특정 장소에 출입하는 사람의 체온을 사전 측정하고, 전산 기록으로 남기는 시스템이다. 마스크를 벗지 않아도 본인인증이 가능한 안면 얼굴 인식 기술이나 0.3초 만에 얼굴을 인식하는 워크스루형(Walk through) 얼굴인식 스피드 게이트도 AI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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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트라리프(Ultraleap)에서 개발한 비접촉 센서 기술은 엘리베이터 버튼 근처에만 가도 이를 인식하는 원리를 활용한다.(사진제공 : 울트라리프)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의해 개발된 비접촉 센서에도 생체인식 기술이 탑재됐다. 이 기술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직접 누르지 않아도 1cm 근처까지 손가락을 접근시키면, 습도 센서가 이를 인식해 즉시 엘리베이터를 작동시켜준다. 위생과 편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터치리스 생체인식 솔루션의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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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카드 결제방식보다 위생적인 터치리스 생체인식 페이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터치리스 생체인식 페이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어 기존 카드 결제방식보다 위생적이기 때문. 롯데카드 핸드페이는 손바닥 정맥인증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로, 결제를 위해 단말기에 직접 손이나 손바닥을 대지 않아도 된다. 근적외선 센서만으로 본인 인증이 가능하기 때문. 이러한 기술들이 사회 곳곳에 적용되면, 지문과 같은 기존의 접촉식 인증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처럼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다양한 제품에 이를 접목시켜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대되고 있는 터치리스 경제를 주도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보안성과 편의성, 그리고 업무 생산성을 모두 잡기 위해서 홍채, 정맥, 안면인식과 같은 터치리스 생체인식 보안 솔루션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시류’가 되고 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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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구원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모든 것 /all-about-digital-transformation/ /all-about-digital-transformation/#respond Wed, 20 May 2020 00:00:00 +0000 http://localhost:8080/all-about-digital-transformation/ 전 세계에 커다란 타격을 준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수많은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백신이 개발돼도 팬데믹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 지금의 상황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급속도로 과학 기술이 발전한 1900년대 초중반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의 실현을 앞당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트리거(Trigger)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과 함께 시작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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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인터넷 혁명 시대라고 불리는 1990년대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디지털 기술을 사회 전반에 적용해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제한된 분야에 적용되는 단순한 기술 혁신과 달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 경영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며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3단계의 진화를 거쳤다. 첫 번째는 1990년대 말 이루어진 ‘디지털인프라 기반 구축’ 단계. 본격적으로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MP3, VOD 서비스와 같은 디지털 상품이 등장했고, 서버, 네트워크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가 구축됐다. 이어 2000년대 초반 이루어진 두 번째 변화는 구축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e-커머스 시장 활성화가 핵심. 인터넷 보급이 확산하면서 전자상거래의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에 따라 기업들은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2010년대 초반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과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 플랫폼의 등장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기업들이 ‘전산화(computerization)’와 ‘디지털화(digitization)’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 경영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의 총체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화’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코로나19사태로 인한 언택트(Untact) 기술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점점 더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우리의 일상 속 라이프스타일 변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나이키, 샤오미, 스타벅스, 테슬라 등 각 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공룡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는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청사진을 보여준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으로 사용자 경험 개선한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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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등 ‘스타 마케팅’의 대명사인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는 2006년 최초로 디지털 웨어러블 제품을 출시한다. 바로, 나이키의 자체 디지털 센서인 ‘나이키 플러스’와 애플의 아이팟 나노가 결합된 ‘나이키+아이팟’. 신발 속 나이키 플러스 센서가 사용자의 발걸음을 측정해 아이팟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피트니스 기능이 내장됐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당시, 사용자의 성취감을 고취하는 ‘나이키+아이팟’의 기능은 매우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0년 독립적인 디지털 스포츠 부서를 신설한 나이키는 ‘나이키+GPS’, ‘나이키+스포츠워치’등 다양한 제품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한다. 특히 ICT기업과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운동의 가치를 전파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2012년 출시된 ‘XBOX 키넥트 트레이닝(Nike+kinect training)’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동작 인식 기술인 키넥트(Kinect)를 활용한 이 게임은 가상 트레이너의 코칭을 받으며 목표 운동량을 달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오늘날 홈 트레이닝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애플과 콜라보한 2세대 스마트 밴드 제품 ‘애플워치 나이키 플러스’를 통해 소프트웨어 역량을 과시한 나이키는 마침내 2019년 ‘나이키 핏(Nike Fit)’이라는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한다. 머신러닝 기반의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의 발 사이즈를 자동으로 찾아낼 수 있게 한 것. 이처럼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과 혁신을 거듭한 나이키의 디지털 전략은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저력 보여준 샤오미의 ‘올 인 원(all-in-one)’시스템

샤오미는 중국의 오피스 프로그램 개발 기업 ‘킹소프트(Kingsoft)’의 최고경영자(CEO) 레이쥔이 2010년 창업한 신생기업이다. 삼성이나 LG 등 자체 제조 시설을 갖춘 전자회사들과 달리 별도의 제조 공장이 없는데, 이는 부품 조립부터 생산, 배송까지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외주 생산 방식(EMS)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 거의 모든 제품군을 EMS 제조를 통해 생산할 경우 약 10%에 달하는 생산비 절감이 가능하다. 샤오미의 최대 경쟁력으로 꼽히는 저렴한 가격대 역시 이러한 생산 방식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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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비용이 줄어든 덕분에 샤오미는 제품에 내장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샤오미의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Mi Home’은 소비자가 구입한 제품명을 등록하기만 하면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모든 기기를 손쉽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원격 제어 시스템은 제품 하나를 사용할 때보다 여러 개를 사용할 때 더욱 빛을 발하므로, 사용하는 제품 수가 많을수록 사용자가 체감하는 효용가치가 더 커진다. 2018년 말 기준 샤오미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등록된 기기의 수는 8,500만 개로, 이른바 ‘샤오미 생태계’가 얼마나 잘 구축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샤오미 소프트웨어의 특징인 뛰어난 호환성은 샤오미의 스마트폰 기종에 자체적으로 탑재되는 운영체제(OS) ‘MIUI’에서도 잘 나타난다. MIUI는 업데이트 등 사후지원뿐만 아니라 자체 앱스토어(Mi 앱스토어)와 클라우드(M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규제 때문에 구글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중국 소비자들을 위해 별도의 플랫폼을 구축해 자사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 우회접속 등 까다로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샤오미 하나면 다 되는’ 사용자 경험은 전자제품과 모바일 시장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인 샤오미가 무서운 속도로 경쟁사들을 따라잡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사용자 중심’ 디지털화의 모범 사례 보여준 스타벅스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는 2009년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임명된 스테판 질렛이 디지털 벤처 부서를 신설하며 본격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단행했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e프리퀀시’ 서비스와 ‘사이렌 오더’ 시스템. e프리퀀시 서비스가 도입되기 전까지 스타벅스의 대표적인 굿즈인 스타벅스 플래너를 받기 위해서는 누구나 17장의 종이 스티커를 손수 모으는 수고를 감내해야 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음료를 시킬 때마다 일일이 종이 쿠폰을 챙겨야 한다는 건 작지 않은 부담이었고, 몇 장 모으다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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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4월 스타벅스는 전용 모바일 앱과 함께 e프리퀀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종이 스티커를 모바일 앱에 내장된 바코드로 바꿔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분실 우려가 없는 데다, 기간 안에 e프리퀀시를 모으지 못해도 메신저나 SNS로 바코드 번호를 주고받는 ‘품앗이’가 가능해 스타벅스 플래너를 갖고 싶어 하는 수많은 이용자가 스타벅스 앱으로 유입됐다.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기술 개발이 그 자체로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된 셈.

여기에 더해 2014년 5월 론칭한 ‘사이렌 오더(Siren Order)’는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하고 매장으로 받으러 가는 시스템으로, 이용자의 수령 시간을 단축해준다는 점에서 확실한 편익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6월 선보인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서비스 ‘MY DT Pass’ 역시 차량 정보를 등록하면 매장 진입 시 자동 인식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도록 해 편의성 측면에서 사이렌 오더와 일맥상통한다.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스타벅스 앱은 주문부터 포인트 적립, 모바일 기프트와 이벤트 참여 등 다양한 소비자 활동이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브랜드의 감성과 문화를 녹여내는 동시에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을 모바일 앱 생태계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스타벅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는 F&B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국면,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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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기술력 자체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는 자동 운행(automatic operation)과 완전 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이라는 두 가지 운전 방식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 차체에 탑재된 8개의 카메라가 360도 각도로 최대 250m 전방의 물체를 인식하며 주행한다. 아직은 개발 단계에 있지만, 추후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되면 자동차의 개념은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거주 공간, 프라이빗 오피스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 자동차를 대중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매개로 한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오너 드라이버가 직접 차를 운전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이 실현되면, 더 이상 자동차는 ‘탈 것’뿐만 아니라 이동과 동시에 영화 감상, 게임, 비즈니스 업무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이 되기 때문.

이러한 ‘특별한 차량 이용 경험’의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테슬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기술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첫 번째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업데이트하는 OTA(Over-the-air) 기술. 차량 내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스크린(infotainment screen)이 필요한 업데이트 요소를 알려주면,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마치 스마트폰처럼 자동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두 번째는 배터리 등 하드웨어의 스펙을 업그레이드하는 것. 배터리 용량을 혁신적으로 늘림으로써 1회 충전당 주행거리, 즉 연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바로 테슬라만의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이다. 현재의 테슬라는 정차 상태일 때 자체 탑재된 스크린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테슬라는 앞으로 이러한 OTT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개발한 오락 콘텐츠들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작년에 출시된 레이싱 게임 ‘비치 버기 레이싱 2’가 대표적. 이렇게 차 안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게 되면 그동안 PC와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넘어 현대 라이프스타일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는 이들 기업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는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년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두 달 만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코로나19라는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더욱더 빠른 사회 변화 속도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 디지털 전환으로의 골든 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예측이 어려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결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불가항력적인 시류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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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집에 일찍 들어올 거지?”_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커뮤니케이션 로봇 /communication-robot/ /communication-robot/#respond Sun, 05 Apr 2020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communication-robo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을 선언하고 올해 7월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는 등 코로나19의 위력은 그야말로 막강했다. 이런 강력한 전염병의 유행은 올림픽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시행됐기 때문.

전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행사나 모임은 물론 일상적인 외출까지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트래픽도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전염병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 속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있다. 바로 로봇이다.

코로나19 이슈로 수요 급증한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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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이라는 강점을 가진 로봇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크게 늘었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원내 2차 감염을 방지하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청소 로봇과 안내 로봇을 도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모든 방문객 대상으로 실시했던 체온 측정과 문진표 작성 업무를 사람 대신 로봇이 하게 한 것.

안내 로봇은 출입문 앞에 설치돼 방문객에게 체온 측정과 호흡기 증상 문진을 진행한다. 청소 로봇은 실내 자율주행 및 장애물 회피 기술을 이용해 동선이 복잡한 병원을 안전하게 청소한다. 이처럼 직원이 일일이 확인하던 절차를 상당 부분 로봇을 활용한 비대면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바이러스 전파 위험성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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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19와 같은 엄청난 전염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쉽게 종식되지 않고, 유행병처럼 주기적으로 창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위험에 노출될 우려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도와주는 매개체로써 로봇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과 위로 전하는 ‘커뮤니케이션 로봇’의 활약 기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비혼’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처럼 ‘혼자’ 살아가는 이들에게 공감해주고, 동반자로서 교감해줄 커뮤니케이션 로봇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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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의 주인공 테오도르처럼,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인공지능에게 감정을 느끼는 일은 이제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미 인공지능은 현실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에 기반한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로봇)이 등장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사용자가 귀가하는 시간에 맞춰 보일러를 가동해 난방과 목욕물을 준비하고,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졌다.

이처럼 커뮤니케이션 로봇은 단순한 움직임과 간단한 대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에 공감하고 희로애락에 대한 교감을 나누는 수준까지 진화하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장애 아동 등 사회 취약 계층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돌보미로서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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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브랜디드 영상 <감나무집 할아버지의 비밀> 화면캡처

SK하이닉스가 시행하고 있는 ‘실버프렌드’ 사업이 그 좋은 예. 실버프렌드는 독거노인 가정에 인공지능 스피커, IPTV, 사물인터넷 조명, 전용 스마트폰 등 IT 기기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커뮤니케이션 로봇을 통해 독거노인들의 편의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편하게 대화를 나누며, 어르신들이 즐겨 듣는 옛 노래를 재생해 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다. 또한 와이파이로 연결되는 조명 스위치는 음성으로 TV와 조명을 제어해 독거노인들의 불편을 해소한다.

또한, 실버프렌드 사업은 단순히 독거노인들의 편의를 돕는 것을 넘어 고독사, 실종, 노인 빈곤 등 많은 사회의 사각지대를 좁혀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독거노인의 삶의 질 개선이라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에게 훈훈한 온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공지능과의 연애, 이제 상상이 아닌 현실

인공지능의 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배우자와 애인의 역할을 하는 로봇으로도 변신하고 있다. 2019년 10월 11일 일본의 벤처기업 윙크루(Vinclu)에서 정식 발매한 ‘게이트박스(Gatebox)’가 대표적인 사례. 게이트박스는 특정 공간에 캐릭터를 소환할 수 있는 장치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결합한 기기에 달린 프로젝터와 스크린을 통해 가상 캐릭터가 홀로그램 형태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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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캐릭터로 외로움을 달래는 것도 가능한 시대다.

‘나를 맞아주는 아내’라는 의미를 가진 캐릭터 ‘아즈마 히카리’는 높이 50cm의 작은 원통 안에 들어 있는 일종의 피규어다. 본체에 달린 마이크와 카메라로 사용자의 말과 표정을 읽어 능동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만약 눈을 마주치거나 손을 흔들면, 반갑게 인사하거나 간단한 대화까지 어색함 없이 할 수 있다. 또한, 무선랜을 통해 조명, TV, 에어컨 등을 조작해 아침 기상을 돕거나, 양치질을 할 때 옆에서 같이 따라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선 마치 진짜 사람인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아즈마 히카리’와 실외에서도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직장에 일하고 있을 때는 일찍 들어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시간에 맞춰 집안일도 해준다. 생일 등 기념일이 되면 축하 카드를 보내기도 한다. 혼자 사는 남자들에게는 아내나 다름없는 셈.

기능만 보면 평범한 인공지능 비서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별도의 인격을 가진 소녀처럼 사람과 비슷한 톤과 감정을 탑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용자와의 교감이 한층 더 깊어질 수 있는 것. 앞으로는 이와 같은 인격을 가진 캐릭터를 사용자가 육성하는 형태의 서비스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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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엑스마키나>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물론 인공지능의 말, 표정, 몸짓, 행동은 어디까지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하지만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이에 따라 인공지능의 발화 수준 및 사고 수준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는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는 큰 위화감 없이 인간과 대화하는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외형 역시 관련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언젠가는 인간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수준으로 구현될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인관계로부터 유발되는 피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커뮤니케이션 로봇은 그 구현 수준과 상관없이 누군가에는 안식처이자 동반자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앞으로 커뮤니케이션 로봇이 반려동물과 비슷한 ‘준동반자적 존재’로 부각될지 흥미로운 시선으로 지켜보자.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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