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성 기자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Fri, 20 Dec 2024 01:52:46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윤종성 기자 – SK hynix Newsroom 32 32 미·중 무역전쟁의 시작, 韓 반도체 기업에 미칠 영향은? /us-china-trade-war/ /us-china-trade-war/#respond Tue, 24 Jul 2018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us-china-trade-war/ 지난 6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 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6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 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예고대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산업 부품·설비 기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합니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총성 없는 전쟁이 드디어 시작된 겁니다. 미국은 관세부과를 하겠다고 밝힌 500억 달러(약 56조원) 가운데 나머지 160억 달러(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곧 관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500억 달러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 상품수지 적자(3750억 달러)의 15%에 육박하는 규모입니다. G2의 무역전쟁에 전 세계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반도체 업계에는 어떠한 영향이 미치게 될까요?

총성 없는 전쟁의 시작, 반도체도 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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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의 자존심 싸움에 세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행여라도 유탄을 맞을까 두려운 건데요. 두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무역전쟁 발발 사흘 전인 지난 3일에는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배가됐는데요. 중국이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의 자국 내 D램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에만 국한된 것이었지만, 우리나라 수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무역전쟁의 ‘도마 위’에 오른 것 자체가 공포였습니다. 우리 정부도 꽤나 신경 쓰는 눈치입니다.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버팀목인 반도체마저 무역전쟁의 풍랑에 휩싸여 삐걱거리기라도 한다면, 그 충격파는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가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지 아직까진 가늠하기 힘듭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다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몇 가지 상황으로 ‘합리적인 추론’을 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불똥 우려되는 몇 가지 징조들

그렇다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무역전쟁의 영향권에 속해 있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중국산 수입품에 ‘메모리 반도체 모듈’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중국 시안과 우시 등에서 D램, 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우리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 자체가 미미하기 때문에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일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무역전쟁이 점차 ‘확전 양상’을 띠는 상황에서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 IT·전자업체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중국 IT·전자기업들이 고관세 영향으로 대(對)미국 수출이 급감한다면, 우리 반도체 기업들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화웨이와 샤오미, 비보(VIVO)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IT·전자업체들은 미국에겐 ‘눈엣 가시’이지만,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겐 최대 고객입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5.2%, 36.7%에 달합니다.

마이크론 제재, 반사이익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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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이크론이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서 판로가 막히면서 한국 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볼 것이란 해석도 많습니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44.9% △SK하이닉스 27.9% △마이크론 22.6% 순으로, 이들 3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95.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3곳을 제외하면 D램 수급이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에 마이크론의 점유율 상당 부분을 한국 기업들이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특히 고용량·고성능의 최첨단 10나노급 D램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이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메모리 양산을 시작하더라도 기술 격차를 쉽게 좁힐 수 없어 한국 업체 제품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일단 마이크론의 중국 내 메모리칩 판매가 묶이게 되면 국내 기업 제품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가격 담합 등을 이유로 한국 기업들에게 압박을 가하면서도, 공급 규모를 늘리고 기간을 앞당기라는 주문도 동시에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금투업계는 우려 크지 않아

무역전쟁의 ‘불똥’이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어떻게 튈지 확신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반응을 보면 아직까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깁니다. 대외 변수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이 중국산 물품에 관세를 부과한 후, 이달 9일부터 20일까지 삼성전자 1500억 원어치, SK하이닉스 730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초 4만 4000원대를 단기 저점으로 6.3% 올랐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무역분쟁 우려가 본격화한 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8일 8만 200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6.8% 반등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기업들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옵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마이크론 제제로 중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지 장기전으로 이어질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두 나라가 움직이면 곧 세계 경제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은 확실합니다. 앞서 로이터는 ‘G2 무역전쟁으로 영향을 많이 받을 나라’ 6위로 한국을 꼽기도 했는데요.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와 기대의 시선이 공존하는 지금, 다가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자세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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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값의 가파른 상승곡선, 진실은 수요와 공급에 있다 /steep-upward-curve/ /steep-upward-curve/#respond Wed, 13 Jun 2018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steep-upward-curve/ 9955C8385B21F74D09.png

반도체업체들이 갑작스레 불거진 ‘담합 의혹’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미국 대형 로펌인 하겐스버먼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반도체 3사를 대상으로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D램 가격 담합 혐의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엔 중국 정부가 이 3개사를 상대로 반독점 위반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입니다. 소위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업체들이 짬짜미 해서 시장에 D램 공급을 제한하고 가격을 끌어올리는 식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이들의 주장은 타당한 것일까요?

D램 값의 이유 있는 상승곡선

D램 가격이 지난 1년여간 두 배 가량 뛴 것은 사실입니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6년 말 평균 1.94달러였던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4Gb)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5월 평균 3.94달러로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가격도 30%가량 상승했습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됩니다. 즉 가격이 올라갔다는 것은 수요가 많거나 공급이 적거나, 또는 두 현상이 동시에 발생했다는 얘깁니다. 반도체업체들의 담합을 주장하는 이들은 ‘공급’ 측면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몰라도, 최소한 ‘국내 빅2’ 업체는 이런 지적이 상당히 섭섭할 것 같습니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두 회사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100%였기 때문입니다. 1년 365일 공장을 ‘풀가동’해서 시장에 물건을 댔는데, 공급량 조절로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으니 억울할 법도 합니다.

물론 공장가동률이 100%라 해도 트집 잡을 건 있습니다. 수요가 늘어나는데도 공장을 더 짓지 않아 공급 부족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그런 건데요. 하지만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이라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치 않습니다. 잘못된 판단 하나에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곳이 바로 반도체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미래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또는 현재의 수요만 보고 수 조원의 돈을 쏟아부어 생산라인을 늘렸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현재 D램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지독한 출혈 경쟁을 해야만 했던 ‘치킨게임’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 등이 메모리 시장에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 업체가 투자를 등한시했던 것도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시설투자에 각각 27조 3000억 원, 10조 3000억 원이라는 큰돈을 투자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35조 2000억 원, 13조 7200억 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번 돈의 대부분을 반도체 시설에 재투자한 셈입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사상 최대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고 밝혔는데요. 업계에선 ‘오너 경영자’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한 과감한 투자라고 말합니다. 반도체업체들이 인위적으로, 내지는 담합으로 공급량을 조절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져 보이지 않나요?

D램 값 폭등의 진실은 ‘수요’에 있다

지난 1년여에 걸친 D램 가격 상승의 주체는 공급이 아니라, ‘수요’ 쪽에서 찾는 것이 합당합니다. 공급을 꾸준히 늘리는 데도 수요가 이보다 더 빠르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생긴 가격 급등이라는 겁니다.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D램 수급 충족률 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이 수치는 대체로 마이너스(-)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수요 대비 공급 과잉(공급-수요) 비율을 나타내는 수급 충족률은 0보다 작으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는 의미입니다.

통상적으로 D램은 상반기 공급 과잉, 하반기 수요 과잉 양상을 보이는데, 지난해엔 이례적으로 상반기에도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암호화폐 채굴기 수요 급증으로 그래픽 D램 제품은 품귀 현상을 빚었고, 모바일과 PC 등에 쓰이는 D램 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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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IT 서비스 운용에 필수 요소인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은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났었는데요. 인공지능(AI)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데이터 양이 급증하자, 너도나도 예상했던 것 이상의 D램이 필요해진 겁니다. 오죽하면 콧대 높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공장을 드나들며 물량확보 경쟁을 벌였을까요. 이들에게 D램 가격은 중요치 않았습니다. D램 구매는 ‘비용’이 아닌 ‘투자’였으니까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치열하게 기술 경쟁을 펼치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담합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수요와 공급이 빡빡하게 돌아가 가격 오른 것을 두고 담합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반도체업체들은 떳떳합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높은 영업이익률이 빌미가 돼 가격 담합 혐의를 받고, 벌금까지 물었던 기억이 있어 긴장의 끈을 놓치는 못합니다. 당시 반도체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어 눈총을 받았는데,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50%가 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장치산업인 반도체 특성상 영업이익이 많더라도 대부분 설비 확충 등에 재투자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D램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려면 메이저 3사는 물론, 후발 주자들도 공급을 늘려야 비로소 해결될 수 있어 보입니다. 시장에서는 연말쯤에는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때가 되면 D램 플레이어를 보는 시각도 바뀔까요? 아무쪼록 우리 기업들이 ‘억지 프레임’에 갇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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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부는 어닝시즌… SK하이닉스 실적도 꽃 피나 /spring-wind-blowing/ /spring-wind-blowing/#respond Sun, 15 Apr 2018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spring-wind-blowing/ 어닝시즌_메인33.png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와 함께 ‘어닝 시즌’의 막이 올랐습니다. 이번 어닝 시즌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흥미진진합니다. 시즌 첫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죠. 특히 올 1분기 실적이 전 분기에 못 미칠 것이라던 삼성전자는 보란 듯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해 증권사들을 머쓱하게 만들었습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가운데 70% 이상을 반도체에서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자연스럽게 시장의 관심은 오는 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반도체 투톱’ SK하이닉스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전망은?

올 초만 해도 SK하이닉스는 실적 전망치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1분기가 IT기기 신제품 출시가 적은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율 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면서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인 점도 실적 부진을 점치는 배경이었습니다. 속된 말로 호재보다 ‘악재’가 많았던 겁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4조3728억원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석 달 전보다 1.8% 올려 잡은 겁니다. 같은 기간 에프앤가이드도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2.5%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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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용 D램 범용제품(DDR4 4Gb) 가격 동향 (자료 출처: D램 익스체인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던 D램 가격은 오름세가 지속됐고, 우려했던 낸드플래시도 약간의 조정기를 거친 뒤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이 커진 겁니다. 실제로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제품인 ‘DDR4 4Gb(기가비트)’ 제품의 평균 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은 1분기 3.81달러로 전분기 대비 6.13% 올랐습니다. 이보다 한 단계 더 성능이 높은 ‘DDR4 8G’ 제품의 평균 계약가격도 1분기 7.94달러로 5.87% 상승했습니다.

“계속되는 호황”… SK하이닉스에 불어올 봄바람

SK하이닉스가 1분기 성적표만 잘 받으면 올해 연간 실적은 ‘역대급’을 기대해볼 만 합니다. 사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과소 평가한 곳은 증권사뿐만이 아니었는데요. 업계에서 알아주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도 기존 전망을 번복하고,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기 바쁩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 시장 성장률 전망치(매출 기준)를 당초 13%에서 37%로 올렸잡았습니다. 낸드 시장 성장률 전망치도 10%에서 17%로 높였습니다. 가트너는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증가율을 기존 4%에서 7.5%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디램익스체인지도 올해 세계 D램 반도체 매출이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처럼 시장조사기관들이 올해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이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기관은 올해 D램 비트그로스(용량 기준 생산량 증가율)가 약 2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습니다. D램 생산공정이 20나노 이하로 내려간 후로는 미세공정 난이도로 인해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워진 탓입니다. 올해도 수급 불균형은 계속될 것이라는 얘깁니다.

이런 상황에서 D램에서 시장점유율 70% 이상, 낸드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더 좋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정창원 노무라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은 “낸드 값이 떨어지더라도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메모리 영업이익률이 올해 60%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13조를 돌파하며 최대실적을 경신한 SK하이닉스. 과연 올해도 역시 SK하이닉스가 새로운 ‘실적 금자탑’을 쌓을 수 있을까요? 오는 24일 발표하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이를 짐작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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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용 D램을 확보해라! 4차 산업혁명 속 반도체 시장 /secure-dram-for-server/ /secure-dram-for-server/#respond Sun, 11 Mar 2018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secure-dram-for-server/ 최근 D램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반면,

최근 D램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이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인데요. 이러한 이유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IT공룡기업들 역시 반도체 제조업체로부터 적기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D램의 품귀현상, 그 배경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없어서 못 파는’ 서버용 D램… 가격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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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D램

D램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반면, 물량을 달라는 곳이 넘쳐나 ‘공급자 우위’의 시장 판도가 굳어진 모습입니다. 이런 상황은 특히 서버용 D램에서 유독 심합니다. 극심한 공급 부족에 허덕이는 서버용 D램,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살짝 배경을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D램은 크게 PC용, 모바일용, 서버용으로 나뉘는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이른 바 ‘D램 빅3’ 업체는 시장 수요를 예상해 3종류의 D램 생산량을 조절합니다. 세 회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바일용 D램 생산 비중을 늘리면서 PC용, 서버용 D램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합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IT업체들이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하는 ‘데이터센터’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겁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기술 등을 수행하기 위해선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막대한 양의 D램이 필요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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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버용D램 가격 추이 및 예측

서버용 D램의 품귀현상은 가격을 봐도 짐작 가능합니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의 최근 자료를 보면, 서버용 D램(DDR4 16GB RDIMM) 제품의 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1달러로 전년 대비 34%나 올랐습니다. 기가비트(Gb)당 평균 가격도 지난 2월 1.25달러로 전년 동기(0.94달러)보다 33%나 상승했습니다. ‘D램 빅3’ 업체가 지난해 4분기 서버용 D램에서 올린 매출액은 63억21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13.9% 늘었습니다.

계절적 영향 사라진 D램, 1년 내내 성수기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센터 증설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D램익스체인지도 “서버용 D램의 빡빡한 수급은 이번 1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데이터센터 수요 등으로 3~5%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서버용 D램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D램 빅3 업체는 올해부터 서버용 D램의 생산 비중을 높이려 하지만, 빠듯한 수급 상황이 얼마나 나아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서버용 D램 생산에 18나노 공정을 적용, 연말쯤에는 18나노 공정 비중을 비트 기준 80%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하고, SK하이닉스도 연말까지 18나노 공정을 적용한 서버용 D램 제품 비중을 30%대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D램 제조사들은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는 서버용 D램이 고맙기만 합니다. 그간 모바일 수요 변화에 끌려 다녔던 D램 시장이 서버용 제품의 꾸준한 판매 증가 덕분에 계절적 비수기를 털어냈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D램은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4분기 수요가 증가했다가 1분기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곤 했었지만, 이런 패턴이 사라지게 된 것이죠.

서버용 D램의 경우 모바일D램보다 기가비트(Gb)당 평균 가격도 높아 실적에도 긍정적입니다. 올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의 실적이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보다 더 좋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에는 없어서 못 파는 ‘서버용 D램’ 지분이 상당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대용량 서버용 D램의 수요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버용 D램 시장에서 점유율 77.6%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IT 공룡 기업들이 우리 기업들에게 물량을 더 달라고 간청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뿌듯하기도 한데요. ‘D램 강자’ SK하이닉스가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서 펼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보아도 좋겠죠?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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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굴기’ 선언한 중국,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은? /declared-semiconductor/ /declared-semiconductor/#respond Mon, 29 Jan 2018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declared-semiconductor/ img.png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누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당장 올해부터 중국의 거센 도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수년 전부터 반도체업계를 긴장시킨 중국의 ‘반도체 굴기(堀起·우뚝 섬)’ 원년이 바로 올해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특히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룬 중국은 이제 메모리 반도체로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푸젠·칭화·허페이·YMTC 등 중국 기업이 올해 메모리 반도체 장비 투자에 20조원 가량을 쓸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반도체 산업의 선두주자인 우리나라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왕성한 M&A 식성, 반도체社 마구잡이 인수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토록 반도체산업에 집착하는 걸까요? 알다시피 중국은 전 세계 전자 제품의 60% 이상을 제조하는 ‘세계의 공장’입니다. 이런 중국은 매년 2200억 달러(약 235조원)의 반도체를 수입하고,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60% 가량을 소비하는 반도체 최대 소비국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아직 20%대 수준에 그칩니다.

반도체는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여겨집니다. 중국은 이런 반도체산업을 더 이상 수입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보고, 대규모 자본 투자를 통해 시장 확보에 나선 겁니다. 반도체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역시 중국이 주저 없이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반도체를 국가 중점 육성 산업으로 규정한 중국은 지난 2015년 ‘메이드인 차이나 2025 전략’을 발표하고,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 70%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후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 번째는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입니다. 선진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M&A를 택한 겁니다. 칭화홀딩스와 베이징-장군 인베스트먼트의 합작 법인인 칭화유니그룹은 스프레드트럼·RDA 등 반도체 설계 기업뿐 만 아니라, 파워텍·SPIL·칩모스 등 패키지 및 테스트 기업까지 모조리 인수하면서 왕성한 M&A 식성을 보여줬습니다.

다른 하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로의 영역 확대입니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2016년 자국 내 기업인 XMC를 인수해 창장메모리를 설립했습니다.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등 핵심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대해 지분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M&A가 여의치 않자, 지금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라인에 직접 투자하고 있습니다.

시스템반도체 성과내고 ‘메모리’로 확장

이 같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정책은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기업 두 곳이 세계 20위권에 포함됐고,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2개 기업이 세계 10위권에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도 2015년 736개에서 2016년엔 1362개로 급증했습니다. 이 기업들의 매출은 177억 달러(20조원)로 세계 시장의 1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구 개발 인력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위 20개 시스템 반도체 기업의 인력은 총 2만여 명으로, 한국 전체 시스템 반도체 기업 종사자의 약 4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2014년만 해도 100명이 넘는 인력을 보유한 중국의 팹리스 기업은 328곳이며, 500~1000명 규모의 인력을 보유한 중견 기업도 42곳에 이르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전체 팹리스 기업이 200개가 안 되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합니다.

선두 기업의 우수 인력도 대거 영입하고 있습니다. 다년간 반도체 설계 및 생산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고급 인력들은 중국의 반도체 연구 개발 인력의 질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중국은 재료·공정·장비·패키지·테스트 등 후방산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어 완벽한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1위 뺏긴 디스플레이, 중국이 무섭다

우리가 관심이 가는 분야는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아직까지는 D램과 낸드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력은 우리와 4~5년 수준의 격차를 보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정부의 막강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반도체기업이 우리와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올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반도체와 같은 장치산업으로 분류되는 디스플레이 쪽으로 시선을 돌려봐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입니다. 지난해 3분기 디스플레이업계에선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줄곧 우리가 1위였던 9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LCD·OLED 등) 시장에서 중국 BOE가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겁니다. 중국이 LCD 굴기를 선언하고, 평판 디스플레이를 본격 생산한 지 딱 10년 만에 생긴 일입니다.

총 84조원을 투자해 우한, 청도, 난징 등의 지역에 반도체 제조라인 구축한 칭화유니그룹은 올해부터 3D(3차원) 낸드를 양산합니다. 시노킹 테크놀로지는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D램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푸젠진화반도체는 대만 UMC와 협력해 D램 생산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이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2020년쯤에는 의미 있는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과연 올해 중국 업체들이 계획대로 양산에 돌입하면서 반도체 굴기의 원년을 알리는 서막이 펼쳐질까요? 아니면 역부족인 걸 실감하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치게 될까요?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들은 우리나라 기업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기술 유출 방지와 고급 인재 양성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일 것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선언으로 국내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곧 사그라들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은 수년간에 걸쳐 진행됐던 극한의 ‘치킨게임’ 속에서도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했던 저력 있는 기업들입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얘기하던 중에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중국의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지만 아직은 성과가 드러난 것이 없잖아요? 중국이 우리를 쫓아온다고 해도, 그만큼 다시 격차를 벌려놓을 만큼 충분한 능력이 있습니다.” 늘 그래왔듯,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국의 맹추격에도 흔들림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기를 기대합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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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two-eyes/ /two-eyes/#respond Tue, 19 Dec 2017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wo-eyes/ 1.png

전례 없던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로 그 어느 때보다도 장밋빛 한 해를 보낸 반도체 업계. 하지만 새해를 앞두고 발표된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향후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곧 사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급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반대로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 역시 적지 않습니다. 과연 2018년 반도체업계는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요? 메모리 반도체를 향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두 가지 시선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보고서 한방에 주저앉은 시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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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무섭게 추락하더니, 단 한번의 반등없이 종가 기준 5% 넘게 급락한 겁니다. 하루새 허공으로 사라진 시가총액만 해도 18조원. 삼성전자와 함께 IT·반도체 대장주 역할을 했던 SK하이닉스 역시 이날 2.35% 하락한 8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 들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판삼아 ‘고공행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쭉쭉 밀렸습니다. 지난달 30일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전일대비 3.42% 하락하면서 254만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나흘 만에 9%의 하락폭을 보이며 약 2개월 만에 250만원대로 떨어진 겁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전일보다 6.8% 급락한 7만6800원으로 마감하며, 1개월 만에 다시 7만원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시가총액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발단은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였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조만간 꺾일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 한방에 국내 주식시장이 휘청거렸던, 이른바 ‘모건스탠리 쇼크’입니다. 이후 국내 증권사들은 앞다퉈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아직도 전고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을 울린 ‘모건스탠리 쇼크’는 여전히 취약한 국내 주식시장의 ‘펀더멘탈’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입니다. 이와 동시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사이클’ 지속 여부에 대해 시장이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건이기도 합니다.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내년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을 두고, ‘두 가지 시선’이 상존합니다. 한쪽에서는 제조업체의 공급 확대를 이유로 호황이 꺾일 것으로 보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수요가 탄탄하게 떠받쳐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어느 쪽 예상이 맞을 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다만, 양측 모두 근거 없이 하는 말은 아니기에 귀 기울여 들어봄 직 합니다. 양 끝단을 달리는 극과극의 전망,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

거침없던 메모리 반도체, 이제 멈출 시간?

내년 반도체 업황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표적인 기관이 모건스탠리입니다. 한국 증시를 흔들었던 숀 킴(Shawn Kim)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다시 봐볼까요? 그가 낸 보고서 제목은 ‘Thanks for the Memory, Time For a Pause(고마웠어 메모리, 이제 멈출 시간)’이었습니다. 제목부터 강렬합니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낸드 가격 하락세가 시작됐고, D램의 공급부족이 내년 1분기 이후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이렇게 반도체시장을 바라보는 것은 ‘공급과잉’을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봤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낸드가 대표적입니다. 숀 킴 애널리스트는 낸드 가격이 내년 1분기까지 7~15%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늘어나는 공급을 수요가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본 겁니다. D램에 대해선 내년 평균 판매단가가 4% 오를 것이라고 하는 등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줬지만, 2019~2020년에는 D램마저도 공급과잉이 도래할 것으로 봤습니다.

JP모건도 “낸드는 설비투자 증가로 공급이 수요 증가율을 앞지르고, D램 평균 가격도 공급 증가에 따라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내년 반도체 시장은 올해에 비해 4% 성장하겠지만 2019년에는 1%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수요가 계속 증가한다 해도, 설비 투자 등으로 반도체 공급이 이를 초과하면서 가격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호황 지속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얼마 전 ‘리스크(위험)에 둔감해진 시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 공급 전략의 초점이 효율성에서 물량 확대로 옮겨가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은행도 ‘경제전망보고서(2017년 10월)’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경기 전망을 감안할 때 향후 반도체의 경기주도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그 강도는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수요 확대 vs 공급 과잉, 팽팽한 극과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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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낸드플래시 시장의 수요와 공급 전망치 (출처: D램 익스체인지, Citi Research estimates)

하지만 ‘천편일률(千篇一律)’적으로 내년 반도체 시장을 안 좋게 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최근 들어선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는 기관들이 늘어나면서 ‘우려가 과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가 타이트한 수급을 유지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도체 고점론’을 정면 반박한 이 보고서의 핵심은 ‘수요는 예상보다 많고, 공급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겁니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등 데이터 기반 컴퓨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보고서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내년 D램 공급량은 올해보다 20% 증가하지만 그렇다 해도 수요 대비 1.7% 공급부족 상태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낸드 역시 비슷합니다. 내년 낸드 공급량이 올해 대비 40%가량 늘어나지만, 여전히 수요 대비 0.7% 공급 부족 상황이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쉽게 말해 시장이 알고 있는 대로 D램, 낸드 모두 공급이 확대되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는 여전히 모자라다는 겁니다.

키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D램 공급 증가율이 과대평가됐고, 낸드플래시에 대한 잠재 수요가 있는데 이를 과소평가됐다”며,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를 반박했습니다. D램의 경우 올해 장비 증설이 있었지만 신규 증설 없이는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고, 낸드는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하지 못했던 고객들이 여전히 잠재 수요로 남아 있어 공급 과잉을 논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20% 성장한 4087억 달러(약 440조원)로 제시한 데 이어, 내년은 올해보다 7% 성장한 4372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데일리가 30대그룹 78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8년 기업경기 전망’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무려 82%가 반도체를 내년 최고 호황업종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내년 반도체 시장을 놓고 극과극의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반도체 수요를 이끌고 있는 신기술들이 얼마나 더 수요를 창출해 낼지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반도체 시장을 논할 때 단순하게 공장 증설 등을 두고 수급 상황을 예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도체 시장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은 매우 다양합니다.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반도체 고점론’만으로 앞으로의 일을 예단하기는 힘듭니다. 불과 1년 전을 돌이켜 보아도, 지난해 이맘때쯤 만났던 전문가들 어느 누구도 올해와 같은 ‘반도체 초호황’을 예측하지 못했으니까요. 예상은 단지 예상일 뿐,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죠. 갑론을박(甲論乙駁), 치고 받는 내년 반도체 시장 전망.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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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메모리, 치열했던 271일간의 기록 /toshiba-memory/ /toshiba-memory/#respond Wed, 15 Nov 2017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oshiba-memory/ 1.png

일본 도시바가 지난달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안을 승인했습니다. 이로써 세기의 인수전이라는 불렸던 ‘도시바메모리 빅딜’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는데요. 한때 ‘낸드 종가’, ‘반도체 명가’로 불렸던 도시바가 메모리사업 매각을 결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과연 도시바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지금부터 ‘도시바메모리 빅딜’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새겨보려 합니다.

낸드플래시 종가에서 부패기업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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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바 요카이치 낸드플래시 생산공장 팹2 전경/도시바 플래시메모리 (출처: TOSHIBA)

1875년 설립된 다나카(田中) 제작소를 모태로 한 도시바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전제품 붐에 힘입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IT기업으로 부상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연이은 회계부정과 미국 원전사업 손실로 인해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인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시계 바늘을 2년 전인 2015년으로 돌려 봅니다. 그해 2월12일 일본증권거래감시위원회는 도시바 내부고발자의 제보를 토대로 회사 측에 인프라 사업 관련 회계자료 제출을 요구합니다. 원가를 낮춰 이익을 부풀린 분식혐의가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른바 ‘도시바 스캔들’로 불리는 분식회계 사건의 시작입니다.

도시바는 안일한 대응으로 화를 키웁니다. 자체적으로 ‘특별조사위원회’라는 내부 조사팀을 꾸리고는 인프라 사업 쪽에서 회계 처리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며 얼버무린 겁니다.

주주를 비롯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도시바는 결국 석 달이 지나서야 5월8일 변호사와 회계사 등 외부인으로 구성된 ‘제3자위원회’를 발족합니다. 어이없는 사실은 도시바가 제3자위원회가 꾸려진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인프라 관련 사업에서 원가총액이 과도하게 축소됐다”며, 분석혐의를 인정했다는 겁니다.

며칠 뒤에는 전력· 사회 인프라 등의 사업에서 모두 9건의 회계오류를 발견했다며 회계상 잘못 처리된 금액은 모두 500억 엔 정도라고 밝힙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짓말로 드러납니다.

두달 뒤인 7월21일, 제3자위원회는 도시바의 자진고백 액수보다 3배나 많은 1518억 엔(1조5300억원)의 이익이 7년간 부풀려져 있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집니다.

조직적으로 이뤄진 분식회계, 그룹 해체의 서막

도시바가 자체적으로 조사해 적발해 낸 오류까지 합치면 과대 계상된 이익은 1562억 엔(1조5700억 원)에 달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분식회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제3자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우에다 코이치(上田廣一) 변호사는 “경영진이 관여해 그룹 조직 차원에서 부적절한 회계 처리가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혁신의 아이콘’이라던 명성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부패기업’으로 낙인 찍힌 도시바는 다나카 히사오(田中 久雄) 사장 등 경영진 8명이 사임한 뒤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직원 1만4000명을 솎아내는가 하면, 에너지와 사회인프라스트럭처, 반도체 3개 분야를 핵심 수익사업으로 설정한 뒤 나머지 사업들을 하나씩 정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의료기기는 일본 캐논에, 백색가전은 중국 업체 주도의 합작회사에 넘어갑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 3월, 다시 한 번 회계부정 사건이 터지면서 도시바의 위기는 걷잡을 수 없어집니다. 이번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도시바의 원전사업부 손실 은폐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합니다.

결국 도시바는 올 1월 미국 원전사업으로 7000억 엔(약 7조1620억 원)의 손실 입었다고 발표하고, 시가 시게노리 회장이 사임합니다. 절대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도시바에게는 선택권이 많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돈이 되는 사업인 반도체사업부를 파는 것 외에 돈을 마련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돈 필요해 금쪽같던 반도체사업도 매각

독자생존이 여의치 않은 걸 깨달은 도시바는 메모리사업 매각작업을 빠르게 진행합니다. 지난 1월 27일에는 드디어 메모리사업 분사를 공식 발표합니다. 경영재건 중에도 꿋꿋하게 지켜온 메모리사업의 매각을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겁니다. 도시바의 메모리사업에 군침을 흘리던 글로벌 기업들의 눈치작전이 시작된 날이기도 합니다.

3월 29일 마감된 예비 입찰에 10곳 이상의 기업이 응하면서 ‘세기의 인수전’은 본격화됩니다. 하지만 인수전이 진행된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후 두 달 만에 이를 변경하는가 하면, 그 과정에서 다른 측과도 협상을 병행하는 등 도시바가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흥행몰이에 성공한 도시바가 돈을 올려 받기 위해 진흙탕 싸움을 부추긴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의 속앓이도 심했습니다.

도시바는 6월 21일 이사회를 열어 도시바 메모리 매각 우선 협상자로 한미일 3국 연합을 선정했습니다. 한미일 3국 연합에는 SK하이닉스와 미국 투자펀드인 베인캐피털,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두 달 뒤인 8월말쯤 황당한 소식이 전해집니다. 도시바가 반도체메모리 사업의 매각계약을 이달 내에 체결하기 위해 미국 WD 진영으로 우선협상자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한·미·일 연합과의 교섭이 진전되지 않아 마음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도시바는 일주일 뒤에는 다시 이사회를 열더니, 그동안 인수의사를 밝혔던 세 진영과 매각 협상을 동시에 지속하겠다고 밝힙니다. 미국 WD 등 ‘신(新) 미·일 연합’, 베인캐피털 주도한 ‘한·미·일 연합’,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폭스콘) 등과 매각 협상을 진행한다는 얘기입니다. 사실상 ‘원점’으로 인수전을 돌린 겁니다.

반전 거듭했던 인수전, 결국 한미일연합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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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은 결국 9월 20일 도시바 이사회가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 사업 부문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울어집니다.

그리고 10월 24일, 도시바는 도쿄 인근 지바시 마쿠하리 메세에서 임시주총을 엽니다. 그리고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와 일본 산엽혁신기구(INCJ), 미국의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한 특수목적회사(SPC) 판게아에 매각하는 의안을 통과시킵니다. 1월 27일 도시바메모리 분사 발표 후 271일에 걸친 기나긴 ‘여정’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판게아에는 도시바 3505억 엔, 베인캐피털 2120억 엔, 호야 270억 엔, SK하이닉스 3950억 엔, 미국투자자(애플ㆍ킹스톤ㆍ시게이트ㆍ델) 4155억 엔, 금융기관 및 은행 6000억 엔 등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한·미·일 연합은 의결권 지분 49.9%를 갖고, 도시바는 40.2%, 일본 장비업체 호야는 9.9%의 지분을 확보하게 됩니다.

한 배탄 SK하이닉스-도시바, 윈윈 딜로 남길

도시바의 인수전은 우리 기업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남깁니다. 세계 정상 반열에 오른 기업도 부정, 부패로 인해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또, 경영난을 타개하겠다며 원전사업에 ‘올인’했던 잘못된 판단이 치명타가 돼 그룹 해체로 이어진 것을 보면, 경영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사건이기도 합니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20년 이상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면서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했던 ‘오래된 연인’같은 사이입니다. 인수절차가 마무리 되어 파트너가 되면 두 회사가 서로에게 윈-윈 하면서 동반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수 계약 체결 후 기자들과 만나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투자한 것이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도시바 등 일본 측이 지분 50.1%를 가져가면서 경영권은 유지한 만큼, 파트너가 되면 한·미·일 연합과의 상생을 통한 시너지도 기대해볼만합니다. 또한, D램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전을 통해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기대해 보아도 좋겠죠?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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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거침없이 하이킥! /high-kick-without-hesitation/ /high-kick-without-hesitation/#respond Tue, 10 Oct 2017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high-kick-without-hesitation/ 1.png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세가 그야말로 거침없습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달에 이어 1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동식 저장장치(USB)용 범용 낸드플래시 ‘128Gb 16Gx8 MLC’의 가격은 5.78달러(8월 31일 기준)를 기록, 전월보다 1.76% 올랐습니다. 1년 3개월 동안 매달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낸드플래시! 그렇다면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이토록 치솟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낸드플래시, 너 언제까지 오를 거니?

▲ 첫번째 이미지 출처: 이데일리 DB / 두번째 이미지 출처 : 출처: D램 익스체인지(DRAMeXchange)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세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긴 합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보면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해 생긴 현상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낸드플래시 수요는 매년 40% 가량 늘어나는데, 공급 증가율은 35% 수준이라고 합니다. 5%포인트라는 수급 격차가 발생하다 보니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됐고, 낸드플래시의 콧대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입니다. 반면, D램은 전원이 단절되면 저장된 자료가 모두 사라져 버리죠. 낸드플래시는 정보기기의 데이터 저장매체로 사용할 수 있다 보니 쓰임새가 무척 많습니다.

당장 우리가 스마트폰에 사진을 저장하거나, 음악과 동영상을 저장해두고 꺼내 볼 수 있는 것도 낸드플래시가 내장돼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제는 일상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USB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도 낸드플래시를 사용하는 제품들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의 용량이 커지고, PC나 서버에서 저장장치로 쓰이던 하드디스크가 SSD로 급속히 교체되면서 낸드플래시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이 제품 생산라인을 2D에서 3D로 전환하면서 공급이 더 줄어든 영향도 컸습니다.

제조사들은 공정 전환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개발과 생산이 어려워진 만큼 제조사들의 공급 증가는 제한적인 반면, 낸드플래시의 수요는 끊이질 않으니 가격 강세는 꺾일 기미가 안 보입니다.

IT공룡 기업들도 군침 흘리는 ‘황금알’ 낸드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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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지난해 16.1ZB(제타바이트)였던 세계 데이터 양이 2025년에는 163ZB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8년 후면 데이터 양이 지금보다 10배 가량 늘어난다는 얘기입니다. 1ZB는 1024TB로, 고화질 영화(2GB) 5000억편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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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이데일리 DB

상황이 이런 데도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낸드플래시 제조사는 전 세계적으로 6곳에 불과합니다.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이들 가운데 삼성전자(38.3%)의 점유율이 가장 높고, 도시바(16.1%), 웨스턴디지털(WD·15.8%), 마이크론(11.6%), SK하이닉스(10.6%), 인텔(7.0%) 등 나머지 5개사는 큰 격차 없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도시바메모리’의 인수전이 뜨거웠던 이유가 이해되지 않나요? 도시바메모리는 급속도로 커지는 낸드플래시 시장의 글로벌 2위 업체이자, 총 6개밖에 없는 낸드플래시 제조사로써 희소가치까지 있습니다. 그러니 애플, 구글 등 세계 굴지의 IT 공룡기업들마저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군침’을 흘렸던 것이죠.

‘D램 강자’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경쟁력도 키운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서는 강자이지만, 낸드플래시에서의 경쟁력은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도시바메모리 투자를 계기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부쩍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SK하이닉스 자체 기술력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엇갈리지만. 도시바와 중장기적으로 협력의 발판을 마련하면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와는 별개로 충북 청주 산업단지에 2조 2,000억원을 투자해 낸드플래시 공장을 건설해 공급량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이천 M14공장 2층에서도 낸드플래시가 만들어집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3월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48단 3D 낸드플래시의 본격 양산과 72단 제품의 성공적인 개발을 통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SK하이닉스가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강자로 자리매김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우리 일상에 깊이 스며든 낸드플래시는 어느덧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어렵기만 했던 반도체가 친숙하게 느껴지기는 이유이기도 하죠. 낸드플래시의 수요는 지금도 끊임없이, 거침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승세는 4차 산업혁명에서 낸드플래시가 어떤 위치인지를 증명해주고 있는데요. 알아본 바와 같이 SK하이닉스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낸드플래시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게 된 SK하이닉스가 과연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더욱더 기대가 됩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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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치킨게임의 추억, 최후의 승자는? /chicken-game-memories/ /chicken-game-memories/#respond Mon, 04 Sep 2017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chicken-game-memories/ 치킨게임_메인 수정 2.png

최근 반도체업계가 ‘슈퍼사이클(초호황)’로 호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죽느냐! 사느냐!’를 두고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였습니다. 이른 바 ‘D램 치킨게임’이었죠. 치킨 게임은 서로 양보하지 않고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말하는데요. 1970년부터 시작된 D램의 역사에서 변곡점을 찍었어다고 볼수 있는 두 차례의 치킨게임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였습니다. 이러한 D램 치킨게임의 승자는 누구였을까요?

제1차 반도체 치킨게임, 폭락한 D램값 팔면 팔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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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데일리 DB

2007년 대만 D램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리며 제1차 치킨게임이 발발합니다. 대만 업체를 필두로 반도체 업체들은 극단적인 가격인하 경쟁에 나서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당시 주력제품이었던 512메가비트 DDR2 D램의 가격이 2009년에 0.5달러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불과 3년 전에 최고가인 6.8달러를 찍었던 제품이 ‘10분의 1’ 가격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폭락한 겁니다. 비슷한 시기 1기가비트 DDR2 D램의 가격도 0.8달러 수준으로 주저앉으면서 D랩업체들은 2년 가까이 눈물 나는 출혈 경쟁을 펼칩니다.

이 치킨게임은 결국 2009년 독일의 D램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키몬다(Qimonda)’ 파산으로 마무리됩니다. 키몬다는 2006년 인피니온(Infineon)의 자회사로 출범할 당시만 해도 세계 2위의 D램 생산업체였지만, 파산 직전에는 5% 수준으로 점유율이 곤두박질쳤습니다. 특히 2008년부터는 당기순손실이 매출액을 초과할 정도였는데요. 2007년 3분기부터 2008년 4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25억유로(한화 약 3조 3,400억원)에 달하자, 결국 백기를 듭니다.

사실 키몬다뿐 아니라 대부분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치킨게임이 정점으로 치닫던 2008년 3분기 실적을 보면 짐작이 가능한데요. ‘빅3’ D램 업체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만이 2,400억 원의 흑자를 냈을 뿐,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각각 4,600억원, 3억 3,800만 달러(한화 약 5,000억원)의 적자를 봤습니다.

그나마 ‘규모의 경제’가 되는 기업들이니까 버틸 수 있었습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만 업체들의 상황은 눈물 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파워칩(Powerchip Semiconductor)은 5,900억원 매출에 5,900억원 손실을, 난야(Nanya Technology Corporation)는 4,500억원 매출에 3,500억원의 손실을 봤습니다. 쉽게 말해 팔면 팔수록 적자가 커졌던 것입니다.

제2차 반도체 치킨게임, D램 시장 ‘BIG3’로 재편

종전(終戰) 후, 반도체 시장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살아남은 메모리 업체들은 조금씩 흑자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D램값이 오르면서 당시 ‘호황’이라는 단어도 심심찮게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평화 시대’가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역사는 정말 반복되는 걸까요? 2010년 들어 대만과 일본 기업들이 다시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와 증산을 선언하면서 ‘2차 치킨게임’이 발발합니다. 또 한번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겁니다. 조금 오르나 싶던 D램값이 다시 뚝뚝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출혈경쟁이 극단으로 치닫더니, 당시 주력 제품이었던 1기가비트 DDR3 D램 가격이 2010년 10월엔 1달러 밑으로 떨어집니다.

속절없는 D램값 하락으로, 이번에는 일본의 D램 업체인 엘피다(Elpida)에서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당시 D램 시장 점유율 3위(16.2%)였던 엘피다가 2011년 4분기 적자로 돌아선 겁니다. 일본 유일의 D램 업체였던 엘피다는 1차 치킨게임을 거치면서 2007년과 2008년 모두 2,000억엔(한화 약 2조 9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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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데일리 DB

2009년 키몬다가 파산할 당시 엘피다의 동반 파산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2009년 300억엔의 공적 자금을 지원하고, 4개 은행으로 이뤄진 채권단도 1,000억엔을 융자하면서 가까스로 살려냅니다. 그야 말로 ‘기사회생’한 거죠.

그러나 약해진 엘피다가 2차 치킨게임을 견디기는 버거웠었나 봅니다. D램 가격 급락과 엔고(円高)로 힘겨워하던 엘피다는 5분기 연속 적자에 쓰러지고 맙니다. 엘피다가 파산 직전에 기록한 분기 영업이익률은 무려 ‘-73%’였습니다. 엘피다의 경영권은 끝내 미국의 마이크론(Micron)으로 넘어갑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SK하이닉스는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두 차례의 치킨게임을 이겨냈습니다. 무척이나 힘든 시기였지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에 임직원이 똘똘 뭉쳤기에 ‘격랑(激浪)’을 헤쳐나올 수 있었습니다.

치킨게임 이후 시작된 ‘슈퍼사이클’, 2018년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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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데일리 DB

1995년 20여곳에 달했던 D램 업체는 두 차례의 치킨 게임을 끝낸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 체제로 재편됩니다. 치킨게임이 힘들었던 걸까요? 2014년말 D램업계는 다시 한번 불황에 직면하지만, 출혈경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두 차례 홍역을 치르면서 ‘더 이상의 치킨게임은 안 된다’는 인식이 생겼을 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빅3 기업은 최근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D램은 물론, 낸드플래시 수요도 급증하면서 사상 유래 없는 초호황을 누리고 있죠. SK하이닉스를 봐도 실적은 매 분기 사상 최고치를 찍고,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하지만 슈퍼사이클도 하나의 ‘사이클’일 뿐입니다. 끝없이 ‘우상향’만 지속될 수는 없죠. 산이 높을 수록 골이 깊다는 말도 있습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내년쯤에는 반도체 가격이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푸젠(Fujian Jin Hua Semiconductor), 칭화(Tsinghua Unigroup), 허페이(Hefei Chang Xin), YMTC(양쯔강메모리테크놀로지, Yangtze Memory Technology) 등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2018년 2분기쯤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려 하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중국 기업들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내년이 또 한번의 치킨게임 도래도 예상해볼 수 있는 시점입니다. 물론 국내 빅2 기업의 기술력이 다른 기업을 압도하지만, 승자 역시 출혈경쟁으로 겪게 되는 ‘고통’과 ‘내상’이 적지 않기에 상처뿐인 승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슈퍼사이클’ 이후 맞닥뜨릴 미래 준비에도 소홀해서는 안될 때입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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